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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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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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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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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DUMMY

나는 경계가 깨어나는 시각인 이른 새벽에 언제나, 그 어떤일이 있다고 해도, 전날에 죽을만큼의 피로가 쌓여버렸다고 하더라도 아침만 된다면 칼같이 잠에서 깨어났다. 아마 어릴때부터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화가 되어있어서 그런것 같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 일찍 일어나게된 계기가 무엇인가를 중점으로 두고본다면, 엄청나게 부지런한 내 아비 때문이다.

덕분에 피곤한 날에도 약속이라도 한듯이 아침에 눈을 떠버리는게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그것에 대해 투덜거리려는 생각은 딱히 없다.





일찍 일어나는 것에 불편함보단 오히려 도움을 더 많이 받았기도 하고, 이 습관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 자리에까지 올라오지 못했을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여기까지 말해놓고나서 이제와보니 생각나는건데, 먼젓번에 사벨레인이 누군가에 뭔가를 소개할땐 반드시 이름하고 뭐... 대강 어떻게 잘 말하라고 조언해줬는데, 아무튼 그게 예의라고 했던것 정도는 기억에 어렴풋이나마 남아있으니. 음, 그렇다면 처음부터 다시하는 셈치고. 내 소개를 하도록 하겠다.





내 이름은 카를라일, 덧붙여 말하자면 풀네임은 카를라일 리리스, 현 마왕군 제 4군단장이며 전 대륙을 통틀어서 단 하나뿐인 검성이라는 호칭을 앞에 달고있는 반마(半魔)족이다. 어머니는 전(前) 마왕군 제 4군단장 리리스, 어쩌다보니까 내가 그 자리를 물려받게 된 것이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 아비는 인간들에게 밤의 귀족이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져있는 뱀파이어 일족이다.





데이워커는 뱀파이어 일족 중에서도 강한 힘을 갖고, 낮에는 힘을 쓸수없는 제약을 전혀 받지않는만큼 우리 아비도 꽤나 높은 계급이었다고 하셨는데, 그덕분에 어느날 일족을 잠시 방문했던 어머니랑 서로 눈이 맞아서 연애를 시작, 후에 결혼까지 가게 되었고, 그렇게 내가 태어나게 되었다고 말해주셨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우리 아비의 성함은 허니시다. 이름이 왜 저러냐면, 원래 마왕군과 제국연합의 전쟁이 극에 달해서 상황이 급박했을때 태어나셨는데. 하필 그때 이름을 지어줄 부모님이 그다음 전투때 전부 전사하셔서 불행하게도 이름을 받지 못하셨다고 했다. 그래서 연애할때 어머니가 맨날 우리 아비를 부를때 썼던 별칭을 그냥 이름으로 정해버리셨다고 하셨다, 어머니도 그렇고 아비도 마음에 드는 이름이었다고는 하셨지만. 어느날 우리 아비께서 밖에 나가고 없을때 어머니는 지나가는 말로 "허니보단 달링이었다면 더 좋았을걸..." 이라고 아쉬워하셨던 것을 우연히 듣긴 했다.





아, 참고로 노파심에 말해두지만, 내가 아비를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아비께서 이편이 더 친근감있고 좋다고 하셨기에 어릴때부터 불러오다보니 습관이 되어버려서 그렇다. 그리고 내가 아비를 허니라고 부르기는 뭔가 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거 같아서 꺼려지니까 말이다.





어찌되었든, 오늘도 나는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어젯밤에 매우 격렬하게 내가 창조한 검술을 다듬고 연습하느라 온몸이 비명을 지르는 듯이 좀 쑤시긴 하지만, 이정도야 전쟁때 여기저기 칼에 베이고 내장이 흘러나오는 상처보단 덜 아프다.

당연하지만 어디 검성이라는 호칭이 얻기 쉬운것도 아니고, 그만한 명성과 업적을 쌓았으니까 된 것 아니겠나.





나도 검성이라는 호칭을 내 이름 앞에 달기까지 8년이 걸렸다. 검을 잡은지 3년, 전쟁터에 뛰어든지 4년, 각종 부상을 입고 살아남아서 끝까지 다시 뛰어들어서 그시대의 검성을 이길때까지 1년. 이렇게 총 8년이 걸렸다.

