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레드퍼플

나인블럭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레드퍼플
작품등록일 :
2023.06.30 20:45
최근연재일 :
2024.04.19 21:00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461
추천수 :
0
글자수 :
122,405

작성
23.08.14 22:20
조회
15
추천
0
글자
9쪽

블랙마켓 5

DUMMY

직원 5명은 길버트가 오기 전에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해서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간단히 점심을 먹기는 했으나 거의 때우는 수준이었다. 그러니 이제 조금 있으면 저녁 시간이 되어가는데 배가 고플 수 밖에 없었다. 길버트가 인상을 찌푸렸다.

"뭐하느라 점심도 걸렀어."

"먹기는 먹었습니다. 시원찮아서 그렇지..."

샘이 부연 설명을 했다.

"남들이 들으면 순회 재판소에서 굶기면서 일 시킨다고 하겠어."

"그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건 너무 심한 말 아니야."

"조금 과장되기는 했지만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순회 재판소의 주급도 오른지 오래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여기 있는 30골드를 들고 도망이라도 가고 싶습니다."

프란이 말했다.

"너무 과해. 그게 순회 재판소의직원이 할 말이야."그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길버트는 멜리사의 눈치를 보았다.

"그러시군요."

때를 놓치지 않고 멜리사가 말했다.

"그러면 저희 필사소의 가드로 오시지 그랬어요. 적어도 순회 재판소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요."

"정말입니까?"

프란이 반색했다.

"그럼요."

"얼마나 주시는데요?"

"순회 재판소에서 얼마나 받으시는지 몰라서요?"

"그거야 뻔한 거 아닙니까."

"제가 알고 있는 바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적어도 두배 정도는 된다고 얘기해두죠. 물론 능력에 따라 그 이상도 가능합니다. 적어도 순회재판소의 직원이라면 이미 실력은 검증된 분들이니까 최소한 그 정도로 잡은 겁니다."

"그러면 능력에 따라 더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물론입니다. 저는 다른 것보다는 능력을 가장 우선시합니다."

"그거 참 반가운 소리네요."

"우리도 그건 마찬가지야."

"물론 능력을 우선시하지만 주급은 항상 동일하지 않습니까."

"길버트님이 오신지 거의 일년이 다되어가지만 주급은 그대로입니다."

"고기라도 먹으려면 부업이라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용병시절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프란님은 용병단에 계셨나보네요."

"존과 브레드도 용병단은 다르지만 용병 출신입니다."

"그런데 왜 순회재판소로 오셨습니까?"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용병은 일정한 거처도 없이 계속 떠돌아야 합니다. 거기다 항상 목숨의 위협을 받기 마련이니까요."

"제가 용병생활은 안해봤지만 충분히 이해합니다."

"고맙습니다."

"거기다 용병경험이 있으시면 더 드릴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이봐. 프란. 적당히 하는 게 좋지 않아."

"뭘 적당히 합니까."

샘이 멜리사를 바라보았다.

"물론 서기관도 필요합니다. 필사소니까요. 무력만 필요한 곳은 아니죠."

"멜리사 부인.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뭐가요. 직원들이 먹고 살 수는 있게 해주셔야죠."

"맞습니다. 무슨 이런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먹고 살기 힘든 걸 길버트님은 모르실 겁니다."

"그렇지. 길버트님이야 처자식도 없지. 거기다 필요한 건 모두 지원되니까."

길버트는 말이 없었다.

"그건 언제든지 기회가 있으니까 차차 하셔도 됩니다. 그보다도 먹을 것을 준비해왔으니 저녁을 드시기 전에 요기라도 하세요."

길버트의 무릎에 놓여있던 검은 가방을 상자 위에 올렸다. 가방을 열자 안에는 술통이 있었다. 간단한 안주도 함께였다.

"드세요. 잔은 필요없으시죠."

하지만 아무도 손을 뻗지 않았고 길버트를 바라보았다.

"먹어. 눈치 보지 말고. 대신 적당히 마셔.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잖아."

"그럼요."

프란이 술통을 쥐고 마셨다.

"좋군. 멜리사 부인. 이건 무슨 술입니까?"

"역시 프란님은 술을 아시네요. 그냥 구하기 힘든 술이라고 해두죠."

다음 차례는 에디였다. 에디가 한모금을 마시고 샘에게 내밀었다. 하지만 샘은 고개를 흔들었다.

"존에게 줘. 목이 마를텐데."

에디가 앞자리로 다가가 창문을 열고 술통을 내밀었다.

"육포도 드시죠."

"이건 뭐로 만든 겁니까?"

"양입니다. 맛은 그리 나쁘지 않을 겁니다."

술통은 다시 마차 안으로 돌아왔다. 술통이 한바퀴 돌고나자 분위기는 부드러워졌다.

"길버트님도 드세요."

멜리사가 말했다.

"저는 술을 못합니다."

"하하하."

"하하하. 그걸 누가 믿습니까."

"이 사람들이. 왜 그래. 부인 앞에서."

"저도 들은 소문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냥 드시죠."

"하하. 그래도 될까요."

"그럼요."

길버트도 술통을 들어 마셨다.

"정말 좋네요. 무슨 술인지 궁금하네요."

"그리 급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알게 될 거니까요."

"멜리사 부인. 물어볼 말이 있습니다."

샘이 말했다.

"말씀하세요. 살인 사건에 대한 것만 아니면 대답해드리죠."

"아 그건 아닙니다. 30골드에 관한 것입니다."

