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대공자 출세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최근연재일 :
2024.09.14 13:02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652,766
추천수 :
5,936
글자수 :
1,577,304

작성
24.06.28 14:13
조회
1,070
추천
12
글자
12쪽

169화 당삼채 (5)

DUMMY

169화 당삼채 (5)



은창 유성은 군사 장서유에게 이양현 장가요의 위치를 묻고, 군사 장서유의 집무실을 나오자 바로 움직였다. 출발하고 날이 어두워진 것이 오히려 은창 유성이 신법을 펼쳐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은창 유성은 시운룡이 행여 상대를 가볍게 여겨 움직이지 않을까 염려되어, 관도를 달리는데 이따금씩 지나치는 사람이 있었지만 신법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강호 경험이 없는 시운룡의 생각도 문제였지만, 행여라도 이 공자 시운룡을 믿고 오 조장 전어보가 황가요를 치러 나갈까 염려된 때문이었는데, 삼백 리 길을 불과 일곱 시진 만에 달려와 보니, 장가요에 무림맹 대원들이 나와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오 조 서유철과 구자인은 장가요 주위에 이수채 놈들이 찾아오는지 살피다가, 멀리 피어오르는 먼지 속에 누군가 오는 것을 보고 장가요로 달렸다.


"조장님,

누가 빠르게 오고 있는데 보통 고수가 아닌 듯싶습니다."


오 조장 전어보는 이수채 놈들이 장가요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고, 황가요에서 무인을 보냈다고 여겨지자 서둘러 이 공자 시운룡에게 갔다.


"시 소협,

놈들이 오는 것 같소이다."


시운룡도 조장 전어보의 말에 즉시 방을 나와, 조장 전어보와 장가요 밖으로 나와 살폈다. 하지만 먼지를 피우며 달려오는 사람을 보고는 조장 전어보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원주님께서 오셨소이다."


시운룡은 원주님이라는 말에 누군가 하다가, 은창 유성을 말하는 것을 알고 앞으로 달려갔다. 은창 유성과 시운룡은 서로를 알아보고 달리던 그대로 서로 끌어안았다.


"사제,

어찌 나온 것이냐?"


"대사형,

이게 얼마만입니까?"


"소문주님께서 염려하지 말라 하셨다만, 독상은 다 나은 것이냐?"


"예, 형님께서 독기를 뽑아내 주시어 이제 다 나았습니다."


"충,

오 조장 전어보 훈련원주님을 뵙습니다."


"그래 수고 많았다."


"안으로 드시지요."


모두 장가요로 들어오자 은창 유성은, 시운룡에게 다시 수천문 노사님들의 안부를 물었다.


"사제,

문주님과 노사님들은 모두 강령하시냐?"


"예, 모두 강령하십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정정해지셔서 독노사님과 날마다 술잔치를 벌이시지요."


"독노사라니?"


"독문 문주님께서 예전에 칠선이라 불리셨다 합니다. 지금은 독노사님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랬구나. 그래 어찌 오 조를 만나게 된 것이냐?"


"강호행을 허락받고 나오기는 했지만, 듣던 것과는 달리 아무런 일도 없이 산천경개 구경만 했지요. 이곳에도 용문석굴을 말씀하신 것이 생각나 왔는데, 객점에서 대원들이 방을 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도움을 주려다가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하하

인연인 게지. 그래 사제가 잡은 놈이 절정 무인이었다고?"


"절정인지는 모르지만 제법 강한 것은 맞습니다. 소제의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놈이 쓴 검법이 점창파의 사일 검법으로 보여 의아하긴 했습니다. 점창의 무인이 어찌 사파 놈들과 어울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사일 검법이라 했더냐?"


"뭐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몇 수 나누지도 않았고요."


은창 유성은 이 공자 시운룡이 사일 검법을 펼친 것 같다 했지만, 강호 무림에서 사일 검법을 쓰는 무인은 많았다. 물론 제대로 된 사일 검법을 펼쳐 내는 무인은, 점창파 진산 제자들 말고는 거의 없지만, 강호 무림에서는 종종 의외의 일이 생기곤 했으니 알아봐야 할 일이었다.