그 기나긴 시간동안 몸은 여기저기 상처가나서, 이제는 흉터가 없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 되었다.

그래도 별로 신경쓰지는 않는다, 이건 명예로운 흉터, 내가 검성이라는 칭호를 헛되이 얻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말이다.





"...쩝."





그래도 가끔씩 쑤시는 흉터가 있을땐 조금 입맛이 쓰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난 '여자'니까.

제 4군단장이자 검성으로써 이 흉터를 볼땐 별로 신경이 쓰이지는 않지만, 한 명의 여자로써 볼땐 솔직히 신경쓰이기는 하다.

거기다 내 고유능력 때문에 오른쪽 눈을 감고만 있어야 하는데, 하필 그쪽에 흉터가 있어서 누가 보면 한쪽 눈을 잃은거 같이 보이기 때문에 내가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몰랐다.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그냥 뜨고다녀도 되긴 하지만, 내가 너무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감고 다니는 것이다.





"...쳇, 아침부터 이게 뭔 궁상이냐."




나는 오른쪽 눈에도 난 흉터를 만지던 손을 내리면서 투덜거렸다.

괜스레 그딴 생각을 해버려서 아침부터 좀 우울해지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만질때마다 분명 나는 이 흉터를 자랑스러워 하지만, 과연 다른 연놈들이 나를 볼때도 그런 생각을 할까, 흉터가 많이 난 이 얼굴을 보면서 속으로 욕하고 흉보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들게 하니까 말이다.





"흥, 알아서들 생각하라지... 난 당당하니까."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할지도 모르지만, 그냥 이런 생각이 들때마다 이런 혼잣말을 되뇌어야 좀 우울한 기분이 가라앉는듯한 기분이 든다. 남들이 뭐라하든 당당하게 사는것. 그래, 난 그러면 되는거다.





"...먼저 씻어야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속옷 바람으로 흉터가 나지않은 뺨을 긁으면서 이불 밖으로 나섰다.

아직 빛이 들지않은 경계가 깨어나는 시각- 새벽이지만. 이 시간에도 병사들은 일어나서 아침 점호를 하고 밥을 먹은 뒤에 훈련을 한다. 그런데 검을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동경하는 호칭인 검성이 되어서야 어디 게으름을 부려서는 되겠는가.

그냥 다시 누워서 잠을 청할 수도 있었겠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아무도 감히 면전에다 대고 뭐라고 하지 않겠지만, 어디 멀리 갈 것도 없이 그냥 습관이 들어서 그렇다.





"하암..."





입을 벌려 하품을 쩍쩍하면서 욕실에 들어간 나는 벽에 달린 붉은 스위치를 눌렀다.

딸깍- 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어두운 욕실이 밝아졌다, 천장엔 간단한 발광 마법이 그려진 마력석이 박혀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고작 이 조그마한 버튼 하나를 눌렀을 뿐인데 어째서 마력석이 켜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굳이 알고싶지도 않았다.

나는 속옷을 다 벗은 뒤에, 욕실 안에 있는 유리로 만들어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살짝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두 개의 색이 다른 버튼들과 벽에 얌전하게 박힌 원통 하나.





이것들이 바로 천장에 박힌 저 발광 마력석보다 더더욱 이해가 안가는 원리로 만들어진 것이다.

어떻게하면 이 버튼들을 누른 것만으로도 저 원통에서 물이 나오고, 그게 데워지거나 차갑게 변한단 말인가.

이건 조금 궁금하기는 하지만 생각하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었기에 그냥 얌전히 씻기나 하려고 했다. 그런데.





"...따뜻한 물이 나오는게...이거였나?"





매번 쓰는 것이지만 매번 욕실을 쓸때마다 기억은 커녕 이게 뭔지 까먹기만 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냥 둘 다 한번씩 눌러보면 되지 않느냐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그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들이다.

왜냐고? 대비도 안하고 있다가 차가운 물 맞으면 기분이 더럽지 않나.





"이 파란색 스위치던가."





