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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나만 로그아웃이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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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4.02.05 18:10
최근연재일 :
2024.06.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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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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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게임 진행 방해

DUMMY





-캉!!

낫을 휘두르자마자 손에서 낫을 돌려 그대로 <저주받은 병사>의 검을 막아낸다.

그대로 자연스럽게 몸을 틀면서 오른발을 뒤로 보내 자세를 잡고 낫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쳐올리자 낫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한 <저주받은 병사>는 한순간 양팔을 벌린 무방비한 자세가 된다.

그 틈을 노린 나는 왼쪽 무릎을 굽히고 가속해 적의 가슴을 온몸으로 밀친 뒤 몸을 돌려 낫을 휘두르자 <저주받은 병사>가 억지로 막으려고 시도한 검이 부서져 버린다.

나는 그대로 낫을 휘두르는 것보다 반 박자 빠르게 단검을 꺼내 목을 찔러 HP를 0으로 만들었다.

나는 이대로 멈추지 않고 몸을 꺾으며 낫을 던져 또 다른 <저주받은 병사>의 팔에 명중시켰다.

“ 얍!!! “

-깡!

아주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에리스의 망치가 <저주받은 병사>에게 제대로 꽂히고 저 멀리 날아가 버리며 전투도 끝이 난다.

“ 와아~! 홈런이네요! “

“ 그렇게 날려버리면 드랍 아이템은 못 먹는데요. “

“ 앗! 에헤헤.. 그러네요! 미안해요! “

3일간 적당한 휴식과 함께 에리스와 열심히 사냥한 결과

현재 나의 레벨은 낫 숙련도가 32.

단검의 숙련도가 24.

신성 장갑의 숙련도가 16.

그렇게 83이 되었다.

세 가지 무기의 숙련도를 더하면 72가 되어야 하지만 83인 이유는 도움이 될법한 무기들의 숙련도를 아주 조금

활과 한 손 검 숙련도를 정말 아주아주 조금 올려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나에게 레벨을 물어본다면 나는 83 - 32 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며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현시점에서 LLF의 랭킹 시스템이 존재한다면

나는 당연하게도 1등이다.

“ 지금 생각해보면 3일 전에 주 무기를 많이 올렸네 마네는 의미가 없었네.. “

결국, 이 게임은 다른 무기의 숙련도도 올라가 버리면 어쩔 수 없이 최고 무기 숙련도가 전체 숙련도에 비해서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에

모든 사람이 정식오픈 후 레벨을 올리다 보면 모두가 나처럼 되리라는 것을 확신했다.

괜히 그때 여관에서 레벨 뻥튀기를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아 변명했었다랄까.

아니.. 그때는 그것이 레벨 뻥튀기라고 불렸으니까.

3일간 시간이 흐른 건 나뿐이니 아직 사람들은 나를 보고 똑같이 부를 것이다.

“ 휴우.. 고생하셨어요 춘배님! 지금까지 함께해주셔서 고마워요! “

“ 응? 이제 가는 거예요? “

갑작스러운 소식에 내가 당황하자 에리스의 똘망똘망한 눈이 예쁘게 웃는다.

“ 헤헤. 곧 마을에 도착하니까요!.. 아..! 제가 깜빡하고 말씀 안 드렸나 보네요! 저 여기 마을에 볼일이 있었어서...! 죄송해요! 일찍 말씀드려야 했는데! “

벌써 이 짧은 해명에 여섯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사과해대는 바람에 나는 황급하게 에리스의 어깨를 붙잡고 더이상 사과하지 못하게 막을 수밖에 없었다.

“ 괘.. 괜찮아요 에리스! 괜찮아! 나도 저기 갈 생각이었어요! 그러니 사과하지 않아도 돼요! “

“ 저.. 정말요..? 그럼 다행이에요! 고맙습니다! “

환하게 웃는 에리스를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지난 3일간 에리스와 대화하고 함께 사냥하면서 자연스레 느껴졌었는데 이건.. 도저히 평범한 NPC가 아니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했지만, 역으로 질문을 한다든가 기뻐하거나 의견을 묻고 대답한다든지

혹은 어느 곳으로 가서 사냥하는 것이 좋을지 서로 고민한다든지...

이건..

평범한 유저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나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때

궁금한 것이 생겼다.

오늘로써 3일의 점검 시간이 지나 LLF는 정식 출시를 시작할 것이다.

그럼 그때는...

지금 사람과 똑같은 행동을 하는 에리스는 어떻게 되는 거지?

마치

점검이 끝날 때를 딱 맞춰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왜지?

“ 그럼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 또 봬요 이춘배님! “

“ 그래요. 다음에 또 봐요 에리스. “

그렇게 힘차게 손을 흔드는 에리스에게 맞춰

나도 어색하게 손을 흔들고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서버는 다시 열렸다.




3일.

