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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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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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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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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37화 모두가 아는 비밀

DUMMY

537화 모두가 아는 비밀


‘대체 왜? 아니, 그보다 왜 내게?’


소현세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청나라의 의도가 무언인지에 대한 의심, 그리고 대상이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것이었다.


심양에서라면 그에게 오는 게 맞았다.


외조라는 게 그걸 위한 절차이자 조직이니 말이다.


하지만 여긴 한양이다.


세자가 아니라 임금에게 접견을 청하여 요청함이 더욱 정확하고 확실하며 옳은 일이었다.


하물며 눈앞에 있는 보국친왕 아이신기오로 예부슈는 철원에서 거하던 조선 주재 친왕이니 세자와 마주하는 일보다 임금과 마주하는 일이 더 익숙할 터,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도 소현세자로서는 이 일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고민하던 소현세자가 가장 먼저 입에 담은 말은 이것이었다.


“왜 성상께 아뢰지 않고 제가 오신 겁니까?”


지극히 간단하면서도 대답 여하에 따라 반응이며 대응이 갈릴 질문에 예부슈는 잠시 주저했다.


사실 예부슈라고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는 게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다.


당장 심양에서 출발할 선단이 아니라 육로로 의주를 통해 한양까지 온 것이며 그 행차가 단출하여 그리 드러나지 않게 행한 것도 그렇다.


그뿐인가, 심양에서 출발한 선단을 제물포에 며칠이나마 두고 일정을 늦춤도 그렇다.


대항해 자체가 정치적 요소가 발단임을 아는 예부슈지만 이리저리 휘둘리는 꼴이 된 것은 영 못마땅했다.


그나마 마지막은 서로 간 충돌을 피하기 위함에 더해 개인적으로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강해 나쁘지 않다고 여기긴 했다.


허나 그가 그렇게 생각함과 별개로 현실은 그마저도 쉬이 허락하지 않았다.


같이 출발할 것처럼 보이던 자들이 돌연 시기를 늦춘다고 하면 과연 어떻게 여길까 생각하면 답은 금방 나왔다.


명나라에서는 청나라가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여길 게 분명했다.


그러니 자체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허울이니 변명을 통한 그럴듯함이 필요했고, 그러한 일에는 누구보다도 조선의 힘을 빌리는 게 가장 좋았다.


이는 예부슈도 이해하는 바이나, 그러면서도 이렇게 굳이 돌아가는 방식을 택한 게 만족스럽다고 하긴 어려웠다.


‘끄응, 전에 있던 일이 아직 오래지 않았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조선에 더 부담을 지우면 어쩌니 뭐니 하지만 결국 눈에 띄지 않기 위한 방편이잖아.’


친왕들 가운데서는 연소하다는 표현이 어울림을 넘어서 이제 막 어른티를 내기 시작한 예부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조선 주재 친왕으로 여러 일을 지켜본바 나름대로 식견이라고 할 것이 풍부하게 길러졌으니 그가 보기에 이번에 자신에게 조용함을 권함은 그저 먼저 오간 고륜단헌공주 아이신기오로 비양고나 일본의 공주 도쿠가와 오키코를 배려함은 아니었다.


이 일부터 조선의 손을 빌리면서 부담을 크게 지우고 싶지 않다고 하니 모순이 따로 없었다.


‘하아. 뭐, 다르긴 하지.’


그러나 이내에 스스로 그 답을 찾아 수긍하니, 드러내어 청하고 들어주는 것과 슬쩍 청하고 들어주는 것의 차이는 예부슈라고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조선에 괜히 더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다.


부담을 지운다고 하면 듣기에는 그럴듯하나 조선은 단순히 청나라와 상하관계가 아니었다.


형식상으로는 그렇게 정립하나 얽히고설킨 관계를 세세히 파고들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머리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예부슈 역시 그러한 부류에 들어가니, 조선에 지우는 부담은 말만 부담이지 사실상 빚이라는 현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여 섭정친왕회가 내민 변명거리를 입맛이 쓰다고 여기면서도 받아들인 것이고 말이다.


