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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iKiri 님의 서재입니다.

붉은 눈의 아가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씁쓸한설탕
작품등록일 :
2018.07.29 16:34
최근연재일 :
2018.11.27 23: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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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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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250

작성
18.09.2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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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하늘의 색깔과 도시의 색깔 (4)

DUMMY

객석은 잘못된 표현이었다. 객실이었고. 이 비공정은 움직이는 호텔에 가깝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아 버렸다. 하기야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5등석을 보니 1등석에는 의자만 달려있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할 만큼 끔찍했으니까. 오물과 호텔이 동시에 떠다니는 - 어찌 보면 작은 도시와 비슷했다.

객실에는 큰 침대 하나와 아마 지금까지 받았던 내 용돈 전부와 내 재산 모두를 합쳐도 못 살 것 같은 20권이나 되는 책들과. 책상은 내 얼굴이 비칠 것 같이 번쩍였고(진짜로 비쳤다.) 의자는 앉을 때마다 돈이 들 것 같은 모습을 띄고 있었고. 더 놀라운 건 아가씨는 그리 놀라지도 않고 책을 집어 던지거나···

“잠깐만요! 왜 집어던져요!?” 창문 밖으로 한 책을 집어 던지려는 아가씨의 드레스를 잡곤 말했다.

“프로파간다 서적은 흥미가 없어서 말입니다. “

“뱀파이어 신드롬이잖아요! 엄청 재미있는 책이라고요. 이거! ” 내가 산 첫 책이기도 했다.

“신드롬이라니. 이름부터 프로파간다군요. “ 그 책은 여전히 바람에 쓸려 나가고 있었다.

결국 뱀파이어 신드롬은 날개가 난 듯 저 하늘로 사라져갔다. 부디 천국에서는 신드롬을 일으키길.

“어떻게 물어내시려고요! 책 한 권에 금 10 할란갈리아 정도는 되는데!” 내가 3년동안 착실히 용돈과 농사일을 거들어 모은 돈이었다. 아빠는 차라리 거기서 조금만 더 모아 농가나 하나 더 사라고 했지만. 3살 때부터 서점에 매력적으로, 관능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날 유혹하던 붉은 커버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남부는 인쇄소도 없나 보죠? 저런 허접한 책은 1 할란마인이면 충분합니다. 1할란마인을 금으로 따지면.. 1 할란갈리아면 되겠네요. 10배는 더 싸네.“ 아가씨가 말했다.

“그렇게 싸요?” 10배정도 싸다니. 말도 안된다.

“그렇게 싸죠. 어쨌든. 전 저 책이랑 같이 있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듭니다.” 아가씨는 의자에 앉고는 말했다.

“너무해. 읽어보시면 분명 빠져들 거라고요. 신성 사제가 사악한 뱀파이어를 맨손으로 반으로 쪼개 에어조라에게 바치는 장면에서 감탄이 절로 나오고. 암흑의 제왕 갈다프를 이샤라이나 토네이도 킥으로 내장을 폭파시키고. 그의 수하 뱀파이어를 반으로 쪼개 에어조라에게 바치는 장면에선 눈물이 흘러나와요. ”

“미친. 반으로 쪼개는 거에 맛들었습니까? 그리고 신드롬이 뱀파이어가 아니라 살인에 있는 것 같은데. 그리고 에어조라는 뭐길래 반으로 쪼갠 사람을 받아요? 태클 걸 게 한 두개가 아니잖아! ”

“아. 그거 원래는 ‘뱀파이어 죄와 악행’ 이었는데. 띄어쓰기를 잘 못해서 ‘뱀파이어 신드롬’이라고 나왔다고 해요. 뭐. 괜찮지 않아요? “ (확인해보니 이샤라이나 판본에선 Velipire Sin a drom이었는데. 편집자의 실수로 Velipire Sindrom이 되었고. 에어조라 판본에서 그를 ‘뱀파이어 신드롬’ 이라고 번역했다. 제대로 번역했다면 ‘뱀파이어 – 죄와 악행’ 이었을 것이다. 난 뱀파이어 신드롬이 더 마음에 들지만.)

“전혀. 죄와 악행은 신성 사제라는 분이 다 일으키고 있는 것 같은데. 착각입니까?“ 난 아가씨에게 엄청난 배경 스토리를 2시간동안 설명해줬고. 아가씨는 힘이 빠진 표정으로 제발 그만하라고 했다. 난 신성 사제가 한 손으로 이샤라이나의 이단자를 반으로 쪼개는 곳에서 그만두곤.

“나머지가 궁금하면 읽어보세요. 진짜 재미있어요! 특히 근육질의 할칸 족을 손날로 뚝배기를 깨버린 다음 근육을 손으로 찢는 부분은 눈물이 나올 정도로···“

“도대체 뱀파이어는 언제 나오는 겁니까. “ 아가씨가 말했다.

“뱀파이어는 신성 사제의 성당에 몰래 잠입한 한 신자로부터 시작···”

“물어본 제가 잘못했습니다. 예, 제가 다 잘못했어요!“

“에이. 그러지 말고 조금만 더···”

그 때였다. 서제에 있는 책이 모두 쏟아지고 침대는 내가 바닥에 굴러 떨어질 만큼 충분히 기울어졌다. 난 드디어 화가 난 아가씨가 나를 죽이려 하는 줄 알았지만. 바닥과 침대에 힘겹게 매달려 있는 아가씨를 보면 또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이거!”

