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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에밋 vs 빅터, 향후 단신용병 트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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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맹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전주 KCC 안드레 에밋(사진 왼쪽)과 울산 모비스 커스버트 빅터. ⓒ KBL

전주 KCC 안드레 에밋(33·191cm)과 울산 모비스 커스버트 빅터(32·190.3cm)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에밋과 빅터는 최근 프로농구에서 가장 핫한 단신 외국인 선수들로, 뛰어난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에밋은 평균 18.71득점(전체 5위), 5.8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달리고 있으며, 빅터 역시 17.25득점(전체 8위), 6.9리바운드, 1.9어시스트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단신 용병 기준으로 각각 첫 번째, 두 번째로 선택받은 선수들답게 득점 순위에서도 단신용병 1,2위를 달리고 있다. 말 그대로 잘 뽑은 단신 외국인 선수들이라 할 수 있다.

두 선수는 뛰어난 득점원이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우선 전형적인 테크니션 에밋은 과거 창원 LG에서 뛰던 '득점 머신' 버나드 블런트(44·187cm)를 연상시킨다.

비록 이른바 ‘야반도주’ 사건으로 이미지를 완전히 구기기는 했지만 블런트는 초창기 LG가 정규시즌의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당시 뛰어난 토종 선수가 많지 않은 LG 입장에서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수비 농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블런트는 훌륭한 득점원 역할을 해줬다.

당시 이충희 감독은 아이솔레이션을 통해 블런트에게 몰아주는 전략을 택했는데 지역방어가 허용되지 않았던 당시 프로농구에서 1대1로 블런트를 막아낼 선수는 거의 없었다.

또한 블런트는 신장은 크지 않았지만 운동 능력이 탁월하고 내외곽을 모두 갖춰 어떤 상황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이 가능했다. 그렇다고 블런트가 단순히 득점력만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그는 수비가 몰린다 싶으면 빈 공간의 동료들에게 볼을 빼주는 등 영리한 플레이에도 능했다.

현재 에밋은 좀 더 커지고 강해진 ‘업그레이드 블런트’라는 극찬까지 듣고 있을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자랑한다. 돌파, 슈팅, 패스 등 단신선수가 갖춰야할 능력을 모두 겸비한 테크니션이다. 몸놀림이 좋으며 특히 순간적인 스피드가 매우 뛰어나 퍼스트 스텝과 크로스오버로 상대 수비진을 찢어버리고 플로터 슛, 훅 슛, 언더 슛, 미들슛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올린다.

고정된 패턴 없이 감각적으로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지라 상대팀 입장에서 수비하기가 매우 어렵다. 맨투맨, 지역방어에 상관없이 마음만 먹으면 높은 확률로 득점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뻔히 상대팀에서 대응수비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2~3명을 달고도 슛을 성공시킨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자신에게 수비가 몰린다싶으면 외곽의 동료를 봐줄 수 있는 시야까지 갖추고 있어 개인은 물론 팀 득점 생산력까지 높일 수 있는 유형이다. 김지후, 김민구 등 외곽슛에 능한 선수들이 가세하면 에밋의 위력은 더욱 강해질 공산이 크다. 승부처에서 에밋에게 자유롭게 1대1을 시키는 전략은 현재 KCC의 주공격패턴이다.

이에 반해 빅터는 과거 신선우감독이 이끌던 현대(현 KCC)왕조의 중심에 섰던 ‘탱크’ 조니 맥도웰(44·194cm)을 떠오르게 한다. 상대적으로 단신 외국인선수에 속하면서도 엄청난 몸싸움과 골밑슛 능력을 자랑했던 맥도웰은 재키 존스, 제이 웹, 로렌조 홀 등 뛰어난 센터용병과 더불어 ‘트윈타워’를 구축하며 골밑을 탄탄히 지켰다.

맥도웰은 더블더블을 수시로 기록하며 준수한 빅맨 용병 못지않은 활약을 해줬다. 팀 입장에서는 외국인 센터 둘을 데리고 경기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때문에 맥도웰은 ‘한국형 용병’으로 불리며 장수할 수 있었고 타 팀들 역시 골밑에서 활약할 수 있는 힘 좋은 외국인선수를 수급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게 됐다.

아티머스 맥클래리(42·194cm), 퍼넬 페리(42·193cm), 존 와센버그(41·192cm)등이 대표적이다. 맥도웰 하나로 인해 국내에서의 단신 외국인선수 트렌드도 바뀌어버렸다.

빅터는 맥도웰이 그랬듯 단신이지만 웬만한 장신 외국인선수 못지않은 골밑 장악력을 자랑한다. 탄탄한 육체와 강한 힘을 바탕으로 골밑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에 모비스는 상대가 장신용병을 기용할 때도 별다른 고민 없이 빅터를 기용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다. 장·단신 선수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전술변화의 폭도 다른 팀보다 유동적이다.

선발된 과정 역시 맥도웰과 닮아있다. 과거 신선우 감독은 맥도웰보다 블런트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충희 감독이 먼저 블런트를 선발해버리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맥도웰을 뽑았다는 후문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역시 당초에는 에밋과 함께 주목받고 있던 단신 거물 도미니크 서튼을 낙점했다. 그러나 서튼이 지명을 받고 계약서에 사인을 거부하며 현장에서 나가버리는 바람에 빅터를 영입하게됐다.

과정은 안 좋았지만 맥도웰이 그랬듯 빅터 역시 신의 한수가 됐다. 빅터는 단순히 키 작은 빅맨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닌 패스, 외곽슛 능력 등 단신용병 특유의 장점까지도 겸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모비스의 주축 외국인선수다.

맥도웰 지명이후 많은 팀들이 이 같은 유형을 선호하게 된 것은 국내리그에서 잘 통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테크니션이 맹활약을 펼쳐 팀 성적이 잘나왔다면 트렌드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 올시즌 서로 다른 스타일로 프로농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에밋과 빅터의 올시즌 활약상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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