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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포워드 왕국의 마지막 방점! 강한 가드


잭슨.jpg  오리온의 포워드군단과 함께 지난시즌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역은 단신가드 조 잭슨이다.
ⓒ 고양 오리온


최근 국내 프로농구의 대세는 포워드 농구다. 강병현, 김민구, 김선형 등 재능 많은 특급 가드들이 잘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포워드 쪽 자원들은 풍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드와 빅맨의 클래식한 조합도 좋지만 포워드 농구도 그에 못지않다. 무엇보다 클래식한 조합으로 우승까지 가려면 해당 가드와 센터가 매우 뛰어나야 한다. 강병현-하승진, 양동근-함지훈 등이 대표적 예인데 그러한 조합은 쉽게 나오기 힘들다.

반면 포워드 같은 경우 갈수록 다양한 색깔을 지닌 장신 자원들이 늘어나는 추세인지라 조화만 잘 시키면 여러 가지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진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팀 고양 오리온이 대표적 예다. 오리온은 김동욱(35·194cm), 허일영(31·195cm), 문태종(41·196.5㎝), 최진수(27·202cm), 장재석(25·204cm), 이승현(24·197cm) 등으로 이어지는 토종 포워드 군단에 검증된 최고 용병 포워드 애런 헤인즈(35·199cm)까지 함께하며 포워드 농구의 정점을 찍었다.

각자 특기가 다른 스타일이었던지라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조합이 가능했다는 부분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정통센터의 부재는 아쉬웠지만 전체적인 평균 신장이 워낙 압도적이었던지라 제공권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잭슨 효과 봤던 오리온, 바셋은 어떨까?

다가올 시즌에는 이러한 포워드 왕국의 명성에 안양 KGC인삼공사, 인천 전자랜드도 합류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희종(32·194cm), 오세근(29·200cm), 문성곤(23·196cm)에 한희원(23·195cm)이 가세했고 최현민(26·195cm)까지 시즌 중반 합류할 예정인 KGC는 지난 시즌에도 오리온과 더불어 포워드왕국으로 불렸던 팀이다. 양희종이 전성기보다 운동능력이 살짝 떨어졌고 오세근이 부상 여파로 인해 예전 같지 않지만 젊은 자원들이 함께하며 적절한 시간 분배만 이뤄진다면 질과 양적으로 굉장한 위력을 선보일 수 있다.

장신 가드 강병현(31·193㎝), 이정현(29·191cm)까지 어느 정도 포워드 역할이 소화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오리온과 정면승부가 충분히 가능한 전력이다.

전자랜드는 한희원을 KGC로 보냈음에도 여전히 포워드진이 탄탄하다. 정효근(22·201cm), 김상규(27·201cm), 이대헌(24·197㎝)에 차바위(27·192cm)까지 시즌 중 합류한다. 거기에 신인 드래프트 3순위 지명권을 가졌는지라 지명이 유력한 고려대 강상재(21·200cm)까지 가세할 경우 상당한 장신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농구는 포워드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포워드가 많다는 것은 다양한 라인업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리하지만 그러한 자원을 하나로 묶을 혹은 선두에서 지휘할 강한 가드의 존재는 필수다. 리딩형이든 공격형이든 중요치 않다. 해당 포워드 농구에 어울리기만 하면 된다. 오리온의 지난 시즌 상승세를 이끌었던 단신 가드 조 잭슨(24·180㎝)이 대표적 예다.

잭슨은 운동능력이 뛰어난 흑인답게 빠르고 탄력적인 움직임으로 코트를 휘젓는 스타일이었다. 순간적인 움직임이 워낙 빠르고 덩크슛까지 가능한 운동능력을 갖고 있어 국내 선수가 일대일로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동안 국내 선수들이 감당하기 어려웠던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는 기량은 물론 사이즈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부담을 줬다. 반면 잭슨은 사이즈 자체에서는 별반 위협이 되지 못했지만 스피드+테크닉을 통해 또 다른 형태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잭슨은 폭발적인 돌파와 외곽포로 상대수비를 찢어내고 흔들어버렸다. 여러 명이 자신에게 달라붙어 미스매치가 생겨나거나 빈공간이 보이면 오리온 포워드진에게 패스도 잘 넣어줬다. 오리온 포워드진이 무서운 것은 다들 알고 있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잭슨이 선두에서 돌격대장 역할을 해줬던지라 상대 팀들의 탄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리온은 잭슨과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에 부랴부랴 비슷한 유형의 단신 가드를 물색했고 그렇게 들어온 선수가 오대리언 바셋(30·185cm)이다. 바셋은 탄력 넘치는 1번 단신 가드라는 점에서 잭슨과 비슷하지만 스타일은 다소 다르다. 바셋은 탄력과 운동신경은 좋지만 잭슨처럼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의 엄청난 돌파력을 자랑하는 선수는 아니다. 전체적인 공격력은 나쁘지 않으나 지난 시즌 잭슨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열광했던 오리온 팬들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는 공격형 가드 잭슨과 달리 조립·설계형 가드에 가깝다. 그러나 프랑스,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 다양한 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노련미를 바탕으로 차분하고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선수인지라 또 다른 형태로 팀에 공헌할 수 있다. 잭슨과의 비교는 시즌이 시작되고 해도 늦지 않다.

KGC-전자랜드, 사익스와 박찬희에 큰 기대

포워드 군단을 이끄는 가드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팀은 외려 KGC와 전자랜드다. KGC는 지난 시즌 포워드 군단의 공격력을 높이고자 슈터 스타일의 마리오 리틀(29·190cm)과 함께 했다. 화력은 좋았지만 리틀이 워낙 북 치고 장구 치고 하는 통에 KGC 장신 포워드라인을 살리기가 어려웠다. 이에 김승기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는 2라운드 2순위로 1번형 키퍼 사익스(23·178cm)를 뽑았다.

사익스는 단신 용병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할 정도로 신장은 작지만 워낙 운동신경이 좋고 내외곽 공격력을 모두 겸비했다. 연습경기 등을 통해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는데 바셋보다는 사익스가 지난 시즌 잭슨에 더 가까운 스타일이다는 평가다. 사익스가 기존의 김기윤(24·180cm)과 함께 앞선을 이끌어준다면 KGC 포워드라인은 지난 시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오리온, KGC와 달리 전자랜드는 빅네임 토종 선수를 영입해 주전 1번 자리를 채웠다. KGC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인 장신 가드 박찬희(29·190cm)가 그 주인공이다. 전자랜드는 유망한 젊은 포워드 한희원을 주면서까지 박찬희를 데려왔는데 여기에는 그간 구단 역사에서 쓸만한 1번 자원이 워낙 없었던 탓도 크다.

장신에 스피드와 출중한 수비능력까지 겸비한 박찬희는 좋은 가드다. 가로채기와 속공플레이에도 재능이 많아 국가대표팀에서도 종종 중용됐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외곽슛을 지적받고 있지만 전자랜드 포워드진이 전체적으로 슈팅력이 좋은 편인지라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가드진을 새로이 보강한 3개의 포워드왕국 오리온, KGC, 전자랜드 중 가장 크게 시너지효과를 받는 팀은 어디일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프로농구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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