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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iKiri 님의 서재입니다.

붉은 눈의 아가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씁쓸한설탕
작품등록일 :
2018.07.29 16:34
최근연재일 :
2018.11.27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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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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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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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백작과 함깨 춤을(2)

DUMMY

백작의 응접실은 꽤 거대했다. 집의 절반 쯤을 차지하고 있는 듯했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 그래 봤자 운 좋게 본 영주의 응접실 밖에 없지만 – 응접실과는 다르게 소규모 모임이 아니라 대규모 모임을 위해서 만들어 진 것 같았다.


각 자리마다 식기가 있는데 모두 적당히 쓰기 좋은 것들이었고.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 갖춰진 것이 아니라 식기의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히 하도록 갖춰진 것이었다. 테이블은 깔끔히 정돈되어 있었지만 수많은 사용감을 지울 수는 없었고. 그래서 정감이 가는 테이블이었다. 모두를 위한 티세트. 손님들에게 부담을 안 주려는 듯한 설탕이 가득한 통. 배고픈 이들이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빵바구니. 원탁의 형식으로 되어있어 상하관계가 보이지 않는 모두를 위한 장소였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곳에 있지 않았고 그 옆에 있는 소파와 테이블에 있었다. 이 곳은 애초에 설계 자체가 없었지만 그래도 귀족급이나 되는 사람이 왔을 때를 대비한 곳 같았다. 그렇기에 그리 친절한 공간은 아니었고. 아마 오전엔 햇볕이 직통으로 들어와 뱀파이어만 태우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도 태울 수 있는 창문 앞에. 테이블과 소파 2개가 간단히 있는 장소였다.


그 소파 2개에는 백작과 아가씨가 앉아있고 나와 가정부는 양측의 대변인이라도 되는 듯. 초조하게 그들의 뒤에 서있었다. 창문에는 추수의 계절의 들판 색이 도시에 내려지고 있었다.


“곧 추수철이군요. 에어조라 감사제는 준비가 잘 되십니까? “


아가씨는 말했다. 시선은 완전히 도시에 젖어있어 백작에게 말한 게 아니라 도시에 묻는 것 같았다.


“잘 되고 있다네. 1년에 에어조라 감사제는 한 번이니까 잘 준비 해야지. “ 백작은 말했다.


그가 입고 있던, 시간의 공격을 그대로 받아버린 정장은 낡았다고 표현하는 것보단 고결하다고 표현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았다. 수많은 고뇌가 들어나는 주름. 그렇지만 대부분의 주름은 스트레스보다는 행복에 더 가까운 것 같았다.


다만 최근의 주름은 주로 내 앞에 있는 아가씨덕분에 생긴 것 같았지만.


“이샤라이나 신성 제국은 이샤라이나 감사제를 1년에 수십 번을 열던데. 그런 거 보면 마운티이라는 그리 신앙심이 깊은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


“난 일종의 배려라고 생각하네. 다른 축제는 몰라도 에어조라 감사제는 교단의 주 헌금 수입 경로이기도 하니. 그런 걸 수십 번하면 이 도시의 태반은 굶어 죽을 거야.”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괜히 사람들이 농담 삼아 ‘추락의 계절’이나 ‘징세의 계절’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지요. 칼든 그라미엄 백작님. “


아가씨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 차를 마셨다. 백작은 불편한 표정을 짓곤.


“설탕 좀 넣어서 먹지. “


“아. 일 할 때에는 단 것에 취하지 않는 성격이라. “


“그래도 말일세. 알린양. ‘설탕’좀 더 들고 오게.“ 백작은 가정부를 보고 말했다. 가정부는 고개를 숙이곤 문을 열고 떠났다. 아가씨가 차를 다 비웠을 때였다.


“벌꿀차. 괜찮군요. 조금 의외이기도 합니다.”


“의외라. 어느 면인지 말해줄 수 있나? “


“비싸기로 유명한 차 아닙니까? 아. 이 근처가 꽤 유명한 양봉 농가였나요?”


