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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달 님의 서재입니다.

괴협 소악(怪俠小惡)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무무달
작품등록일 :
2018.06.26 19:35
최근연재일 :
2018.07.19 00:13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43,029
추천수 :
586
글자수 :
168,736

작성
18.06.26 23:22
조회
1,568
추천
18
글자
8쪽

9. 산중혈투(1)

DUMMY

소악은 더 이상 정신을 붙들고 있기 힘들었다.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일부분은 아예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단 한번이라도 자신을 구타한 거한에게 복수할 수 있었으니 기분만은 시원했다.


‘한 대라도 제대로 때려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마지막으로 아쉬운 감정에 피식하고 웃었는데 거한의 눈에는 이 웃음이 자신을 비웃는 모습으로 보였나보다. 터지고 부은 두 눈 사이로 흉신악살의 표정을 하고 있는 거한의 얼굴이 보였다.


당황함도 잠시, 거한이 분을 못 이겨 자신을 다시 구타하려는 것이 보였다. 거한을 뜯어 말리는 금칠랑의 비굴한 목소리도 들렸다.


소악은 비로서 힘겹게 잡고 있던 의식을 서서히 놓았다. 기어코 한 번의 후련한 복수에 성공하고야 만 것이다..


털푸덕


악!..소리가 나야 정상인데 이제 더 이상 온몸에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거한이 자신의 손에 들어 올리고 있던 소악을 땅바닥에 내팽겨치고는 금칠랑을 향해 소리질렀다.


“크윽..금칠랑 저놈은 꼴도 보기 싫으니 즉시 이송하라. 내 저 쌍놈의 얼굴을 한 번 더 보게 된다면 문책을 감안하고서라도 결코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기절하는 와중에도 소악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들려서 어느 좁고 어두컴컴한 공간에 실려지는 것을 느끼고 완전히 의식을 잃어갔다.


‘살아만 있자. 이 개잡종의 놈들 살아서 제발 다시 만나기만을 빌겠다. 이 수모는 결코 잊지 않고 있다가 천배만배 더해서 갚아주겠다.’


복수의 다짐을 끝으로 소악이 완전히 의식의 끈을 놓았다.


--------------------------------------------------------------------


일주일 후


섬서의 초입인 합양(合陽)의 선달산(仙㒓山)을 지나는 일단의 표행이 있었다. 마차에 하가표국(河傢鏢局)이라고 적혀있는 깃발로 보아 이들이 산서제일 표국이라고 불리는 하가표국의 일원임을 알 수 있었다.


죽 이어진 행렬의 선두에서 말을타고 표행을 이끌고 있는 한명의 표두와 다섯의 표사, 열다섯 명의 보표로 이루어진 행렬이었는데 하가표국은 보표와 표사들의 수준이 뛰어나기로 유명했다.


표행의 중간에서 말을 타고 보표들을 지키며 이동하던 한 사내가 옆의 동료를 보며 중얼거렸다.


“국주님도 참 너무하시는군. 저번 표행길에서 돌아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바로 표행이란 말인가... 안그래? 정가야?”


“섭가 이놈아, 조심해라!! 하표두님 들으실라. 돈도 벌고 좋지. 왜 그래?”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는 듯 정씨 사내가 옆의 사내를 나무랐다.


요 몇 년사이 하가표국은 표국이 번창하면서 동시에 규모 또한 성장했다. 다른 표국이 꺼려하는 귀한 물건이나 힘든 일도 맡아 척척 성공하자 산서에서는 나름 명성이 대단했다.


흐아암.


표사 정일기가 말위에서 두 팔을 번쩍 올리며 늘어지게 하품을 해댔다.


“크크큭. 정가야, 저번 표행을 마치고 몇일 쉬더니 그새 몸이 녹슬었냐?”


정일기의 옆에서 같이 말을 타고 이동하던 표사 섭수생이 표행을 떠난 후 줄기차게 하품을 해대는 정일기를 보며 낄낄거렸다.


“이번 표행을 떠나면 세달 뒤에나 볼 수 있다고 마누라가 어찌나 성화던지..딸하나 낳자고 아침저녁으로 보양식을 먹이며 잠을 재우지도 않는데 아직 장가도 안간 네놈이 이 형님의 고충을 알겠냐?”


정일기가 총각이 뭘 알겠냐는 듯이 한심한 표정으로 섭수생을 흘겨보았다.


“어허, 이놈보소!! 누가 너보고 그렇게 일찍 장가가라고 등떠밀었냐? 정가야, 내가 제수씨가 아무리 좋아도 그렇게 서둘르는거 안좋다고 충고하지 않았느냐?"


"나라고 뭐 이럴줄 알았냐? 이놈이!! 하나있는 친구라는게 위로는 못해줄망정.."


"몇 달간 표행을 나갔다 복귀하면 기루 한번 못가고, 마누라 등쌀에, 애보기에... 아주 불쌍해 죽겠구나. 불쌍해 죽겠어. 클클클!!”


섭수생의 말로는 불쌍하다면서 얼굴은 아주 재미있어 죽는다는 표정에 정일기가 약이 바싹올랐다가 피식 웃고는 받아쳤다.


