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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6.30 20:45
최근연재일 :
2024.04.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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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05

작성
23.07.0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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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순회 재판관 길버트 15

DUMMY

돌아오는 내내 의문은 계속되었다. 순회 재판소에 도착하고 한시간이 흐르자 모두 모였다.

"모두 모였나?"

"그런 것 같군요."

"그럼 얘기를 시작하지."

"나부터 할까."

"그러시죠."

"외성에 있는 서점에 다녀왔어."

"무슨 성과가 있었습니까?"

"잭 아저씨가 연필을 알아보더군. 에디의 얘기와 거의 같더군."

"그렇군요. 아마도 세르반에서도 연필을 아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

에디가 말했다.

"그러면 연필을 어디서 구할 수 있지?"

"연필은 카라얀에서는 불법적인 물품이라 시중에서 구할 수 없습니다."

"연필이 불법이라고 왜지?"

길버트는 같은 얘기를 잭에게 들었지만 이유까지는 듣지 못했다.

"연필로 사람을 죽이기라도 하나?"

"어떻게 아섰습니까?"

"오래된 얘기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역시 길버트님이십니다."

에디가 박수를 쳤다. 모두 따라 박수를 쳤다. 길버트는 얼떨떨했다.

'연필로 사람을 죽여. 그게 가능한 일이야.'

길버트가 속으로 혼자 물을때 에디가 설명했다.

"아라곤의 연필은 워낙 단단해서 웬만해서 부러지지 않습니다. 면담이 있었는데 다툼이 있었고 열이 받아서 아무거나 잡히는 것으로 찔렀는데 그만 죽고말았습니다. 문제는 죽은 사람이 문제인데..."

"고위 성직자인 모양이군."

"네. 맞습니다."

"고위 성직자 누구지?"

"정확히는 모릅니다만 주교라고 들었습니다."

"주교라고?'

길버트는 농담삼아 한 말인데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연필이 사용 금지되었고 별 불편한 점이 없어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주교가 죽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나?"

"당연하게 그렇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다른 이유로 금지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기억하나?"

"아마도 종교적인 이유였을 겁니다. 아마도 심이 검정색이라는 이유였을 겁니다."

"참 대단하군. 검정색이라는 이유라고."

"그렇습니다. 아라곤의 연필은 모두 까만색입니다."

"그런가. 무슨 이유라도 있나?"

"연필을 가공하는 원목 자체가 흑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길버트는 동의할 수 없었다.

"깃털 펜은 불편하지 않아."

"잉크를 말씀하시는거군요."

"그래. 잉크를 만드려면 몬스터의 피가 필요하고 거기에 특수한 배합물이 필요하다고 들었어. 그래서 재료의 일부를 아라곤에서 수입한다고 들었는데 잘 못 알고 있나?"

"정확히 맞습니다."

"거기다 깃털은 몬스터의 숲에서 서식하는 구구라는 새에서 얻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길버트님은 잘알고 계시네요. 보통은 관심이 없는데요."

"그러면 깃털도 무기로 쓰인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죠?"

"깃털도 무기로?"

"네. 연필보다는 덜하지만 사람의 피부를 뚫기는 충분합니다."

"그래서 죽은 사람이 있나?"

"물론입니다."

"그래. 이제는 놀랍지도 않군. 그런데 깃털펜은 왜 금지되지 않았지."

"연필은 아라곤에서 전량 수입하지만 그래도 구구의 깃털은 카라얀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깃털은 엄격히 사용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오로지 펜의 용도로만 쓰이는군."

"그렇습니다. 펜으로만 쓰기에도 수량이 모자랍니다. 펜의 용도 외로 다른 용도로 쓰면 처벌받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순회 재판에는 없었는데..."

"예전에는 가끔 있었습니다. 그때는 법이 시행된지 초기라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럴 수 있지."

"구구의 깃털은 구하기도 힘들고 싸지 않아 다른 용도로 사용하라 해도 하지 않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구구를 잡기 점점 힘들어져 가격이 점점 올라간다는 사실도 문제입니다."

길버트는 신학대 시절에 책값 못지 않게 비싼 것이 깃털 펜과 잉크였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 얘기는 그만하고 다시 연필로 돌아가지."

"네."

"카라얀에 없으면 아라곤까지 다녀와야 하는 건가?"

"저번에 말씀드린 란니의 블랙 마켓을 가면 됩니다."

"그렇군. 그런데 과연 있을까?"

"그거야 가봐야 아는 일입니다."

"그렇겠지. 지난 번에 이번 금요일에 가기로 했는데 정말로 가야할 것 같군."

"저는 안갑니다."

샘이 잘라 말했다.

"사람이 그리 빡빡해."

"길버트님도 결혼하시면 제 사정을 이해할 겁니다."

"결혼 못하는 사람한테 그런 소리를 왜 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샘이 알아서 해. 조사관들만 갈 거니까. 참 에디는 어때?"

"한번 구경을 해보고 싶기는 하네요."

"그래. 그럼 가는 걸로 알고 있지."

"하지만 여전히 이해는 안 돼. 법집행이 엄격한 카라얀에 불법적인 블랙마켓이라. 정말 재미있어."

"하지만 일반 사람은 갈 수 없는 곳입니다."

"그건 또 왜?"

"카스티야 성의 블랙마켓과 같이 입장에 조건이 있습니다."

"그건 무슨 말이야. 범법행위를 저지르는데 조건이 있다 이건가."

"어떤 사람에게는 범죄행위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 그렇다고 하고. 어떤 조건이지?"

"입장료 10골드입니다."

"뭐라고. 10골드를 내야 한다고..."