아가씨는 집 주변을 둘러보더니 찾아내곤 말했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정직한 꿀을 만드는 사람들이지. “


백작은 찻잔을 바라보다가 또 창문을 바라보고. 그 다음 천장을 바라보더니 굳은 결심을 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카리샤 말린. 그대에게 부탁하네. 이제서야 이 영지의 사람들이 희망을 보고 일을 하기 시작했어. 저번 수해 때 죽은 건 사람과 재산만이 아니라 저들의 마음도 같이 죽었다네. 이제서야 일어나고 있는 사람들이야. “


“힘든 시기인 점은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백작님께선 이미 1년을 이미 지체하셨습니다. “


아가씨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찻잔을 비웠다.


“이제 더 이상 그대에게 베풀어야 할 호의가 바닥을 들어내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돈이 먼저는 아니지 않나. 조금만 더 기다려주게. ”


“맞습니다. 돈보다는 사람의 신뢰가 먼저죠. 그 몇 푼 된다고 이렇게 돈을 안 갚아 우리의 신뢰를 무너트리려는 겁니까? 칼든 백작님. “


“몇 푼이라니. 몇 갈리아인데.. “ “ 그래요. 몇 갈리아나 되는 돈이 있었으면 전 저번 달에 약값이 모자라 죽어가는 아들을 부여잡던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줄 수 있었고. 여름 때 풍차를 수리해야 하던 가난한 농부에게 돈을 빌려줘 이 계절에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


아가씨는 창 밖을 보고 한숨을 깊게 쉬었다. 태양은 이제 반대편 창문에 나타나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그림자를 보여주었다.


“칼든 백작님만 돈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


“···.어쨌든 당장은 돈이 없네.”


백작은 주름이 하나 더 늘 것이다. 그것도 아주 슬픈 주름으로.


다시 이 곳에는 불쾌한 침묵이 가라앉았다. 모두가 원하지 않는 침묵이었지만 그 누구도 말할 수 없었다. 상황을 악화시킬 자신은 있었지만 더 좋게 만들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침묵을 깨는 건 역시나 가정부였다.


가정부는 설탕이 가득한 통과 그 밖의 것들을 잔뜩 실은 카트를 들고 왔다. 그 소리와 함께 등 뒤에서 건장한 남성 5명이 따라왔다.


“설탕을 안 먹은 죄입니까? 전 백작께서 이렇게 전통에 깐깐한 사람인 줄은 몰랐는데요. “ 아가씨가 말했다.


“이해해주게. 난 자네가 우리를 해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면 보험이라도 들어 놓아야 하니까.” 백작이 말했다.


“시간 낭비만 했군요. 전 더 이성적인 선택지를 원했지만 헛수고였던 것 같습니다. 이만 가보도록 하지요. “


“멈춰. 아가씨. 우린 네가 이 곳을 건들지 않는 다는 보장을 받아야하니까. “ 그 무리의 한 남자가 말했다.


“전 안 건드립니다. 법원이 건들겠죠. “ 아가씨가 말했다. 그러고는 문을 향해 움직였는데 한 남자가 막아서 있었다.


“멈추고. 천천히 차나 마시면서 이야기나 하지? “ 문을 가로 막은 남자가 말했다. 아가씨는 그 남자를 째려보곤 나에게 손짓했다. 아마도 쏘라는 말일 것이다. 나는 숨기고 있던 권총을 초짜티를 내며 꺼냈다. 옆에 사람이 한숨을 지을 만큼 말이다.


그렇지만 총이 인류에게 준 은총은 내 생각보다 강했다. 내가 생각해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장한 남자 6명은 맹수와 마주친 것 같은 경계를 보여주고 있었고. 난 그들을 보며 맹수의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은총을 내려준 것이다.


“아, 아가씨. 쏠 줄은 아는 거냐?“ 한 남자가 말했다. 손을 그렇게 벌벌 떨며 말하면 신뢰감이 하나도 오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난 권총은 고사하고 라이플도 아빠가 쏜 것 밖에 못 봤기에 불안한.


“3살 때부터 훈련 받고 수많은 비밀 임무에 투입된 제 경호원에게 그런 걱정을 해준다니. 이 친구도 여자 대우 받아서 기쁘겠군요. “ 표정을 짓기 직전 아가씨가 말했다.


“뭐?” 백작이 말했다.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의 눈길만 봐도 벌벌 떨어서. 선조차 못 본 가련한 여성이기도 합니다. 오늘 여러분들은 그녀의 전설에 한 줄 추가하는 정도에 밖에 안 그치겠군요. “ 아가씨가 말했다. 듣고 보니 정말로 대단한 여자일 것 같다.


