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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6.30 20:45
최근연재일 :
2024.04.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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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05

작성
23.07.0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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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순회 재판관 길버트 6

DUMMY

구경꾼들이 소리질렀다.

"네."

"내 목숨값인 5년에 대해서 좀 더 얘기를 해야겠어. 그래야 서로 공평하지."

"더 얘기할 것도 없습니다."

이반이 말했다.

"아니야. 나는 더 할 얘기가 있어. 내가 왠지 손해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러실 필요없습니다. 그냥 간단히 끝내시죠."

샘이 만류했다.

"아니야. 지금 뭔가 잘못되었어. 내 목숨값이 걸리니 조금 더 생각해야겠어."

"네. 무슨 말씀인지?"

"내 목숨값이 5년 밖에 안된다는 건 말도 안되지. 그러니 이놈들의 형량을 늘려야겠어."

"형량을 늘린다고요."

"그러니 너희도 정확히 알아야 해. 그래야 덜 억울할 거 아니야."

"알아서 하십시오."

포기한 샘이 말했다.

"물론 그래야지."

"이반. 서로 썩 기분이 좋지 않지만 얘기를 새로 해보기로 하지. 문제없지."

"네."

"술 좀 마시고 돌아다녔다고 하자. 그러면 왜 루의 신전 앞에서 소동을 부린 거지."

"그건 명확히 실수였습니다. 너무 만취했습니다."

"오호. 그래. 인정한다 이건가?"

"인정할 건 인정합니다. "

"역시 젊은이답게 시원하게 인정한다니 좋군. 그런데 왜 루의 신전 앞에서 소동을 부리면 무슨 죄인지 알아."

"네?"

"신성 모독이다."

이반은 표정이 변했다. 신성모독으로 가면 죄목이 달랐다.

"그건 억지십니다. 신전 앞에서 소리 좀 질렀다고 신성 모독은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단순히 소리를 지른 게 아니잖아. 여기에 보면 소변을 집단으로 봤다고 써 있는데 내가 잘못본건가. 샘."

길버트가 치안대의 보고서를 들고 말했다.

"아닙니다."

샘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길버트는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었다. 구경꾼들은 웅성거렸고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길버트는 가만히 놔두었다. 이반은 고개를 떨구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내성에 있는 루의 신전은 카라얀 신성 제국의 상징이다. 루의 동상에다 소변을 봤으니 그게 신성모독이 아니면 뭐지?"

"네. 저희는 단순히 술이 많이 취해 그곳이 내성인지 루의 동상 앞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래. 술이 취해서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이거지."

"네."

이반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차례로 4명을 보니 얼굴은 질렸다. 가문이 버리지 않는다는 확신은 어느 정도 있었다. 믿음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앞에 있는 길버트는 미쳤다. 길버트가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어떻게 할래?"

"네. 무슨 말씀이신지?"

"징역을 살래. 아니면 좀 쉽게 갈까?"

"집에 연락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반은 집에서 아직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이반은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없어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은 빨리 연락하는게 우선이다.

"집에 연락을 한다고?"

"네."

"네가 무슨 권리로 집에 연락을 해."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돼."

"네?"

"너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걸려도 너희는 된통 걸린 거야."

"무슨 말씀이신지."

"너희 아버지라는 사람도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을 거야."

길버트는 겁을 주었다. 이반의 목소리가 점차 겁에 질려갔다. 이반은 찬찬히 생각했다. 무슨 실수를 했는지 다시 복기했다. 반박에 나서야 했지만 할 수 없다.

"좋아.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으니 더 쉽게 물어보지. 징역이야 군대야."

"군대요?"

"군대를 몰라."

"아니요. 저희는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 나도 알아."

"그런데 왜?"

"그러니까 징역 대신에 군대를 가라는 거야."

"그것도 그렇지만 전쟁이 끝났는데 왜 군대를 가야하죠."

"정말 철부지들이군. 전쟁이 끝났다고. 이제 시작이야."

"그럼 군대를 가면 얼마나 가야 합니까?"