"전언에 황가요에도 같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 했으니, 황가요로 가서 확인해 보면 되겠구나."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오 조장 전어보가 황가요로 가서 확인하면 된다는 은창 유성의 말에 껴들어 말했다.


"원주님,

시 소협께서 잡은 놈이 아직 살아있습니다."


"죽이지 않은 것이냐?"


오 조장 전어보는 시운룡을 잠깐 살피고는 말했다.


"시 소협께서 강호 초행이시라 사람을 죽이는 것에 서투셨던 것 같습니다. 졸개 놈들도 모두 잡아 놓고 있습니다."


은창 유성은 오 조장 전어보의 말에 직접 오기를 잘했다고 여겨졌다. 아무리 절정의 무인이라도 사람을 베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강호가 초행일 뿐 아니라 세상에 나온 것이 처음인 이 공자 시운룡이었고, 연화봉 수천문에서도 시운화보다 더 막내처럼 지냈기에. 사형들과 비무한 것 말고는 생사를 겨룰 일이 전혀 없었으니 이해는 되었다.


은창 유성은 노사님들의 안부를 더 묻고 싶었지만, 이곳 일이 먼저였고 마음이 여린 시운룡에게 강호 무림의 험악함을 가르치고 싶었다.


"가 보자. 사제도 따라오거라."


"예, 대사형."


장가요의 식어 버린 가마 옆에 창고가 있었고 그 안으로 들어서자, 줄줄이 한꺼번에 묶어 둔 졸개들과 마혈이 짚여 쓰러져 있는 놈이 있었다.


"원주님,

저놈입니다."


은창 유성은 놈의 마혈을 풀어 줬다. 하지만 마혈을 짚어 놓고 한 번도 풀어 주지 않았는지, 사자라는 놈은 마혈을 풀어 줬음에도 깨어나지 못했다. 은창 유성은 시운룡을 보며 물었다.


"잡고 한 번도 마혈을 풀어 주지 않았던 것이냐?"


"예, 잡은 이후로 소제도 처음 봅니다."


"이놈은 너무 오래 혈이 막혀 있어 깨어나도 사람 구실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차라리 잘된 일이기는 하다만, 죽이지 않을 것이면 이렇게 오래 혈을 막으면 안 된다."


시운룡은 은창 유성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저 잡았으니 되었다 여겨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살려야 할 사람이었으면 혈을 막고 풀어 주지 않아 죽인 것과 다름없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은창 유성은 사자라는 놈의 마혈을 풀어 주고도, 혈맥을 따라 추궁과열을 해 주고서야 사자 놈의 의식이 돌아왔다. 은창 유성은 사자 놈의 의식이 돌아오자 다시 마혈을 짚고 물었다.


"네놈은 누구냐?"


사자 놈은 자신을 잡은 사람이 곁에 있는 것을 보고 큰 소리로 말했다.


"네놈들을 무시해 실수로 잡혔다마는, 네놈들 역시 살아남긴 어려울 것이다."


은창 유성은 사자라는 놈이 오히려 큰소리치며 노려보자, 사자 놈의 잘린 발목을 지그시 밟았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고 놈의 비명이 크게 나왔지만,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쉰 사자 놈의 눈에 원독이 서렸을 뿐 입은 열리지 않았다.


은창 유성은 이수채 졸개 놈들에게 가서 가장 앞에 묶인 놈을 잡고 물었다.


"저놈이 누구냐?"


졸개 놈이 사자를 힐긋 보더니 아직 죽이지 않은 것이 용기를 주었는지 큰 소리로 말했다.


"모른다."


은창 유성이 모른다고 한 졸개 놈의 다리를 걷어차자 졸개 놈의 다리가 부러졌다. 다리가 부러진 졸개 놈에게 다시 물었다.


"저놈이 누구냐?"


졸개 놈이 노려보며 다시 모른다고 했다. 은창 유성은 졸개 놈을 들어 올려 목을 비틀어 버렸다. 죽은 졸개 놈을 묶고 있던 줄을 잘라 내 멀리 던져 버리고 다음 졸개에게 다시 물었다.


"저놈이 누구냐?"


두 번째 졸개 놈도 사자라는 놈을 보더니 힘없이 모른다고 했다. 은창 유성은 다시 묻지 않고 졸개 놈의 목을 부러트려, 먼저 죽은 놈이 던져진 곳으로 던져 버리고 다음 놈을 잡아갔다. 다음 졸개 놈이 잡히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물러났지만, 굴비처럼 묶여 있었으니 달아날 수가 없었다.


