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무무달 님의 서재입니다.

괴협 소악(怪俠小惡)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무무달
작품등록일 :
2018.06.26 19:35
최근연재일 :
2018.07.19 00:13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43,039
추천수 :
586
글자수 :
168,736

작성
18.06.26 21:40
조회
1,572
추천
18
글자
7쪽

7. 소악수난(1)

DUMMY

풍령주가 떠나간 자리의 탁자의 위에 어느새 작은 함이 하나 있었다. 풍령주가 떠나기 전에 두고 간 듯한 작은 나무함은 단단히 밀봉되어 있고 상자의 표면에는 단(丹)이라는 한글자만이 써진 종이가 붙어 있었다.


“오오오..”


“으음...”


금령주와 독령주 두사람은 탁자위에 있는 작은 나무함을 보고 입으로는 연신 침음성을 참지 못하고 두 눈에는 연신 탐욕의 빛이 번뜩였다.


법령주만은 처음과 똑같아서 입을 다물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무함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는데 그런 모습이 신경이 쓰였는지 금령주가 연신 자신의 우측에 앉아 있는 법령주를 힐끔힐끔 훔쳐봤다.


법령주가 먼저 움직이길 기다리던 금령주는 상대가 전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탁자위의 목함으로 손을 뻗으며 맞은편의 독령주에게 전음을 보냈다.


[법령주, 저 늙은이는 정말 끝까지 잘난 척이로군요.]


내심 나신보다는 안면이 두꺼운 금령주가 먼저 손을 뻗길 기다리고 있던 독령주도 전음에 답했다.


[성품이 고고하신 법령주께서 어련하시겠소, 여전히 그는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게지요]


[쳇, 자신이 이미 회의 대계에 발을 담그고도 혼자만 고고한 척 여전히 저런 모습이라니 역겹기 그지없는 모습입니다.]


전음으로 서로 법령주를 욕하면서 금령주가 목함의 뚜껑을 열었다.


목함의 안에는 금색비단 조각에 쌓인 엄지손가락만한 세알의 붉은 단약이 있었는데 보통의 단약이 아닌 듯 피처럼 시뻘건 붉은 빛과 음울한 회백색 빛이 요사하게 얽혀들어 은은하게 빛나는 것이 보통의 단약은 아닌 듯 싶었다.


온통 단약에 눈길을 빼앗긴 듯 금령주와 독령주의 눈빛 또한 요사하게 빛났다.


[으음..독령주. 이번의 단약은 그 영험함이 이전 것에 비할 바 아닌 듯 하군요!!]


전음을 날리는 금령주의 눈은 더 없는 보물을 보는 듯 희열에 차있었다.


[이번 단약은 저번 것보다 배는 효과가 뛰어날 것이라고 미리 풍령주의 전언이 있었으나 믿지 아니하였는데, 이제 보아하니 허언이 아니었던 듯 하오.]


[과연 단약에서 은은한 빛이 나는걸 보니 풍령주가 호언장담 할만도 하오.]


[금령주, 본인은 아직 섬섬의 일을 마무리 짓지 못했으니 먼저 자리를 떠나겠소. 다음에 봅시다.]


스슥..


전음으로 인사를 나눈 독령주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옥함속의 단약을 하나 집어 들고는 바로 가슴에 대단한 보물인양 품고 신형을 날려 사라졌다.


거의 동시에 금령주도 같은 생각이었던 듯 단약하나를 집어 들고는 독령주와는 반대방향으로 신형을 날려 자리에서 사라졌는데 비대한 몸을 가지고도 소리를 내지 않고 종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오늘 모인 넷 중에 신법재간으로만 따지면 금령주가 제일인 것으로 보였다.


세사람의 령주가 사라진 장내에는 오직 법령주만이 남아 탁자 위 목함속에 하나 남은 단약을 바라보고 있었다. 보물을 보는듯했던 다른 두 사람과는 달리 수심만이 가득찬 얼굴이었다.


‘본사의 죽지 못한 노망난 늙은이들 때문에 기어코 세상에 혈겁이 일어나겠구나.’


침통한 표정으로 단약을 바라보던 법령주가 손을 뻗어 단약을 쥐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잠시 동안 단약을 쥔 손에 힘줄이 불룩거리는 것이 당장이라도 이 요사한 기색을 흘리는 단약을 없애버릴지 고민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결국 크게 한숨을 쉬더니 단약을 다시 나무함에 넣어 봉하고는 소맷자락에 집어넣었다.


‘천인공노할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지만 이 또한 쓸모가 있을터, 잠시 지니고 있기로 하자.’


어느새 다시 구름이 달을 가려 희미한 불빛 한 점 없는 완벽한 어둠이 되자 홀로 남아있던 호리호리한 인영이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며 어두컴컴한 하늘을 올려보았다.


“다시 하늘을 떳떳이 바랄볼 수 있는 날이 올지....”


순간 법령주의 신형이 원래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신법재간이 뛰어난 금령주가 보았다면 까무라칠 만큼 놀라운 신법이었다.


-------------------------------------------------------


쏴아아아..


소악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오밤중 찾아온 흑의인에게 납치당한 후로 마혈이 짚여서 온몸을 꼼짝할 수 없었지만 정신만은 멀쩡하여 흑의인이 자신을 옆구리에 꿰차고는 어딘가로 향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걸음에 무려 일장씩 나아가는 것이 저 소문으로만 듣던 황산파의 협사들에 비해도 뒤질 것 같구나’


소악이 난생 처음 겪어보는 무공의 대단함을 느끼고는 마음이 싸해졌다.


