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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어째서 나만 로그아웃이 없는걸까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4.02.05 18:10
최근연재일 :
2024.06.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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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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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 두번째 트라이

DUMMY




숨을 죽이고

최대한 천천히

침착하게

신발을 벗어 최대한 발소리까지 죽여가며 <레독스 감옥 기사>의 등 뒤를 지나간다.

몰래 빠져나간다는 주제에 바로 뒤를 지나가는 행동 자체는 굉장히 어이없지만

이곳은 게임.

나만 <레독스 감옥 기사>의 범위 바깥에서 움직인다면 지금처럼 <에리스>나 <엘크>가 <레독스 감옥 기사>의 시야에 들어가 있어도 아직 나는 걸리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첫 번째 방벽은 너무나도 쉽게 통과하고

두 번째 방벽에서는 약간의 위기가 있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통과하는 데는 성공했다.

“ 후우.. 이제부터는 초행인데.. “

지금까지는 이전 퀘스트 실패 덕분에 알 수 있었던 것.

이제부터는 처음 마주하는 것.

여기서 또 실패한다면 첫 번째 트라이 때부터 손을 잡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훨씬 더 빠른 길이었을 것이다.

“ 여기서부터는 기사들이 많이 없는 모양이에요! 아무래도 감옥이라 경비가 많았을 뿐 도시에는 순찰 돌고 있는 기사만 피하면 될 것 같아요! 이 틈에 가죠! “

“ 아! 여기 순찰 배치도는 제가 조금 알아요..! 처음 기사 훈련을 마치고 했던 가장 기초적인 임무가 바로 순찰 임무거든요 헤헤... 제가 알려드릴게요! “

엘크의 말이 끝나자마자 미니맵이 갱신되고 새로운 붉은 점들이 다수 나타난다.

“ ...내가 지나온 길이나 만난 사람을 기준으로 맵핑되는 건가? 이벤트 페이지가 필드의 맵핑이랑 다르면 유저가 헷갈릴 거 아냐... “

필드에서는 자신을 기준으로 일정 거리만큼의 적 중 의도적으로 모습을 숨긴 몬스터가 아니라면 전부 표시되었었던 데에 비해 이벤트 페이지인 이곳에서는 눈으로 본 곳만 맵핑과 적에 대한 기록이 이루어졌으며 이번에는 엘크가 표시해준 덕분에 많은 수의 붉은 점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지금 출발하자는 에리스를 뒤로하고 다시 한번 미니맵을 열어 빈틈을 찾기 시작했다.

3일이라는 점검 시간 동안 메인 퀘스트를 미친 듯이 빠르게 밀어낸 것도 아니며

24시간 내내 풀로 사냥한 것도 아니고

오직 무기에 익숙해지기 위해 단련하며 에리스와 함께 적당한 사냥만을 했었기에 이번에도 퀘스트에 실패한다면 혼자서 달려나간 이점을 거의 다 따라 잡힐지도 모른다.

“ 얼른 가시죠 이춘배님! 여기에 있다가 붙잡힐 거에요! “

“ 곧 있으면 기사들이 순찰하러 옵니다..! 지금 가시죠..! “

...고객센터 문의 좀 열어주면 안 되냐

NPC들 재촉하는 거 시끄럽다고 말하게.


-죄수가 탈옥했다!!!!

-샅샅이 수색해!!


“ 뭐야. 안 들켰는데? 제한 시간이 있었어?? “

이 게임은 정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뜬금없이 리얼해서 열 받는 느낌이랄까.

물론 죄수가 탈옥한 것은 언젠가 들키는 것이 맞지만

적어도 게임 속에서 스토리는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주인공 캐릭터가 탈출할 때까지 발견 못 하는 게 정석이 아닌가.

내가 너무 게임에 대한 걸 일반화하며 생각하고 있나?

“ 이춘배님..! 빨리! “

“ 부.. 붙잡히겠어요..! “

잠시 생각을 깊게 했나.

기사들이 탈옥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는 타임 어택이 시작되었다고 봐도 좋을 텐데 내가 너무 여유 부린 듯하다.

굳이 NPC에게 말을 건넬 필요는 없으니

나는 그대로 감시의 빈 부분을 찾아..

