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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6.3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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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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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7.0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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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 재판관 길버트 7

DUMMY

.뚱뚱한 남자가 혀를 찼다.

"쯧쯧. 왜 쓸데없이 건드려서. 적어도 형량은 감할 수 있었을 거 아니야."

후드 쓴 남자가 말했다.

"그러게. 어떻게 보고할지 조금은 난감하군. 하지만 재미는 있었어."

"앞으로 더 재미있을 거야."

"그래야겠지."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하겠지."

"적어도 형량은 감해야 하겠지. 그러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뭘 어떻게 해. 중앙 재판소로 가야지."

"흠. 그 방법 밖에 없나. "

"그럼 다른 방법이 있을까봐. 다른 방법을 쓰려고 했으면 진작에 저 놈을 끝냈어야지."

"누가 이렇게 벼락치기로 형을 선고할 지 알았나."

"하기야 그건 그래."

"시간만 있었어도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었지."

"이제는 늦었어. 저놈도 마찬가지고."

길버트가 명령했다.

"끌고 가."

"이건 말도 안됩니다. 상소할 겁니다."

5명은 철마차로 끌려가며 소리질렀다. 하지만 구경꾼의 박수와 웃음에 들리지 않았다.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 모양인데, 지금은 전시이고 금주법 위반이야. 상소는 있을 수 없어. 그러는 시간에 형을 깎아달라고 비는 게 나을 거야. 그래야 소용없지만..."

길버트가 중얼거렸다. 청년들을 끌고 가는 백인장 해리의 얼굴에 기분 좋은 웃음이 걸렸다.

"이왕 가는 거 3군단으로 가면 좋겠네."

"그러게 말이야. 3군단에 가면 몬스터 산맥도 구경하고, 아니지 그 전에 몬스터의 숲부터 구경하려나."

"어쨌든 구경할 거리는 많겠네."

"하스로 후작이 아주 성질이 칼 같다고 소문이 자자해."

"그 말 못 들었어. 귀족 자식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라던데."

해리와 잔, 머시는 농을 주고 받으며 낄낄거렸다. 5명은 아무 말도 없었다. 길버트는 끌려 나가는 청년 5명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좋게 갈 수 있잖아. 꼭 성질을 건드려서 확인을 해. 아무 것도 없는 놈들이..."

판결은 내려졌고 아무런 명분없이 번복할 수 없다.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다.

"재판관님. 다음 재판이 기다립니다."

길버트는 생각에서 깼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고 마지막이 남았다. 다음 차례는 리처였고 앞선 판결을 듣고 사색이 되었다. 재수가 없어도 더럽게 없었다.

"다음 차례는 누구지?"

샘 서기관이 서류를 내밀었다.

"다음 들여보내."

리처가 들어왔다.

"이름이 뭐지?"

"리처라고 합니다."

"잘 아는 이름이네. 우리 구면이지?"

"그렇습니다."

그래. 앞의 재판은 어떻게 잘 봤어?"

"네. 잘봤습니다."

"그래. 잘 봤는데 별로 재미있지는 않았나 보군. 나는 아주 재미있었는데. 안 그래. 존 조사관?"

"네. 아주 재미 있었습니다."

"그렇지. 이번도 재미있을거야. 기대해도 좋아."

"네.'

"그런데 너무 자주 보는군. 샘 서기관 이번이 몇번째지?"

"네번째입니다."

"네번째라."

길버트는 리처를 지긋이 보았다.

"어떻게 생각해. 리처."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한번만 더 봐주시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 소리도 벌써 네번째 같은데. 그렇지. 리처."

"네. 할말이 없지만 제가 벌지 않으면 가족들이 굶습니다."

"그런 놈이 어디서 돈이 나서 매일 술을 마시고 행패야."

"먹고 살기가 좀 힘들면 제가 술을 마시겠습니까?"

"좋아. 그렇다 치자. 그런데 왜 술을 마시고 깽판을 치고 다녀. 리처. 네가 조용히 술 마시고 집에 들어가 조용히 자면 아무 문제도 없잖아. 그런데 왜."

"그게 술만 마시면 울화통이 터져서 그만."

"그러니까 그런 얘기는 맨 정신에 하라고."

"맨 정신에는 못합니다."

"술 마시고 하면 괜찮고."

"아니요."

"그런데 왜 술을 마시고 그러는데."

"술만 마시면 습관이 되어서 그렇습니다."

"습관이 되어서 그렇다고. 참 좋은 핑계군. 좀 색다른 핑계는 없나. 예를 들자면 술을 마시니 루에 대한 신심이 더 깊어진다거나. 이반처럼 말이야. 그래서 루의 신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기도를 올린 거잖아."

구경꾼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봐. 리처. 그럴 듯한 핑계를 대봐."

한마디씩 거들었다.

"잘 해보라고. 어쩌면 이번에도 그냥 풀려날 수도 있잖아."

"조용. 조용. 좋아. 내가 제안 하나를 하지. 리처 네가 내 마음에 드는 핑계를 댄다면 한번 더 기회를 주지. 물론 거짓말이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파격적인 제안에도 리처는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할 말이 없나보군. 뭐. 웬만한 핑계는 통하지도 않았겠지만 변변찮은 거라도 나올지 알았더니. 쯧쯧.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면서 없는 말이라도 만들어내야지. 술 마실 때는 말도 잘 한다면서 왜 그래."

리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리처에게 술을 줘라."

"술은 조금 마셔줘야지. 술술 말을 하지."

