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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무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 흑마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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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무도사
그림/삽화
반무
작품등록일 :
2024.06.26 23:08
최근연재일 :
2024.07.02 11:00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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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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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42,468

작성
24.06.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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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회. 일촉즉발(一觸卽發)

DUMMY

2회. 일촉즉발(一觸卽發)



제갈현이 나가자, 탁자 위에 있던 언가주몽이 누군가 삼매진화(三昧眞火)를 펼친 듯 책이 불타 사라졌다.

그날 밤,

처소로 돌아온 제갈현이 악몽에 시달리는지 끙끙 앓고 있다.


*


천 년 전.

정마대전(正魔大戰)이 벌어졌다.

싸워도 싸워도 끝없는 전쟁에 죽어 간 이들만 수천만 명.

그들이 얼마나 많이 죽었으면 시체가 산을 이루다 못해 온 전국이 피바다가 되어 먹는 물조차 붉었다.

화산의 검‘매화검존’이 죽었다.

청해를 찾기 위해 함께 간 매화검수들과 화산, 점창파의 장문인, 장로들이 죽었다.

·

·


그동안 아무도 깨지 못했던 소림의 백팔나한진이 천마신교의 남호법에게 패했다.

그날 정파의 태산북두(泰山北斗) 소림이 천마신교의 교주에 의해 멸문당했다.

.

.

.

정파 세력은 이제 더는 갈 곳이 없었다.

이에 남은 세력을 총동원한 정파 세력이 호북, 하남, 안휘에서 승부수를 띄우려는데.

태산북두의 또 다른 정파‘무당파(武當派)’가 있던 호북 지역에서 싸움이 제일 치열했다.


채채채채챙! 타타탓!

스스스스슥!

어디선가 들리는 요란한 병장기와 경공 펼치는 소리.

누군가 짓쳐 들어오는 검에 급히 검을 흘려 방어에 나선 이들.


타타탓! 파파파파팟!

챙강!

많은 무인의 격돌로 싸움이 격해지자, 자욱한 먼지와 함께 사방에 피가 튀고 육편(肉片, 고깃덩어리)으로 전락한 온갖 장기와 팔, 다리가 떨어져 죽는 이들이 많아졌다.


채 채 챙!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다소 줄어들었다.

그 넓은 무당산에 많은 주검이 쌓이고 쌓여 온 산이 붉게 물들었다.


코끝을 찌르는 피 냄새에 살아남은 이들이 인상 구길 법하건만, 흉측한 무기를 휘둘러오는 악귀 같은 이들을 피하느라 그럴 세가 없다.

하긴 잠시 방심했다간 저기 찌그러져 있는 저 시체가 자기들이 될 거 아닌가.


붕~붕!

무당의 한 도사가 거친 숨을 쉬며 다가오는 이들을 향해 무거워진 검을 힘겹게 휘둘렀다.

이십 년이 넘게 매일 함께 한 검이 오늘따라 이리 무거울 수가.


“무량수불!”


무량수불을 외쳤던 인자한 도사는 사라지고, 살기등등한 눈빛의 도사만 남았다.

하긴 그와 함께 한 동문들이 다 죽은 까닭이리라.


“허···허헉!”


죽여도 죽여도 몰려드는 마인(魔人)에 한쪽 무릎을 굽힌 무당의 도사가 검을 바닥에 꽂은 채 거친 숨을 토했다.

그러다 옆에 있던 정파 사람 둘을 허공섭물(虛空攝物)로 끌어당겨 내기를 쪽쪽 빨아먹는 교주를 본 무당 도사의 눈빛에 허무함이 비췄다.


‘이제, 끝났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


아무리 쪽수가 많아도 무한 재생하는 이들을 이길 방법이 없다.

하물며 이젠 그 수조차 적은데 어찌 이기리오.

이미 졌다고 생각해서일까?

이젠 쥐고 있던 검조차 다시 들어 올릴 힘이 없었다.

도사를 죽이러 다가오는 교주를 그저 초점 없는 눈빛으로 쳐다볼밖에.

그때,


와아아아아!

어디선가 함성이 들렸다.


.

.

·


‘없다, 없어! 나의 무한 영약들이······.’


천마신교 교주‘독고진(獨孤唇)’은 화가 치밀어 미칠 지경이었다.

다 이긴 전쟁이었다.

그런데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연합군이 그를 사지로 몰았다.

