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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도박 파문·방출' 임창용, 말년에 '블론 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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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마카오 도박' 삼성 임창용 선수 전격 소환조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소속 임창용을 지난 11월 25일 전날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도박장 운영업자로부터 임씨가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전날 오후 9시께 임씨를 불러 관련 사실을 추궁했다. 사진은 지난 4월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의 임창용.
ⓒ 연합뉴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창용 불패' 임창용(40, 전 삼성)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했던 말이다. 당시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던 임창용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상 등 악재를 딛고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행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임창용은 "살아보니까 인생에서 속도보다는 방향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며 "방향만 올바르고, 그 길로만 꾸준히 나간다면 느려도 언젠간 원하는 장소까지 올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분히 멋진 말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말의 당사자인 임창용은 방향을 잘못 나가고 말았다. 이른바 '도박파문'에 걸려 불명예스럽게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할 입장이 되어버린 것. 그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안지만, 윤성환 등 소속팀 동료 2명과 함께 마카오 원정도박 혐의를 받았다.

팀의 분위기까지 흐린 임창용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는 깜짝 놀라 부랴부랴 세 선수를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뒀다. 마운드 핵심 전력인 이들의 공백은 결과적으로 소속팀에 치명타를 입혔고 두산의 손쉬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3명의 핵심선수가 빠졌다는 전력적인 요소 외에도 선수단 분위기에도 큰 악영향을 끼쳤다.

어쨌거나 삼성 구단과 소속팀 팬들 입장에서는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만만했던 한국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신 것을 비롯 팀 이미지에도 치명적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 시즌만 망친 것이 아닌 다음 시즌 준비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삼성은 이번 자유계약선수(FA)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스타 박석민까지 놓치며 내년 전력 구축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준우승 제조기'로 매 시즌 눈물을 흘리다 김응룡-선동렬-류중일 체제로 다져놓은 '왕조'의 기틀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임창용에 대한 비난이 거센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제일 맏형으로 선수단을 이끌어가야 할 입장에서 외려 분위기를 흐트러뜨리고 모범이 되지 못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는 지난 1월 동료 선수들과 마카오로 원정 도박을 떠났고 여기서 1억5000만 원을 땄다. 그리고 도박을 알선한 브로커로부터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창용 불패라는 별명처럼 도박을 해도 안 잃고 따는구나"라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선수 인생의 '블론 세이브'

더욱 심각한 사실은 임창용은 예전부터 여러차례 도박 문제를 일으켰던 이른바 '상습범'이라는 점이다. 특히 2010년 일부 동료들과 함께 정선 인근 도박장을 상습 출입했던 것이 적발되어 구단의 조치로 각서까지 쓴 바있다. 각서에는 '이를 어길 시 임의탈퇴 처분을 받는다'는 내용과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직접 지는 것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창용은 이렇게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팬들의 실망이 더욱 깊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삼성은 2016년 구단별 재계약 대상인 보류선수 명단에서 임창용을 제외하며 사실상 방출을 결정지었다.

임창용은 박충식, 이강철, 김병현, 정대현, 유동훈, 손영민 등과 함께 특급 잠수함 계보를 잇는 선수다. 사이드암 투수면서도 150km대의 강속구를 던져대는지라 공략하기가 매우 어려운 스타일이다. 특히 직구는 엄청난 속도로 꿈틀거리며 포수 미트로 빨려 들어가는데 모양새가 뱀의 움직임과 비슷해서 '뱀직구'라고도 불렸다.

주로 마무리 투수로 명성을 떨쳤지만, 선발 역할을 맡아도 매우 준수한 성적을 올리는지라 전천후로 쓰임새가 많았다. 무엇보다 팀 사정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많은 공을 던졌음에도 늦은 나이까지 선수생활이 가능할 만큼 내구력과 유연성이 좋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혔다. 국내 무대를 거쳐 일본, 미국을 모두 거친 유일한 잠수함 투수이기도하다. 국가대표로도 상당 부분 공헌했다. 선수로서의 임창용은 매우 훌륭했다고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특급 소방수로 명성을 쌓은 마리아노 리베라는 은퇴 시점에 "끝이 좋아야 시작이 빛난다"는 말을 남겼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스포츠 스타들 입장에서는 되새겨볼 격언이다.

그런 점에서 임창용의 거듭된 '도박파문'은 자신과 소속팀의 명예를 생각하지 않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방출이라는 철퇴를 얻어맞은 임창용은 자신의 선수생활 말년에 커다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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