"그렇지."

"하하하."

"하하하."

길버트도 따라 웃었다.

"그럴까. 그런데 누가 리처에게 술을 줄 거지?"

순간 웃음소리가 멎었다. 그리고 더 이상 농담도 들리지 않았다.

"술을 줄 사람은 아무도 없나 보군. 다시 한번 기회를 줄테니 조용히 나와서 리처에게 술을 주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겠다. 존 혹시 모르니 한번 가 봐."

존이 앞으로 나갔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럼 더 이상 할 말은 없는 거지. 그렇게 알고 끝내도록 하지."

하지만 뚱뚱한 남자가 술을 들고 나타났다.

"여기 있네."

존에게 술을 건넸다.

"용케도 이 시기에 술을 가지고 다니는 군."

"술이 없으면 못 살아서..."

"그러다 이 꼬라지나는 거야."

"받을 거야. 말 거야."

"받아야지. 술 주정뱅이를 위하여."

존은 리처에게 술을 건넸다. 리처는 아무 말 없이 술 한병을 모두 비웠다. 길버트는 리처의 술 마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좋아. 이제 술도 마셨으니 한마디 해."

하지만 여전히 리처는 말이 없었고 조금 더 기다렸다. 길버트는 선고를 내렸다.

"리처에게 상습 음주 행위와 소란 행위를 적용하여 루께서 하이 프리스트 길버트에게 주신 권한으로 1년간 군노무대 복무를 선고한다. 복무 지역은 법에 의거 징집관이 결정한다."

선고가 떨어지자 치안대원은 리처를 데리고 나가려 했다.

"술이 조금 모자란 것 같군. 그렇지 않아?"

후드 쓴 남자가 말했다.

"네가 줄 것도 아닌데 왜 말만 하는 거야."

뚱뚱한 남자가 말했다.

"술도 안마시는 사람한테 술을 가지고 다니라는 것은 억지아니야."

"하. 이거 완전히 손해보는 장사군. 쓸데없는 놈 한테 술이나 주고 있으니 말이야."

뚱뚱한 남자는 다시 리처에게 술을 한병 주었다.

"아니지. 이건 아니라고. 술 좀 마신 것 갖고 군 노무대 1년은 말도 안돼."

"조용히 해라."

치안대원이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억울하다고. 개새끼들아."

"조용히 안해."

"내가 도대체 뭘 했다고 이 지랄이야."

"조용히 하라고."

치안대원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졌다.

"술 조금 먹고 소리 좀 질렀다고 군 노무대 1년이 말이 되냐고. 너 같으면 이 형을 받고도 조용히 할 수 있겠냐."

존 조사관이 옆에 있다가 조용히 리처에게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물론 형량이 조금 센 건 사실이야. 그런데 넌 상습범이잖아. 더 중요한 사실이 뭔지 알아?"

" 왜?"

"왜냐고 길버트님이 오늘 기분이 조금 안 좋거든."

"뭐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기분이 안좋다고 형량을 무지막지하게 때리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조용히 해. 조용히 안하면 형이 추가될 수 있어. 군대에 더 있고 싶어."

"형량을 낮추라고. 이 새끼야."

리처가 큰 소리를 지르고 존은 조근 조근했다. 존이 손가락으로 길버트를 가리켰다.

"저기 웃고 있는 표정 좀 봐."

리처가 존의 손가락 끝에 있는 길버트를 보았다. 길버트는 음흉한 표정를 지었다. '저걸 죽일까'하는 표정이었다. 리처는 등골에 소름이 돋으면서 표정이 굳었다. 더 이상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가만히 놔 둬. 뭐. 할 말이 많은 것 같네. 이미 충분히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은데. 착각이었나."

길버트가 말했다.

"그건 대화가 아니라 재판관님이 일방적인 말씀이셨습니다."

"그래. 리처 네가 말을 안하길래 나 혼자 떠든 거야. 아까 이반처럼 주고 받으면 대화할 재미도 있잖아. 안 그래?"

"갑작스러워서 그랬습니다."

"오호. 그래. 이해하지. 이제는 술이 들어가니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나?"

"네."

"술이란 것은 참 좋은 거야. 없던 용기도 나오게 하고 하지 못하던 말도 하게 만드니 말이야."

"재판관님이 잘 몰라서 그러시는데 그래서 술을 마시는 겁니다."

"그건 네가 말하는 게 아니라 술이 말하는 거지."

"아닙니다. 술을 마신 리처가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 진작에 술을 줄 걸 그랬군. 그러면 아까처럼 재미있었을 텐데."

"재미라뇨. 저는 지금 목숨을 걸고 재판에 임하고 있습니다."

"오호. 그래. 이미 점심 시간은 지나서 배도 고프고, 짜증도 나고, 시간은 없지만, 굳이 하고 싶다면 해야지. 그렇지. 샘."

"그럼요. 길버트님. 한사람이라도 억울한 사람은 없어야죠. 그게 우리 재판소가 추구하는 목표인데요."

"역시 그렇지. 샘은 항상 같은게 좋아. "

길버트가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며 치안대원에게 놔두라고 손짓했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볼까. 뭐가 억울하지?"

길버트가 인자로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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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순회 재판관 길버트 5 23.06.30 18 0 11쪽
4 순회 재판관 길버트 4 23.06.30 17 0 11쪽
3 순회 재판관 길버트 3 23.06.30 20 0 11쪽
2 순회 재판관 길버트 2 23.06.30 1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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