무림맹의 저 지랄맞은 총군사 ‘제갈준(諸葛俊)’이 전장에 나타난 뒤 전세가 기울었다.


“흐···흐 흑! 후···후 흑!”


탁한 숨을 뱉어내던 교주가 근처로 오는 이들을 눈으로 좇았다.


“교주는 흡성대법을 쓴다. 1, 2부대는 후퇴하라! 활을 쏴라. 발사!!”


하늘이 까맣게 물들 정도로 교주 쪽으로 화살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슈 슈 슈슈슝!

연합군 진영에 있던 이들 모두가 교주의 죽음을 예상한 순간.


“복수의 시간이다. 이제 눈을 떠라!!”


어디서 말하는지도 모를 육합전성(六合傳聲)의 목소리가 웅장하게 들렸다.

그리고 그의 말에 응답하듯


번쩍!

눈을 뜬 짙은 붉은빛 혈군사들이 검은빛을 일렁이며 하나, 둘, 아니 수십만 명의 군사들이 일제히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아아아아악!

적(赤)빛 혈군사들이 휘두르는 칼에 그나마 살아있던 이들이 무당산 일대에서 지워지기 시작했다.


*


촤르륵!

어두운 밤, 불 꺼진 제갈현의 방에서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책을 읽는 이는 아무도 없는데, 대체 누가 책을 읽을까?

새근새근 잠든 제갈현이 무슨 일인지 꿍꿍 신음하고 있다.


“으···으, 아 안 돼. 으으으, 내 팔···.”


잠을 자던 제갈현이 자기 팔을 더듬으며 안심하더니 갑자기 온갖 인상을 쓰며 괴로워했다.

그러다가 소름 돋는 뭔갈 본 듯 몸을 부르르 떨고 소릴 지르고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뭔가 화가 난 듯 씩씩대기도 했다.

혼자서 온갖 영혼이 들락날락하는 모양새가 이게 정녕 제갈현이 맞나 싶은데.


촤르륵 촥착착착!

언서각(彦書閣, 제갈국의 왕실 서고)에서 사라졌던 ‘언가주몽(彦家祝夢)’이 제갈현이 누워있는 방 한가운데 나타났다.

누군가 일부러 책을 태운 것처럼 가루가 됐던 책이 제갈현에게 들려줄 얘기가 많은 양 그가 잠을 자는 내내 책장이 넘어가고 있었다.


촤르륵 착 착 착 착착착착착!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때론 느리게 또 때론 빠르게 넘어가는 게, 마치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처럼 진도를 쑥쑥 빼고 있었다.

꿈을 꾸던 제갈현은 사실 이게 꿈인지 어느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꿈이 계속될수록 나이가 어린 제갈현에게 다소 끔찍한 장면이 연출되었지만.


얘기가 뒤죽박죽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해서 그답지 않게 늦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 누구도 제갈현을 깨우러 오지 않았다.


마치 모두가 제갈현을 잊은 듯.

하물며 그를 늘 따라다니던 제갈현의 배동(陪童)이자, 전속 시종인 하도영(河到英)조차 그를 찾지 않았다.

누군가 이런 말 하면 헛소리하지 말라고 하겠으나 사실이었다.

그날 제갈현의 방 근처엔 진법이 펼쳐진 것처럼.

여상스럽지 않은 제갈현의 하루가 몽땅 사라져 있었다.


*


촤르르르륵!

새로운 책장이 펼쳐졌다.

.

.

정마대전이 일어나기 전,

천산(天山) 왼쪽 끝자락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평소처럼 전서구 발에 달린 쪽지를 본 거지가 급히 무림맹(武林盟)으로 향했다.


무슨 일일까?

오늘따라 거지들이 유난히 허둥댔다.

뛰어가느라 신발이 벗겨진 거지가 있는가 하면, 맨날 다니던 길을 서두르다 엉뚱한 길로 접어들기도 했다.

또 어떤 거지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그들이 어찌나 서두르는지,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 같았다.

마라톤하듯 이어진 쪽지가 몇몇 거지들의 수고로움을 더한 뒤에야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해시(저녁 9시에서 11시)가 넘은 시각.


타다다다 터 터 터 턱!


“군~사~님! 총···군···사님!!”


이제 막 정군당(무림맹 내 군사 집무실)을 나가려던 제갈준(諸葛俊)은 숨을 헐떡이며 다가오는 이를 보곤 눈살을 찌푸렸다.

이 늦은 시간에 개방도가 죽을 듯이 뛰어올 일이 뭐가 있을까.

