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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지명타자 박병호? 실력으로 1루 꿰차라

KBO 리그 4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29·넥센)가 메이저리그 입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포스팅에 참여한 박병호에게 1,285만 달러를 투자한 팀은 미네소타 트윈스였다.

현재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합류한 박병호는 에이전트를 통해 12월 9일까지 미네소타와 협상을 벌이게 된다. 작년 김광현(SK)의 경우처럼 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보일 가능성도 있지만, 포스팅 입찰액 규모로 봤을 때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내 팬들은 벌써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국내 무대에서 보여줬던 시원한 홈런포를 터트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분위기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반등 카드는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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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가 뛰게 될 미네소타 1루에는 간판스타 조 마우어가 버티고 있다. 사진은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갈무리.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폴 몰리터 감독이 이끄는 미네소타 트윈스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 속해 있는 팀으로 지난 1901년 창단했다. 아메리칸리그 최초로 창단된 8개 팀 가운데 하나로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를 연고지로 한다.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쌍둥이 도시의 의미로 '트윈스'라는 팀 명을 가지게 됐다. 홈구장은 4만2035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타깃 필드로, 지난해 올스타전이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미네소타는 지금까지 모두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가장 최근 우승은 1991년이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연속 디비전 시리즈 우승, 2006·2009·2010년 중부지구 정상에 오르며 아메리칸리그 강팀으로 군림했으나 이후 부진에 빠져있는 상태다. 2011년과 2012년 지구 최하위에 그친 것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승률 5할에 실패했다.

올 시즌 83승 79패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이어 아메리칸 중부리그 2위에 오르며 5할 승률 이상을 다시 기록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LA 에인절스에 밀려 4위에 그쳤다. 하지만 반등의 가능성을 보인 만큼, 시즌 종료 후 전력보강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순서다.

'한국거포사'를 새로 쓰게 될 박병호는 국내 프로야구 데뷔 이후 6년간은 그저 그런 유망주에 불과했다. 2005년부터 프로 무대에 선 박병호는 6시즌(군 복무 2시즌 제외) 동안 LG 트윈스에서 24개의 홈런을 치는 데 그쳤고 이에 지친 소속팀은 그를 2011년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시켰다. 당시만 해도 박병호가 국내를 대표하는 거포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트레이드 이후 박병호는 무섭게 달라졌다. "삼진 당해도 좋으니 마음껏 휘둘러라"는 넥센구단의 배려에, 심리적 부담감을 벗어버렸다. 그는 본격적으로 특유의 힘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타이밍이 늦거나 빗맞아도 힘으로 유격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만들어낼 정도로 파워가 출중하다. 그는 이런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어퍼 스윙을 주특기로 한다. 어퍼 스윙을 즐겨 쓰는 선수 같은 경우, 높은 쪽 공에 약한 경우가 많은데 박병호는 다르다. 힘 자체가 다른지라 높은 코스조차 어퍼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어낸다. 때로는 영리하게 다운스윙으로 대처하기도 한다. 이런 포스를 증명하듯, 넥센에서 MVP 2회 수상 및 KBO 리그 최초 4년 연속 홈런왕의 금자탑을 세웠다.

쇠락한 간판스타 마우어, 경쟁력 충분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활약으로 국내 팬들은 박병호도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제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뉴욕메츠,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같은 빅마켓이 아닌 스몰마켓에 가까운 미네소타행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강정호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그에 적응해야 할 선수에게는 출장기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박병호의 포지션이다. 박병호의 포지션 1루에는 팀 내 최고 스타 조 마우어가 버티고 있다. 마우어는 본래 포수였다. 2006년 메이저리그 통합 타격왕(타율 0.347)에 오르는 최초의 오른손 포수가 된 것을 비롯해 2008년 타격왕, 골든글러브, 2009년 리그 최고 타율, 출루율, 장타율을 달성하며 리그 MVP로 선정되는 등 한때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다.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뽐내는 선수는 아니지만 타고난 선구안과 정확성 높은 타격으로 높은 평가를 받던 선수였다. 고교 시절 삼진을 단 한 번 밖에 당하지 않았다는 일화는 지금까지도 전설처럼 회자하고 있을 정도다. 메이저리그나 국제무대에서도 어지간해서는 삼진을 안 당하는 투수 입장에서는 매우 까다로운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부상 등으로 기량이 떨어지면서 지난해부터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 1루수로 전향했다.

그런데도 올 시즌 타율 0.265, 10홈런에 그치는 등 하락세가 완연하지만, 팀 입장에서는 마우어를 제치고 박병호에게 먼저 1루를 제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2005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활약한 마우어는 미네소타 한 팀에서만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 내 최고 연봉(2,300만 달러)을 받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상징성은 물론 금액적인 부분 때문에라도 마우어에게 먼저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박병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포지션은 1루지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지명타자로 나서야 된다면 거기에 맞춰 준비하겠다"는 말로 현명한 자세를 취했다. 마우어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차분히 준비하고 경기에 임한다면 얼마든지 박병호에게도 1루수로 나설 기회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에서는 베테랑 타자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나 다름없는 만큼 서두르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실력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1루의 마우어는 물론 지명타자 겸 1루도 가능한 젊은 기대주 미겔 사노도 버티고 있지만 국내에서 보여준 박병호의 장타력이라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평가다. 사노같은 경우 나이도 어린지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좌익수로의 포지션 변경도 예상된다.

미네소타는 기존 주전 외야수 토리 헌터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함에 따라 라인업 개편이 불가피했다. 헌터가 빠져나감으로서 상당한 금액도 비게 됐지만 그만큼 화력보강도 절실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스몰마켓인 미네소타가 박병호에게 가장 많은 금액을 써냈다는 것은 충분히 그를 차세대 전력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증거다. 어정쩡한 외야수보다는 확실한 장타력이 있는 1루수 보강으로 방향을 정했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은 박병호였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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