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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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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6
추천수 :
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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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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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Story. 0 흔하지는 않은 일상

DUMMY

서서히 밤이 저물어만 간다.

낮이 오고있었다,햇빛이 가득하고 아름다운 여명이 세상을 뒤덮으러 오고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밝아져만 가는 상공에서 누군가가 등짝에 난 거대한 날개를 쥐가 날듯이 퍼덕이고 있었다.



"이런 젠장할...!"




서서히 드리워져가는 여명의 빛을 보면서 인상을 잔뜩 찡그렸다.

짧은 욕설을 내뱉으며 나는 나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으로 마왕군 진영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지쳐가는 날개에 억지로 힘을 주니 고통이 물밀듯이 밀려왔다,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낮이 완연하게 떠오르기 전에 아직 한움큼의 어둠이 남아있을때 이곳을 벗어나야만 했다.




왜 그런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우리 마왕군은 밤에 속해있다,그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냐면 밤에는 우리들이 힘을 제대로 쓸 수가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낮에는 우리들이 힘을 못쓰지만 낮에 속한 제국연합과 용사들은 충분히 힘을 쓸 수가 있다,당연히 밤에는 썩 좋지 못하지만 그건 지금 중요한게 아니다.

내 날개는 밤에 속해있는 존재로써 내 온연한 힘이 완전히 깨어났을때만 쓸 수 있는 힘이다,그러니까 낮에는 이 날개를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젠장,빌어먹게도 벌써 날개가 푸르르 떨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에 벌써부터 반응한 것인지 다시 돌아가려고 아주 부들부들 떨려왔다.

저 멀리에 서서히 어둠이 드리워지는 지역이 보이는게 천만다행이었다.




'조금만...조금만 더...!'




나는 오만상을 잔뜩 찡그리면서 등에 힘을 주어 날개가 다시 들어가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엄청난 격통에 등에 식은땀이 다났지만 어쨌든 참았다,이 엄청난 높이에서 날개가 없어 추락하는 것보다는 그게 덜한 고통일테니까 말이다.




펄럭- 퍼덕-




하지만 슬슬 한계가 다다르고 있었다,생각보다 해가 더 일찍 떠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밝은 빛이 나의 날개를 다시 되돌리려는 것으로도 모자라 시야까지 방해하기에 정말 죽을맛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주춤대는 순간 난 진짜 죽는거다.

땅에 떨어져서 추락사하던지 잘 착륙했다고 하더라도 여기저기에 묻혀있는 마법 지뢰와 이 주변을 탐색마법으로 순찰하며 돌아다니는 제국 연합의 기사나 마법사,정예병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가차없이 날 죽이려고 달려들테니 말이다.




'조금만- 더!'




물론 상대방의 진영에 침투하여 정보를 빼오다가 죽는것은 틀림없이 명예로운 일이지만 나는 그것보다는 강자와의 싸움에서 죽기를 원하고 있다,쩌리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싸우다가 물량에 못이겨서 죽는거 말고 1대1로 당당하게 말이다.




퍼덕- 퍼덕-




난 필사적으로 날개를 퍼덕였다,하지만 그 노력과는 별개로 점점 몸체가 아래로 가라앉아가고 있었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는데,곧 있으면 밤 시간대의 영역으로 들어설 수 있는데 날개가 너무 무겁게만 느껴졌다.




"끄으으으-"




파락- 파락- 파락-




혼신의 힘을 다한 날갯짓으로 가라앉아가는 몸체를 점차 공중으로 떠올렸다.

더는 날개에 격통이 느껴지지가 않았다,그저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저 경계를 넘기위해 날고 있을뿐이었다.

하지만 점차 날개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져왔다.

90m....80m...경계와 나의 거리가 줄어들때마다 내 날개의 크기도 줄어들지만 어떻게 되던지간에 저 영역에 손가락 끝만 걸친다면 나는 다시 본연의 날개로 날아오를 수가 있다.




20m.... 15.... 10... 이젠 진짜로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지만 지금 이 속력으로 엎어졌다가는 코가 깨지다 못해 난 뇌진탕 확정이다.

이미 몸체에 가속력이 강하게 붙어버렸기에 점점 크기가 줄어만 가는 이 날개로 뭘 어떻게 해볼수도 없다.