“기다려봐요. 곧 소리 확산기가 울릴 거니. “ 아가씨가 말하곤 한 기계를 가르켰다.

‘아아. 손님 여러분. 급 커브에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모든 승객 여러분은 지금 즉시 티켓에 적혀 있는 비상.. 으악! 전방에 쇠뇌! “ 기계가 왱왱 울리더니. 갑자기 창 밖에선 증기가 내뿜어졌고. 이번에는 다른 각도로 책과 이불이 쏟아졌다.

“아가씨! 피해요!”

“일찍도 말씀 하시네요. 정말. “ 뱀파이어 신-드롬 제 2권에 맞은 아가씨가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우리 항로에 이샤라이나 신성 제국군이 배치 되어있다는 걸 까먹고 있었습니다. 현재 저희 비공정은 이샤라이나의 대 드래곤.. 야! ” 우리 옆에서 고고히 빛나고 있던 비공석이 박살 나버렸다.

“외, 왼쪽 동력 상실! 아. 승객 여러분들은 안심 해요. 보, 보조 동력이··· 야! 정비사! 뭐? 방금 떨어져서 죽었다고? 우리 유일한 정비사가?” 기계는 꾸준히 말하고 있었다. 내용이 심히 마음에 안 들었지만.

“저 머저리 새끼들이. 나중에 기필코 고소할 겁니다.” 아가씨가 말했다.

“고소는 살아있어야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

“으악! 고. 고도가 상실! 스 , 승객 여러분! 누가 제발 보조 동력 스위치 좀 올려줘요! 3층 제일 끝방입니다! “ 기계가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그 직후. 비공정은 수평을 되 찾았다.

“가야하지 않을까요. 아가씨? “ 내 머리에 뒤집어 쓴 이불을 걷어 차곤 말했다.

“모험가 머저리들이 알아서 해줄 겁니다. “ 아가씨는 양산을 점검하곤 말했다.

“그 머저리들. 지금 떨어지고 있는데요. “ 나는 창문을 보곤 말했다. 창문엔 수많은 낙하산들이 때를 이루고 떨어지고 있었다.

“어. 진짜네요. 그렇지만 수백명은 더 있으니 안심하세요. “ 아가씨도 창문을 봤다.

“야! 5등석 새끼들아! 도망치지 말고 수리를 해! 수리! 접근 경보? 으아아악!” 기계의 소리가 끝날 때. 무언가 묵직한 울림이 앞쪽에 들렸다.

“원래 비공정이 이렇게 안전한 물건인가요? “ 난 한쪽 벽이 박살이 나버린 우리 객실에서. 그 원인인 것 같은 정말로 거대한 철로 만든 화살을 바라보곤 말했다.

“불법이 이렇게 위험한 거랍니다. 아직 20분은 더 가야하는데. “ 아가씨가 화살을 보곤 불만스럽게 말했다.

“20분이면 그냥 걸어요. “ 내 말을 들은 아가씨는 회중시계를 보곤.

“2시간 비행했으니까. 120이샤쯤 왔을 거고. 마운티이라에서 140이샤쯤 떨어져 있는 곳이니 20이샤가 남았는데. 20이샤를 걷자고요?”

“네? 20이샤요?” 20이샤면 마차로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 비공정은 꽤 멋진 기구인 것 같다.

“네. 이거 한 시간에 60이샤를 갑니다. “ 우리 옆에서 증기가 기어오고 있었고. 기계는 미친 듯이 떠들고 있었지만. 우리는 반쯤 박살 난 의자에서 아주 진지한 문제를 관해 논하고 있었기에 별 상관 없었다. 5등석이 알아서 해주겠지.

“60이샤라. 1시간만 타면 제가 평생 가본 거리보다 길겠군요. “ 마차도 타 본 적도 없는 소녀였으니까. 이런 최신 기술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편지가 아주 빠르게 오죠. 세금 통지서, 징병 통지서, 사망 통지서. 이 빌어먹을 전쟁도 이것만 없었으면 1년안에 끝났을 건데. 죽여도, 죽여도 전국에서 건장한 남자를 다시 끌고 오는데. 어떻게 끝나겠습니까? “ 아가씨는 짧은 한숨을 쉬고 김이 뿜어져 나왔다. 벌써 겨울이 되었을 리는 없는데.

옆을 보니 뭔가 엄청난 관에서 엄청난 하얀 연기가 우리 방에 엄청나게 닥쳤다. 그제서야 차라도 있으면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담화를 나눌 것 같은 분위기가. 드디어 주변 환경 – 박살 난 침대, 불이 나고 있는 바깥, 소리지르는 기계 – 에 동화되었다.

“부, 불이라도 난 겁니까? “ 아가씨는 몸을 뒤로 빼곤 말했다.

“아니. 난 지는 좀 된 것 같던데. 이. 이렇게나 빨리 올 줄은 몰랐어요.”

“망할. 우선 나가고 생각합시다. “ 아가씨는 객실 문을 열곤 나갔다. 나도 아가씨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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