“지금은 섭가, 네놈이 날보고 웃겠지만 십년 후에도 그렇게 웃을 수 있나 보자꾸나. 난 이제 십년만 버티면 일표도 다자라서 제몫 할테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곰같은 마누라랑 오순도순 살겠지만, 정가 네녀석은 십년 후에도 춘심루 향월이 가랑이를 못빠져나오고 돈이나 갖다 바치는 홀아비신세일걸?...십년 후에 따뜻한 집밥이라도 한술 얻어먹으려면 말조심해라. 이놈아.”


“대놓고 악담을 해라 이자식아!!”


어찌 생각하면 지독한 악담이었지만 평상시 둘도 없는 동료이자 친구인 둘의 아웅다웅은 한두 번이 아니었던지 말하는 섭수생도 듣는 정일기도 피식 웃으며 넘길뿐이었다.


허허헛


‘이렇게 시덥지 않은 농담이라도 하며 이동해야 표행길이 심심치 않겠지’


선두에서서 표행을 이끄는 국주의 동생이자 이번 표행의 표두를 맡은 하영학이 섭수생과 정일기의 말싸움을 보며 만류할 생각은 않고 그저 피식 웃었다.


넓게는 산동에서 감숙까지 표행을 다니는 하가표국은 이대째 이어오는 가업인 만큼 녹림도와의 안면도 많았고 명성도 그만큼 높아져서 사실상 표행에 위험은 적다 할 수 있었다.


만사불여튼튼 이라고 했던가? 이대째가 되어 현 표국주가된 하종학은 표사와 보표의 수준을 크게 올려 기용하고 관(官)과의 인맥을 쌓는데 주력했다.


세월이 흘러 둘째인 하영학이 당당한 황산파의 속가제자로 인정까지 받자 이제는 황산파의 보복이 무서워서라도 감히 인근에서 하가표국의 표물을 털고자 덤비는 이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자신의대에 이르러 드디어 사업은 날로 번창해서 이제는 산동에서 감숙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게 된 것이다.


움찔


'뭐지?'


"모두 잠시 길을 멈추어라!"


잠시 회상에 잠겼던 하영학이 몸을 떨고는 인상이 굳어지더니 손을 들어 뒤따라오던 표행을 멈추게 했다. 눈앞의 숲속 무성한 나무들 사이에서 아주 미세한 인기척을 느낀 것이었다.


“녹림 선달채(仙㒓山)의 영웅들이시오? 본 모는 산서성 하가표국의 표행을 이끌고 있는 표두 온유검(溫有劍) 하영학이라고 하오. 본 표국이 선달산을 통과하고자 하니 녹림의 영웅들을 뵙기를 청하오”


하영학이 말위에서 두 손을 모아 포권을 한 채로 목소리에 은은한 내공을 실어 외쳤다.


이번 표행에 앞서 길을 정할 때 최근 선달산에 들어선 작은 산채에 대한 정보를 들었지만 규모가 작고 채주의 무공수준도 일류를 겨우 넘어선 경지라 들어 그냥 듣고 넘겼던 것이 생각났다.


'녹림십팔채 소속이라면 모를까 작은 산채 하나 따위야...'


적당히 타협하고 통행료나 주고 넘길 셈이었다.


“크하하하. 나도 산서온유검의 하모 라면 들어본 적이 있지!!”


별안간 숲속에서 왼눈에 사내하나가 풀썩 뛰쳐나왔다. 자세히 보니 한쪽눈엔 안대를 끼고, 등 뒤에 큰방울이 매달린 도를 하나 걸쳤는데 키가 칠척은 되어 보이는것이 인세에 드믄 거한이었는데 나오자마자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본인은 선달채의 채주인 거령도(巨鈴刀)방산호라고 한다. 목숨이 아깝거든 당장 표물과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고 썩 꺼지도록 해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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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25. 섭수생!! 화타진기토를 시술받다. +5 18.07.09 943 20 15쪽
24 024. 검교두 적일 +3 18.07.08 1,026 17 13쪽
23 023. 삼절괴의 화매진 +4 18.07.07 1,076 16 12쪽
22 22. 깨어난 섭수생(2) +1 18.07.06 1,078 16 14쪽
21 21. 깨어난 섭수생(1) +1 18.07.05 1,159 16 12쪽
20 20. 소악의 자질 +1 18.07.04 1,160 19 11쪽
19 19. 멧돼지를 잡아라!! +1 18.07.04 1,183 18 11쪽
18 18. 원한은 골수에 사무치고. +1 18.07.03 1,098 19 11쪽
17 17. 처참지경 +1 18.07.02 1,123 14 8쪽
16 16. 적일조장 소악 +1 18.07.01 1,129 16 11쪽
15 15. 교두와 아이들 +1 18.07.01 1,187 14 11쪽
14 14. 의문의 섬 적혈도 +1 18.06.30 1,233 14 12쪽
13 13. 멸문표국 +1 18.06.30 1,247 16 11쪽
12 12. 쟁룡대회 +1 18.06.29 1,367 15 14쪽
11 11. 불측지연 +1 18.06.27 1,470 17 10쪽
10 10. 산중혈투(2) +1 18.06.27 1,499 14 11쪽
» 9. 산중혈투(1) +1 18.06.26 1,569 1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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