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윈드윙 님의 서재입니다.

전체 글


[격투기 쓴것] UFC 론다 로우지 불통? 여제 벗어던질 때

0002160755_001_20170102213708940.png
[UFC]론다 로우지는 '여제'로서 안았던 영광의 시대를 잊고 거듭나야 한다. UFC 캡처
13개월 만의 컴백으로 이목을 끌어당겼던 'UFC 슈퍼스타' 론다 로우지(29·미국)가 처참하게 물러났다.

로우지는 지난해 12월31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펼쳐진 ‘UFC 207' 메인이벤트에서 현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28·브라질)와 격돌했다.

상대가 로우지에게 패배를 안긴 홀리 홈(34·미국)이 아닌 현 챔피언이라는 점에서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UFC 여성부에서 로우지의 절대적인 비중 때문에 매치는 큰 잡음 없이 성사됐다.

로우지의 가치를 알고 있는 UFC는 여제의 귀환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존 존스, 브록 레스너, 코너 맥그리거 등 대표적인 흥행카드를 이런저런 이유로 쓸 수 없게 된 UFC에 로우지는 보증수표와 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굴욕적인 패배였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앤더슨 실바 등에서도 알 수 있듯, 경기를 하다보면 뼈저린 패배도 겪게 된다. 노쇠화, 상대성, 컨디션 난조, 상대성 등 원인만 다를 뿐이다. 하지만 팬들을 더 큰 충격에 빠뜨린 것은 결과 보다 처참한 경기내용이었다.

누네스가 강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뛰어난 운동신경과 야생마 같은 탄력을 자랑하는 누네스는 ‘탈 여성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무시무시한 강자로 떠오르고 있었다. 지더라도 접전을 펼쳤다면 로우지는 리벤지 명분으로 2차전을 기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로우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1라운드에서 그대로 무너졌다.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누네스의 강펀치를 연달아 얻어맞으며 ‘샌드백 신세’로 전락했다. ‘여제’라는 닉네임에 전혀 걸맞지 않게 로우지는 허무하게 꺾여버렸다.

‘MMA 초보자가 아닌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속수무책 당했다. 1라운드가 시작하기 무섭게 달려들어 압박을 가한 뒤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파운딩과 암바로 끝냈던 로우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로우지는 누네스와 상대하기까지 13개월 동안 대체 무엇을 준비했을까.

강한 타격을 갖춘 선수와 맞붙게 되는 상대는 다양한 대처법을 들고 나온다. 하지만 로우지는 이전보다 가드를 조금 더 올린 것을 제외하고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히려 누네스가 펀치를 시도하기 좋은 적절한 거리에 멈춰 서서 먹잇감이 되어주었다. 김동현이 사피딘의 로우킥을 봉쇄하듯, 어떤 식으로든 누네스의 타격을 사전에 막았어야 했다. 그래야 빈틈도 찾고 자신의 공격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로우지는 어정쩡한 거리에서 스스로 표적이 됐다.

사전에 수립한 전략을 떠나 누네스에게 연달아 펀치를 허용하는 시점에서 로우지는 빠른 결정을 해야 했다. 몸을 완전히 빼 물러나며 큰 타격을 최대한 피해 전열을 정비하는 시간을 벌거나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적극 파고들어 클린치 상황을 만드는 움직임이 필요했다. 하지만 로우지는 답답할 정도로 큰 공격을 무방비 상태에서 계속 허용했다.

0002160755_002_20170102213709002.jpg
론다 로우지도 주변의 조언을 새겨들어야 할 때다. ⓒ 게티이미지

로우지는 한창 잘 나갈 때도 타격 기술에 대한 지적을 종종 들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로우지 코치진은 “로우지의 타격은 이미 수준급이다. 쓸데없는 우려는 사양한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리고 로우지 또한 옥타곤에서 타격 맞불로 상대를 누르며 주변의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하지만 당시도 허점이 많았다. 로우지가 때려눕힌 상대들은 타격에서 졌다기보다 그래플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위축됐다. 로우지의 서브미션 결정력에 질겁해 달려드는 로우지를 상대로 정상적인 타격전을 펼치지 못했다.

복서, 킥복서 출신으로 아웃파이팅에 능한 홈은 옥타곤을 넓게 쓰며 짧고 간결한 타격으로 나섰고, 로우지는 그제야 약점을 노출하고 무너졌다. 홈을 상대로 펼쳤던 로우지의 타격은 그야말로 단순하기 그지없는 막무가내 식이었다.

홈과의 경기에서 타격의 한계를 절감한 로우지가 더 강한 타격의 소유자 누네스를 상대로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로우지는 변화 없이 일방적으로 얻어맞으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물론 몸에 밴 파이팅 스타일에 변화를 주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로우지는 세계 정상권에서 롱런했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1년이 넘는 준비기간이 있었다. 자살까지 언급하면서 의지를 불태웠던 것을 감안했을 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은퇴, 재도전 등 향후 로우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주변의 조언에 귀를 닫은 채 고집스럽게 지금 패턴을 고수한다면 ‘UFC 여제’라는 타이틀은 과거의 영광으로 잊힐 가능성이 높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 격투기 쓴것 | UFC 론다 로우지 불통? 여제 벗어던질 때 17-01-03
1066 격투기 쓴것 | 김동현의 울지 못한 매미..좀비로 상쇄 17-01-01
1065 격투기 쓴것 | UFC 207 매미 김동현, 사피딘 로우킥 봉인하나 16-12-31
1064 격투기 쓴것 | 론다 로우지, 누네스 백초크? 흥분만 안하면 승산 16-12-30
1063 격투기 쓴것 | 돌아온 히스 헤링…충분했던 ‘텍사스 광마’ 16-12-30
1062 격투기 쓴것 | 더 불린 크로캅, 비UFC권 ‘킹’ 킹모 감당하나 16-12-29
1061 격투기 쓴것 | UFC 불태운 최두호도 맥그리거도 ‘다름의 미학’ 16-12-25
1060 격투기 쓴것 | UFC 최두호 유도탄 극대화? 전천후 진화 절실 16-12-19
1059 격투기 쓴것 | UFC 최두호, 할로웨이 정찬성도 시련을 먹었다 16-12-18
1058 격투기 쓴것 | UFC 최두호 '머나먼 정글' 스완슨 보다 센 강자들 즐비 16-12-15
1057 격투기 쓴것 | ‘UFC 코리안파워’ 최두호·정찬성 '뭉치면 폭발' 16-12-14
1056 격투기 쓴것 | 김보성 투혼으로 빛났던 로드FC, 성추행 논란으로 그림자 16-12-11
1055 격투기 쓴것 | 근면성실 세로니, 복서의 잽 같은 ‘로우킥’ 16-12-11
1054 격투기 쓴것 | UFC “최두호 승산” 가치 폭등...맥그리거 전철? 16-12-10
1053 격투기 쓴것 | 권아솔·김승연, 입보다 거친 파워 내뿜나 16-12-10
1052 격투기 쓴것 | UFC 괴랄한 뉴 베우둠? 최두호·정찬성도 짜증날라 16-12-06
1051 스포츠 쓴것 | '손끝 뜨거운' 김지후… 대형 슈터 포텐 터질까? 16-12-04
1050 격투기 쓴것 | UFC 맥그리거 기다려...할로웨이·퍼거슨의 영리한 계획 16-12-04
1049 격투기 쓴것 | UFC 눈 찔린 함서희, 허 찌르지 못했다 16-11-30
1048 격투기 쓴것 | UFC 천하무적 맥그리거? 대항마 둘이나 있다 16-11-27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