손가락으로 꾹하고 이거다 싶은 버튼을 눌러버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촤아아악- 하면서 원통에서 아주 시원한 물이 콸콸콸 쏟아져 나왔다. 그래, '시원한' 물이다. 따뜻한 물이 아니라 미치도록 차가워서 몸에 닿으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 그런 시원한 물 말이다.

내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저어어언부 시원하게 차가운 물이 적셨다.





"...씨발."





온몸이 시려오면서 절로 소름이 돋는 불쾌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욕설을 읆조렸다, 젠장... 혹시 몰라서 미리 대비하고 맞았는데, 기분 더러운건 똑같았다. 아까 대비도 안하고 맞으면 기분이 더럽다는 말은 취소다, 그냥 맞으면 더러웠다, 퉷.





"후우....그럼 이버튼이네..."





한숨을 한번 내쉬면서 나는 그옆에 있는 내 머리색깔과 똑같은 주황빛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다시한번 원통을 통해 쏟아지는 물줄기, 하지만 이번에는 매우 따뜻한 물이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하게 따뜻한 물이 차가워진 피부와 머리칼을 충분하게 적셔주었다.





"으아...나른하다아..."





잠에서 깬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좀 나른해진 기분이 들었다.

온몸의 근육들이 워낙 쑤셔서 그런가, 문득 그냥 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궈서 잠을 청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흐으음... 나중에 한번 그래나볼까...?'





왠지 나만의 고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고단한 나의 근육들과 몸에 쌓인 피로를 풀기엔 꽤나 괜찮은 생각이 아닐까하는 느낌이 들었다. 몸에 워낙 잔근육들이 많아서 직감상 정말로 괜찮을성 싶었다. 괜히 그러고 싶어서 이렇게 자기합리화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그래, 까짓거 오늘 생각났으니 오늘 해봐야겠어.'





다 씻고난 뒤에 말린 베히모스의 털가죽으로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면서 나는 오늘 한번 해보기로 결심했다.

오늘 있을 마왕군 회의에서 뭔가 매우 불쾌하고 짜증나면서 어쩔수없이 해야만 하는 일이 나에게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분명히 가능할거다. 제발 그런 귀찮은 일이 주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는 옷을 꺼내러 수납장을 향해갔다.

일단 안에 입을 옷은 아무거나 대충 괜찮아보이는 것을 꺼내입었다.





"마왕군 회의니까, 어쩔수없이 제복도 입어야겠네."





본래는 훈련할때 조금 신경쓰여서 평상복을 입고 위에 코트를 걸쳐서 입지만, 몇달에 한번씩만 있는 이런 자리에서 그대로 그렇게 입어야할 이유는 하등없었기에 나는 구석에 곱게 개켜져있는 마왕군 제복을 집어들었다, 귀찮고 눈아프게도 여러가지 장식들이 달린 제복이었지만 내가 대부분을 떼어내서 버렸다. 솔직히 단추까지 무슨 보석이 박혀있는건 좀 너무하지 않나. 그래서 단추도 떼서 버렸다.





"장갑이...여깄네."





제복을 다 입고난 뒤에 곧장 침대 옆에 놓여진 내 장갑을 집어들었다.

어릴때 날에 손이 베이지 않도록 장갑을 곧잘 꼈었는데, 지금은 그냥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리고...코트."





마지막으로 나는 벽에 한켠에 걸려있는 단출한 코트를 집어들었다.

아무런 장식도, 무늬도 없는 그저 단색의 코트. 내 검술 스승님께서 더는 가르칠게 없다면서 주신 축하 선물이기에 그 의미가 깊었기에 언제나 밖으로 나설때면 이걸 걸치고 나갔다.





"뭐, 이정도면 되었겠지?"





마지막으로 목이 긴 가죽부츠를 신고난뒤, 옆에 있던 내 검을 집어들고 나서야 내가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끝마친 것이 저절로 느껴졌다.





"우선 밥부터 먹고 훈련이나 하러갈까..."





어차피 점심은 군단장 회의를 하면서 해결할게 뻔했으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곧장 군단장 전용 식당을 향해갔다.

그리고 난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진지하게 이곳에 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안녕?"





"....?"





어째서 그녀가 여기에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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