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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한스그레텔 님의 서재입니다.

검마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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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1.23 19:39
최근연재일 :
2024.06.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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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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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숙청(4)

DUMMY

원광 대사가 주먹을 꽉 쥐었다.


어찌나 세게 쥐었는지 손톱이 파이며 피가 흘러넘쳤다.


“이런 육시랄 놈이···!”


무심코 육성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색(色)을 금해야 할 신분이, 그것도 동남(童男)을 상대로 남색(男色)을 했다.


같은 사문이라고 해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였다.


“원광.”

“날 말리지 말게.”


법명의 재능을 높이 사 무림맹의 원로로서 자리에 앉히고, 직접 무공을 사사했다.


최근에 무림맹의 권력을 호시탐탐 노리며 욕망을 보이는 것도, 웬만큼 넘어가 주려고 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아니었다.


수도승이 남색을, 그것도 동남을 상대로 동침을 했다는 행위만으로 큰 죄악이었다.


“노오오오오옴-!!!”


파앗!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원광 대사가 몸을 튕기듯이 뛰쳐나가 법명을 향해 좌장을 내질렀다.


그러나 쉽게 당할 법명이 아니었다.


자신도 죽지 않으려 모든 내공을 끌어올려 몸을 보호한 다음, 몸을 뒤로 내뺀 것이다.


콰아아앙-!!


손바닥 모양의 기를 발출하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법명은 저만치 날아갔다.


“크으윽!”


법명이 주먹을 연달아 휘둘렀다.


일격마다 권풍을 쏘아내며 원광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내기 시작했다.


원광 대사는 이젠 분노를 넘어서, 살의마저 일으키더니만, 쏟아지는 권풍을 모조리 쳐 내곤 제압에 나섰다.


파파파파팟-!!


전력을 낼 필요도 없었다.


법명이 소림 내에서도 손꼽히는 고수라 해도, 원광 앞에선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파앙!


“크흑!”


법명의 입에서 신음이 절로 튀어나왔다.


버티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뒤로 쭉 밀려났다.


방금 전의 공격에서 전력을 쏟아부었는지, 입가에 한 줄기의 선혈이 새어 나왔다.


“오냐, 내 오늘 소림의 계율을 깨고 살계를 열어야겠구나!”


원광이 노호를 외치며 살기를 드러냈다.


“합!”


짧은 기합에 이어 곧바로 이어지는 일장(一掌).


손바닥도 그냥 손바닥이 아니다.


불가 계통의 심오함이 담긴 내공이 실려 있었다.


여래신장(如來神掌)!


달마조사가 남긴 절세신공이자, 불가의 정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크아아악!”


소림의 초고수가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한 채, 흉부에 손바닥을 처맞고 뒤로 날아가 굴렀다.



“크흑!”


법명이 놀라면서 양팔을 모았다.


다음 공격을 막아서려고 했다.


하지만 전력을 다해 방어했음에도, 원광의 일격에 폐성(廢城)처럼 무너지고 말았다.

“이이익!”


궁지에 몰린 법명의 안광에서 요사스러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이젠 더 이상 숨기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크하아아압!”


그동안 동남의 정기를 취해 얻은 내공이 수련자의 신체 능력을 급속도로 끌어올려 놓았다.


거기에 소림의 무공이 더해지니, 가히 위력적인 일격이 법명의 손에서 펼쳐졌다.


“흐아아압!”


더 이상 원광도 봐주지 않았다.


스스로 살계를 열겠다고 선포한 순간 뱉은 말은 지켜야 했다.


“크아아아압!”


법명의 일갈이 담긴 일격이 쏟아졌다.


쐐애애액-!


소름 끼칠 정도로의 파공음과 함께 법명의 일격이 원광의 여래신장을 뚫고, 빈틈을 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겠다는 심보로, 법명은 나한보를 펼쳐 원광의 지척에 다다랐다.


법명의 손바닥이 원광에게 닿으려는 그 순간.


서걱-!


새하얀 섬광이 궤적을 남기며 법명의 오른팔을 잘랐다.


“끄아아아아-!!”


법명은 잘린 오른팔의 단면을 부여잡으며 비명을 질렀다.


소림의 절기와 그동안 남색을 통해 얻은 내공을 담은 일격이, 조금 전의 일격으로 인해 무산되었다.


원광 대사는 그 틈을 노려 쌍장을 날렸다.


‘크허어억!’


고통으로 가득 찬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그저 몸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몸을 최대한 보호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뒤로 쭉 날아간 법명은 벽에 구멍을 내면서 멀리 날아가 버렸다.


“자네 지금 무슨···.”

“눈 씻고 주변을 둘러보게.”


원광 대사는 동공이 흔들렸다.