“지금 장난하는 건가?” 백작이 말했다. 늙은 주름이 두려움에 떨면서.


“장난이요? 제가 5갈리아를 놓고 장난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십니까? 5갈리아면 이 집 2개쯤 되는 가격인데. 그거 가지고 장난을 친다고요? 그 카리샤 말린이? 돈이 안된다면 피라도 뽑는다는 그 미친년이 이 상황에서 장난을 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가씨가 말했다.


“백작님. 최, 최근에 깃펜 한 자루로 주점 깡패들을 모조리 죽였다는 한 여자에 대한 소문이 있었습니다만. 그 여자가 카리샤 말린의 부하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 가정부가 말했다.


“뭐? 깃펜?” 무리의 남자들 중 한명이 말했다.


“네. 깃펜. 새의 날개로 만든 그것 말입니다.”


“미친. 그 여자가 이 여자라고? 18명이나 되던. 게다가 그냥 깡패도 아닌 ‘산들의 주먹’ 소속의 깡패들을 혼자 죽였다는 그 여자? “


“씨발! 말이 다른 것 같은데요. 백작님? “


“허미시팔. 그 깃펜 봤는데. 세의 털이 아니라 사람으로 만든 것 같던데. 장기랑 피가..”


“썅! 도망쳐!“


6명의 남자들은 4번의 말로 하나의 결론을 내리곤 도망쳤다. 자연스레 어지럽던 총구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갈 수 밖에 없었다. 깃펜을 숨기던 백작이었다.


“사, 살려주게. 돈은 꼭 갚을 테니.. 곧. 곧 해결되네!“ 백작이 말했다. 그러자 아가씨는 내게 종이더미를 내놓으라고 했다. 난 권총을 계속 겨누고는 종이를 넘겨주었다.


“이 종이는 장기 채무자들을 모아놓은 것인데. 가끔은 모두 한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지막 말이 비슷하더군요. 백작님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게 아쉽습니다. 그러면..“ 아가씨가 말하곤. 천천히 백작에게 손가락을 겨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난 점점 방아쇠에 손가락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장전이 돼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장전이 필요 없는 총이지 않을까.


“잠깐! 줄 게. 줄 게 있네! “ 백작은 말했다. 다가오는 죽음의 징후를 느끼고 내뱉은 말이었던 것 같다.


“들어보죠. 다만 다시 알려드리지만. 저에게 이젠 인내심이 별로 없습니다.“ 아가씨가 말했다.


“칼린 가문의 상단 4년 수익권의 반을 주지. 남부에서 들어오는 배인데 한 척만 돌아온다 해도 순이익이 금 50갈리아야! 10척중 한 척만 돌아와도! “ 백작은 책상을 뒤져 아가씨에게 문서를 건내 주었다. “


“저도 저번 주 카드 판에서 성전 에어조라 패만 나왔으면 500갈리아는 벌었을 건데. 남부 항해는 보험도 적용 안되니 도박보다 이익을 내기 어렵겠네요.“ 아가씨는 허풍 가득한 여행기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10척이나 보냈어! 10척! 9척이 없어지더라도 순이익이 50갈리아야!” 50갈리아. 나같은 사람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돈이었다. 5갈리아는 꿈이라도 꿀 수 있었지만. 5갈리아만 있으면 매일매일 맛있는 소고기와 맥주를 곁들이며 하인을 거느리고 호화스러운 저택을 하나 사고 꽤 남는 돈일 것이다. 하지만 50갈리아는 이야기가 다르다. 국가라도 차려야 하는 강박증이 생길 것 같은 돈이었다.


“그리고 백작님은 그 10척이 다 침몰되면 가진 게 몸과 물에 젖은 영지. 그리고 가정부 하나가 끝이죠. 이 3류 소설 같은 계획서는 500갈리아짜리 보험도 없으니 침몰하면 끝나는 도박이고. 도착한다 하더라도 물건을 팔 때까지 시간도 걸리며. 변덕이 심한 이샤라이나 여신님께서 신성한 생리 주기에 기분이 더러우셔서 남부의 마족들이 만든 모든 상품을 태우라고하면 백작님은 백작님의 모든 걸 태우는 이샤라이나 신성 제국의 깡패들을 막지 못하십니다. 그걸 재산이라고 부르는 건 정신 나간 도박사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난 자네가 그 부류에 속하는 줄 알았는데. “


“뭐. 잘 파악하셨습니다. 수익률만 조정하죠. 2:8로. 그리고 전 손실에 대한 부담은 지지 않겠습니다. 괜찮으십니까? “ 아가씨는 종이를 하나 꺼내곤. 대충 휘갈겨 적었다.

