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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달 님의 서재입니다.

괴협 소악(怪俠小惡)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무무달
작품등록일 :
2018.06.26 19:35
최근연재일 :
2018.07.19 00:13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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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13
추천수 :
586
글자수 :
168,736

작성
18.07.1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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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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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27. 소악이 나서다.(1)

DUMMY

적성조의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요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서금평, 박살내버려!”


“한심하게 지고 오기만 해봐!! 무조건 이겨!!”


우칠은 적성조의 아이들이 외치는 것을 듣고서야 자신이 상대하는 아이의 이름이 서금평인 것을 알았다. 뭐, 상대의 이름 따윈 어떻든 좋았다. 상대가 어제 자신과 적일조의 모두를 모욕한 일만은 잊을 수 없었다.


“받아라! 단혼참(斷魂斬)!!”


요란한 기합소리를 내며 서금평이 우칠에게 달려들며 사선으로 목도(木刀)를 휘둘렀다.


“싫은데?”


“......”


우칠이 보법인 심의육합보를 펼쳐 빠르게 좌로 이보 이동하며 서금평의 일도를 피해냈다. 상대방이 당연히 자신의 도법에 부딪쳐 올 줄만 알았던 서금평이 일순 당황했으나 그것도 잠시, 떨어져 내렸던 도를 움켜쥐고는 그대로 우칠의 허리를 노리고 횡단베기를 시도했다.


“에잇, 색혼참(色索魂斬)!!”


“이크..”


이번에도 우칠이 심의육합보을 사용하여 빠르게 뒤로 두 걸음 물러나며 서금평의 일도를 피해냈다. 서금평은 이번의 일격까지 우칠이 쉽게 피해낼지는 예상하지 못했던지 인상을 굳히더니 소리질렀다.


“요 다람쥐 새끼 같은 놈이.. 사내라면 비겁하게 피하지만 말고 맞붙어라!”


우칠은 서금평의 말을 듣고도 피식 웃고만 있었는데 이 모습을 보고 열불이 난 서금평이 다시 달려들 듯 하자 손을 들어 제지했다.


“야, 잠깐만!”


“.....”


갑작스런 우칠의 말에 다시 달려들려고 하던 서금평이 움찔하더니 자세를 바로잡았다.


“뭐냐?”


서금평도 우칠의 대화에 응했다. 미련할 줄로만 알던 우칠의 몸놀림이 예상외로 재빨라서 자신도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해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아니. 뭐, 궁금한게 하나 있어서 그러는데..”


“말해봐라.”


“별건 아니고, 공격할 때 꼭 그렇게 초식명을 외치면서 달려들어야해?”


“.......”


“그렇잖아. 단혼참이고, 색혼참이고 어차피 공격할 거면 그냥 하면 되지, 왜 힘만 빠지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드느냔 말이야.”


“.........”


서금평은 정말 궁금해서 묻는 다는 표정의 얼굴을 보니 순간 멍해졌다. 자신을 놀리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인가 의심해 봐도 우칠의 얼굴은 순진하기 그지없었다. 일부러 그러는 것 같지는 않았다.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이냐, 아님 멍청한 거냐? 초식명을 외치며 무공을 펼치는 것은 정기신(精氣神)의 합일(合一)을 위해서임도 모른단 말이냐? 너희 교두는 그런 것도 가르쳐 주지 않더냐?”


“어어? 우리 교두님은 그런 설명은 안 해줬는데?”


그 말을 들은 서금평이 상대편 비무대 바깥에 묵묵히 서있는 적일을 쳐다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여기서 뭐라고 더 해봤자 적일조의 교두를 욕하는 것 밖에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익, 시끄럽다. 잔말 말고 어서 덤벼.”


우칠에게 소리를 지르자마자, 서구평이 다시 손에든 목도를 거칠게 휘두르며 우칠에게 달려들었다.


“어디, 이것도 피할 수 있나보자! 절혼참(絶魂斬)!!”


우칠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서금평의 목도가 흐릿하게 흔들리더니 원래의 실체 말고도 네 개의 환영이 더 불어나났다. 총 다섯 개가 된 목도가 우칠의 상반 전신을 노리고 떨어져 내렸다.


