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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무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 흑마검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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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무도사
그림/삽화
반무
작품등록일 :
2024.06.26 23:08
최근연재일 :
2024.07.02 11:0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85
추천수 :
1
글자수 :
42,468

작성
24.06.30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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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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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5회. 그곳에 더는 정파가 없었다!

DUMMY

5회. 그곳에 더는 정파가 없었다!



천노괴의 발이 장로 가슴을

콱! 내리찍어 밟았다.


“으···으으 윽, 푸웃!”


뿌드득, 가슴뼈가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가는 숨을 내뱉던 장로의 숨이 뚝 끊어졌다.

피를 토하며 죽은 장로를 본 운상.

운상은 자기와 공방(攻防)을 벌이며,


천노괴가 이미 숨이 끊어진 장로 얼굴을 웃으면서 고금으로 찍어 누르는 모습에 화가 치밀었다.


화를 속으로 삼킨 운상이 적의 허리 쪽으로 검을 찔러 넣는 척하다가

급방향 전환해선 천노괴의 다리 안쪽 깊숙한 곳으로 발차기를 날렸다.


“······버러지 같은 새끼가 어디, 거길···.”


움찔,

급히 뒤로 빠진 천노괴가 약간은 타격이 있었는지 앞으로 찌부러졌다.

그 순간 바람 같은 속도로 방향을 튼 운상이 잽싸게 장로의 주검을 빼돌렸다.


장로의 주검을 안타까워할 시간 따윈 없었다.

눈에 쌍심지를 켠 천노괴가 이번에는 진심으로 다 죽일 요량으로 음공을 펼치려 했기에.

저, 고금(古琴)인지 나발인지 저걸 박살 내야 했다.


운상은 고금을 박살 내려 검에 힘을 더했다.

평소 쾌검을 구사한 까닭에 중검(重劍)을 펼치자

느려진 검술에 상처가 늘어갔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운기조식을 못 해 곧 죽을 터.

죽을 각오로 덤비는 검은 운상의 실력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이미 내공이 바닥난 운상은 천노괴가 손가락을 튕겨

퓽! 날린 기공에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


*


한편 천마신교의 장로 ‘천노괴(川老怪)’는 꽤 강한 고수들이 모였다는 교주의 말에 유흥 삼아 나온 전장에서 생각보다 고수가 없어 지루한 참이었다.

아주 잠시 흥미가 돋았던 매화검존‘운상’은 뭔가 할듯하다가 잠시 그를 열받게 하더니.

금세 포르륵, 거품이 꺼진 듯 나가떨어져 기절했다.


또 나름 이름난 점창파와 아미파의 고수들은 음공(音功)에 당한 뒤 운상만도 못했다.

이제 싸움을 끝내야 할 때.

강물에서

팡! 뛰어오른 고수 한 명과 뒤늦게 합류한 정허사태가 뗏목을 디딤돌 삼아 급히 등평도수(登萍渡水)를 펼쳤다.

투 두 탓!


‘어리석긴. 등평도수를 쓸 내공이 어딨다고. 저리 깝치나. 쯧, 그리 죽고 싶다는데, 빨리 보내줘야지.’


혈음귀‘천노괴’의 눈빛이 살기로 번들거렸다.

고금을 제 몸쪽으로 끌어당긴 천노괴의 양손이 광적으로 현(絃, 줄)을 훑어대기 시작했다.


드르르르 주르르륵!

그가 얼마나 힘을 실었는지, 머리카락과 옷이 휘날리며 태풍급 바람이 강 쪽으로 세차게 불었다.


쉬이이이이!

강을 건너오던 정허사태와 고수들이 초강력 바람에 휩쓸려 힘 한번 못 쓴 채 반대편 포구 바닥에 쾅, 꼬라 박혔다.


“······윽!”


바닥에 처박혔던 정허사태와 고수들이 창백한 낯으로 힘들게 몸을 일으키던 그때.

천근추의 힘을 장딴지에 잔뜩 실은 혈음귀가 반동으로 몸을 공중에 붕 띄운 채

오른손으로 고금의 현 한 줄을 쭈우욱! 강하게 훑었다.

그의 손이 수평으로 줄을 훑으며 지나갈 때마다 기괴한 소리를 내는 고금(칠현금).


으~흐~흐흐~흐 으~흐흐흐흐!♪

우는 것도 아니고 웃는 것도 아닌 것이.

듣는 이로 하여금 소름 돋게 하는데.


잠시 뒤,

꺄아아악!

비명과 함께 강 건너편에 있던 이들이 서로에게 칼을 겨누며 싸우기 시작했다.