"10골드이지만 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럼 무슨 얘기이지?"

"10골드를 가지고 가서 입장할 때 보여주면 됩니다."

"그냥 보여만 주면 된다는 얘기인가?"

"그렇습니다."

"누가 머리를 썼는지 똑똑하군."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미 카스티야에서 쓰고 있습니다. 물론 돈의 액수가 훨씬 더 크지만요."

"그래. 결국 이곳의 블랙마켓은 베껴온 거라는 얘기군."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뭐?"

"이곳이 카스티야의 지부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허. 순회 재판소를 1년을 넘게 있었는데 새롭군. 이런 얘기는 모두 알고 있는건가?"

"꼭 그렇지 않으니 그렇게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건 그렇고 금요일이라. 몇시에 열리지?"

"오후 9시에 열립니다."

"문제는 입장료네."

"그것도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

"그냥 길버트님이 가서 신분을 밝히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냥 블랙 마켓에서 가서 그러라고."

"네."

"죽이려고 작정을 했어. 그냥 연필로 죽이지 그래. 그러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그냥 농담으로 하는 소리입니다."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는 하지 말게. 괜히 그냥 훅 갈 수 있어."

"길버트님은 아직 우리보다 젊으신 데 그럴 리가 있나요."

"사람일이란 모르는 거야. 혹시 누가 제국 상회와 연줄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도 있나?"

"그건 왜 물으십니까?"

"골드가 필요하다면서... 그것도 아니면 혹시 가진 돈 있나. 아니지. 가진 골드좀 있나?"

"아니요. 당장 먹고 살기도 빡빡한데 그리고 골드는 만지기는 커녕 구경도 못해봤습니다."

"구경도 못해봤다는 건 좀 억지같은데..."

"말하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제국상회는 역시 안되겠지."

"물론입니다. 뭐라고 하실겁니까. 블랙 마켓에 가려고 하니 빌려달라고 하실겁니까."

"아무래도 안되겠어."

"그러니까 길버트님도 진작에 사교계에 나가셔야 했습니다."

"그런 얘기는 지금 필요없는 얘기고 방법을 생긱해보자고..."

"단속을 나가는건 어떻습니까?"

"단속이라고. 우리한테 그런 권한이 있나?"

"있기야 하죠. 그런데 우리는 아무런 병력도 없는데 어떻게 합니까?"

"권한이 있으면 방법이 전혀 없는건 아니지."

"네?"

"병력을 조금 빌리면 되는거지."

"병력을 빌린다고요?"

"여기는 세르반이야. 돈은 못 빌리지만 병력은 빌릴 수 있어."

"어디서요?"

"왜 1군단도 있고 수비대도 있고 치안대도 있는데 무슨 걱정을 해."

"문제는 병력을 빌리는 게 아니라 정보가 새나갈까봐 걱정입니다.

"그런 걱정은 안해도 돼."

"네. 무슨 말씀이신지?"

"나는 블랙 마켓보다는 다른 것에 집중하고 싶어."

"무슨 말씀이신지 전혀 이해가 되질않는데요?"

"그런게 있어."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아예 말 나온 김에 이번 주에 단속을 하기로 하지."

"참 급하기도 하십니다."

"공문은 우리가 직접 보내면 되나 아니면 중앙 재판소를 거쳐야 하나?"

"물론 순회 재판소 이름으로 보내도 되지만 아무래도 중앙 재판소를 거치는 편이 모양새가 좋겠죠. 그래야 말도 잘 통하겠죠."

"좋아. 중앙 재판소는 문제 없겠지."

"물론입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다른 문제가 생길겁니다. 아마도 거의 이번 주에 블랙마켓이 안 열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 않으면 단속을 하지 말라고 압력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중앙 재판소에서?"

"그렇게 공식적으로는 하지 않겠죠. 하지만 비공식적인 선을 타고 분명히 올 겁니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선물이라도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오호. 그래. 그거 반가운 소리군. 이왕 들어오는 거 비싼 술이나 조금 가지고 왔으면 좋겠군."

"참. 술 좋아하십니다. 지금 금주법 단속 기간입니다. 자중하셔야."

"내가 얼마나 마셨다고 그래. 저놈들이 하도 마시길래 어떤가 하고 나도 마셔보는 것 뿐이야."

"그러셔요."

"여하튼 중앙 재판소에 협조 공문을 넣어. 샘 서기관이 준비해서 처리하고."

"네."

"나머지 조사관들은 조사를 해야겠지."

"네. 물론입니다."

"누가 헌책방을 감시했으면 좋겠는데..."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사람이란 모르는 거야."

"제가 하죠."

"그래. 존. 무리하지는 말고 근무시간에만 하게."

"근무시간에만 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지. 헌책방 골목 앞에 보면 카페가 있더만. 거기서 차라도 마시면서 감시하게. 심심하면 한명 더 데리고 가게."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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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블랙마켓 2 23.07.14 1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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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순회 재판관 길버트 16 23.07.10 18 0 8쪽
» 순회 재판관 길버트 15 23.07.09 17 0 10쪽
14 순회 재판관 길버트 14 23.07.08 16 0 11쪽
13 순회 재판관 길버트 13 23.07.07 26 0 9쪽
12 순회 재판관 길버트 12 23.07.06 1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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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순회 재판관 길버트 6 23.07.02 15 0 11쪽
5 순회 재판관 길버트 5 23.06.30 18 0 11쪽
4 순회 재판관 길버트 4 23.06.30 17 0 11쪽
3 순회 재판관 길버트 3 23.06.30 20 0 11쪽
2 순회 재판관 길버트 2 23.06.30 1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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