평범한 사람이 밥을 안 먹고 물도 마시지 않고 가상 수면 상태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적어도 밥을 먹지 않고 지낸다면 거의 죽어가는 상태이겠지만 일주일은 간신히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물은 3~4일 정도만 마셔주지 않아도 죽지 않을까.

적어도 음식이 부족한 것보다 더 빨리 죽는다는 소리를 어딘가에서 들어본 기억이 있었다.

즉.

현실의 나는 곧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초에 3일이라는 점검 시간이 있는 순간부터 어쩔 수 없던 일이었으며

랭킹 1등은커녕 실력으로 이름을 널리 알릴 PVP 시스템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 가볼까. “

나는 마을에서 구매한 검은 망토를 두르고 망토에 달린 모자를 얼굴을 가릴 수 있도록 깊게 눌러썼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좋지 못한 방법이기에 최대한 얼굴을 가리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뭐..

아이디는 머리 위에 항상 떠 있어서 의미는 없겠지만..

...아니다.

이건 내 표정을 숨기기 위해서다.

당장에 게이머로서 유명해져 내 목소리가 모두에게 닿는 것은 무리였으며

나는 오늘. 혹은 내일 당장 죽을지도 모르기에 어쩔 수 없다.

어차피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이기에 나의 이런 행동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묻혀버리겠지.

분명 나쁜 짓이지만..

어쩔 수 없다.

이건 내가 살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선택이다.

...

계속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양심 때문일까.

어떻게든 날 납득시키기 위해서일까.

나는 이를 꽉 깨물고 눈앞의 몬스터를 마주 본다.

“ 케륵...! “

“ 케켁! 켁!! “

“ 흐음.. 밤에 봤을 때보다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네? “

초록 피부에 뾰족한 귀.

고양이처럼 찢어진 눈과 얼굴에 비해 가늘고 긴 손과 발.

그 어딜 봐도 징그러운 몬스터같은 이 녀석들은 <광산 코볼트>라고 불리는 녀석들이다.

이곳은 버려진 채석장.

20대 중후반 유저들이 주로 사냥하는 곳으로 23레벨부터 28레벨짜리 <광산 코볼트>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점검 첫날 에리스와 함께 이곳에서 사냥했을 때는 내 레벨도 낮았고 밤이었던지라 상당히 강해 보였는데..

이제는..

나도 성장한 것이겠지.

나는 가볍게 단검 투척 스킬을 사용해 <광산 코볼트>의 머리를 향해 단검을 꽂는다.

-푹.

“ 끼에에에에엑!!!!!!!! “

기괴한 소리와 함께 코볼트의 몸이 검게 물들고

그대로 부서지며 바닥에는 금화와 [허름한 천 조각]이 떨어진다.

한방.

“ 레벨 차이가 있으니.. 당연하지. “

이곳은 최소 레벨 20 - 12 정도 되는 사람들이 사냥하기에 알맞은 곳인 만큼 83레벨에 보조 무기의 레벨만 봐도 24인 나에게는 단 한 번에 죽일 수 있었다.

나는 낫을 들고

협곡 안쪽 폭포에서 얻을 수 있는 [물과 바람의 정수] 아이템을 사용한다.

한순간 시원한 바람이 내 몸을 감싸고 이 정도 기분이라면 평소보다 더욱 오래 달릴 수 있는 기분이랄까.

공식적으로 기록된 효과는 SP의 소모 속도를 줄여주는 것이었다.

“ 캬아아아아악!!!! “

눈앞에서 나를 향해 곡괭이를 휘두르는 <광산 코볼트>를 향해 쥐고 있던 낫을 휘두른다.

온 힘을 다해 휘두른 것도 아니며

곡괭이의 공격 경로를 생각해가며 휘두르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베어내기 위해 휘둘렀으며

압도적인 레벨 차이로 <광산 코볼트>는 곡괭이째 부서져 버린다.

베어내자마자 낫을 고쳐 쥐고

다음 <광산 코볼트>를 베어낸다.

베어내고

또 베어낸다.

한참을 베어내자 지금의 사냥 루틴에 익숙해진 나는 단 한 번의 공격으로 한 무리의 코볼트를 전부 베어낼 수 있게 되었으며

혼자서 이 넓은 채석장을 점령해버리는 상황이 나와버렸다.



“ 여기가 그 채석장이구나! 코볼트! 빨리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최대한 뽑아야 해! “

“ 빨리 가자..! “

아마 저 둘은 서버 오픈런의 승리자가 아닐까 싶다.

아니

저 둘 뿐만 아니라 곧 있으면 물밀 듯이 사람들이 쏟아져 오겠지.

하지만.

“ 엇..?! “

“ 앗..! 우리꺼..! “

이들이 치기도 전에 내가 먼저 달려나가 거대한 낫을 휘둘러

단 한방에 모든 <광산 코볼트>를 쓸어버렸다.