천노괴의 혼이 실린 ‘마음신소(魔吟神笑)’ 연주가 격해질수록


띠르르르르 치~이익익익잌잌잌!

현을 긁는 소리와


으~흐↗~흐흐~흐 으~흐흐흐흐↗♪

쇠를 긁어대듯 거칠게 웃어 재끼는 소리가 고막을 괴롭혔다.


괴물이 웃으면 이런 소릴까?

잠시 기절했던 운상이 듣기 싫은 소리에 미간을 찌푸리며 정신을 차렸다.

그러다 강 건너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곤 말문이 막혔다.


채 채 챙 챙 챙챙!


“저···저리가. 저리가, 저리 가라고!!”


강 건너편에선 자기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적이라 생각한 듯

두려움에 떨며 검을 휘둘러대고 있었다.


“······오, 오지 마! 사형, 사형! 운상 사형!!”


“저리 가. 오지 말라고! 허, 어 허··· 헉! 운상 사형!! 사형!!”


많은 적에 둘러싸였다고 착각한 매화검수 몇몇이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진 채,

다리를 허우적거리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일어서질 못한 채 운상을 애타게 찾는데.

그 목소리가 어쩜 저리 처량한지.


힘들게 몸을 일으키려던 운상은 내공이 바닥나 경공을 펼칠 수 없자 억장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운상은 사제에게 가고픈 마음에

자신의 조금 남은 생명력인 신천진기(先天眞氣)까지 끌어왔다.


하여나 수상비를 펼치려던 그는 바닥을 박차려다 한쪽 무릎을 굽혔다.

경공을 펼치기엔 그의 몸이 너무 최악이었다.

지금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처로 복부에서 울컥울컥 피가 쏟아졌건만,

제 상처보다 강 건너에서 펼쳐지는 아비규환(阿鼻叫喚)에 더 안타까운 운상이었다.


“젠장, 젠. 장! 그만, 그만해!! 그. 만. 하. 라. 고!!!”


눈이 튀어나올 듯 울분을 삼키던 운상이 천노괴에게 그만하라고 외쳤다.

그런다고 천노괴가 그만 둘 리가.


‘쯧! 이제야 좀, 흥이 나는 것을···. 못하게 하면 쓰나.’


천노괴가 이 맛에 마음신소를 연주하는 것을.

운상은 도저히 일어나지 않는 몸을 어떻게든 일으키려고

검을 땅에 꽂아 일어서고 넘어지고, 또 일어서고 넘어지길 반복하더니.

끝끝내 일어서질 않는 몸을 원망하며 주저앉았다.


그의 처절한 노력에도 강 건너편에선,


여전히 차마 눈 뜰 수 없는 지옥이 펼쳐졌고.

그 반대편에선 그들에게 가지 못해 가슴으로 우는 사내가 있었다.

음공(音功)에 취해 피아(彼我)를 구분 못 하며 서로를 죽고 죽이는 싸움.


으~흐↗~흐흐~흐.....띠~잉띵.! 으~흐흐흐흐↗♪

천노괴의 연주에 잠깐 텀이 있는 동안,

띵 소리와 함께 겨우 정신을 차린 정허사태가 제 검에 죽은 사제를 앉고 목 놓아 울었다.


“아아아악! 사제, 사제! 으흐흐흑!”


정허사태의 슬픈 눈빛이 어찌나 가슴을 파고드는지.


‘저 괴물만 죽이면 된다. 저 괴물을 죽이면. 다 끝나. 이 괴로움도, 이 지. 옥. 도 모두 끝나.’


슬픔을 꾹꾹 눌러 참던 운상이 다친 것도 잊은 채,

독기 어린 눈빛을 번뜩이며 일어섰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 인. 다. 죽여버린다. 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


누군갈 반드시 죽이겠다는 신념이 강해서일까?

복부에서 흐르던 피가 우뚝 멈췄다.

그리곤 혈관이 튀어나왔다가 들어가길 반복하더니.


갑작스레 뚜두둑 뚜두둑, 뼈가 뒤틀리고 관절이 꺾이면서

운상의 얼굴이 점점 흉신(凶神) 악살처럼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이지를 상실한 그의 입은


‘죽. 인. 다. 죽인다, 죽. 인. 다. 죽. 여. 버. 린. 다~~!! 죽. 인. 다. 죽. 인. 다!! 죽인다죽인다죽인다!!’


살기(殺氣)에 잠식된 듯 죽인다를 외쳐대고 있었다.

.

.

운상의 살기가 어찌나 피어오르는지


꿈을 꾸던 제갈현의 몸이 부르르 떨다 못 해 시꺼먼 연기로 둘러싸이고 있었다.


