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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여의주 토한 마치다, 로메로에 패…크로캅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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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마치다의 연패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비관적이다. ⓒ 게티이미지

UFC ‘드래곤’ 료토 마치다(37·브라질)의 하향 곡선이 심상치 않다.

마치다는 28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할리우드 하드록 호텔서 열린 'UFC FIGHT NIGHT 70' 미들급매치에서 또 졌다. 올림픽 레슬링 은메달리스트 출신 요엘 로메로(38·쿠바)와 맞붙어 3라운드 1분 38초 만에 실신 TKO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름값에서는 단연 마치다가 앞선다. 그러나 로메로는 숨은 강자였다. 터질 듯한 근육질 몸에서 뿜는 탄력과 짐승 같은 운동신경으로 마치다 특유의 아웃파이팅을 흐트러뜨렸다. 전략도 잘 짠 듯 서두르지 않는 차분한 경기운영으로 마치다의 카운터 타이밍도 무력화시켰다.

71일만의 이른 복귀. 마치다는 오히려 이런 잰걸음이 독으로 작용한 탓인지 2013년 미들급 전향 이후 첫 연패에 빠졌다. 마치다는 지난 4월 루크 락홀드(31·미국)에게 충격적인 리어네이키드초크 패배를 당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연패는 정상 도전에도 큰 걸림돌로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마치다에 비해 이름값이 한참 뒤졌던 ‘늦깎이’ 로메로는 팬들 사이에서 ‘리얼동킹콩’ 케빈 랜들맨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삽시간에 존재감을 알리게 됐다.

로메로는 마치다의 파이팅 스타일을 철저히 연구하고 나섰다. 마치다는 탄탄한 가드나 활발한 상체 움직임으로 펀치를 막거나 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경쾌한 스텝을 기반으로 한 거리싸움을 통해 얼굴로 날아드는 펀치를 봉쇄한다.

로메로는 마치다를 상대했던 다른 선수들과 달리 마치다와의 거리를 좁힌 뒤 짧고 정확한 공격을 날렸다. 마치다에게 당한 대부분의 선수들처럼 원거리에서부터 공격을 펼치면서 돌격해오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탄력이 좋고 몸놀림이 민첩한 로메로의 이러한 공격에 마치다는 딱히 대응책이 없었다. 오히려 로메로의 역카운터와 날카로운 킥에 위축됐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초조해진 것은 마치다 쪽이었다. 상대가 필살기인 레슬링을 꺼내들지도 않은 상태에서 대등한 게임을 펼쳤기 때문이다.

조급해진 마치다는 평소와 달리 큰 궤적으로 타격을 휘둘렀다. 경기가 의도한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속내가 움직임으로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급기야 마치다는 먼저 클린치 싸움을 걸었다. 로메로는 기다렸다는 듯 마치다의 오금을 당기며 테이크다운에 성공, 숨겨왔던 최종병기 레슬링을 꺼내들었다.

로메로는 거침이 없었다. 쓰러뜨린 뒤에는 팔꿈치 파운딩을 퍼부으며 ‘드래곤’ 마치다를 실신 상태에 이르게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를 향해 날던 한 마리 용이 여의주를 토하며 지상으로 추락한 순간이다.

마치다의 연패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비관적이다.

잘나가다가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미르코 크로캅의 예를 들어 “크로캅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의견도 쏟아지고 있다. 마치다 역시 크로캅이 그랬듯 진흙탕 싸움보다는 스피드와 반사 신경을 살린 깔끔한 파이팅스타일을 구사한 파이터다. 따라서 초반부터 자신의 패턴이 안 통하면 안 쓰던 기술을 난사하며 위기에 빠진다. 역전승 자체가 극히 드문 선수라는 점도 비슷하다.

최근까지의 크로캅이 그랬듯 마치다 역시 자신만의 패턴이 있다. 초창기에는 마치다의 생소한 파이팅 스타일에 상대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너무 잘 알려져 공략법도 널리 퍼져있는 상태다. 전성기의 몸상태였다면 알고도 당했겠지만 최근의 마치다는 그렇지 않다. 모든 신체 능력에서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기세가 꺾인 ‘드래곤’ 마치다가 다시 승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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