나는 안면을 향해 점점 가까워져가는 검은 경계와 누런 땅바닥을 마지막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몇 초뒤에 내가 뇌진탕에 걸릴지 아니면 다시 운좋게 날아오를지가 결정될 것이다,나는 후자의 경우이기를 바라면서 감은 눈을 뜨지 않았다.



....



천추같은 시간이 흐른다.

분명 몇 초 남짓한 시간임이 틀림없으나 몸과 정신이 느낀 시간은 가히 몇 분이다.




파락- 파락.... 펄럭- 펄럭-!




미약해져만 가던 나의 날갯짓에 점점 힘이 붙는것이 느껴졌다.

바람을 가르는 힘찬 비공소리에 질끈 감고있던 눈을 뜨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완연한 밤이 드리워져 있어 온통 거뭇거뭇했다.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에 떠있는 하얀 달과 밤을 배경으로 박힌 별들을 보며 진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틀림없는 밤의 시간대였다,밝은 햇빛 따위가 아닌 어둠이 드리워진 밤.




"끄아아...살았다."




나는 익숙한 밤의 모습에 안도의 비명을 내질렀다,온몸에 긴장으로 잔뜩 들어갔던 힘이 주욱 빠지면서 늘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동안 정보를 모으는 활동과 암살 임무 수행을 해오면서 죽을뻔한 적이 많기는 많았지만 지금과도 같은 경우는 처음 겪어보는 것이었다.

단 한번도 시간계산을 틀리지 않던 내가 이렇게 시간을 틀려먹고 간신히 밤의 영역으로 들어서다니,요새 내 정신이 해이해진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후우,정신차려야겠군."




이 일만 몇 년째 하는데 시간을 잊어먹고 다닐줄이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품 속에 고이 모셔두고 있던 황금빛 회중시계를 꺼내들었다.

사벨레인님이 주신 회중시계인데 상당히 특별한 아티팩트라고 하셨었다,다만 이게 무슨 능력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아티팩트라도 시계는 시계다.

난 회중시계를 열어 현재 시간이 언제인지 들여다보았다,마족인지라 원체 눈이 좋아서 밤이라도 이런건 잘 보인다.




"....? 이건..."




근데 뭔가가 이상했다.

지금 낮과 밤이 서로 바뀌어서 경계가 쉬는 시각의 초입인데 나의 회중시계는 여전히 경계가 바뀌기 시작하는 시각이다.

정확히는 경계가 바뀌는 종반이지만 어쨌거나 오차가 난 것만은 틀림없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




난 회중시계를 바라봤다,아마 내 표정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반응은 실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세계의 흐름에 따라 정확하게 맞춰놓은 시계이기에 그동안 시간에 오차가 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건만 뜬금없이 이제와서야 오차라니? 난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근 십년 이상을 나와 함께 밤이슬을 맞은 시계다,그동안 한번이라도 고장이 난 적이 있었다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그럴리가 없으니까 문제다.




"그분께서 주신 아티팩트가 고장날 일이 없을텐데..!"




사벨레인님께서 나에게 하사하신 아티팩트다.

그것만으로도 이 아티팩트의 품질과 성능이 어느정도인지 대부분은 다 짐작할 수가 있다.

마왕님조차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신다는 힘을 가진 군단장 사벨레인 님께서 주신 아티팩트가 고장이라니,지나가던 다르칸이 웃을소리다.



더욱이 이 아티팩트는 마법 탄환을 맞아도 꿈쩍하지 않던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실제로 여러번 맞아봐서 잘 알고있었다,그래서 이건 세월이 흘러도 쉽게 망가지지 않을 아티팩트라고 난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것이 오차가 난 것일까,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잘 알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것도 보고해야겠군."




나는 심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전속력으로 날개를 퍼덕였다.

또 격통이 밀려오는 것 같지만 도착해서 쉬면 될일이다,시간을 대충 보아하니 오차까지 계산해도 도착하면 딱 밥먹고 쉬기 좋을듯했다.


* * *


"보인다."




몇 번의 짧은 휴식을 거치면서 날다보니 어느새 내 눈앞에 거대한 성의 형체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밝은 불빛을 내뿜는 저곳이 바로 마왕군의 본진인 '마왕성 데이라크'다.