큰일이 터진 거다.


“허···허헉! 허! 총···군사님, 이···이거 좀···.”


얼마나 급했으면 숨도 고르지 못한 거지가 쪽지를 건네기 바빴다.

쪽지를 넘기던 제갈준은 마지막 피 묻은 쪽지에서 멈칫했다.


「천산파 인근 마을에서 실종자 다수 발생.」


「천산 일대를 감시하던 법개(疺丐, 육결)님 실종.」


「피 묻은 육결 매듭 발견」


‘이게 대체···, 걸룡(乞龍)이 그리 쉽게 당할 리가. 천산에선 대체 무슨 일이···?’


얼마나 손에 힘을 줘야 종이가 이렇게 구깃구깃해질까?

이 소식을 전하느라 분명 많은 이들이 죽었을 터.

혈흔(血痕)이 묻은 쪽지를 바라보던 제갈준의 걱정이 깊어졌다.


*


타가닥 타가닥 타가닥타가닥!

낙양에서 천산까지 자그마치 7,453리(약 2,927 km).

법개(疺丐)는 졸리는 잠을 쫓아가며 개방 지부에서 제공한 한혈마(汗血馬)를 타고 한 달이나 달린 뒤에야 천산에 도착했다.


“쳇! 한혈마가 뭐 하루에 천 리를 간다고? 하, 총군사 영감이 아주 뻥만 늘었어.’


천산까지 오느라 개고생한 걸 생각하면 쉬고 싶었으나 법개는 곧장 개방 신장 1 지부로 향했다.

개방 고수의 급작스런 방문에 분타주(삼결)‘문양규’가 버선발로 나와 법개를 맞았다.


“어, 어서 오십시오, 법개 소협!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분타주 문양규입니다.”


“아, 예. 잠시 신세 좀 지겠습니다. 저는 법개입니다.”


“아이고, 무슨 그런 말씀을. 이곳까지 오셨으면 사막의 상징이자 최고 술인 타마주(駝馬酎, 사막 지역의 명주)를 마셔봐야죠. 자, 사향루로 가십시다!”


수더분하게 생긴 분타주가 웃는 낯으로 법개를 술집으로 이끌었다.

그러자 예의를 갖추던 법개 표정이 일순 차가워졌다.

법개는 다정스레 그의 팔을 잡으려던 문양규의 손길을 슬그머니 피한 채, 그와의 선을 딱! 그었다.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닙니다. 그보다 이 일대에서 실종자들이 많다구요?”


“······예. 그건 어떻게?”


“오다가 들었습니다.”


“그 일도 있지만. 얼마 전부터 일월신교(日月神敎)와 백혈교(白血敎)가 갑자기 세력을······.”


그로부터 얼마간 설명을 들은 법개는 잠시 쉬고 가라는 문양규의 말을 무시한 채, 또다시 고비 사막과 천산 왼쪽 끝자락 사이에 있는 마을로 향했다.

문양규가 급히 던져준 히잡을 머리에 두른 법개가 얼마나 말을 타고 사막을 달렸을까?


날이 저물자, 오늘도 또 사막에서 밤새우게 된 법개가 추위를 이기려 모닥불을 피웠다.


‘아, 무슨 놈의 사막이 낮에는 그렇게 덥고, 저녁엔 이렇게 춥냐? 그놈의 분타주는 술을 권할 게 아니라 사막 날씨나 가르쳐 줄 것이지. 에이, 쯔쯔쯧!’


헤실헤실 웃던 문양규를 떠올린 법개가 눈살을 찌푸리며 절레절레했다.

그때


휘이이이이!

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겨우 불을 붙여둔 작은 모닥불이 꺼졌다.

바람도 불지 않는데, 모닥불이 꺼지자


“아, 진짜! 오늘 재수 옴 붙었네.”


인상을 구긴 법개가 다시 불을 붙이려 손을 뻗은 순간


뚜두둑, 뚜두둑 뚜. 뚜. 두둑!

이게 무슨 소릴까?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뒤 휘이이이!

스산한 바람과 함께 알 수 없는 뭔가가 스 스 스스슥, 다가오고 있었다.


“······저게 뭐지?”


작가의말

뭘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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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회. 일촉즉발(一觸卽發) 24.06.28 28 0 11쪽
2 1회. 잿빛 저주의 시작 24.06.27 26 0 10쪽
1 서(序). 혈군단 vs 얼음 군단 24.06.27 43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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