“보국친왕 전하?”


대답이 없음이 길자 소현세자가 조심스럽게 부르니 예부슈는 애써 좋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는 비공식적인 요청이기 때문입니다.”

“흐음.”


비공식적인 요청이라는 말에 소현세자는 저도 모르게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바꾸어 말하자면 명나라에는 비밀로 해달라는 것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에 아국은 그저 동행이며 중재자에 불과합니다. 과한 편의는 불가하니, 아쉽지만 이 일은 어려울 듯싶습니다.”

“어려울 것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옛 연을 들먹여 청하니, 세자께서는 부디 이 일을 조선왕께 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일을 한번 고해나 달라는 말에 소현세자는 곤란함을 느꼈다.


해달라고 강하게 부탁하였으면 그저 물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말이나 전해달라고 하는 것마저 물리기에는 영 좋지 않았으니, 이미 이렇게 만남이 이루어지고 말이 오간 이상 한번 말을 올리긴 해야 했다.


그렇게 하여 말을 올렸는데 만에 하나라도 허락이 떨어지면 소현세자는 지금 이상으로, 아니 지금과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곤란하게 될 터였다.


이는 유능과 무능, 친애하고 아니고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였다.


“친왕 전하께서 저를 어쩔 수 없게 하시는군요.”

“개인적으로는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사과를 입에 담으나 그 사과를 개인적인 소감으로 한정하는 예부슈를 보며 소현세자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


‘무언가 다르다.’


지금까지 그가 심양에서 보았던 이들과 비슷하게 보이면서도 무언가 본질적으로 다른 기질에 소현세자는 잠시 동안 말없이 예부슈를 바라보았다.


“부디 들어주시길 청합니다.”


그 시선에 예부슈가 다시 한번 청하니 소현세자는 살피기를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성상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십쇼.”



***



“재밌구나.”

“예?”


복잡함을 품고 와서 고하니 돌아온 말이 이것이라, 소현세자는 크게 당황하며 되물었다.


그에 아비인 임금은 웃음을 입가에 깃들이고 다시 그를 향해 말해주었다.


“재밌다고 하였다. 너는 몰랐겠지만, 사실 제물포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상신되었거든.”


제물포라는 말에 소현세자의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곳을 책임지는 외조 정랑 윤휴요, 그다음으로 떠오른 것은 도착이 예정되어 있던 명나라 선단이었다.


“명나라에서 같은 요구를 하였단 말씀입니까?”


윤휴가 그러한 일을 요청할 이유가 없으니 남은 것은 명나라 사람들뿐이라, 혹여 같은 요구를 하였다면 일이 정녕 크게 복잡해지리라는 생각에 소현세자는 걱정을 가득 담아서 물었다.


“같은 요구는 아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요구지.”

“비슷하지만 다른 요구?”

“명나라는 사흘 먼저 출발하고 싶은 모양이다.”

“!”


생각지도 못한, 그러면서도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었다.


이에 놀란 표정을 지은 소현세자는 단순하게 일이 쉬워지겠다 여겼다.


‘서로가 바라는 것이 같으니 그저 슬쩍 말만 둘러대면 충분하겠다.’

“쉽다고 여기는 모양이구나.”


그런 소현세자에게 임금이 이르는 말은 그 생각이 틀렸음을 넌지시 일러주고 있었다.


이에 생각을 조금 더 하니 소현세자는 과연 그 말이 옳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쉽지 않겠습니다. 자칫하면 양쪽을 돕는 게 아니라 양쪽에게 거짓으로 이르는 꼴이 되기 십상이니 말입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이 같다면 협력하고 바꾸어 쓸 수 있다면 쓰는 게 득이다.


그러나 사람이라는 건 아쉽게도 눈에 뻔히 보이는 이득조차 취하기를 꺼린다.


이유는 그때그때 다르겠지만 지금은 한 가지 단어로 정의할 수 있었다.


바로 의심이라는 단어로 말이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생각은 있으나 그것이 최선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공공연히 나서는 순간 최선이 아니다.”


