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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빅유닛’ 임현규, 사이즈에 맞게 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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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임현규 ⓒ 게티이미지
UFC 웰터급 파이터 임현규(31)는 한국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분명 더 잘할 수 있는 선수임에도 결과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 경기에서 발전은 고사하고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큰 실망을 안겼다.

사이즈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대 MMA에서 임현규는 동양 파이터로서 흔치 않은 좋은 조건을 타고 났다. UFC 무대에서도 ‘빅유닛(신장 190cm·리치 200cm)'으로 불린다. 힘과 맷집도 좋아 UFC 진출 당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파이팅 스타일도 화끈하다. 묵직한 펀치와 장신을 살린 니킥의 위력은 무시무시하다. 마르셀로 구이마라에스(32·브라질)와 파스칼 ‘전차’ 크라우스(29·독일)를 연달아 무릎 공격으로 잡아낸 것이 이를 입증한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스폰지’ 타렉 사피딘(30·벨기에)에게도 5라운드 판정 접전을 펼칠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사피딘은 날렵한 움직임과 다양한 타격 옵션으로 상대를 서서히 침몰시키는데 능하다. '전가의 보도' 로우킥은 전 체급 통틀어 최고 기술자 중 하나다.

그런 상대를 맞아 끝까지 견뎠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다. 당연히 임현규에 대한 기대는 커져갔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임현규는 최근 ‘UFC 202’에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술탄 알리예프(32·러시아) 대체 선수로 나선 마이크 페리(24·미국)에 완패한 것.

신장 177cm·리치 역시 180.3cm에 불과했던 페리는 임현규에 비해 사이즈에서 비교가 되지 않고, 경기운영능력이 탁월한 파이터도 아니다. 근거리에서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갖춘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장점이 없다.

단신의 페리를 상대로 장신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먼저 파고들다가 카운터를 허용했다. 이후 어설픈 난타전을 벌였다. 반면 무명의 젊은 선수 페리는 냉정하게 임현규의 움직임을 보면서 정확도 높은 타격을 구사했고, 흥분한 임현규를 옥타곤 바닥에 눕혀버렸다. 임현규가 해야 될 플레이를 페리가 한 것이다.

사피딘전에서 드러났듯, 임현규는 누구와 싸워도 과감하게 치고 들어가는 배짱을 갖췄다. 이는 파이터로서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무조건 덤빈다고 투지가 좋은 것은 아니다. 차분하게 감정을 조절하며 상황에 맞는 파이팅 스타일을 펼치는 것도 필요하다.

임현규는 투지는 좋지만 지나치게 긴장해서 몸이 굳는 모습도 자주 보여 왔다. 그렇다면 평소 기량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실제로 임현규는 “연습경기에서는 챔피언급”이라는 평가를 종종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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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임현규의 경기운영능력은 아쉬움을 남긴다. ⓒ 게티이미지
연습경기는 연습경기일 뿐이다. ‘코리안좀비’ 정찬성(29·코리안좀비MMA)이 그렇듯 실전에서 제대로 기량 발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페리에게 예상치 못한 카운터를 얻어맞았다고 치고받으려 들어간 것은 UFC까지 진출한 베테랑 파이터로서 아쉬운 운영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파이팅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 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임현규는 사이즈는 크지만 운동능력이 탁월하거나 빠른 스타일은 아니다. 웰터급에는 짐승을 방불케 하는 탄력과 감각을 지닌 상대들이 득시글거린다. 임현규로서는 자신이 부족한 쪽보다는 유리한 부분을 더욱 키울 필요가 있다. 다름 아닌 사이즈의 활용이다.

먼저 거리를 좁혀서 진흙탕 싸움을 만들 필요가 없다. 긴 리치를 활용해 거리를 유지한 채 킥과 스트레이트로 포인트를 쌓고, 초조해진 상대가 들어올 때 카운터를 꽂으면 된다. 실제로 사이즈에서 월등한 이점을 안고 있는 일류 파이터들은 이런 패턴을 즐겨 쓴다. 팽팽한 프로들끼리의 싸움에서 먼저 서두르는 쪽이 무조건 불리하다.

물론 익숙한 패턴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싸운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강자들의 각축장인 UFC에서 생존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불가피하다. 동양 파이터로서 갖추기 어려운 ‘우월 사이즈’까지 있는 임현규라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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