"저놈이 누구냐?"


세 번째 잡힌 졸개 놈은 바지를 적시며 횡설수설 말했다.


"사사사사 사자십니다."


"어디서 온 사자라는 말이더냐?"


"광동성에서···오신 사자."


은창 유성은 세 번째 졸개는 죽이지 않고 던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네 번째 졸개를 잡고 물었다.


"황가요에도 광동에서 왔다는 놈들이 있느냐?"


네 번째 졸개는 앞선 놈들이 어찌 되었는지 봤으니, 은창 유성이 묻자 얼른 대답했다.


"예, 있습니다."


"몇 놈이나 있느냐?"


졸개 놈은 잘 모르는 것 같았지만 은창 유성은 계속 물어 댔다.


"몇 놈이나 있느냐 물었다."


"둘인데···둘인데···."


"사자가 둘이란 말이더냐?"


"그게···."


은창 유성은 그나마 대답했다 여겼는지 네 번째 졸개도 죽이지 않고 던져 놓았다. 다음 졸개를 잡아가자 졸개 놈이 빠르게 말했다.


"차사라 들었습니다."


"두 놈이라 하지 않았더냐?"


"차사 그리고 사자가···."


"사자가 몇 놈이냐?”


"예~ 둘입니다."


은창 유성이 말한 졸개를 던져 버리고 다음 졸개를 잡아가자, 그놈도 빠르게 말했다.


"차사 나으리와 사자 나으리 모두 세 분이십니다."


은창 유성이 대답한 졸개를 던져 버리고 다음 졸개를 잡아가자 그 놈은 더 할 말이 없는지 표정이 어두워져 뭐라 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는 듯 보였다.


"이수채 두령들은 모두 황가요에 있느냐?"


"예, 아니요."


은창 유성은 졸개를 들어 올려 목을 잡아가자, 졸개 놈이 발버둥 치며 소리쳤다.


"대두령은 수채에 남으셨습니다."


"황가요로 간 두령이 몇이냐?"


"그게~ 그러니까~? 넷~ 아니 다섯입니다."


은창 유성은 이번에도 졸개를 던져 버리고 다시 졸개를 잡고 물었다.


"황가요에는 이수채 졸개가 얼마나 되고, 차사인지 사자인지 따라온 놈은 몇 놈이냐?"


졸개 놈은 말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지 사자 놈을 바라봤는데, 은창 유성이 졸개의 눈길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사자 놈의 얼굴이 크게 붉어지는 것이 보였다. 은창 유성은 즉시 졸개를 내려놓고 사자 놈의 뺨을 후려쳤다.


사자 놈은 막힌 혈을 풀려고 무슨 수작을 부린 듯싶자 뺨을 후려친 것이었는데, 턱이 내려앉고 부러진 이빨들이 분분히 날아갔다. 은창 유성은 사자 놈의 마혈을 풀어 주고, 빠르게 점혈해 분근착골을 시행했다.


사자 놈의 몸이 뒤틀리며 비명성이 창고를 넘어갔다. 졸개 놈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갔지만, 은창 유성은 분근착골을 시행하고도 사자 놈에게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 사자 놈은 간간이 죽여 달라 애원하고 있었다.


사자는 이미 너무 오래 기혈이 막혀 있었기에, 분근착골의 고통이 오히려 정신을 차리게 해 준 것 같았지만 이미 죽어 가고 있었다. 은창 유성은 그 모습에 서둘러 사자를 잡아 올리며 물었다.


"어디서 네놈들을 보냈는지 말하거라?"


사자는 원독 서린 눈으로 바라보다 고개를 떨궜다.


은창 유성은 죽은 사자를 내려놓고 다시 졸개를 잡아갔다. 잡힌 졸개는 두려움에 기절하려 했지만, 은창 유성이 뺨을 때려 깨우자 기절하지 못하고 죽어 버린 눈으로 바라봤다.


"이수채 졸개들은 몇 놈이나 황가요로 갔느냐?"


"배, 백은 넘게 갔습니다."