...

잠깐만.

이 게임..

묘하게 현실적이었단 말이지..?

그러면...

“ 마구간.. 마구간이 어디에 있지..? “

LLF에서 마을과 마을을 이동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역시나 발로 뛰는 방법이며

또 하나는 [귀환 스크롤]이라는 고급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인데 이것은 현재 단계에서는 얻을 수 없다.

오직 3차 트레일러 영상에서 스크롤을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었을 뿐이기에 업데이트가 될 때까지.

혹은 스크롤을 제작하는 특별한 조건을 충족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남은 한 가지 방법은

마차를 이용해 골드를 지급하고 이동하는 방법이다.

물론 지금 이벤트 페이지에 넘어온 시점에서 그런 기능 같은 건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묘하게 현실적인 이 게임에서는 마차를 ‘ 훔쳐서 타는 것 ‘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대로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닌 말을 훔치기 위해 마구간을 찾아 달려나간다.




-푸르르..

딱 보기에도 건장한 말들이. .. .. 음.. 색깔 놀이를 조금 더한 말들이 두 마리씩 짝지어가며 총 6마리가 마구간 안에서 머리를 퍼덕이고 있다.

“ 잠깐만.. 근데 이게.. 그.. 어떻게 하지? “

단순히 말을 타고 달리면 되나 싶기는 하지만

생각해보라.

요즘 시대에 승마가 취미인 사람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보통은 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돌아다닌다.

그리고 나는 승마 같은 취미는 전혀 없었기에 말을 탈 줄은 모른다.

물론 어느 정도의 지식은 스쳐 가듯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 이.. 이거 안장.. 을.. 어떻게 씌워? “

이런 거 없이 타도되나..?

입에다가 막 그 물려놓는 거.. 그.. 고삐! 그래! 그것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없어도 되나..?

아니 근데 막 핸들처럼 줄을 잡고 돌리던데..

어떻게 하는 건데?


나도 모르게 에리스와 엘크에게 시선이 갔지만

그 둘은 멀뚱멀뚱 내가 하는 일을 쳐다보고 있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가만히 멈춰있을 때는 그렇게 움직여달라고 달달 볶더니

지금은 조금 움직였다고 괜찮다는 건가..

“ ...으으.. “

일단.. 나는 낫을 꺼내 들었다.

어쨌든 간에 이 마구간에서 말들을 꺼내야 탈 수 있기에 이것을 부수는 순간부터 바로 말에 탑승해 도망쳐야만 한다.

어떻게 타는지

어떻게 안장과 고삐를 채워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뭐라도 어떻게든..

...

“ 설마... 혹시 이거 패널 열리냐? “

나는 진짜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패널을 열어 말을 클릭해본다.



[쓰다듬기]

[다른 지역으로 이동]

[말 대여 (1시간당 3000골드)]

[마차 대여 (1시간당 8000골드)]


세상에.

이 세상이 게임인 것이 이렇게까지 고맙다니.

“ 이럴 때만 게임인 게 참 사랑스럽네..! “

나는 망설임 없이 마차 대여를 누르고 내 지갑에서 피 같은 8000골드가 빠져나가는 것을 고스란히 느껴본다.

그리고 마치 마구간을 건드리지 말라는 듯이 길 한복판에 말 두 마리가 연결된 작은 수레가 달린 마차가 나타난다.

“ ...하마터면 부술뻔했네. “

나는 그대로.... ... 마차를 눌러 패널을 열고 [탑승하기]를 누른다.

“ 어서 타죠..! “

“ 누나 얼른 타..! “

내가 선택하자마자 두 NPC가 동시에 마차에 올라타고

역시나 당연하게도 운전은 나의 몫이다.

나는 열심히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주워들은 유튜브 쇼츠의 지식을 활용해...

고삐를 힘차게 내리쳐본다.

뭐. 이런 거 보면 으랴! 하면서 내려치면 출발했었으니까.

엇비슷하게 해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저지른 짓이다.

-탁!