이번에도 심의육합보를 사용해 피해내려고 하던 우칠이 그 모습을 보고 미간에 주름이 잡히더니 이번엔 피하지 않고 마주 검을 들어 내리쳤다.


“어디, 나도 한번 해볼까? 욱월섬(拗月閃)!!”


꽈아아앙....빠직.


크게 소리 지르며 우칠이 검을 내려치자 삼극오행공(三極五行劍)의 기운이 담긴 검이 무시무시한 압력을 가지고 서금평의 도와 부딪쳐갔다. 이어서 서금평이 펼친 절혼참의 환영이 씻은 듯 사라지며 목도가 부러져 나갔다.


크헉!


“우와와아!!”


비무장 주변에 있던 아이들의 입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비무대의 중간지점쯤. 우칠과 서금평이 서있는데 우칠의 검이 서금평의 이마에 맞닿아 있었다.


서금평은 용케 부러져 나간 목도의 나머지 부분을 아직 쥐고 있었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목도를 쥔 손아귀 사이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이 호구가 찢어진 것이 분명해 보였다.


반면에 우칠은 여전히 사람좋은 얼굴을 하고 싱긋 웃고 있었는데, 서금평이 더 덤벼들 기미가 없자 피식 웃고는 입을 열었다.


“오호라, 네 말대로 초식명을 외치면서 펼치니깐 위력이 더 강해진 거 같은데? 조언 고맙다.”


“.......”


“그건 그렇고...”


서금평이 망연자실한 눈으로 우칠을 바라보았다. 지금의 상황이 믿겨지지도 않았지만 우칠의 말에서 뭔가 불길함을 느낀 것이다.


“조언해준 것과는 별개로 어제 나와 우리조원들을 욕한 대가는 받아야겠지?”


당황한 서금평이 급히 입을 열었다.


“대결은 이미 끝....”


따악!!


엌...어어?...으으윽!!


우칠이 들고있던 목검을 그대로 내려쳐 서금평의 이마를 때렸다. 주변을 울리는 찰진 소리와 함께 이마를 부여잡은 서금평이 주저 앉으며 앓는 소리를 냈다. 그 모습을 보고 우칠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짓더니 뭔가 깨달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 미안, 초식명을 외치면서 패야 한다고 했지?”


“그..그런....”


“음, 이거 어쩌지? 지금부터 널 패는 수법에는 초식명이 없는데.”


서금평이 얼른 고개를 들어 그럼 그만하라고 외치려고 하는 순간, 우칠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재빨리 목검을 내려치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 났다. 이제부턴 내가 주제도 모르는 잡놈을 때려잡는 수법을 우칠류라고 불러야겠다.”


우칠의 말을 들은 서금평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보법을 펼쳐 우칠의 목검을 피하고 적성조가 있는 비무대 끝으로 움직이려 했으나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우칠이 아니었다.


“옛다. 먹어라! 우칠류....우칠류...우칠류................우칠류우우!”


딱..따닥..다다다다...


“윽...으아아악!”


우칠이 연신 ‘우칠류’를 외치며 서금평의 전신을 때렸다. 서금평이 무작위로 떨어져 내리는 목검에 맞아 연신 비명을 지르는 와중에... 이 모습을 보고 비무대의 양 끝에 있던 적일과 적성이 동시에 몸을 날려 비무대 한가운데로 떨어져 내렸다.


“그만해라!!”


장내로 날아든 적일이 우칠의 목검을 움켜쥐쥐었고, 적성은 서금평을 보호하듯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헤헤, 이러면.. 제가 이긴 건가요?”


마치 이제 알았다는 듯 우칠이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적일과 적성을 바라봤다. 적일과 적성은 순간 어처구니가 없어 해맑은 우칠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내 적성이 이를 부드득 갈며 말했다.


“이번 대결은 네가 이겼다. 이제 알았으면 자리로 돌아가라.”


적일도 움켜쥐고 있던 우칠의 목검을 놓아주고는 여전히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이만하면 승부가 났으니 너는 자리로 들어가거라.”


