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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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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8
추천수 :
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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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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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Story. 0 흔하지는 않은 일상

DUMMY

"..."




폭풍같던 밤이 지나고나서 다음날,꽤나 이른시각.

사벨레인은 그녀의 침실에서 덮여있던 이불을 밀쳐내고 부스스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아?"





그리곤 그녀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약간의 맹함과 의문이 가득한 어조의 그 한마디는 지금 그녀가 무슨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여실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아니...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내가 왜 침실에 있는거지...?'





사벨레인은 머릿속에서 어젯밤에 다르칸의 집무실을 향해 갔었던 기억을 어렴풋하게 떠올렸다.

분명히 그곳을 향해 가다가 우연찮게 월영과 다르칸이 서로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광경을 보았었고,그 대화는 자신이 들은대로만 판단하자면 필히 그녀를 해하려는 의도가 가득하게 담긴 뒷공작을 꾸미고 있는 광경이 틀림없었다.

너무 겁이나고 다리가 안움직여서 그만 그들과 눈이 마주쳤었고,그다음에는....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여기까지 밖에 도무지 기억이 나지가 않아.'





아무리 기억하려고 머리를 쥐어짜봐도 말라버린 모래에서 물을 짜낼수가 없는 것처럼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녀는 약간의 편린조차도 없는 기억의 공백을 떠올리려는 것을 포기하고는 어째서 자신이 이곳에 멀쩡하게 살아있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의식을 잃었던건 맞아,기억조작 마법이나 그런것을 썼을리도 없고..."






그날 밤까지의 기억과 지금 사이에 꽤나 큰 공백이 존재하는 것을 보아하니 그때 의식을 잃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게 사벨레인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의 눈앞에서 그녀가 의식을 잃었다는 것은 충분히 그녀를 죽이거나 실각시킬 더할나위없는 커다란 명분이자 기회 중 하나였을것이 분명할터였다,그냥 그자리에서 죽여버린 그후 그대로 거짓을 뒤집어 씌우기만 한다면 충분한 명분이 만들어지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엘리트 중의 엘리트인 그들이 알지 못할리가 없었으니 그녀는 이 상황이 몹시 혼란스러웠다.





"...이상해,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이상해."





혹시라도 놓친 사실이 있을까봐 몇 가지 더 생각을 해봤지만 그것만으로 의문이 해소되는 일은 없었다,오히려 더더욱 증폭되기만 했다. 의식을 잃었을 그때 죽였다고 한들 누가 의심을 할 턱이 없으니까 말이다,그녀의 죽음에 누군가가 의혹을 제기한다고 쳐도 다르칸이나 월영은 그저 사실 그대로만 주장하면 되었다,사람의 머릿속을 읽는 마법은 여럿 존재하고 상대방의 거짓말을 간파할 수 있는 고유능력을 가진 마족들도 많았다.






"분명 어느쪽을 택하던지 입장이 유리한건 매한가지겠지만...이왕 뒷공작 하기로 결심한거 내 목을 거기서 쳤으면 더 빨랐을텐데...?"






그러니까 그들 머릿속을 조금만 살펴본다면 사벨레인이 강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하디 평범한 인간여자라는 사실이 금방 들통날테니까 유리한건 다르칸과 월영이라는 소리였다.

그렇게 사실이 밝혀진다면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군법에 의해 제재도 가해지지 않고 오히려 수많은 지지를 받게될 것이 뻔한데도 그들이 무슨 속셈으로 자신을 살려둔 것인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에이,모르겠다. 어쨌거나 살았다는게 중요하니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던 사벨레인은 이내 생각을 그만두었다. 그녀 스스로가 생각하기엔 아무리 생각해도 꼭 자신이 죽어야만 모든게 원만하게 해결된다는 당사자에게만 비참한 결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었다,일어나자마자 그런 생각으로 기분을 망치기도 싫었고, 무엇보다도 그들이 그런 좋은 기회를 날리면서까지 그녀를 살려뒀다는 것은 당분간은 그런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리고 몸도 별로 이상한 점은 없는것 같고..."





신체의 그 어떠한 곳에서도 이상한 점이나 통증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평소와 다를데가 없는 컨디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만에 하나라는게 있으니까..."





사벨레인은 이따가 전담 치료사에게 가서 전체적인 검진이라도 한번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침대 밖으로 빠져나왔다.

분명 아침일텐데도 아까부터 방 안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어두웠기에 커튼이 햇빛을 가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예상대로 커튼은 침실의 창문을 물샐틈도 없이 가리고 있었다.

그녀는 가까이 다가서서 두 손으로 커튼의 끄트머리를 하나씩 잡고는 양 옆으로 치웠다,그러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방은 여전히 어두컴컴한채 그대로였다.





"...지금이 몇시더라?"





밝은 햇빛은 커녕 여전히 밤이 자신이 방금 걷어낸 커튼처럼 드리워져있자 사벨레인은 고개를 돌려 벽에 덩그러니 걸려있는 여기저기 ♥S.R♥ 라는 의도를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는 이니셜이 황금빛으로 박혀있는 검붉은 하트모양의 약간 찌그러져있는 시계를 향해 쳐다보았다.

9년전에 마왕이 손수 만들어서 직접 벽에 걸어놓고 간 시계는 상당히 괴악한 디자인을 가졌지만 성능만큼은 정상적임을 의심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 하트모양 시계가 지금 시각이 이미 밤이 아니라 경계가 깨어나는 시각인 새벽이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도 거의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경계가 일어난 시각인 아침의 초입으로 바뀔것 같았다.





"고작 새벽밖에 안됐다니..."