임금이 나선다고 함은 조선에서 이 일을 보장함과 같으니 여차하면 그 책임을 동반해야 했다.


아니, 그 이전에 문제가 생기면 먼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이 문제가 잘 풀리도록, 서로간에 문제가 없다고 보증한 셈이 되니 말이다.


이러한 이치는 소현세자 역시 어렵지 않게 깨달았으니 그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곤란함을 담아 물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말했듯, 방도는 있다. 하지만 지금은 말할 생각이 아니드는구나.”


놀리는 것인지 의심이 드는 말을 낸 임금은 소현세자를 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또한 최선이라는 확신이 없는 방법을 내고 싶지는 않으니, 한번 네가 해결해 보는 것은 어떠냐?”

“소자가 말입니까?”

“다행히 이 나라가 그간 쌓아둔 것이 있으니 일이 어그러져도 한 번 정도는 어떻게 무마할 수 있다. 그러니 한번 해보거라.”


해결을 온전히 자신에게 맡기려는 말에 소현세자는 적잖이 고민했다.


무마할 수 있음이 괜찮음과 동의가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에 임금이 슬그머니 말을 덧붙이니, 소현세자는 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 일을 끝내면 결과와 별개로 내 이번 해가 지나기 전에는 네게 양위니 대리청정이니 하는 말을 하지 않으마. 실패한다면 이른 것이고, 성공한다면 안달할 이유가 없어지니 말이다.”


임금이, 아비가 이르는 말에 소현세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머리를 조아렸다.


“성상께서 내리신 명을 따라 행하니, 최선을 다하여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하마.”



***



임금 앞에서 물러난 소현세자는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함께 고민할 자를 부르고자 했다.


보통이라면 이러한 대상으로 누구보다 의지하는 것은 아우인 봉림대군이나 아쉽게도 그는 이미 일본의 공주가 청나라 심양 향하는 것에 맞추어서 떠났다.


하여 소현세자가 먼저 부른 것은 가르침을 청하던 스승이었다.



***



“이건 또 어려운 일을 얻어오셨습니다.”


이제는 우빈객이 아니라 대제학 자리에 오른 남이웅이 사정을 듣고 이르니 소현세자는 그 사실을 절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하니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꼭 해야 할 일이라. 포부가 생기신, 아니 더욱 커지신 모양입니다.”


남이웅이 이르는 말에 소현세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보며 남이웅은 빙그레 웃더니 넌지시 말을 꺼냈다.


“실로 나라의 미래가 밝으니, 저는 한 가지 말씀을 먼저 드리고자 합니다.”

“무엇입니까?”

“한때의 면함을, 전에 씻어버린 글을 다시 쓰고자 하십니까?”


오래전, 심양에 막 도착했을 무렵에 남이웅이 제게 한 말이 소현세자의 머리에 떠올랐다.


한때의 면함에 맛을 들이는 것은 임금이 해서는 아니 되니 심양에 두고 가라는 말에 소현세자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하고자 하면 그저 양자를 불러다가, 혹은 그들에게 이렇게 하여 먼저 가고 저렇게 하여 늦게 가게 되었다고 이르면 그만이겠지. 그러나 그러한 것을 바라지 않아 이렇게 고민하는 것이외다.”

“그리 말씀하시니 참으로 기쁩니다. 허면 저는 경험과 지식에 따라 조언을 올리고자 하니, 전에 조선 사람들을 환향하던 일이 이에 응용하기 적당하다고 여깁니다.”

“환향하던 일?”


바로 말뜻을 잡지 못하고 두 눈을 껌벅거리던 소현세자는 뒤늦게 남이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담배로 나가면 물목 줄이던 일을 말씀하시는 게로군.”

“그렇습니다. 저하께서도 아시다시피, 그때 담배로 나가는 재물을 줄였습니다. 정확히는 당장 조선에서 더 군급한 양곡이며 포목을 덜 쓰게 되었지요.”