두 남자의 시선이 나에게 옮겨졌지만

나는 가볍게 무시하고 다음 <광산 코볼트> 무리를 향해 달려나가 낫으로 베어버린다.

이것을 계속.

두 사람이 네 사람이 되어도

여섯 사람.

아니.

수십 명의 사람이 몰려도 나는 모든 몬스터를 가로채 사냥한다.

“ 저 !@#$뭔데? “

“ 아니 한 방에 죽이는 거 보니까 우리보다 레벨이 높은데..?!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건데?! “

여러 가지 비난이 쏟아지지만

나는 철저히 무시하고 이 사냥터를 지배한다.

모든 몬스터를 빼앗아버린다.

“ 아니 사냥터 통제는 너무하잖아...!! “

” 이런 거 잡아도 레벨도 안 오를 거 아냐!! “

나는 또 한 번 낫을 휘두르고 달려나가려다 짜증 내는 유저의 앞에서 멈춘다.

그리고

말한다.

“ 불만 있으면 신고하든가. “

“ ...뭣..?! “

나는 다시 달려나가 낫을 휘둘러 또 한 명이 잡으려던 <광산 코볼트>를 스틸한다.

“ 이 자식...!! 오픈한지 몇 분 됐다고 이딴 짓이야!!! 정지나 먹으라지..!!! “

그래.

그렇게 날 신고해라.

게임 진행 방해 항목으로 나를 신고해라.

그렇게 신고 누적으로 나는 이 게임에서 영구 정지를 당하더라도

어떻게든 이 게임을 종료해서 살아남으리라.

“ 그래. 신고해. 얼른..!!!! “

“ 키에에엑!!! “

그렇게

모든 SP를 다 쓸 때까지 나의 스틸은 끊이지 않았고.

SP를 전부 소모하고 다시 재충전하는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사냥터를 양보한 뒤

다시 또 스틸에 들어갔다.

“ 저 !@#$ 신고해!! “

“ 빨리 신고 누적 때려!! !@#$ 뭐 저런!@#$가 다 있냐 “

그래.

제발 신고해줘.

“ 내가 이 게임에서 나갈 수 있게 빨리 신고해줘..!!!! “






그렇게 나는

밤이 될 때까지 버려진 채석장에서의 스틸을 멈추지 않았고

수많은 사람이 지나가며

수많은 신고를 받았다.

“ ...왜.. 왜 정지도 안 당하는 건데..? “

그러나 나는 아직 LLF에 남아있다.

“ 왜...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잖아.... 다들 25렙. 많아봤자 30렙일 때 나 혼자 83렙이잖아...!!! “

사람들도 계속 바뀌고는 있었지만 버려진 채석장에서 사냥하려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았다.

“ 게임 시작부터 초보자들 사냥 방해하면서 게임을 !@#$이 만들었잖아!!!!!!!!!! “

그래도..

LLF는 나를 정지시키지 않았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아무리 홍보가 잘 된 게임이라도

게임 오픈 초반부터 운영을 말아먹는다면 그 게임은 얼마 가지 않아 아무도 남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린다.

그것이 아무리 최신식 기술을 담고 있는 게임이라도 사람들의 기분이 상하면 플레이하지 않게 된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다.

사람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불편하고 어떤 부분이 좋은지

가장 주목해야 할 오픈 초기.

그 오픈 초기에 온갖 비매너 플레이를 해도

수많은 신고 누적을 받아도

나는 정지를 당하지 않았다.

게임 종료 버튼은 아직도 없다.

고객센터 문의는 존재했지만 눌리지 않았다.




..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벽 내내 숲길을 걸어가

에리스가 있던 마을을 지나가 그 어떤 유저도 아직 닿지 못하는.

80레벨 이상이어야만 입장 가능한 기사의 대륙 레독스라는 도시로.

레독스 안에서도 모험가들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성당으로 들어갔다.

“ 어서 오세요 모험가님. 다치신 데는 없나요? “

나는 수녀님 같은 NPC를 가볍게 무시하고 나아가 거대한 천사가 하나의 검을 바닥에 꽂아 넣은 모양의 동상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기도한다.

“ 제발.. 날 정지시켜줘... “

“ 모험가님? 다치신 곳은 없나요? “

“ 제발 날.... 로그아웃할 수 있게 해줘.... “

“ 그.. 모험가님? 필요하신 거라도 있으실까요? “

“ ..제발 날 살려줘... “






작가의말

스틸이라..

아주 머나먼 과거에는 저 스틸 하나때문에 울고불고 난리쳤었는데 말이죠..

그때의 기록이 새록새록..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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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 메인 퀘스트 24.02.13 6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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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로그아웃 24.02.09 75 2 15쪽
4 4. OBT 조기종료 24.02.08 93 2 13쪽
3 3. 전투 시스템 24.02.07 123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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