"그래요. 궁금하실 만 하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책이 아무리 유명하다고 해도 그 정도의 돈을 벌 정도는 아닙니다."

"역시나 잘 알고 계시는군요. 그래서 제가 순회재판소의 직원들을 좋아한다니까요."

"그렇게 이해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아라곤에서 조그마한 상회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저도 약간의 지분이 있습니다."

30골드라는 돈은 조그마한 상회에서 만질 수 있는 돈은 아니었다. 거기다 약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30골드라는 돈은 상회 전체 재정의 일부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면 멜리사가 얘기한대로 결코 작은 상회는 아니었다. 샘은 바쁘게 머리 속으로 계산했다.

"아라곤에서 상회요?"

"그렇습니다."

"부인의 성이 클라라라고 하셨나요?"

샘은 멜리사 부인이 쓰는 성이 클라라라는 것은 생각해냈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멜리사 클라라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가문의 성이기도 하지요."

"클라라라. 그렇게 낯설지는 않군요."

샘은 클라라를 어디에서 들었는지 곰곰히 생각했다. 하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도 잘 모르실 겁니다. 그래도 아라곤에서는 약간 이름은 있습니다."

샘은 클라라라는 상인 가문을 떠올리는 것을 잠깐 쉬고 정공법으로 가기로 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상회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하지만 멜리사도 만만치 않았다.

"제가 말해야 모르실 겁니다."

"그렇습니까."

멜리사는 잘라서 말했다.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샘이 멜리사가 말한 의미를 모를 리 없었다. 더 이상 묻는 것은 실례라는 것도 잘 알았다.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속으로는 클라라라는 이름을 되새기고 있었다. 에디는 아무 말없이 샘과 멜리사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술통은 계속 돌았다. 주로 길버트와 프란이 주고 받거니 하고 있었다. 둘은 이미 둘의 대화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자 어느 순간 술은 더 없었다. 마차는 계속 달렸고 술을 다 비울 동안 세르반을 빠져 나왔다. 세르반의 경계를 빠져나오자 길은 좁아졌다.

"게리 백작의 영지군."

존이 말했다.

"그래. 여기도 오래만이야."

브레드가 말했다.

"며칠이나 되었다고 오랜만이야."

"족히 일주일은 된 것 같은데..."

"왜 게리 백작이 보고 싶은가 보네."

"미쳤니. 게리 백작이 보고 싶게."

"그러면 그 망나니 아들이 보고 싶은가."

"벌써 술이 취했나?"

"그 술 몇 방울 마셨다고 취하면 술을 끊어야지."

"그렇지. 그정도로 취하면 술 마실 자격이 없지."

"그나 저나 술은 더 없는 거야."

"안에서 자기네끼리 모두 마셔 버린 것 같은데..."

"사람들하고는 의리도 없이..."

브레드가 마차의 창문을 열었다.

"너희끼리 먹지 말고 술 내놔."

"다 마시고 없어."

프란이 술통을 거꾸로 들었다.

"치사하게 그럴 거야."

"존. 기껏해야 술통 하나야. 하나에 술이 얼마나 되겠나."

"그만하시죠. 란니에 도착하면 시간이 있으니 제가 술을 사죠."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30골드도 가지고 있는데 그깟 술 얼마나 한다고 그래요."

"역시 최고라니까.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어."

"그러게 말이야. 역시나 통이 크시군요. 속도 좁은 누구하고는 전혀 다르군요. 어떻게..."

브레드는 뒤의 말을 삼켰다.

"그게 뭔 소리야. 꼭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같은데..."

"아닙니다. 제가 왜 길버트님에게 그런 얘기를 합니까."

길버트의 눈치를 보며 빠르게 창문을 닫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인블럭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 블랙마켓 10 24.04.19 6 0 19쪽
25 블랙마켓 9 23.08.24 16 0 11쪽
24 블랙마켓 8 23.08.22 14 0 10쪽
23 블랙마켓 7 23.08.18 15 0 9쪽
22 블랙마켓 6 23.08.16 16 0 10쪽
» 블랙마켓 5 23.08.14 16 0 9쪽
20 블랙마켓 4 23.08.12 15 0 11쪽
19 블랙마켓 3 23.07.19 27 0 10쪽
18 블랙마켓 2 23.07.14 18 0 11쪽
17 블랙마켓 1 23.07.13 15 0 9쪽
16 순회 재판관 길버트 16 23.07.10 18 0 8쪽
15 순회 재판관 길버트 15 23.07.09 16 0 10쪽
14 순회 재판관 길버트 14 23.07.08 16 0 11쪽
13 순회 재판관 길버트 13 23.07.07 26 0 9쪽
12 순회 재판관 길버트 12 23.07.06 18 0 11쪽
11 순회 재판관 길버트 11 23.07.05 19 0 12쪽
10 순회 재판관 길버트 10 23.07.05 16 0 9쪽
9 순회 재판관 길버트 9 23.07.04 18 0 11쪽
8 순회 재판관 길버트 8 23.07.04 15 0 12쪽
7 순회 재판관 길버트 7 23.07.02 17 0 10쪽
6 순회 재판관 길버트 6 23.07.02 15 0 11쪽
5 순회 재판관 길버트 5 23.06.30 18 0 11쪽
4 순회 재판관 길버트 4 23.06.30 17 0 11쪽
3 순회 재판관 길버트 3 23.06.30 20 0 11쪽
2 순회 재판관 길버트 2 23.06.30 18 0 9쪽
1 순회 재판관 길버트 1 23.06.30 37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