“ 어.. 어어..?! 으와..!!! “


HP -23

HP -24

HP -22

HP -23

HP -23

HP -23


“ 아아악!! 아파!! 좀만 천천히..! 이거 어떻게..! 당기면 되나?!! “

힘차게 내려치면 안 된다는 걸 몰랐던 나는 그대로 미친 듯이 달려가는 마차 위에서 엉덩이를 미친 듯이 마차에 내려찍으며 꾸준히 체력이 달고 있었다.

“ 저기다!! 저기 마차가 움직인다!! “

“ 따라가!!! “

이런.. 이러면 속도를 줄이지도 못하잖아..!


HP -23

HP -24

HP -23

....


나는 어떻게든 체력이 깎이는 것을 이 악물고 참으며 미니맵을 확인하고

어떻게든 고삐를 움직여 오른손을 당긴다.

그러자 말들의 머리도 자연스레 오른쪽으로 돌아가고 마차 전체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는다.

정말.. 정말 행운인 점은 방금 방향을 꺾은 것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꺾을 필요 없이 쭉 달려나가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다.

“ 마.. 마차가 달려온다..! 막아..!! “

“ 히히히히힝!!!!!!!!!! “

몇 명의 기사들이 대형 방패를 들고 마차를 막으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건 현실의 말이 아닌 게임 속 말이다.

앞으로 나아가기로 정했으면

일단 앞으로 간다.

겁? 그런 건 모른다.

“ 크악..!!!! “


그렇게 안전하게(?) 레독스 도시를 탈출하는 데 성공하고 마차를 탄 채로 숲으로 돌격했다.



HP -29

HP -32

HP -27

HP -28


충격이 누적됐기 때문일까.

나도 더이상 마차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기도 힘들기도 했으며

들어오는 데미지가 점점 늘어만 가는 기분이다.

“ 큭..! 더는 안돼..! “

나는 있는 힘껏 고삐를 당겨 말을 멈추..

“ 히히히히히힝!!!!!!!!! “

“ 우왁..!!!!! “

아 그래.

고삐를 당기면 말이 점점 멈추는 것은 맞다.

하지만 있는 힘껏 달리던 말의 머리를 강제로 당겨서 멈추려고 하면 말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것처럼 두 발로 일어나며 히히힝 거린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콰콰쾅!!!!!

그렇게 마차는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말은 강제로 멈춰버리고

두 힘이 충돌해 마차는 뒤집히며 나와 두 명의 NPC는 숲을 구를 수밖에 없었다.

“ 으으.. 윽... 크.. 으... “


HP 1277 / 14230


풀피였던 내 체력은 고작 말을 타고 벗어나는데 거의 다 소모해버렸다.

억지로 나는 손을 뻗어 [하급 치유 물약]을.. 아니.. 이미 이 정도로는 내 체력을 채우는 데 무리가 있기에 [중급 치유 물약]을 꺼내 들고 벌컥벌컥 마신다.

“ 휴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요..! “

...!@#$맞을 NPC.

어째서 이렇게 덜컹거리고 죽을 뻔했는데도 저렇게까지 멀쩡한 거냐.

“ 디지게 아프네 진짜... [다들 괜찮아? 어떻게든 빠져나온 것 같아.] 는 개뿔 지들이 사고쳐놓고.. “

뭐.. 그래도

벗어난 건 사실이다.

이렇게 더욱 길어질 뻔한 레독스 스토리를 스킵하고 다음 마을로 넘어갈 수 있겠지.

“ 음.. 근데.. 왜 퀘스트 완료가 안 뜨지? “

“ 케르르륵... 키킥..! “

본능적으로 전투준비를 취하게 하는 불쾌하면서도 사악한 소리.

깜깜한 나무숲 사이로 느껴지는 불길한 오라와 함께

샛노란 색으로 빛나는 불길한 악마의 눈동자가 이곳을 향하고 있었다.


<하급 임프>

LV.93

HP 3270 / 9800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는데.

레벨이 나보다 10이나 높다.

심지어 <레독스 감옥 기사>와 비교했을 때 악마 형인 <하급 임프>는 체력마저도 3배나 높다.

어째서인지 현재 체력은 1/3 수준이지만..

그래도 위협적인 건 변함없다.

내 레벨은 83.