남이웅은 잠시 말을 멈추고 그 시절을 떠올리더니 슬쩍 말을 덧붙였다.


“뭐,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청나라도 그쪽이 더 군급하였던 모양이지만 말입니다. 결국 그들은 환향하는 일이 정말 끝날 때까지도 공식적으로는 양곡과 포목만 인정하였으니까요.”

“인정이라. 허나 결국 지금은 모양만 남은 세폐도 그렇고 사실상 귀금속 따위를 비롯한 물목들로 갈음하였소. 양곡과 포목이 아니라 말이오.”

“그것은 그것들로 달리 구할 방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허허.”


잠시 잊었던 일, 명나라 상인들이 심양에 심심치 않게 돌아다녔던 광경을 떠올린 소현세자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었다.


저들은 심양 상인이라고 주장하나 청나라에 귀부한 한족들과는 어딘가 다름이 조선 사람인 그의 눈에도 보였으니 눈 가리고 아웅이나 다름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관련자가 모두 인정한 권도는 권도가 아니라 또 다른 정도가 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아는 비밀은 비밀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비밀이지요.”


남이웅이 이르는 말에 소현세자는 이 일을 어찌 풀면 좋을지 길이 보인 거 같았다.


“비밀하게 서로를 볼 장소가 어디에 있을까요?”

“이인들이 많은 곳일 터, 역시 제물포가 아니겠습니까.”


제물포를 추천한 남이웅은 웃음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또한 명에서 객이 도착하였으니 주인으로서 응당 환영하는 사람을 보냄이 마땅한 예의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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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584화 칼을 뽑았다면 +6 24.05.19 82 14 13쪽
584 583화 말의 무게 +1 24.05.18 85 15 12쪽
583 582화 의무는 누구의 것인가 +1 24.05.17 83 12 12쪽
582 581화 본으로 삼을 나라 +4 24.05.16 82 13 12쪽
581 580화 너무나 큰 승리 +3 24.05.15 86 15 12쪽
580 579화 수적질 +2 24.05.14 79 12 13쪽
579 578화 모두가 거래한다 +2 24.05.13 92 12 12쪽
578 577화 감춰진 칼 +2 24.05.12 83 13 12쪽
577 576화 순서가 바뀌면 이야기가 바뀐다 +3 24.05.11 88 14 12쪽
576 575화 필요에 의한 존재 +2 24.05.10 83 9 14쪽
575 574화 아직 돌아갈 수 없는 사람 +2 24.05.09 81 15 13쪽
574 573화 사람은 언제고 떠나야 한다 +2 24.05.08 90 12 13쪽
573 572화 움직이기 위한 조건 +2 24.05.07 97 13 12쪽
572 571화 부르지 않는 호칭 +1 24.05.06 96 12 12쪽
571 570화 화를 부르는 선의 +3 24.05.05 92 13 13쪽
570 569화 사소함에 숨겨진 진실 +1 24.05.04 97 13 13쪽
569 568화 가운데 나라 +4 24.05.03 96 13 15쪽
568 567화 성공은 열기를 지핀다 +3 24.05.02 101 14 13쪽
567 566화 잡을 수 없는 기회 +3 24.04.28 111 14 13쪽
566 565화 갖다 붙이기 +2 24.04.27 107 14 11쪽
565 564화 배움의 완성 +3 24.04.26 110 14 12쪽
564 563화 누구나 가진 것은 +1 24.04.25 109 15 12쪽
563 562화 외지 +3 24.04.24 98 10 12쪽
562 561화 말이 품은 가치 +2 24.04.23 111 12 12쪽
561 560화 달콤한 독 +3 24.04.21 106 10 12쪽
560 559화 한번 엮인 인연은 끊기 어렵다 +1 24.04.20 108 12 12쪽
559 558화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말한다 +4 24.04.19 108 13 11쪽
558 557화 번왕의 조건 +3 24.04.18 127 13 12쪽
557 556화 죽은 말 +2 24.04.17 123 13 13쪽
556 555화 없으면 만든다 +1 24.04.16 116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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