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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23,170
추천수 :
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06 09:00
조회
347
추천
14
글자
9쪽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DUMMY

* * *





대개 몇달에 한번씩, 심하면 1년이 지나서야 열리는 것이 바로 군단장 회의였다.

하지만 마왕이나 군단장들이나 모두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회의가 열린다는 것은 마왕군 전체에 비상이 걸릴만한 일이거나 경계를 해야만 하는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바로 오늘, 회의실에는 총 세 명의 존재가 의자에 착석한 채로 아직 안온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무언가 깊은 생각에 빠진듯한 모습, 가만히 앉아있을 뿐인데도 범접하기 힘든 기세가 절로 흘러나오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백발과 함께 건강해보이는 피부색을 가진 그녀는 제 1군단장, 사벨레인이었다.

과묵하기 짝이 없기로 알려진 군단장답게 그녀는 회의실에 들어오자마자 마왕의 바로 옆자리에 착석하고서 저렇게 눈을 감은채로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흐으으음...."




바로 사벨레인의 옆자리.

아니, 정확히는 그의 옆자리에 사벨레인이 있는 것이라고 봐야만 옳을 것이다.

먹처럼 검은 머리 위에 순백의 꽃이 피어난 듯한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젊은 미남자는 역대 최강이라고 불리우는 마왕, 크리스 데모닉이었다.





"으으음..."




군단장들 전원이 합세해서 덤벼들어도 감히 이기지 못할것이란 확신이 깔려있는 사벨레인에게 이토록 무례가 될 법한 행동을 거리낌없이 저지를 수 있는것은 전세계를 통틀어서도 오직 그 밖에 없을 것이었다.

그는 가만히 자신의 연둣빛깔 눈동자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듯한 그녀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었다.

마치 마음에 조금 안든다는 듯한 일관된 무표정으로 그저 응시하고만 있었다.





"....큼."





그리고 사벨레인의 바로 옆자리에는 주황빛을 띠는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눈매의 여성이 앉아있었다.

아무래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그 자리에 앉아있는 그녀의 얼굴은 이상할 정도로 백옥처럼 희었다, 그래서 그런지 뺨과 턱, 오른쪽 눈에 크고 작은 흉터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가만히 있어도 칼날과도 같은 매섭고 날카로운 기세가 흘러나왔고, 제복을 입고 위에 걸친 코트로도 숨겨지지 않는 대단히 이상적인 인체 비율이 눈에 띄었다. 길쭉한 체격과 단단해뵈는 잔근육들이 골고루 붙어있는 몸, 한눈에 봐도 단련된 무인이 틀림없어 뵈는 그녀는 제 4군단장이자 검성이라 불리우는 카를라일이었다.





"....."





카를라일은 상당히 불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사벨레인과 크리스를 번갈아가며 곁눈질 해대고 있었다.

사벨레인이야 원래 마이페이스이니 그렇다고 쳐도, 마왕은 도대체 왜 저러고 있는 것인지 그녀로썬 도통 의도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염구들을 보는듯한 눈으로 카를라일은 자신의 검 손잡이를 힘껏 꽉 붙잡았다가 놓았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반복적인 행동에는 만에 하나라도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자신이 온 힘을 다해서 뜯어 말리겠다는 의도가 다분하게 섞여있었다.





...




아무런 소리를 내지않고 있다 뿐이지 회의실은 곧 터지기 직전의 활화산과도 같이 달아올라 있었다.

너무도 불안정해서 조금의 틈이라도 보인다면 절대 놓치지 않고 터져오를듯한, 하지만 불안정하기에 모순되게도 얼마든지 터지지 않을수도 있었다.





똑, 똑.





그리고, 방금 그 틈이 생겨났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불안정한 기류를 헤집고 명명백백하게 울려퍼졌다.





"음?" ,"...?", "휴우...."





그 소리에 사벨레인만을 바라보던 크리스는 시선을 문 쪽으로 홱 옮겼다.

사벨레인은 감고있던 눈을 슬며시 뜨더니 곧장 고개를 들어 문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카를라일은 마침내 다른 군단장이 도착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섞인 한숨을 내뱉고는 따라 문을 바라봤다.





덜컹-





문 손잡이가 세게 돌려지는 소리가 나더니 미끄러져가듯 부드럽게 문이 열리면서 스산한 한기가 스르르 밀려왔다.

서서히 열어젖혀지는 문 사이로 하얀색 중갑을 온몸에다 둘러싼 거한기사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살아있는 존재라면 절대로 가질수도, 감히 가지려는 염두조차 내지못할 냉기를 풀풀 풍겨대는 그 거한기사는 당연히 군단장이었다.

그가 바로 마왕군 제 3군단장의 자리와 마왕 친위대의 대장직을 겸해서 맡고있는 듀라한, 데카르트였다.





갑옷과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이음새를 이어붙인 새하얀 투구, 그 안쪽의 어둠에서 요상한 보랏빛 안광을 번쩍였다.

