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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포웰과 바꾼 힐, KCC 신형엔진 될까

프로농구 전주 KCC가 시즌 중반 팀 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KCC는 지난 11일 에이스 안드레 에밋(33·191cm)과 함께 팀 내 '기술자 라인'을 이끌던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32·196.2cm)을 허버트 힐(31·203m)과 일대일 트레이드 시켰다.

그간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기는 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깜짝 트레이드인지라 발표가 나기 무섭게 양 팀 팬들은 놀란 가슴을 감추지 못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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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주 KCC


비슷한 스타일, 예고되었던 부조화

트레이드는 양 팀의 이해득실이 맞아 떨어져 이루어졌다. KCC는 최근 몇 시즌 간 유달리 테크니션 외국인 선수에 집착했다. 팀 내에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가 많지 않은 사정상 공격을 이끌 에이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이러한 성향이 절정에 달했다. 센터형 외국인 선수를 배제한 채 타일러 윌커슨(27·202cm), 드션 심스(27·203cm) 등 공격형 포워드로 외인조합을 꾸렸다.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지만 KCC는 올 시즌 또다시 비슷한 성향의 용병선발을 감행했다. 다른 팀들이 빅맨 용병을 1라운드에서 뽑았던 것과 달리 단신 테크니션 에밋을 가장 먼저 선택하고 2라운드에서조차 비슷한 유형의 포웰을 불러들였다.

물론 에밋-포웰은 윌커슨-심스보다는 훨씬 나았다. 득점밖에 몰랐던 지난 시즌 용병들과 달리 농구센스도 뛰어났고 개인 플레이도 상대적으로 덜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윌커슨-심스보다 나았다는 것뿐이지 팀 내 조합에서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두 선수의 스타일이 겹친다는 점이었다. 두 선수는 비슷한 유형의 기술자들이다. 주로 득점포가 빛날 때 가치가 서는 스타일로 국내 무대에서는 주포로 뛰기에 손색없는 기량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두 선수는 결정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잘 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패싱 능력도 갖춘 지라 서로 간에 유기적인 패스가 돌아가고 양보하는 플레이를 하면 어떤 강팀도 부술 수 있었지만 주 성향 상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득점 경쟁을 하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국내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볼을 만져볼 기회가 적었고 오로지 그들의 컨디션에 따라 경기 양상이 달라지는 경우가 잦았다.

에밋과 포웰은 득점을 올리는 방식도 비슷했다. 세부적인 기술은 다르지만 주로 돌파를 통해 상대 골 밑을 뚫어버리는 유형인지라 그들만의 2-2플레이도 잘되지 않았다. 차라리 한 선수가 외곽슛에 특화되어있는 쪽이 공격 효율성면에서는 더 나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패싱능력이 있다지만 크리스 윌리엄스처럼 코트 전체를 살피는 수준은 아니었다.

끝내 팀과 섞이기를 거부했던 포웰

팀에서는 포웰이 양보를 하고 상대적으로 궂은일을 하기를 바랬다. 아무래도 둘 중에 장신 쪽으로 속하기도 하거니와 득점능력 자체만 봐도 에밋이 한수 위이기 때문이었다. 포웰도 드래트프 당시부터 이를 받아들이고 득점보다는 스크린, 골 밑 플레이, 패싱게임에 집중하는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포웰은 에밋의 보조자 역할을 하는 상황에 만족하지 않았다. 에밋이 고득점을 올리는 날은 자신도 경쟁하듯 나홀로 득점에 참여하기 일쑤였고 마치 포인트가드 마냥 볼을 오래 소유했다. 자신이 실책을 하고도 적반하장 격으로 짜증을 부리며 팀 전체 분위기를 흐리는 경우도 태반이었다.

초보사령탑인 추승균 감독도 베테랑 용병인 포웰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쩔쩔맸다. 포웰은 기량도 기량이지만 팀 분위기를 잘 잡아가는 모습에서 이전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KCC팬들도 그러한 역할을 상당 부분 기대했다. 하지만 에이스 역할을 잃어버린 포웰은 팀 전체보다 자신만을 생각하며 모두를 힘들게 했고 일부에서는 '태업설'까지 흘러나왔다. 결국 참다못한 KCC에서는 트레이드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새로이 KCC 유니폼을 입게 된 힐은 오리온, 전자랜드, 동부 등을 두루 거친 경험 많은 빅맨이다. 미들슛, 훅슛, 드라이브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고 무엇보다 탄력이 좋아 블록슛에도 능하다. 단순한 높이만 따지면 나쁘지 않은 외국인 센터다. 하지만 몸싸움이 썩 강한편이 아니며 무엇보다 세로수비에 비해 가로수비가 좋지 못해 수비력에서 늘 문제점을 지적받아왔다. 온전히 골밑을 맡기기에는 단점이 많은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 추 감독은 "에밋과 포웰의 동선이 많이 겹쳤던지라 어쩔 수 없이 변화를 줬다"며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힐의 아쉬운 개인능력을 떠나 스타일 자체만을 놓고 보면 포웰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썩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포웰과 비교하면 빅맨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지라 에밋과의 시너지 효과 및 하승진(30·221cm)이 코트에 나오지 않을시 골밑을 지키는 역할에서 상대적으로 나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KCC팬들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은 모습이다. 어차피 여러모로 팀에 제대로 융화되지 못한 포웰을 힐과 바꾼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트레이드로 얻게 되는 이익은 전자랜드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포웰은 이적한 첫 경기 케이티 전에서 31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으로 펄펄 날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옛 친정동료들이었던 발 빠르고 슛 좋은 전자랜드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반면 힐은 이적 첫 경기였던 동부 전에서 12득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무난한 플레이를 보였으나 기대만큼 골밑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새로운 팀으로의 적응 등 좀 더 시간이 필요해보이지만 전자랜드 포웰만큼의 영향력은 없을 것이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때문에 KCC팬들은 "만약 추가 트레이드가 없다면 또다시 조공성 행정에 그칠 것이다"라며 트레이드 때마다 손해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프런트에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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