‘이렇게 대단한 무공을 가지고서 왜 나 같은 아이를 납치해 가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이 왜 이 흑의인이게 끌려가는지 도통 그 이유를 헤아릴 수 가 없었다. 빠른 속도에 거센 찬바람이 온몸을 스치고 눈으로 사물이 휙휙 스쳐가는 것이 어지럽고 구토가 나올 것 같았다.


‘무공이란 것이 이렇게 대단한 것이었구나. 그래서 두칠이 그렇게 아이들이 고혈을 쥐어짜서 작은 무관에라도 들어가려 했던것인가?’


소악은 가만있어도 속에서 절로 올라오는 구토를 꾹꾹 참으며 스쳐지나가는 주변 경물을 파악하려고 애썼다.


‘불공피호조 지요물황신!!(不恐被虎叼 只要勿慌神) 호랑이에게 물려도 무서워 말고 정신을 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었지!!’


이 열 글자는 두칠이 아이들에게 했던말로,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들었던 것을 동냥질할 때 쫄지 말라고 새끼거지들에게 거들먹거리며 가르친 것이었다.


어릴적 배워 문자를 알던 소악은 두칠의 무식함과 졸렬함을 비웃었지만 개똥도 쓸데가 있다고 납치당해 가는 이 시점에 두칠이 아이들에게 거들먹거리며 가르치던 이 열 글자가 불연듯 생각났다.


‘저긴 장씨 아저씨네 대장간.....저곳은 과부인 하씨네...’


흑의인이 달려나가는 기세에 먼지가 일어 눈에 흙먼지가 들어가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소악은 꾹 참고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끌려가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한 시진 가량을 꾹 참고 주변을 살피자 흑의인이 어느 방향으로 자신을 데려가는지 감이왔다.


‘이 방향으로 가면 서쪽에 있는 관제묘 밖에 없을텐데’


흑의인이 자신을 데리고 가는 곳은 서쪽의 방치된 관제묘가 분명했다.


흑의인이 혹시라도 남아있을 흔적이 염려되었는지 한 시진 가량이나 빙글빙글 돌아 흔적을 지우긴 했지만 태원이 좁다하고 돌아다니던 소악은 흑의인이 자신을 데려가고자 하는 곳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었다.


관제묘에 거의 다 도착해서도 조심하던 흑의인은 이내 안심한 듯 의심의 기색을 지우고 옆구리에 차고 있던 소악을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으으윽’


점혈당해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는 소악이 비명을 질렀으나 마혈이 짚여 비명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소악이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흑의인을 째려보며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이이.. 개가 파먹을 새끼....아니! 개도 안파먹을 새끼 같으니라구!!!’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괴협 소악(怪俠小惡)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0일~22일 휴재공지 18.07.20 131 0 -
공지 일반연재 변경의 건 18.07.05 282 0 -
공지 공지. 글수정 및 향후 연재계획 18.07.03 235 0 -
공지 추천과 댓글과 선작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2 18.06.30 851 0 -
34 034. 우칠과 소악(2) +2 18.07.19 812 19 14쪽
33 033. 우칠과 소악(1) +2 18.07.17 708 17 13쪽
32 032. 단봉각의 꾀주머니(3) +2 18.07.17 724 15 14쪽
31 031. 단봉각의 꾀주머니(2) +4 18.07.16 747 13 12쪽
30 030. 단봉각의 꾀주머니(1) +4 18.07.13 812 12 12쪽
29 029. 소악이 나서다.(3) +4 18.07.12 900 17 14쪽
28 028. 소악이 나서다.(2) +3 18.07.11 843 16 14쪽
27 027. 소악이 나서다.(1) +2 18.07.10 860 19 11쪽
26 026. 우칠의 말재간 +2 18.07.09 911 17 14쪽
25 025. 섭수생!! 화타진기토를 시술받다. +5 18.07.09 944 20 15쪽
24 024. 검교두 적일 +3 18.07.08 1,026 17 13쪽
23 023. 삼절괴의 화매진 +4 18.07.07 1,077 16 12쪽
22 22. 깨어난 섭수생(2) +1 18.07.06 1,078 16 14쪽
21 21. 깨어난 섭수생(1) +1 18.07.05 1,159 16 12쪽
20 20. 소악의 자질 +1 18.07.04 1,160 19 11쪽
19 19. 멧돼지를 잡아라!! +1 18.07.04 1,183 18 11쪽
18 18. 원한은 골수에 사무치고. +1 18.07.03 1,098 19 11쪽
17 17. 처참지경 +1 18.07.02 1,123 14 8쪽
16 16. 적일조장 소악 +1 18.07.01 1,129 16 11쪽
15 15. 교두와 아이들 +1 18.07.01 1,187 14 11쪽
14 14. 의문의 섬 적혈도 +1 18.06.30 1,233 14 12쪽
13 13. 멸문표국 +1 18.06.30 1,247 16 11쪽
12 12. 쟁룡대회 +1 18.06.29 1,368 15 14쪽
11 11. 불측지연 +1 18.06.27 1,470 17 10쪽
10 10. 산중혈투(2) +1 18.06.27 1,499 14 11쪽
9 9. 산중혈투(1) +1 18.06.26 1,570 18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