그리곤 마치 동굴에서 말하는 듯이 울려퍼지는 목소리로 물었다.





[....설마 내가 늦게 온건 아니겠지.]





묻는 그의 시선은 아까부터 자신을 보는 황금빛 눈의 주인, 사벨레인을 향해있었다.

언제 어떻게 회의가 일어나던지 맨날 마지막으로 도착했던 사벨레인을 은근히 돌려서 까는 말이기도 했고, 그런 말을 함부로 그녀의 면전에다가 대고 할 수 있을만큼 자신의 힘과 실력에 자신이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기도 했다.

그 안에 내재된 의미를 금방 파악한 카를라일은 한숨을 내쉬고는 그의 이름을 나지막하게 불렀다.





"데카르트."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





괜히 분위기 흐리지 말고 닥치고 앉으라는 함축적인 뜻이 담긴 카를라일의 말에 데카르트는 영 마뜩잖다는 어조로 변명한 뒤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 팔짱을 낀채로 의자에 앉았다.

누가봐도 지금 자신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는 것을 숨김없이 아무렇게나 표출하고 있었다.





"하아.... 이미 한번 처뒤졌다고 겁대가리를 상실한건가..."





그 모습에 카를라일은 깊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저 대가리 없는 놈이 사벨레인한테 깝쳐서 두 번 죽던지 아니면 온몸의 관절이 죄다 뒤틀려 버리던지 그건 알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군단장 회의날, 공적인 자리이다, 게다가 마왕까지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은가, 그딴거 전혀 신경 안쓰는 성격이라는 것은 잘 알지만 제발 때와 장소정돈 가려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




카를라일이 머리를 신경질 적으로 벅벅 긁어대자, 옆에 있던 사벨레인이 그녀를 흘깃 바라보더니 데카르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크흠.]





아무래도 그건 좀 부담스러웠는지, 그는 슬며시 팔짱을 풀더니 정자세로 자리를 고쳐 앉았다.

아까 은근히 도발하던 그 패기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말이다.





"...."





그가 건방진 자세를 풀고 정자세로 고쳐앉자마자 그거면 되었다는 듯이 사벨레인은 귀신같이 시선을 거두었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바로 옆에 있는 크리스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으,응? 가,갑자기?"





지금도 사벨레인의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크리스는 그녀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마주하자 심히 당황한듯이 말을 버벅거리며 어깨를 움찔하고 떨었다.

그러나 이내 곧, 그녀의 금안에서 무언가를 읽어낸듯 금새 차분해지더니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와라 무영. 역시나 들켰구나."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크리스의 바로 뒤쪽 벽면에서 칠흑빛의 둥근 가면을 쓴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그자가 바로 마왕군 제 2군단장이자 존재하기는 하는건지 구설수에 오르내렸던 무영 본인임은 당연히 말할것도 없었다.

무영의 모습을 묘사하자면 그림자 그 자체라고 불러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칠흑색으로 칠한 가면과, 딱 달라붙는 검은색의 옷, 그리고 검은색 가죽으로 만들어진 팔목 보호대와 무릎 보호대, 갑옷, 견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나 몸 곳곳에 비어있는 곳은 검은 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었다.

심지어 가면에 뚫려있는 두 눈구멍에 드러난 그의 눈동자 또한 마치 심연을 생각케할 정도로 검었다.

허리춤에는 검은색의 천이 검은 끈으로 묶인채 돌돌 말려있었는데, 그런것을 괜히 가지고 다닐리가 없을테니 아마 어떠한 아티팩트라고 생각되었다.





"오늘도 들켜버렸네에, 역시 사벨레인이에요오, 크리스님도 저의 은신은 좀체 눈치채시지 못하는데에."





무영은 놀랐다는 기색이 역력하게 드러나는 목소리로 말꼬리를 늘어뜨리며 말했다.

음성 변조를 쓰고 풀지 않았던 것인지 목소리가 가래 끓는듯한 탁한 목소리여서 듣기에 조금 거북했다.





"아, 이러언."





무영은 말하자마자 금방 자신의 실수를 눈치채고 오른손에 끼고있던 검은 반지를 살살 매만졌다.

그러자 무언가 희뿌연 것이 무영의 몸에서 빠져나와 반지로 빨려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무영은 헛기침을 하며 몸에 걸려있던 음성변조가 제대로 풀렸는지 시험하기 시작했다.





"흠흠, 됐나아? 됐네에?"





제대로 음성변조가 풀렸는지 무영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하고 늘어지는듯한 느낌을 주는 고운 목소리를 내었다.

무영은 손을 가볍게 한번 흔들고는 흐느적흐느적 거리면서 자리에 가서 앉았다.





"""....."""





그리고 회의실은 깊은 침묵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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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4 365 17 13쪽
13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4 390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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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Story. 0 흔하지는 않은 일상 +1 19.07.02 445 17 11쪽
9 Story. 0 흔하지는 않은 일상 +3 19.07.02 459 19 13쪽
8 Story. 0 흔하지는 않은 일상 +2 19.07.01 476 1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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