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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크로캅vs일본 표도르, 사뭇 다른 리벤지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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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를 대하는 표도르와 크로캅의 사뭇 다른 태도에서 팬들의 호불호가 또 갈리고 있다. ⓒ 게티이미지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과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9·러시아)는 떼려야 땔 수 없는 라이벌이다.

프라이드 시절부터 숙명의 라이벌 관계를 이뤄오던 크로캅과 표도르는 존재감만 놓고 봐도 쌍벽을 이뤘다. 때문에 한 번 맞붙었던 둘에 대한 관심은 지금도 뜨겁다.

프라이드가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진 후 둘의 행보는 극명하게 갈렸다. 크로캅은 망설임 없이 UFC 진출을 결정했다. 지든 이기든 상대를 가리지 않고 싸우려는 호전적 성향의 소유자다웠다. 예나 지금이나 직진 행보뿐이다.

반면 매사에 신중한 표도르는 크로캅을 비롯해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반더레이 실바, 파브리시오 베우둠 등 프라이드 경쟁자들의 UFC행 바람이 불 때도 UFC 측과 밀고 당기는 협상만 거듭했다. 결국 협상이 결렬된 상태에서 자국 러시아 단체를 중심으로 이곳저곳 다양한 무대서 경기를 가지다 은퇴 수순을 밟았다.

그러는 사이 크로캅은 가시밭길을 걸었다. 노쇠화로 인해 짐승 같던 반사신경과 운동능력을 상실하면서 프라이드 시절의 포스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특히 가브리엘 ‘나파오’ 곤자가(36·브라질)전의 충격적인 패배는 무려 8년 동안이나 트라우마로 남아 크로캅을 괴롭혔다.

크로캅이 더 이상 무너지는 것이 보기에 안타까운 팬들은 은퇴를 종용했다. 하지만 크로캅은 패배가 아무리 쌓여도 끊임없이 훈련하고 경기를 치렀다. 그런 크로캅 행보에 일부에서는 ‘격투중독’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굴욕적인 패배가 쌓이는 동안에도 크로캅은 묵묵히 자신을 채찍질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자신을 무너뜨렸던 상대들에 대한 리벤지 의지도 버리지 않았다. 그 결과물이 지난 4월 곤자가전 역전승이다. 크로캅은 8년 만에 만난 곤자가를 상대로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예전보다 신체능력이 현격히 떨어진 40대 중년의 몸으로 자신보다 젊고 힘센 곤자가를 당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노장의 투지는 주변의 우려를 보란 듯이 불식시켰다.

전성기 당시의 스피드와 민첩한 스텝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힘 대 힘으로 맞섰다. 테이크다운을 허용해 그라운드로 끌려간 상태에서도 끝까지 버텨냈다. 곤자가를 질리게 한 크로캅은 그동안 쓰지 않던 팔꿈치 공격까지 준비해 넉 아웃으로 경기를 끝냈다. 크로캅 격투역사에 길이 남을 리벤지 한편이 쓰인 순간이었다.

크로캅 예에서도 알 수 있듯 승리욕 강한 파이터들에게 리벤지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패배의 굴욕을 안겼던 상대와 다시 싸울 수 있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챔피언 타이틀 도전 이상의 가치다. 단순한 1승이 아닌 2승, 3승의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팬들은 최근 MMA 무대로 돌아온 표도르 행보가 불만이다. 표도르는 최근 최고의 무대 UFC가 아닌 일본 무대를 택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표도르는 통산 4패를 당했다. 그중 리벤지에 성공한 것은 코사카 쯔요시가 유일하다. 나머지 파브리시오 베우둠, 안토니오 실바, 댄 헨더슨은 모두 UFC 소속이다. 표도르의 기량이 어느 정도나 유지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베우둠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충분히 리벤지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실바는 약물효과를 보지 못하자 기량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상태다. 헨더슨 역시 노쇠화로 예전 같지 않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베우둠을 상대로 리벤지에 성공한다면 챔피언 등극이라는 두 마리 토끼까지 잡을 수 있어 ‘황제의 신화’에 정점을 찍게 된다.

하지만 타 단체를 선택함으로서 리벤지 기회조차 잡기 어려워졌다. 결국, 리벤지는 포기했다고 보는 게 맞다. 리벤지를 대하는 표도르와 크로캅의 사뭇 다른 태도에서 팬들의 호불호가 또 갈리고 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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