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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레벨의 압박, 가혹했던 최승우의 러시아 원정

UFC의 벽은 높았다. '스팅' 최승우(26·MOB/TNS엔터테인먼트)가 UFC 페더급 데뷔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21일(한국 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비레니 스포츠 팰리스서 있었던 'UFC FIGHT NIGHT 149'대회서 모브사르 에블로예프(25·러시아)에게 완패를 당했다. 경기 내내 일방적으로 끌려다닌 끝에 3-0 판정패로 무릎을 꿇었다.

상대의 파이팅 스타일을 잘 알고 있던 최승우는 거리를 두고 신장의 이점을 활용하려는 모습이었다. 끊임없이 앞 손을 내면서 거리가 붙었다 싶으면 프런트 킥으로 간격을 벌렸다. 기습적인 하이킥도 시도했다.

하지만 10승 무패의 파워 그래플러이자 M-1 밴텀급 챔피언을 지낸 바 있는 에블로예프는 파워풀했다. 순간적으로 파고들며 거친 펀치를 휘두르는 등 특유의 돌파력을 보여주는 듯싶더니 이내 빈틈을 잡아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최승우는 쉽게 일어나지는 못했으나 하위에서의 적절한 대처로 크게 위험한 순간은 맞지 않았다.
 

(1) 최승우.jpg
 스팅' 최승우에게 모브사르 에블로예프의 벽은 높았다.
ⓒ TNS 엔터테인먼트 제공


 
문제는 일어난 이후였다. 잠깐의 공방전 이후 예열이 된 에블로예프는 에너지 레벨이 한층 올라서 있었다.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더티 복싱을 시도했고 근접거리 타격과 연이은 테이크다운 시도로 최승우를 힘겹게 했다. 1라운드 초반 잠시 팽팽하던 승부의 추가 순식간에 에블로예프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였다.

에블로예프는 2라운드에서도 쉽게 자신의 거리를 가져갔다. 최승우는 상대의 테이크다운을 의식해 자신 있게 타격을 내지 못했다. 에블로예프는 크게 펀치를 휘둘러 최승우를 뒷걸음치게 한 후 달라붙었다. 최승우의 움직임을 완전히 읽었다는 듯 플레이에 거침이 없었다. 마음대로 붙어서 하고 싶은 데로 움직임을 펼쳤다.

체력과 힘에 강점이 있는 선수이니만큼 클린치 상황으로 공방전이 펼쳐지면 최승우 입장에서는 할 게 없었다. 신장과 리치의 장점은 사라지고 완력, 그래플링의 열세만이 남았다.

지나치게 흥분했던 탓일까. 자신만만하게 경기를 주도해나가던 에블로예프는 그라운드 니킥 반칙을 범하며 감점을 당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이를 감안한다 해도 분위기를 주도하는 쪽은 에블로예프였던지라 별다르게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3라운드에 접어들자 에블로예프는 더욱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낮은 태클을 통해 자유자재로 거리를 좁혀 마음껏 최승우를 컨트롤했다. 최승우가 신체적 이점을 살려 장기인 타격을 발휘할 틈을 주지 않았다. 끊임없이 달라붙어 흐름 자체를 완전히 빼앗아버렸다. 마치 페더급버전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러시아)를 보는 듯 했다.

막판 최승우는 회심의 백스핀 엘보우를 휘둘렀으나 어림없이 빗나갔고 그 틈을 노린 에블로예프가 테이크다운으로 맞받아쳤다. 이래저래 무기력하기만 하던 최승우였다. 결국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옥타곤 데뷔전에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에블로예프가 펼치는 압박은 최승우가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수준이었다. 에블로예프의 파워 그래플링은 국내 무대서 붙었던 레슬러 출신 길영복(34·코리안좀비MMA)과는 차원이 달랐다. 당시 경기에서 최승우는 길영복에게 태클 타이밍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블로예프에게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투신' 김재웅(26·익스트림컴뱃)을 무너뜨렸던 타격 센스도 에블로예프를 맞아서는 꽁꽁 묶였다. UFC 레벨의 압박 앞에 가혹했던 최승우의 데뷔전이었다.
 

(2) 오브레임, 올리닉.jpg
 ‘데몰리션맨' 알리스타 오브레임(사진 왼쪽)과 ‘보아뱀’ 알렉세이 올리닉
ⓒ UFC


 
니킥 장인 오브레임, 무릎으로 끝냈다
 
'데몰리션맨' 알리스타 오브레임(38·네덜란드)의 UFC에서의 파이팅 스타일 변화는 몸 상태와도 관련이 있다. 몸이 유달리 크고 두꺼웠던 옥타곤 데뷔 초기 때는 강력한 파워로 상대를 압박해서 박살 냈다. 슬금슬금 상대를 압박하다가 가까이 붙었다싶은 순간 클린치 니킥, 숏훅 등을 통해 강력한 화력쇼를 뽐냈다.

하지만 이후 체력과 맷집의 한계가 드러나자 근육을 줄이며 기동력과 스피드를 살린 패턴으로 슬럼프를 벗어났다. 상대와 거리를 두고 움직이다가 한순간에 파고들어 유효타를 먹이는 등 자신의 약점을 커버하면서 효과적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방식으로 승률 가성비를 끌어올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래플링 장인이자 강력한 한방까지 장착한 '보아뱀' 알렉세이 올리닉(41·러시아)은 오브레임을 맞아 공격적으로 승부에 임했다. 오브레임과 몸이 맞닿기 무섭게 스스로 그라운드로 가며 가드 게임을 노렸다. 오브레임은 침착하게 스탠딩 상황으로 벗어나며 클린치 싸움을 벌였다.

그러한 가운데 올리닉은 궤적 큰 펀치를 거칠게 휘두르며 타격러시를 통해 오브레임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오브레임의 안면과 바디에 많은 펀치가 들어갔다. 오브레임의 약한 맷집을 감안했을 때 불안할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오브레임은 당황하지 않았다. 안면 가드를 굳힌 상태로 올리닉의 스탠딩 맹타를 견디어냈다. 어설프게 가드를 열고 받아치느니 유효타를 맞지 않는데 집중했다. 실제로 올리닉은 타격 횟수에 비해 오브레임의 안면에 정타를 거의 넣지 못했다.

냉정하게 올리닉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공세를 견디어낸 오브레임은 빰클린치 상황서 장기인 니킥을 거푸 꽂았다. 연이은 유효타가 들어가면서 올리닉이 견디지 못하고 옥타곤 바닥에 쓰러졌다. 오브레임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탑 포지션을 장악한 채 파운딩을 쏟아 부었고 결국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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