분노에 이성을 잃은 나머지, 이곳에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자네 마음은 알지만, 일단 아이들의 피신이 우선일세.”

“······!”


순간 분노라는 불쾌한 안개가 걷히고, 원광 대사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놈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자네는 아이들을 피신시키게.”

“···알겠네.”


법명이 큭-하고 신음을 흘렸다.


내상을 입어서 그런지 남궁혁이 뿜어대는 기운조차 버티기가 힘들었다.


“끄으, 으어어···.”


만신창이가 된 법명은 입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울음인지 신음인지조차 모르는 소리를 내뱉었다.


남궁혁은 법명이 쓰러진 곳으로 다가가다, 무언가 떠올린 듯 입을 달싹였다.


“네놈을 포함한 수뇌부들은 거의 죽었다.”

“······!”


법명이 눈을 부릅떴다.

동공이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흔들렸다.


경악과 불신이 동시에 느껴지는 눈빛.


“그리고 그들의 목은 각 사문으로 보내질 것이다.”


그 말을 듣자마자 몸이 부르르 떨렸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파파파팟-!!


남궁혁은 검지와 중지로 법명의 혈도를 두들겼다.


“······!”


법명은 순간 몸을 움직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혈을 짚음과 동시에, 마혈과 수혈을 짚은 법명은 이내 의식이 점점 멀어지는 걸 실시간으로 느껴야만 했다.


“···육시랄 놈들 같으니.”


남궁혁은 한숨을 내쉬며 법명을 끌고 비밀 통로에서 나왔다.


승패는 결정됐다.


어떠한 반전도 놀람도 없었다.


법명의 대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무림맹의 수뇌부들은 대부분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기나긴 밤이 되겠군.”


눈앞의 참상을 둘러보던 남궁혁이 중얼거렸다.


***


무림맹의 대숙청.


법명을 중심으로 무림맹 수뇌부들이 일으킨 반란은 삼일천하로 막을 내렸다.


이 소란은 순식간에 무림, 아니 중원을 넘어 새외까지 퍼졌다.


무림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충격적인 사건이니 당연했다.


한편 이 소식은 정파의 영원한 숙적, 사도천에게까지 알려졌다.


살문의 부재로 정보부의 자리를 꿰찬 하오문은 사람을 풀어 정보를 수집하도록 명했다.


‘수뇌부가 대거 숙청당했다고?’

‘아무리 죄가 심하다 해도, 그 많은 수를?’

‘맹주와 수뇌부 사이가 좋지 않다고 들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사건의 발단이었던 무림맹 수뇌부들의 야심.


사도천은 그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반가워했다.


정파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무림맹의 힘이 약화한 것이었으니까.


실제로 중원에선 수뇌부들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돌기 시작했다.


허나, 사건은 점점 사도천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커져만 갔다.


“···죽은 수뇌부는 누가 있는가?”


상천십삼좌 소음옥후((消音玉后) 향련.


하오문의 문주인 그녀는 현재 하오문도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었다.


“원로로는 취걸개와 청하 진인을 제외하면 전부 숙청되었습니다.”

“전부?”


하오문주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오문의 수뇌부들도 마찬가지였다.


“···사신대와 원로들 전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숙청됐습니다.”

“검제가 단단히 작정한 모양이구나.”


무력의 주축을 담당하는 사신대가 와해 될 정도로 무림맹 내에선 거대한 피바람이 불었다.


“죽은 수뇌부들은 어떻게 되었나?”

“하나도 빠짐없이 수급을 베어 각자의 사문으로 보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수급을 받은 사문에선 아무런 반응을 내비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오문도의 보고에, 하오문주는 흥미어린 눈빛을 비쳤다.


안 그래도 진주언가와 대룡상단이 멸문지화를 겪게 되면서부터, 정파 무림은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음? 근데 이 사실을 대체 어떻게 알았는데, 수뇌부들을 숙청할 수 있었던 거지?”


대룡상단이야 그렇다 쳐도, 무림맹의 수뇌부들은 정치에 익숙한 노괴 중의 노괴였다.

당연히 제 살길을 찾기 위해 뒤에서 증거들을 인멸하고 있었을 것이다.


“성검련주 입니다.”


부문주이자, 사도천주의 제자, 흑사가 슬그머니 나타났다.


“성검련주? 내가 아는 그 성검련주 말이야?”

“예.”

“뜬금없네. 갑자기 어디 나타나서···.”


하오문주는 궁금해졌다.


대룡상단고 진주언가의 멸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세력의 수장.


그러나 그 이후 행적이 불분명해 찾지 못했다.


보통 인물이 아니라 판단한 하오문주는 문도들을 풀어 찾아보았지만, 끝끝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누가 방해라도 한 것처럼.’