“미쳤군. “ 백작은 아가씨의 종이를 바닥에 집어 던졌다.


“백작님의 입장을 한번 더 고려하시면. 그리 미치지 않은 제안이라고 자부합니다. “ 아가씨는 종이를 다시 책상에 올려놓았다.


“60. 60까지 하지. “


“79. “


“65. 조금만 더 가까워지게. 제발. 이 돈들은 내가 아니라 빈민을 위해 쓸 거니까. “


“78. 조금 가까워졌네요. 방아쇠도 조금 가까워졌겠지만. “ 그 말을 듣고 방아쇠를 종이 다루듯이 조금 움직였다.


“70. 귀족을 쏴 죽이면 마운티이라 법원이 가만있지는 않는 걸 잘 알지 않나? “ 가정부가 나를 보고 눈총을 줬다. 쏘면 죽여버릴 것이라는 눈치였다. 그렇지만 난 깃펜으로 수십명을 죽인 살인의 달인이었으므로 그런 거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75. 변호사한테 몇 푼 던져주면 됩니다. 아. 이 이상 가까워지면 백작님의 유언은 숫자가 될 것입니다. 방아쇠는 예민한 물건이니까요. “


“망할. 75. “ 깃펜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계약서에 흔적을 남겼다. 패배의 흔적을. 유일한 승리는 80을 75로 바꾼 것이었지만. 초기 제안에서 25나 올라간 졸전이었다.

“좋은 거래 감사합니다. 백작님.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5갈리아의 원금과 2갈리아의 이자를 갚은 살아있거나, 감옥에 안간 고객은 그리 많지 않거든요. “ 아가씨는 상냥한 미소로 승리의 증거를 가져갔다. 덤으로 3류 소설도.


“빌어먹을. 에어조라의 저주를 받아 죽을 거다. “ 이제 자유가 된 백작이 말했다.


“아마 백 번째 저주인 것 같은데. 기념으로 포도주라도 딸까요?“ 아가씨는 백작의 말을 듣곤 조소했다.


“신이 두렵지도 않나 보군. 괴물. “


“에어조라 대륙 신화, ‘승천’장. 그 빌어먹을 년에게 유혹받지 않은 너희에게 축복을 내려주며. 난 이제 자러갈거니 알아서 잘해봐라. 그 년이 지랄하면 또 부르고. 왜 자꾸 주무시는 신을 깨우려 하는지. 원. 깨울 거면 차라리 지금 전쟁터에 뛰고 계신 이샤라이나를 믿는 게 더 좋을 겁니다. “ 아가씨가 말했고. 백작은 얼마 있지도 않는 듯한 이빨마저 가는 소리를 낼 뿐이었다. 그 때였다.


문에서 정중보다는 정보 전달이 먼저인 노크가 그림자가 누워버린 우리에게 들렸다. 태양도 자러 가는 이 시간에 뭐가 급한 걸까. 혹시 그 부랑배들이 친구들을 더 끌고 온 게 아닐까? 걱정이 꽤 들어 총구를 문 쪽으로 바꿨다.


가정부는 문을 열고. 녹초가 된 한 남자가 모자를 잃어버린 듯한 머리카락을 뒤집어 쓴 체로 들어왔다. 백작의 정중한 지적이 나오기 직전 거친 숨소리가 섞인 외설적인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배. 배가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2척. 그. 그. 그것도 만선으로. “


침묵. 짧다고 생각하면 짧았지만. 길다고 생각하면 꽤 길기도 한 시간이 흐르고.


“꺄호! 망할! 백작님 인생의 모든 운을 다 꼬라 박으셨군요! 현명하십니다! “


“아.. 아? 아하하하하하하! 내가 어. 어제 꿈에 에어조라가 튀어나오더만! 에어조라이시여! 다다음달엔 헌금 열 배는 드리지요! 한번만! “


“100갈리아? 이야. 황금으로 내일 샤워라도 하죠! 뭐! “


“스케일이 너무 작구만! 난 내 영지부터 뜯어 고칠 거야! 이제 우리 가문 영지엔 쥐 한 마리도 없을 거라고! 아하하하!”