"처음에 샘 서기관이 정확히 얘기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렇지 샘."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하는데 왜 너희들은 모르지."

"설마."

"그래 . 맞아. 10년이야."

"10년이요?"

"그래. 10년."

"처음에 분명히 5년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물론 처음에는 5년이었지. 하지만 너희의 하는 짓을 보니 5년 가지고는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 같아서 그래. 그래서 10년 정도는 되어야 할 거라고 판단이 되어서 말이야."

"10년은 말도 안됩니다. "

"그래서 대안을 제시했잖아. 군대를 가라고."

"그게 무슨 대안입니까."

"왜 징역보다는 낫지 않아. 군대에 가면 잘하면 공을 세울 수 있잖아. 그러면 혹시 알아. 복무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잖아."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의무복무기간이 5년인데 어떻게 10년입니까."

"그건 당연히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것이고 너희는 당연히 아니지. 더 이상 토는 달지 않았으면 좋겠어."

"토를 달지말라고 하지만 달아야겠습니다."

"굳이 달겠다고. 상황은 점점 안 좋아질 텐데."

"상소하겠습니다."

이반은 마지막 수를 꺼냈다. 상소를 하면 나머지는 가문에서 알아서 할 것이다.

"상소라고?"

이반의 의도대로 길버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저희에게 분명히 권리가 있습니다."

이반은 더욱 자신을 얻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상소를 하겠다고. 상소라고.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나."

길버트는 박수를 치며 크게 웃었다.

"하하하. 정말 재미있어."

"재판관께서 무언가 잘못 알고 계십니다. 우리의 권리로서 분명히 부당한 재판에 대해서 상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나. "

길버트는 샘에게 물었다.

"샘 서기관. 혹시 내가 몰라서 그러는데 내가 잘 못 알고 있는 게 있나?"

"아닙니다. 길버트 재판관님, 정확히 알고 계십니다."

샘의 말에 이반은 다시 표정이 바뀌었다.

"그렇지. 그럼 그 조항에 대해 다시 얘기를 해 줄 수 있지."

"물론입니다."

"길게 얘기하지 말고 간단히."

"네. 전시 중 모든 재판은 1심으로 끝난다. 덧붙여 금주법을 위반할 경우에는 어떤 경우에도 예외란 없다."

"그렇다는군. 잘 들었나?"

"그런 법은 처음 듣는데요."

"그러니까 술만 쳐먹지 말고 성에 붙어 있는 공고문을 잘 보란 말이야."

"네. 그게 언제 공고된 법입니까?"

"전쟁 초기에 금주법과 같이 발표되었으니 족히 7-8년은 넘었습니다. "

샘이 설명했다. 보통 금주라는 단어를 보고 나머지는 잘 보지 않았다. 잘 찾아보면 지금도 성 안 어딘가 있다.

"7-8년이요?"

"그래."

상황을 뒤집기 힘들었지만 승복하지 않았다. 어차피 끝났지만 하나라도 이겨야했다. 자존심의 문제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전시가 아니지 않습니까."

"대륙 공용어부터 다시 배워야 겠군. "

"저희는 제국 신학대까지 나온 인재라고요."

"아하. 그러셔. 제국 신학대라면 나도 나왔어."

"그러시군요."

'그러신 분이 왜 이러실까?'라는 말을 이반은 삼켰다.

"그러면 신학대을 나온 인재답게 한가지씩 차분하게 따져볼까. 아 그래봐야 두가지군."

"네."

"순서가 좀 그렇지만 편하게 두번째부터 볼까. 내가 뭐라고 했지?"

"금주법이요?"

"그래. 잘 아네. 금주법을 위반할 경우라고 써 있잖아. 너희는 금주법을 위반했어. 이해가 되지."

"네."

금주법은 인정했으니 반박할 수 없었다.

"금주법은 넘어가도 되겠군. 이번에는 첫째로 돌아갈까. 전쟁에 관한 얘기였지."

"네. 그렇습니다."