그제야 우칠이 들고 있던 목검에서 힘을 빼고 다시 허리춤에 목검을 차더니 적일조의 아이들이 있던 곳으로 가면서 다 들으라는 듯이 큰소리로 외쳤다.


“난 또, 어느 한쪽이 정신을 잃어야 승부가 끝나는 줄 알았지 뭐야? 뒷간이 급해서 빨리 해치우고 일을 보러 가야 하는데, 아무리 때려도 기절을 하지 않아서 얼마나 당황 했다구..."


아이들이 우칠을 보고 웃었다.


“대장, 난 그럼 뒷일이 급해서 얼른 갔다 올게.”


비무대 위에서 당당했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우칠이 바지춤을 부여잡고 뜀박질을 해서 장내에서 쏜살같이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이 다시 한 번 크게 웃었다. 소악도 우칠의 이 천연덕 스런 말을 듣곤 피식 웃었는데, 웃는 것과는 별개로 장내의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었다.


적호는 말할 것도 없이 똥씹은 표정을 하고 적성에게 끌려오는 서금평을 노려보고 있었고 적성조의 나머지 아이들도 인상이 굳어져서 돌아오는 우칠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악은 상대인 적성조 뿐만 아니라 비무대 주변에 둘러서 있는 다른 조의 아이들도 유심히 관찰했는데, 다른 조의 대표로 나온 몇몇의 아이들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자기들 끼리 쑥덕거리며 무언가를 논의하느라 바쁜 듯 했다.


‘이만하면 원하는 대로 됐군!’


소악이 속으로 뇌까렸다.


사실 소악이 우칠을 먼저 내보낸 것은 이유가 있었다. 상대의 선봉을 압도적으로 꺽어 기세를 타려는 속셈도 있었지만 다른 조 아이들의 실력도 궁금했기 떄문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우칠의 실력을 보고 크게 동요하는 것을 보니, 다른 조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이 가는군.’


이번 경합에서 승리하기로 마음먹은 소악에겐 경합에 참가할 상대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었다. 적혈도에 들어온 아이들은 조가 나뉜 뒤로는 교두를 따라 모종의 장소에서 훈련했는지라 각조의 아이들이 무슨 무공을 어떤 수준까지 익혔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교두들은 아이들이 서로 마주치는 것을 꺼려하는지 식사시간 마저도 나누어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게 했다. 소악은 오늘에 이르러서야 아이들이 패용하고 있는 무기나 신체의 단련된 부분을 보고 대략의 사정을 깨달은 것이다.


‘일월성신 각 조의 아이들이 각기 검법(劍法), 창법(鎗法), 도법(刀法), 암기술(暗器術)을 익혔다는 건 알겠고, 나머지는 따로 무기를 들고 있지 않는 것을 보니 권법(拳法), 장법(掌法)등을 익힌 건가? 더 지켜보아야 확실히 알겠군.’


잠시 생각을 하고 있던 소악은 웅성거리는 소리에 생각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봤는데 아이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며 속닥거리고 있었다.


‘뭐지?’


소악은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이 연신 비무대와 자신을 번갈아 보고 있었는데, 비무대 위에 이미 적성조의 아이 한명이 올라와서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정호..’


언제 올라갔는지 정호가 비무대 위에서 말없이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그 눈빛이 어서 안 올라오고 뭐하냐고 묻는 듯 해서 이를 본 소악이 쓴웃음을 지었다.


원래 소악은 이번 대결에서는 나서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상대가 이렇게까지 하니 피할 도리가 없었다.


“대장이 나설 거 없어! 이번엔 내가..”


“아니야. 이번엔 내가 나가지!!”


모일과 구일이 아직 자신의 대장이 나설 차례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소악의 의견을 묻지 않고 서로 비무대 위로 올라가려고 했다.


“됐다. 상대가 나를 지명하는데, 좀 이르긴 하지만 내가 나가야지.”


소악이 모일고 구일을 만류하고는 걸음을 옮겨 비무대 위로 올라갔다.


“여어...적호야! 어제 보고 또 보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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