“저. 이번 임무를 훌륭히 행한 수행원도 있지 않겠죠? 아가씨. “ 10할란갈리아만 받아도 집 한 채는 다시 구할 수 있을 거다. 그러자 아가씨는 평소와 다르게 – 평소라고 해 봤자 하루도 채 안 되지만 – 술 취한 아빠같이 온 몸을 더듬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아하하하! 평생 고용해드리죠! “


“지, 진짜요? 월급도 많이? “ 내가 말했다.


“그걸 왜 물어요! 당연한 걸 가지고! 자. 저기 있는 가정부가 증인이에요. “ 아가씨가 말했다. 가정부는 고개를 끄덕이곤.


“네. 들었습니다만. 우선 세 분다 진정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 심부름꾼이 꽤 곤란해하고 있습니다. “


백작이 창문을 열고 ‘이제 보도블록을 깔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이라고 말할 때였고. 아가씨는 백작 옆에서 ‘칼당뉴 34년산을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 (도대체 언제 옆에 간진 모르겠지만) 말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심부름 꾼은 긴장한 듯 입을 열었다.


“칼다리아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칼다리아 항구에서 배 밖이나 출항도 못하고 있답니다. “

백작은 그 말을 듣고 힘이 풀려 창문에서 떨어지려 하고 있었고. 아가씨도 비슷했다. 결국 가정부와 나는 뛰어가 그 둘을 바닥에 내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안돼. 100갈리아가. 내 34년산이..” 아가씨는 허공을 보고 중얼거렸다. 백작은 눈이 풀려서 “부인, 내가 벌써 갈 때가 된 것이오?” 라고 말했다.


““도대체 칼다리아 항구가”” “뭡니까?” “뭐에요? “ 가정부와 나는 동시에 말했다.


“칼다리아를 모르다니. 칼과 총과 세금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칼다리아를 모른다고요? 관세가 70파센이 넘는 거기를?“ 아가씨가 말했다.


“내 친우가 거기서 사업을 했는데. 들어 갈 때는 황금으로 치장을 했던 친구가 나올 때는 넝마를 걸치고 아무 말 없이 내 품에 안겨 울었지.“ 백작이 말했다.


“그 가문 사람들은 또 얼마나 미친 분인지. 칼다리아 가문의 후작에겐 ‘피의 후작’이라는 별명도 붙어있습니다. 피로 샤워를 해서 피 냄새가 사라지지가 않는다 하더군요.“ 아가씨가 말했다.


“파티장에서 봤는데. 섬뜩하시던 숙녀분이었지. “ 백작은 그에 동조했다.


“어쩌지. 엘랜양. 우리에게 누굴 고용할 돈이 있나? “ 백작이 물었다.


“내일 식비나 걱정하시죠. 백작님. “


“안돼. 관세가 70파센이면.. 30갈리아잖아. 거기에 75파센도 때면··· 안돼··· “ 분명 방금까지 10갈리아만 있었으면 하늘을 날 것 같던 백작이 말했다. 그렇지만 아가씨는 달랐다. 아가씨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돈 벌 궁리가 생각 난 것 같았다. 내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뭐가 걱정이십니까? 지금 마운티이라 최고의 사건해결사가 눈 앞에 있는데. “ 아가씨가 말했다. 오늘 느낀 바로는 최고의 수금업자라는 타이틀까지는 용납할 수 있었지만 방금 말하신 타이틀을 믿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저 붉은 눈과 자신 있어하는 표정.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 기품 있는 드레스는 어려운 걸 해내고 있었다.


아가씨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덤으로. 마운티이라 최고의 살인마도 눈 앞에 있습니다. 깃펜으로 수십 명을 죽인 그 사람이.“


원래 엄청나게 부끄러워하거나. 불명예로 가득해야 할 살인마란 타이틀이 왠지 자랑스러워졌고. 주변에서 보는 시선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한 사람만 빼면.


“단돈 2갈리아인데. 고용하시겠습니까? “


백작의 말은 뻔했다.


“자네들만 믿지.”


작가의말

마태복음 5장 4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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