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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격투기 쓴것] 42세 여성 격투기 선수 이오리의 프런트킥 위력 대단했다

격투기 무대에서 신장, 리치의 차이는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거리 싸움이 중요한 타격전에서 상대보다 조금이라도 더 길다는 것은 대부분 유리하게 작용한다. 본인은 맞지 않는(스치는) 거리에서 상대를 때릴 수 있고 보폭 활용시에도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부분은 어느 정도 기량이 비슷할 때 통용된다. 전력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는 어설픈 신장, 리치의 우위는 크게 의미가 없다. 하지만 수준급 선수끼리는 상성으로 작용하기도 하는지라 전략 전술도 여기에 맞춰 짜여지게 된다. 역사가 긴 프로복싱에서 아웃복서, 스워머, 슬러거 타입이 구분되어 발전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3일 충남 홍성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있었던 '맥스FC 18' 대회에서는 이 같은 부분이 뚜렷하게 구분된 여성부 한일전 매치업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여성부 밴텀급 챔피언 '똑순이' 박성희(25·목포스타)와 주부 파이터 미야카와 이오리(42·일본·T-KIX-GYM)의 논타이틀전 매치, 여성부 페더급 랭킹 1위 '킥핏승박' 이승아(38·대전 제왕회관 둔산지부)와 아사이 하루카(32·일본·KICK BOX)의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이 바로 그것이었다.

박성희와 이오리의 경우 일본 선수 이오리가 신장-리치에서 앞섰으며, 이승아와 하루카는 반대로 한국의 이승아가 신체조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2) 박성희 이오리.jpg
 '똑순이' 박성희(사진 왼쪽)와 주부파이터 미야카와 이오리
ⓒ 맥스FC 제공


 
'달심'을 연상케한 이오리의 원거리 화력
 
42살의 주부 이오리는 50살까지 파이터로 활약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에너지 넘치는 노장이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자녀들 도시락을 챙기고, 주유소에 출근하고, 퇴근 후에 체육관을 찾는다"라고 밝힐 만큼 성실성 하나만큼은 주변의 귀감이 될 만하다. 25살의 박성희와는 많은 나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했다.

신장이 더 큰 이오리가 긴 다리를 활용한 킥 공격으로 거리의 우위를 잡고 코너에 몰린 박성희에게 펀치 연타를 날렸다. 잠시 당황한 듯한 기색을 보이던 박성희는 금세 다부지게 반격을 펼쳤다. 하지만 노련한 이오리의 뺨 클린치 후 니킥 공격에 쉬이 자신의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2라운드에서도 이오리는 거칠게 압박 모드에 이어갔다. 신장에서 우위에 있는지라 프런트킥이 박성희의 몸통은 물론 안면 쪽까지 들어갔고 비슷한 거리에서 치고받아도 유효타에서 앞서나갔다.

마음이 급해진 박성희는 3라운드에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오리의 길다란 프런트킥과 스트레이트성 펀치를 뚫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오리의 모습은 흡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의 인기 캐릭터 '달심(DHALSIM)'을 보는 듯했다.

결국 경기 흐름은 물론 유효타에서 앞선 이오리가 판정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논타이틀전이기는 했으나 40대 선수에게 완패를 당했다는 점에서 반성의 여지가 많은 챔피언 박성희였다.
 

(1) 이승아 하루카.jpg
 '킥핏승박' 이승아(사진 왼쪽)와 아사이 하루카
ⓒ 맥스FC 제공


 
잘 싸운 하루카, 쑥스러운 이승아의 챔피언 등극
 
'슈슈' 문수빈(20·목포스타)의 타이틀 반납으로 공석인 페더급 왕좌를 놓고 이승아와 하루카가 맞붙었다. 이승아는 긴팔과 다리를 살려 거리 싸움을 펼치려 했다. 그에 반해 하루카는 거칠게 펀치를 내며 근접전에서 승부를 보려는 모습이었다.

앞선 박성희와 이오리의 한일전에서는 이오리의 원거리 파이팅에 박성희가 일방적으로 끌려 다닌 바 있다. 박성희는 이오리의 원거리 파이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반면 하루카는 어렵지 않게 이승아의 거리를 둔 운영 패턴을 깨버리는 모습이었다. 이승아가 뭔가를 하려는 순간 하루카는 어느새 파고들어 펀치 공방전을 만들어버리고는 했다. 안되겠다 싶었는지 이승아는 2라운드 막판 뺨 클린치 후 니킥 공격을 시도하며 공격 패턴의 변화를 꾀했다.

마음이 다급해진 이승아는 3라운드 들어 적극적으로 들어갔다. 연거푸 로우킥을 적중시키고 먼저 달라붙어 니킥을 노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스텝이 느리고 펀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는지라 하루카의 돌격 모드를 잡아내지는 못했다. 그런 과정에서 버팅이 일어났고 하루카의 눈썹 부위에서 출혈이 일어났다.

4라운드에서 이승아는 미들킥에 펀치 연타까지 섞어주며 하루카와 뒤엉키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보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하루카의 접근을 막아내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루카는 이승아의 긴 킥을 뚫고 원하는 대로 파고들어 펀치를 주고받고 클린치 싸움을 벌였다. 워낙 자주 클린치 상황이 만들어지는지라 어지럽게 엉키거나 함께 바닥에 넘어지는 횟수도 잦았다.

5라운드 막판 이승아는 삽시간에 거리를 좁히며 묵직한 킥을 몇 차례 적중시켰다. 진작에 그런 공격을 자주 시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결국 다소 지루한 공방전 끝에 이승아가 판정승을 거두며 2대 챔피언에 올랐다. 보는 이에 따라 하루카가 이겼다고 느낄 수도 있는지라 이후 팬들 사이에서 판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승아는 비록 챔피언에 오르기는 했으나 경기력 자체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여러 가지 단점을 노출했다는 점에서 많은 과제가 남은 한판이었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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