어째서 성에 이름이 붙어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므로 넘어가고,지금 내가 보다시피 데이라크는 대도시 하나에 맞먹을만큼 엄청나게 크고 넓다.

그리고 제 1,3,4 군단장님이 전부 안에 거주하시기 때문에 방비와 치안 모두가 보장되어있다.




"슬슬 내려가야지."




그러면 군단장님들이 자리를 비우시면 치안이나 방비가 극도로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절대로 아니다,성 안팎으로 아주 잘 훈련된 경비병들과 치안대가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좀 수상쩍은 존재들은 명확한 신분의 증명이 되지 않는한 절대로 이곳으로 들어올 수가 없다.

충분히 날아서 진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래로 내려가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괜히 귀찮다고 맘대로 검문도 안하고 들어갔다가 더 피곤해지는 일을 발생시키기 싫으니까.




"음,좀만 더 날아서 온다면 먼저 공격부터 하려고 했는데."



증거로 여기 성깔 더러워보이는 마족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지막지하게 큰 쇠뇌를 들고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쩝쩝 다시는 소리에 나는 소름이 끼쳐올랐다.



"그런 성깔을 잘 아니까 이렇게 내려온거다."



저들은 체계적인 훈련을 제 3군단장 데카르트님과 제 4군단장 카를라일님께서 도맡아서 하셨기에 정예 중에도 최정예다.

너무 지옥훈련이라서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남은 이들은 대부분 한 성깔하거나 독기가 극에 달한 녀석들이다.

그러니까 일단 수상쩍다 싶으면 제압부터하고 보는 스타일,진짜 피곤한 놈들인데다 나는 일단 제 1군단장 사벨레인 님에 군영에 속한 간부이기에 우선 두 날개를 집어넣지 않고 서있었다.



"아,이제보니까 많이 왔다갔다 하시는 간부님이시구만? 어쩐지 날개가 좀 익숙하더라니,잘 알고계실테니 검문 절차는 말 안해도 되겠구만."



가까이 다가온 마족이 날개와 내 얼굴을 유심히 번갈아가면서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 6군단장 님이던가,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정신계열 마법과 심리에 아주 능하신 분이 있었는데 저 최정예에서 가려뽑아가셔서 생물의 심리를 읽어내는 방법을 훈련시켰다.

그러니 대강 살펴본 것 같아도 저건 그동안 봐왔던 나의 패턴들을 비교해본 것일거다,날개를 꺼내놓았을땐 얼굴이 뭐 어떻게 떨린다 거짓말을 할땐 동공이 뭐 어떻게 된다 같은거 말이다.



"빨리 빨리 끝냅시다."



나는 성문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방금 검문이 끝나면 다른건 생각외로 별건 없다,간부로서 등록한 고유마력 패턴 검사및 증명과 오늘의 암호는 무엇인지 같은거다.

앞에 놓여진 수정구에 간단하게 마력을 불어넣어 패턴을 입력했다.



스르륵-




마력패턴이 옳음을 증명하는 파란 불빛이 밝혀졌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쭉 걸어가면서 지나가듯 말했다.




"미친,12분이 늦었네."




스르르륵-



암호가 맞다는 의미로 거대한 성문이 파란 빛을 내며 조금 틈을 열어주었다.

뭐 이런 개떡같은 암호가 다 있냐고 생각할 법 하지만 원래 개떡같을수록 뚫기 어려운 법이다.




"그럼 수고하시고."



부웅! 펄럭-!



나는 그대로 날개를 펄럭이며 사벨레인님이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그분이 계신 곳은 마왕성의 두 번째로 큰 저택이다.

사실상 요새나 다름없는 이곳의 뒤로 넘어가면 바로 사벨레인님의 집무실 뒷편 창문으로 향할 수 있었다.

원래는 집무실 문을 열어서 정중하게 방문해야하지만 급보가 급보이니만큼 이해해주시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나는 기척을 느끼셨는지 의자에서 일어나신 사벨레인님의 뒤에서 창문을 똑똑 두드렸다.



탁 딱!



"꺄아아아아아-"



.....그 뒤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봤는데 기억이 전혀 나지가 않는다.

뭐지? 도대체 뭐지? 누군가의 습격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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