그런데 이번엔 무림맹 대숙청에 기여를 한 것이었다.


“그래서 저희도 여러 방면으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라도 있어?”


끄덕.


“···우리 쪽에서 들켰을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설마 성검련이 하오문보다 은밀하다고?”


하오문주가 흑사의 말에 어이없어했다.


정보의 질만 놓고 보면 살문보다 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중원을 틍틀어서 가장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세력은 단연코 하오문을 따라올 세력이 없었다.


그런데 성검련 같은 신출내기 세력에게 정보력에서 밀리다니.


아무리 사파 제일의 정보 조직이라 할지라도, 성검련처럼 은밀히 움직이기엔 고수의 수가 한정적이었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무림맹에 대한 정보는 뒤로 미뤄두고, 성검련에 대해서 우선으로 알아봐.”

“알겠습니다.”


***


무림맹에 거센 피바람이 불었다.


거대한 폭풍우였다.


수뇌부와 관련되거나, 죄질이 극심한 자들은 전부 잡아들이라면 명령이 하달되었다.


대부분이 죽거나, 뇌옥에 갇혔다.


폭풍은 중소문파를 넘어서, 명문정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오대세가와 구파일방.


특히 이번 사태의 주체라 할 수 있는 법명이 죽고, 그가 소속된 소림사 또한 심문을 피할 수 없었다.


소림사는 불존 원광 대사의 지휘 아래, 대대적인 심문이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나한전부터 계율원(戒律院)과 팔대호원(八大護院), 그리고 사대금강(四大金剛)과 십팔나한(十八羅漢) 또한 그의 심문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은 죄를 짓지 않았거나, 그마저도 죄질이 가벼운 편에 속했다.


도존 팽진혁 또한 자신의 가문으로 돌아가, 대대적인 심문을 이어나갔다.


그의 영향력은 직계와 방계를 막론하고, 죄를 저지른 모든 이들에게 죄를 물었다.


한편, 소림과 하북팽가가 심문을 시작하는 사이.


무림맹은 살문의 장부와 성검련과의 합작으로, 도망자들을 잡아들여 처형시키거나 또 다른 정보를 토하게 만들었다.


남은 세력들은 최대한 무림맹 편에 붙어 콩고물이라도 주워 먹겠다는 심정으로,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한편, 운허는 현재 성검련과 함께 뒷수습을 하고 있었다.


“전부 죽여야 합니다!”

“감히 정파인으로서 그런 악독한 범죄는···.”

“이참에 모든 명문정파도 수색해야 합니다!”


성격이 급한 자들은 가벼운 죄질이라도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당장 범죄에 가담한 이들을 잡아 족쳐야 한다면서 길길이 날뛰었다.


그러나 참모진의 생각은 달랐다.


“이번 숙청으로 무림맹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안 그래도 이번 숙청으로 수뇌부들이 몰살당하면서 현재 기존 권력에 공백이 생긴 상황입니다.”


무림맹의 전력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권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이들이 배반을 했으니 당연했다.


최근 사도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더구나 여기에 혈교까지 끼어들었다.


그 둘에 맞서기 위해선 정보력과 전력을 보충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차별적인 숙청은 도리어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킨다.


해서 맹주는 죄를 저지른 이들 가운데 수뇌부에 깊게 관여한 자들을 제외하곤 받아들여 줬다.


‘동창 놈들이 움직일 거다.’


권력 구도가 무너진 현재, 언제 어디서든 동창의 세작이 무림맹에 손을 뻗을 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러기 위해선···.’


맹주는 책상 위에 놓인 서신 하나를 펼쳐 읽었다.


“···게 누구 있느냐?”


맹주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비연각 소속 무인이 고개를 숙였다.


“부르셨습니까?”

“이 서신을 성검련주에게 전달하도록 하여라. 가능하다면 빨리.”

“예, 알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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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집으로(1) +1 24.06.17 654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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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8) +1 24.06.12 686 18 12쪽
101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7) +1 24.06.11 723 14 12쪽
100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6) +1 24.06.10 722 19 12쪽
99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5) +1 24.06.07 803 17 14쪽
98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4) +1 24.06.06 752 16 12쪽
97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3) +1 24.06.05 775 17 13쪽
96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2) +1 24.06.04 796 17 12쪽
95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1) +1 24.06.03 875 19 13쪽
94 칼춤(4) +3 24.05.31 969 20 11쪽
93 칼춤(3) +2 24.05.30 846 19 14쪽
92 칼춤(2) +1 24.05.29 857 22 12쪽
91 칼춤(1) +1 24.05.28 892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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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검주의 무덤(2) +1 24.05.24 997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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