낫 숙련도는 고작 해봐야 32.

물론 전체레벨이 훨씬 더 중요하다지만 그래도 이 차이는 너무나도 과하다.

도망칠 수 있을까?

아니.

도망칠 수 없다.

우리는 저곳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뒤쪽은 레독스 도시다.

퀘스트를 클리어했다고 해서 곧바로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이 게임이지만

묘하게 현실적인 이 게임에서는 분명 기사들이 날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퀘스트가 아직 완료되지 않고 있지 않은가.

“ 이런 !@#$...!!! “

나는 낫을 고쳐 쥐고 달려나가 아래에서부터 위로 쳐올린다.

“ 키킥! “

물론 <하급 임프>는 가볍게 뒤로 물러나 회피했으며 의미도 없을법한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거대한 손톱을 휘두르기 위해 작은 다리를 움직인다.

지금의 나는 낫을 위로 쳐들고 있기에 위험해 보였지만 그대로 손가락을 돌려 낫을 회전시켜 재정비를 곧바로 끝마치고 그대로 내려찍었다.

-키기기기기긱..!!!!

도저히 임프의 손톱과 철로 만든 낫이 부딪쳤다고 보기 힘든 불꽃이 튀며 서로가 서로를 갉아먹고 있었으며

점점 저 조그마한 팔에서 나오는 힘에 밀려났다.

“ 악마는 악마인가..! “

분명 <하급 임프>는 이렇게 힘겨루기를 하다 한순간 낫을 밀쳐내고 파고들어 손톱으로 공격할 것이다.

그 수를 읽은 나는 낫을 밀쳐내는 순간 단검으로 무기를 전환해 대응할 생각을 한다.

“ 케켁!!! “

그렇게 내가 생각한 그대로 한순간 강렬한 힘이 내 낫을 밀쳐내는 게 느껴졌고

나는 그대로 손을 놓아 낫을 버린 뒤 단검을 꺼낸다.

“ 위험해요!!! “

-캉!!!!!!

“ 얍! “

-쿵..!!!!!!!!

단검을 휘둘러 손톱을 막으려고 하는 순간

머릿속에서 그냥 지워버렸던 쓸모없던 NPC 둘...

엘크가 방패를 꺼내 들어 내 앞에 억지로 끼어들었으며

그 옆에서 에리스가 거대한 망치로 <하급 임프>를 내려찍었다.

“ 케륵..! “

이대로 멈춰서는 안 된다.

결국, 플레이어는 나.

NPC는 NPC일 뿐이기에 결정타가 되지 못한다.


나는 그대로 <하급 임프>의 이마에 낙인을 찍고

미끄러지듯 달려나가 단검을 휘둘러 낙인을 터트리는 것과 동시에 <하급 임프>를 지나쳐 바닥에 떨어진 낫을 집어 든다.

“ 하압..!!!! “

연속 동작으로 높게 뛰어오른 나는 그대로 몸을 낫과 함께 회전해 내려찍어 <하급 임프>의 몸통을 절반으로 나누며

레벨 10의 차이가 났던 전투는 끝이 났다.

비록 1대1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쌓아둔 전투 경험을 활용해 레벨 차이가 나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작가의말

애초에 근데 메인 퀘스트를 2트하는 사람이 있긴 함? ㅋㅋㅋ

ㅋㅋㅋ

ㅋㅋ

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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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가장 오랫동안 게임하는 방법 24.02.23 26 1 13쪽
14 14. 폐사 구간에서의 고민 24.02.22 2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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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퀘스트 실패 24.02.16 60 1 13쪽
9 9. 선택지 24.02.15 50 1 13쪽
8 8. NPC 상호작용 24.02.14 61 1 15쪽
7 7. 메인 퀘스트 24.02.13 64 1 12쪽
6 6. 게임 진행 방해 24.02.12 70 2 12쪽
5 5. 로그아웃 24.02.09 79 2 15쪽
4 4. OBT 조기종료 24.02.08 95 2 13쪽
3 3. 전투 시스템 24.02.07 127 3 13쪽
2 2. 튜토리얼 24.02.06 182 4 12쪽
1 1. 로그인 +1 24.02.05 313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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