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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KIA 왼손으로 '대동단결' 4강 포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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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양현종 등 안정된 선발진을 앞세워 다시 한 번 반격에 나섰다.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전신 해태 시절부터 대대로 선발투수 중심의 야구를 펼치던 팀이다.

타이거즈 전성기 중심에는 선동열, 조계현, 이강철, 이대진, 김상진 등 뛰어난 선발투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가장 최근 우승한 2009시즌에도 아킬리노 로페즈, 윤석민, 양현종, 릭 구톰슨, 서재응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탄탄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정규시즌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김성한 감독 시절에도 최상덕, 김진우, 다니엘 리오스, 마크 키퍼 등 선발투수들이 중심을 잘 지켰다. 의존도가 더욱 심하던 KIA 입장에서는 선발진이 얼마나 잘 구축돼 있느냐가 성적으로 그대로 드러났다.

올 시즌 KIA가 부진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배경에는 강점인 선발 야구를 제대로 펼치지 못한 이유가 크다. 취약한 불펜투수진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꾸려나갈 때는 강력한 선발진으로 불펜진의 문제를 찍어 눌렀다. 올 시즌은 불펜은 불펜대로 안 좋으면서 선발진까지 좋지 못하다. 제대로 성적이 나올 리 없다.

현재 KIA는 '토종 에이스' 윤석민(28·볼티모어)이 빠진 가운데 김진우-서재응은 부진의 늪에 빠져있고 큰 기대를 모았던 일본 퍼시픽리그 다승왕 출신 데니스 홀튼마저 성적 부진으로 퇴출된 상태다. 송은범은 부상과 부진으로 이름값을 못해줬다. 좌완 양현종이 새로운 에이스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그런 KIA 선발진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양현종을 중심으로 크게 기대치 않았던 임준섭-김병현 등이 제몫을 다해주며 선발진이 재구축되고 있다. 홀튼의 대체용병으로 들어온 저스틴 토마스 역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김진우까지 살아난다면 안정된 5선발 로테이션이 가능해진다.

재미있는 점은 선발진에 왼손투수가 무려 3명이나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시즌 초 박경태가 포함된 왼손위주 선발진이 돌아가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수적으로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형성된 이유도 컸다. 하지만 현재는 왼손들이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는 제대로 된 좌완 선발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할 수 있다.

후반기 들어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지만 1선발 양현종은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탈삼진 머신이다. 새 외국인투수 토마스는 최고 146㎞의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서서히 국내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7일 SK전에서 5이닝 4피안타 4볼넷 7탈삼진 3실점(1자책)한 것을 비롯해 13일 NC전에서도 5.2이닝 7삼진 3실점으로 무난한 피칭 내용을 선보였다. 압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5이닝 이상 꾸준히 소화했고 무엇보다 탈삼진 능력이 좋아 국내 리그 적응을 마친다면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토마스는 두 번의 선발등판 경기에서 초반에는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위력을 보여주다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초반의 페이스를 2이닝 정도만 더 가져갈 수 있다면 양현종과 함께 원투펀치 역할도 가능해 보인다.

임준섭의 도약은 놀라울 정도다. 그는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105이닝(방어율 5.23)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올 시즌 선발진의 한축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기복도 심하거니와 다른 투수 유망주들처럼 강력한 구위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시즌에도 임준섭보다는 한승혁-박경태 등 좋은 직구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에게 더 관심이 많이 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여러 악재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잡초 근성을 가지고 있는 임준섭은 올 시즌 역시 생존에 성공하고 있다. 파이어볼러까지는 아니지만 직구 구속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커브가 제구되는 날에는 어떤 선발투수 못지않은 위력을 보여준다.

가장 최근 선발등판 경기였던 8일 SK전에서는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맞아 8이닝 2실점으로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맞춰 잡는 투구로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약점으로 지적됐던 이닝소화 능력 마저 합격점을 받았다.

위력적인 커브를 바탕으로 병살타를 잘 유도하고 주자 견제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에 비해 기복이 훨씬 적어진 모습이라 향후 행보를 밝게 하고 있다. 올 시즌 종료 후 구속만 더 끌어올린다면 내년 시즌에는 더 나은 활약이 기대된다.

현재 KIA의 좌완선발 3인방 중 확실히 검증된 투수는 양현종 한명 뿐이다. 하지만 임준섭-토마스가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선발진의 행보는 밝다고 할 수 있다.

KIA는 현재 순위 7위에 머물러 있지만, 4위 롯데와 단 2경기 차로 접근해 있다. 포기하긴 이른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마운드의 안정은 희망을 잃어가던 선동열 감독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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