"나도 전쟁이 끝났으면 정말로 좋겠지만 아쉽게 아직 끝나지 않았어. "

"그럴리가 있나요. 분명히 전쟁이 끝났다고 승전 무도회까지 열었는데요."

"아니야. 아니야."

"분명히 전쟁은 끝났다고요."

"그런 걸 보고 앞서간다고 표현하는 거야. 그건 이렇게 표현했어야 해."

길버트는 이반부터 5명을 차례로 보았다

“승전 기원 무도회. 그러니까 기원이라는 단어가 빠진 거지. 그렇지 않나? 샘 서기관.”

“맞습니다. 길버트 재판관님."

"종전 선포는 티시아노 성하께서 하시는 거야. 귀족들이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아."

"무슨 말씀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제국 신학대를 나온 인재라고 해서 똑똑한 줄 알았는데 아닌가. 내가 말을 잘 못하는 것 같으니 샘 서기관이 얘들한테 알아 듣기 쉽게 설명해 주겠나."

"네. 재판관님. 아직 세이즈 연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반테스가 아직도 넘어오지 않았고 몬스터의 숲과 산맥이 남았습니다.”

이반은 반테스까지 억지로 이해하려면 이해했다. 하지만 몬스터의 숲과 산맥은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옳거니 그렇지. 샘 서기관. 그렇고 말고.”

이미 길버트는 재판을 넘어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니. 몬스터의 숲과 산맥은 거기 왜 들어가요?"

"얘들 봐라. 지금 하스로 후작님이 반테스를 점령하기 위해 아직도 움직이고 계시는데... 그리고 그 전에 파르 후작님과 2군단의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어."

길버트가 5명을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좋아. 그렇다 치자. 너희 성하가 내린 칙령을 안 본 건 아니지."

"칙령이요?"

이반은 처음 듣는 얘기였다.

"그래. 칙령."

"네. 무슨?"

"아. 칙령을 모른다고. 큰일이군. 정말 큰일이야. 아예 제국에서 발표하는 문서를 보지 않는군."

"네?"

"좋아. 정말 알아 듣기 쉽게 설명하지. 잘 들어라. 딱 한번이야."

"네."

"지금은 전쟁 중이고 군대에 갈 의무가 없다 해도 전쟁을 지지하고 지원할 의무가 있다. 그냥 후방에서 편하게 술이나 쳐 마시라고 성하께서 너희를 놔둔게 아니다."

"네?"

"물론 칙령은 재미없는 얘기여서 모두 외울 필요까지 없다. 그래도 대강 어떤 내용인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 이건 귀족가라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그런데 '칙령의 내용을 모른다'라. 이건 무슨 죄에 포함되지? 샘 서기관."

"찾아보지만 적용할 죄목은 많을 거로 보입니다."

"죄목 하나에 1년 더 추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반은 기가 막혔다. 하지만 길버트는 거침없었다.

"칙령에 대해서 모르는 것 같아서 그러는데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이거야. 이번에 성하께서 몬스터의 숲과 산맥을 반드시 제국의 영토로 포함시키라고 명령하셨다. 그것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명하셨다."

이반은 처음 듣는 얘기였다.

"대체 칙령이 언제 발표되었죠?"

"샘 서기관. 언제 발표되었지?"

"벌써 한달은 되었습니다. 모든 귀족가에 배포되었습니다."

"그렇다는데 어떻게 생각해."

몬스터의 숲이라면 이해하지만 몬스터 산맥은 말도 안된다. 하지만 칙령을 내렸다면 끝났다. 모든 논의가 끝났고 전쟁은 계속 된다. 이반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길버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럼 할 얘기는 없는 거로 알고 판결을 내리지."

길버트는 잠시 청년들을 둘러보았다.

"상습 음주 행위와 루의 신전 소란 행위를 적용하여 루께서 하이 프리스트 길버트에게 주신 권한으로 이반, 로이, 카리, 딘, 프라스 5명은 10년간 군복무를 명한다. 복무 지역은 법에 의거 징집관이 결정한다. 이상."

구경꾼의 박수소리와 함성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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