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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곽관호 석패, 몸과 마음 앗아간 레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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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곽관호는 이제 데뷔전을 치렀을 뿐이다. SPOTV 방송화면 캡처
UFC에 진출한 11번째 코리안파이터 '더 핸섬' 곽관호(27·코리안 탑팀)가 데뷔전에서 분루를 삼켰다.

곽관호는 20일(한국시각)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SSE 아레나에서 펼쳐진 ‘UFC 파이트 나이트 99’ 언더카드 밴텀급 매치에서 브렛 존스(24·웨일스)과 싸워 전원일치 판정패 당했다. 투지를 불사르며 거칠게 붙었지만 매 라운드 점수에서 밀리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문제는 레슬링이었다. 존스는 경기 전 곽관호에 대해 “레슬링이 약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말 그대로 레슬링에 약했다.

곽관호는 1라운드 초반 경쾌하게 스텝을 밟으며 스탠딩 타격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날카로운 로우킥을 연달아 적중시키며 중심을 흔들었고, 펀치를 주고받을 때도 타이밍 싸움에서 앞서며 정타를 꽂았다. 옥타곤을 넓게 쓰는 곽관호 움직임에 존스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존스는 타격전에서 버거움을 느끼고 즉시 레슬링 싸움으로 전환했다. 우직하게 곽관호를 케이지 구석까지 밀어붙인 후 거푸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상위 체급 경험도 있는 존스답게 힘에서는 곽관호를 압도했다.

존스가 테이크다운을 시도할 때마다 곽관호는 맥없이 넘어졌다. 차분하게 케이지를 등지고 일어났지만 존스는 쉴 새 없이 계속 넘어뜨렸다. 다리를 잡고 중심을 빼앗아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는 것은 물론 힘으로 옥타곤 바닥에 메치기도 했다.

그래플링 공방전에서 완전히 밀리면서 곽관호의 리듬도 깨졌다. 힘에 밀려 체력까지 떨어지다 보니 2라운드 들어서는 활발했던 스텝도 굳어졌다.

승기를 잡은 존스는 거침이 없었다. 다소 조심했던 1라운드 초반과 달리 자신 있게 주먹을 휘두르며 스탠딩 타격전에서도 적극성을 보였다. 작은 펀치를 맞으면서 큰 펀치를 날렸고, 플라잉 니킥까지 작렬했다. 레슬링 싸움에서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곽관호는 테이크다운을 경계하느라 타격에서도 힘이 덜 실릴 수밖에 없었다.

포인트에서 뒤지는 것을 알고 있는 곽관호는 3라운드 초반 거칠게 펀치를 휘두르며 승부수를 걸었다. 실제로 정타가 여러 차례 들어가며 존스도 다소 충격을 받은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분함이 아쉬웠다. 곽관호는 체력이 소진된 탓에 스텝을 원활하게 밟으면서 타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걸어들어 가듯 하며 공격을 했다. 상대의 태클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존스가 원하는 것은 타격전이 아닐 뿐더러 이전 라운드에서 벌어놓은 점수만 유지해도 승리가 유력시되는 상황이었다. 한두 번 정도만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고 곽관호를 옥타곤 바닥에 눕힐 수 있다면 3라운드를 쉬이 넘길 수 있었다.

경기를 뒤집어야겠다는 마음만 앞선 곽관호는 계속 전진하며 비슷한 리듬으로 주먹을 휘둘렀는데 이를 놓칠 존스가 아니었다. 결국, 펀치 타이밍에서 타이밍 태클을 성공시켰고 이는 곽관호의 몸과 마음을 모두 흔들어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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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곽관호는 테이크다운과 레슬링에 속수무책 당했다. SPOTV 방송화면 캡처
데뷔전 패배를 통해 곽관호는 많은 과제를 떠안았다. 존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테이크다운에 대한 보강 없이는 향후에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존스의 레슬링과 완력이 좋은 탓도 있지만 곽관호 역시 방어하는 자세가 좋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좋은 스트라이커들은 케이지로 몰리면 신속하게 겨드랑이를 파고 몸통을 옆쪽으로 비틀거나 다리를 넓게 벌리고 상대가 힘을 쓰려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한다.

타격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타격전에서는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안 맞는 것도 중요하다. 연타로 밀어붙여도 큰 공격을 허용하게 되면 소용이 없다. 곽관호는 분명 스탠딩 상황에서는 본인이 더 많은 공격을 했지만, 허술한 방어 탓에 존스 역습에 위험한 순간에 빠지기도 했다. 자신의 공격에만 너무 집중한 탓이 크다.

곽관호는 UFC 데뷔전을 치렀을 뿐이다. 존스전에서 노출된 테이크다운 디펜스, 방어적 타격기술 등을 보완한다면, 다음 경기에서는 수준 높은 내용과 바라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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