“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


실핏줄이 다 터진 자가 무기도 들지 않은 채 ‘죽인다, 죽인다!’를 외치며

지금까지 지옥도로 만든 천노괴에게 달려들었다.


‘호오······.’


다 죽어가던 운상이 일어서자, 천노괴는 꽤 흥미가 돋았다.

사실 천노괴는 운상의 시뻘건 눈을 보자마자 알았다.

저놈이 마기(魔氣)에 잠식당했음을.

하긴 사람의 뒤통수가 등에 맞닿아 있는데도 비명은커녕

그 자세 그대로 발목이 꺾인 채 뛰는 게 정상일 리가.


천노괴는 저 꼴로 달려오는 것도 기가 찬데,

죽이겠다며 소리치는 목소리가 더 기괴했다.

꺼이꺼이 곡하는 소리와 날카로운 철 긁는 소리가 함께 들리니 공포가 따로 없었다.

천노괴는 운상 버전의 ‘마음신소(魔吟神笑)’라 느낀 듯 비릿하게 웃었다.


‘허, 이 또한 음공(音功)이렷다. 그래, 놀아보자꾸나!!’


이성이라곤 없는 놈에게 특별한 기교 따윈 필요 없었다.


피융!


살이 터졌다.

천노괴가 날린 탄지신통(彈指神通)에 운상의 왼쪽 옆구리가 날아갔다.


스~~윽 끼이이이익! ♪

고금(古琴)의 현(줄)이 강하게 튕겨질 때마다


푹푹푹!

살이 터지고 검붉은 피가 튀었다.

그럼에도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진 놈은 고통이라곤 모르는 듯 잠시 뒤로 밀렸다가


“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


타다탓!

오히려 달려들었다.

쳐내고. 또 쳐내고.

가진 내공을 다 때려 부어 음공(音功)을 펼쳤으나


쿠당탕 탕탕!

나가 떨어진 뼈다귀가 징글징글하게 또 덤벼들었다.

대체 언제까지 이 벌레와 씨름해야 할까?


천노괴는 이제 고금을 튕기는 것조차 귀찮아졌다.

그 역시 많이 지쳤지만.

여전히 소름 돋는 소릴 내며 달려드는 운상.


“주~~이 ㄷ 즈~이ㄷ주~~이 ㄷ 즈~이ㄷ주~~이ㄷ즈~이ㄷ주~~이 ㄷ 즈~이ㄷ.주~~이 ㄷ 즈~이ㄷ주~~이ㄷ 즈~이ㄷ!!”


천노괴도 이제 미쳤나 보다.

저 알아듣지도 못할 그런 말을 알아듣는 걸 보면.


“아···!”


귀찮음이 잔뜩 벤 천노괴가 한숨을 길게 쉬며 팔을 대충 휘적였다.

빡!

소릴 내며 잠시 물러난 백골이

따다땃!

따닥이며 또다시 달려온다.

.

.

.

검은 기운을 풀풀 풍기는 뼈다귀가 천노괴의 지친 몸에 훌쩍 올라탔다.

그리곤 그의 살점을 짐승처럼 물어뜯고 갈가리 찢어발겼다.

그때


“허, 허···헉!”


땀에 흠뻑 젖은 제갈현이 벌떡 일어났다.

한동안 꿈에서 본 운상과 자신을 동기화한 듯 온몸 가득 분노가 느껴졌다.

부르르 몸을 떨던 제갈현은 무심히 얼굴에 손을 댔다가 흠칫 놀랐다.


‘내가 눈물을···? 이제 한동안 도영이에게 울보라 못하겠다.’

“그나저나 그 천노괴란 놈 선 세게 넘었지. 아, 운상이 강호 경험만 더 쌓았다면 그딴 놈 다 처발랐을 텐데. 아깝다. 이런 천재를 그렇게 보내버리다니.”


제갈현은 운상이 사제의 죽음을 목격한 뒤 어찌할 수 없음에 울분을 토하며 폭주하던 순간,

그의 슬픔이 느껴져 마음이 무거웠다.

꿈에서 깬 지금도 제갈현은 운상이 잊혀 지지 않았다.

그의 모습에서 왜, 회귀 전 그를 지키기 위해 질 걸 뻔히 알면서도 강자에게 달려들던 주여현이 겹쳐 보일까?


작가의말

즐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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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회. 일촉즉발(一觸卽發) 24.06.28 27 0 11쪽
2 1회. 잿빛 저주의 시작 24.06.27 26 0 10쪽
1 서(序). 혈군단 vs 얼음 군단 24.06.27 42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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