아침인줄로만 알았건만,사벨레인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에 조금 허탈함을 느끼면서 다시 밖을 내다보았다.

밖은 구름이 조금 끼어있기는 해도 절대 흐린 날씨는 아니었고,조금씩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사벨레인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가만히 오늘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하루를 평소보다 일찍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시간들을 허투루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디,처음엔 전담 치료사한테나 가볼까...? 이왕 갈거라면 일찍 갔다오는게 나을테니까. 그런 뒤에는 집무실로 돌아가는거야. 그뒤는 그때 생각하자.'





한치앞도 모르는게 사람 일인데 어떻게 하루의 계획을 그자리에서 전부 다 세울수가 있단 말인가.

그렇기에 사벨레인은 당장 어떻게 해야할지 정도의 계획만을 세운 다음에 그뒤는 천천히 생각해볼 요량이었다.





"전담 치료사 전용실이...바로 아래층이었지?"






너무 드문드문 만나기에 이름은 종종 까먹지만 상당히 유한 인상의 마족인데다 친절하기가 으뜸이어서 유독 기억에 인상깊게 남은터라 그가 어디에 있는지와 얼굴 정도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끼익- 쾅!





방문이 한번 열렸다가 세게 닫혔다.

방 안에는 이제 아무도 없었다.

* * *


제 1군단 소속 군단장 전담 치료사, 그게 바로 저 데하무트입니다.

상당히 예의바르고 호전적이지도 않다는 소리, 얼굴값을 한다는 소리,그냥 착하다는 소리를 어릴때부터 줄곧 듣고 자라왔었습니다. 그건 부정할래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성격상 싸움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것도 맞고, 상대방한테 언제나 예의바르게 행동하는게 몸에 배긴 습관이니까요.





그런데 웃기게도 제 어렸을때의 꿈은 여느 어린 마족들과 다를바 없이 마왕군에 들어가서 한 자리 꿰고 사는거였습니다.

하지만 마왕군은 어디까지나 제국 연합과 싸우기 위한 목적을 가진 호전적인 마족들이 주로 뽑히잖습니까. 그런데 전 싸움을 싫어하니 당연히 못들어갈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 꿈은 접으려고 했는데...이게 웬걸, 치료에 관련된 고유능력이나 그쪽으로 지식이 풍부하면 마왕군으로 받아준다는 겁니다.

당연히 싸움은 일체하지도 않고, 그저 후방에 있거나 각 군단장들에게 전담으로 배속받는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마침 제 고유능력은 치유와 저주해제에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말했더니 모병관이 지랄하지 말라면서 똑바로 말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눈으로 보여줄겸해서 그자리에서 바로 손가락을 두 개 잘라버리고 고유능력을 썼습니다, 당연히 잘린 손가락은 다시 붙었고, 모병관은 그자리에서 즉시 합격 도장을 찍어주더니 제국연합이나 용사한테도 잘 나타나지 않는 고유능력인데 우리 마왕군 쪽에 있다는게 믿을 수가 없었다며 고개 숙여 사과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뒤에 어떻게 되었냐구요?

제가 아까 말했다시피 전 제 1군단 소속입니다,그러니까 그쪽으로 곧바로 배정되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다시 얘기하자면 제가 바로 제 1군단장 사벨레인님의 전담 치료사라는 겁니다, 그래서 매일매일이 평화롭습니다. 제가 모시고 있는 상관님이 누굴 다치게하면...아니,누굴 죽이면 죽였지 절대 다쳐서 올 분이 아니시니까요,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한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제가 처리해야할 서류도 없는 바람에 이렇게 소파에 누워서 잉여롭게 시간이나 보내고 있는 형편이었습니다.





'누구들은' 근 십년간 모셨음에도 불구하고 마구 떨면서 말하는데 저만 안떨고 쉽게 말하는 것을 보니 사벨레인님이 그렇게 무섭지 않다고 느끼냐고 하실수도 있겠지만, 제가 미친것도 아니고...당연히 무섭습니다,다만 부하들에게 워낙 잘 대해주시는 분인데다가 제가 죽을죄를 진 것도 아니니까 무서워도 참는겁니다.

....근데 들려오는 소문에 따르면 어저께 엄청나게 화를 내셨었다고 합니다,범인은 다르칸하고 월영이던가..? 그놈들은 저와 같이 사벨레인님을 근 십년간 모셔왔는데 어째서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근데 그 얘기를 왜 하냐구요? 제가 사벨레인님을 무섭게 느낀다는 것과는 별 연관성도 없는 얘기를?

당연히 연관성이 있죠, 왜냐하면 지금 사벨레인님이 제 방문을 열고 들어오시더니 엄청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절 바라보고 계시기 때문이니까요. 느껴지는 압박감에 숨이 막혀오는것만 같습니다.

와,이 씨발새끼들이 미쳤었는지 단단히 일을 저질렀나 봅니다, 어떻게 하면 사벨레인님이 이틀동안이나 화가 가라앉지 않으셨을까요. 심지어 어제는 밖으로 나오지도 않으셨다고 합니다.






...저 지금 무서워서 미치겠습니다.

아무래도 사벨레인님이 평소와는 다르셔서 그런걸까요, 누군가가 제 목 가까이에 매우 예리한 칼을 들이밀고 있는듯한 서늘한 기분이 느껴지는 것이 잘못하면 인생 조지게 생겼다는 감이 팍팍 옵니다. 밀려오는 압박감이 몸을 마구 억눌렀지만 그래도 저는 최대한 미소를 짓기 위해 노력하면서 물었습니다.





"어라, 오늘은 건강검진 날이 아닌데...무슨 일 때문에 오셨습니까? 사벨레인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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