은창 유성이 이제 알아낼 것을 모두 알아냈다 여겨지자 졸개들을 빠르게 잡고 던져 내며 간단하게 물었다.


"저놈을 따라온 놈들은 몇이냐?"


"셋이 다입니다."


"이수채 말고는 없느냐?"


"낙수채 두령 둘이 함께 있습니다."


"낙수채 졸개는 몇이냐?'


"몇 되지 않습니다."


은창 유성은 마지막 졸개에게 거듭 확인하고서야, 오 조장 전어보를 돌아보며 말했다.


"전 조장."


"예, 원주님."


"죽은 놈은 내다 묻고 남은 놈들은 풀어 주거라."


"예, 원주님."


오 조장 전어보도 그동안 무수한 칼바람 속에서 살아왔지만, 은창 유성처럼 단호하게 처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훈련원에서 본 은창 유성은 무인이라기보다 학인이라 해도 좋을 만치 부드러운 사람이었는데, 오늘 본 은창 유성은 그동안 갖고 있던 기억을 모두 지우고도 남았으니, 대답하는 목소리가 떨려 나온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물론 은창 유성이 이렇듯 강하게 다룬 것은, 이 공자 시운룡에게 강호 무림의 험악함을 보이려는 것도 있었지만, 사자라는 놈이 분근착골의 고통 속에서도 입도 벙긋하지 않는 것과, 졸개들이 사자가 광동성에서 왔다고 말한 까닭이기도 했다.


은창 유성이 강호로 나와 무림맹에서 지내는 동안은 물론이고, 연화봉 수천문에서 노사님들에게조차 들어보지 못한 곳이었는데, 심부름꾼 정도로 여겨지는 사자라는 놈의 무위가 절정이었느니, 광동성에 어떤 세력이 나타난 것인지, 그곳에 얼마나 많은 고수들이 몰려 있는지 우려된 까닭이 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공자 출세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5 185화 입맞춤 +1 24.07.14 889 15 14쪽
184 184화 사천당가 (6) +1 24.07.13 824 16 13쪽
183 183화 사천당가 (5) +2 24.07.12 811 14 17쪽
182 182화 사천당가 (4) 24.07.11 837 13 13쪽
181 181화 사천당가 (3) +1 24.07.10 843 15 12쪽
180 180화 사천당가 (2) 24.07.09 878 14 14쪽
179 179화 사천당가 (1) 24.07.08 809 16 14쪽
178 178화 거처를 마련하다 +1 24.07.07 820 15 14쪽
177 177화 약조 해지 +1 24.07.06 850 13 14쪽
176 176화 무왕자 +1 24.07.05 928 13 13쪽
175 175화 광동으로 +1 24.07.04 977 10 25쪽
174 174화 당삼채 (10) 24.07.03 994 13 13쪽
173 173화 당삼채 (9) 24.07.02 988 13 17쪽
172 172화 당삼채 (8) 24.07.01 988 12 12쪽
171 171화 당삼채 (7) 24.06.30 1,032 13 15쪽
170 170화 당삼채 (6) 24.06.29 1,066 12 15쪽
» 169화 당삼채 (5) 24.06.28 1,071 12 12쪽
168 168화 당삼채 (4) 24.06.27 1,105 13 17쪽
167 167화 당삼채 (3) +1 24.06.26 1,128 15 16쪽
166 166화 당삼채 (2) 24.06.25 1,124 12 14쪽
165 165화 당삼채(唐三彩) (1) 24.06.24 1,221 13 13쪽
164 164화 운남행 +6 23.10.19 2,624 20 12쪽
163 163화 나한진 +3 23.10.18 2,245 26 12쪽
162 162화 소림과 무림맹 +2 23.10.17 2,237 23 13쪽
161 161화 허허롭다는 것 (2) +2 23.10.16 2,291 21 14쪽
160 160화 허허롭다는 것 (1) +3 23.10.15 2,386 22 13쪽
159 159화 우려(優慮) +5 23.10.14 2,335 22 13쪽
158 158화 누구에겐 쉬운 일 +2 23.10.13 2,317 21 15쪽
157 157화 백수촌(白壽村) (2) +2 23.10.12 2,298 24 12쪽
156 156화 백수촌(白壽村) (1) +2 23.10.11 2,295 2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