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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키 큰 함서희, 이번에는 탄력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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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
일 대 일로 개인 기량을 겨루는 UFC 격투기 무대에서 사이즈가 일으키는 차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량차가 크다면 의미가 없겠지만 비슷한 수준에서는 사이즈가 밀리는 선수가 무조건 불리하다. 기술적으로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이즈를 활용한 압박으로 이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리바운딩(계체량 후 체중을 다시 올리는 과정)을 잘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과거 특정 종목에 특화된 선수들이 많던 이종격투기 시절에는 기량차에 의해 사이즈가 파괴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었지만 복싱, 무에타이, 레슬링, 주짓수 등이 고르게 활용되고 있는 현대 MMA에서는 보기 어렵다.

대부분 단체에서는 체급별로 경기를 하고 있다. 리바운딩을 하더라도 말도 안 될 정도의 체중차는 별로 없다. 문제는 신장이다. 예전에 비해 테이크다운을 막는 기술이 크게 발전해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바로 그라운드 싸움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주짓떼로, 레슬러를 막론하고 스탠딩에서 공방전이 가능해야 자신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장, 리치에서 앞서는 쪽은 여러모로 유리하다. 작은 상대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파고들어야 타격이 가능한데 비해 큰 쪽은 원거리 타격을 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다음 공격을 준비할 수 있다. 한때 UFC 라이트헤비급 전선을 초토화시켰던 존 존스(29·미국)가 대표적이다.

UFC 205 뉴욕대회서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32·미국)가 도전자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에게 이렇다 무너진 것도 사이즈 차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예외도 있다. 테이크다운 능력이 특별한 그래플러들은 순식간에 상대를 눕히고 그라운드로 끌고 가 신장차를 무색케 한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상대 선수 역시 그라운드를 경계하느라 제대로 타격을 하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기도 한다.

또 다른 케이스로는 워낙 빠르고 거리감이 좋은 데다 한 방까지 갖춰 순간적 움직임으로 거리차를 깨버리는 유형이다.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어버리는 상대와 만나면 리치를 잘 활용하는 선수들마저 평소의 리듬을 못 찾는 경우가 많다.

타이론 우들리(34·미국)와 격돌했던 UFC 웰터급 최고의 장신 스트라이커 스티븐 톰슨(32·미국)이 그랬다. 근육질에 탄력 넘치는 흑인 파이터 중에 이러한 스타일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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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는 함서희보다도 작은 키로 UFC무대에 진출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 UFC 

27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서 있을 ‘UFC FIGHT NIGHT 101’를 통해 다니엘 테일러(26·미국)와 한판 승부를 예약한 ’함더레이 실바’ 함서희(29·부산 팀매드)가 딱 이러한 상황에 처했다.

테일러는 신장 152cm의 스트로급 최단신 파이터다. 체급 내에서도 작은 편에 속하는 함서희보다 5cm나 작다. 함서희 입장에서는 기회다. 그간 함서희는 UFC무대에서 자신의 체급을 넘어서는 큰 상대들과만 붙어봤다.

함서희의 적정 체급은 105파운드(47.63kg)인 아톰급이지만, UFC에서 가장 낮은 스트로급의 한계 체중이 115파운드(52.16kg)라 어쩔 수 없이 현 체급서 뛰고 있다. 대부분 선수들이 감량을 하고 리바운딩을 할 때 본인은 증량을 하고 옥타곤에 서는 상황이다.

때문에 함서희의 상대들은 늘 신장에서 우위를 점했다. 조앤 칼더우드(29·영국), 코트니 케이시(29·미국), 벡 롤링스(27·호주) 등 하나같이 함서희보다 10cm이상 큰 상대들이었다. 케이시에게는 전략과 거리싸움으로 승리했지만 나머지 경기는 판정으로 아쉽게 내줬다. 리치에서 밀려 포인트 싸움에서 난항을 겪었다.

신장, 리치에서 어려움을 절감했던 함서희에게 작은 선수는 생소하다. 얼핏 보면 어렵지 않게 1승을 따낼 적기로 보낸다. 하지만 상대인 테일러는 결코 만만히 볼 선수가 아니다. 운동능력과 탄력이 좋은 흑인 파이터 유형으로 순간적 움직임으로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묵직한 펀치와 킥 공격 시 기습적으로 들어가는 테이크다운 등 옵션이 다양하다.

한 방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단단한 경계가 요구된다. 완력도 좋아 근거리에서 붙을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키 큰 함서희에게는 또 다른 주의가 요구되는 이유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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