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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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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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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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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10)

DUMMY

원로파가 일으킨 반란은 끝났다.


원로원주를 중심으로 세칭 반란을 일으켰다가 삼일천하의 고배를 마시고···.


한편, 사천의 한 객잔.


대룡상단의 멸문에 이어서, 당문의 대규모 숙청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대룡상단에 이어서 당문도 난리군.”

“그러게나 말일세. 하필이면 혈교와 결탁하다니···.”


혈교에 대한 두려움은 중원 깊숙이 남아있었다.


300년 전 마교가 중원 무림에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남겼으면, 200년 전의 혈천마제가 그 상처를 더욱 도지게 만든 셈이다.


“상식적으로 그놈의 직계가 뭐라고 그렇게 난리를 피웠는지.”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배웠겠지. 흥, 그래도 전부 죽었으니 꼴 좋군.”

“근데 당문은 어떻게 되는 거지?”

“아무래도 주축이 되는 원로원이 전부 숙청당했으니···.”

“얼마 못 가 오대세가에서 축출되겠지.”


사천에서 일어난 소란은 무림, 아니 중원을 넘어서 새외까지 퍼졌다.


그만큼 규모가 큰 사건이니 당연했다.


안휘성 무림맹.


정파 무림의 연합, 무림맹은 개방과 비연각을 풀어 정보를 수집하도록 명했다.


‘동창 놈들이 중원 곳곳에 숨어있다고 들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맹주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때만 해도 일이 이렇게 커질지는 몰랐다.


혼란의 시작이었던 진주언가의 소금 밀매.


무림맹은 소금 밀매 건만 묻는 선에서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군사진도 어떻게 해야 진주언가를 처벌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이었다.


한데, 사건의 규모는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가 사천에 터졌다.


“대룡상단과 당문의 원로파가 전부 혈교에 붙었다?”


맹주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일부도 아니고, 혈교에 결탁한 자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당문은 어떻게 되었나?”

“당가타의 7할은 이미 제 기능을 잃어버린 거나 마찬가지고, 원로파에 가담한 혈족들은 전부 숙청당했습니다.”


비연각주가 답했다.


“오대세가가 사대세가가 되겠구나.”


천독일수 당현룡에겐 용서란 건 없었다.


가문 내에 배반자가 나온다면 그 친척들까지 싸잡아서 처리할 것이다.


혹시나 있을 반란의 분자를 뿌리 뽑기 위해서였다.


반란의 주역이 된 원로파와 관련이 있는 자들은 혹시라도 괜히 꿰일 것을 두려워 숨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당현룡의 감시망을 피할 수 없었다.


“반란의 주역들은 어떻게 되었나?”

“원로원은 그 자리에서 숙청되었고, 원로파에 속한 이들은 대부분 투옥되었으며, 죄질이 극심한 자들은 전부 뇌옥에 끌려가 고문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반란을 진압한 사람이 당가주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비연각주는 개방과 비연각에서 수집해 온 것들을 축약하여 알기 쉽게 보고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경위 등 자세한 과정 역시 빠짐없이 설명했다.


“으음? 이상하군. 분명 탕마신검은 화경에 이른 고수가 아니었나? 근데 보고서엔 쓰러졌다고 써 있는데?”


죽은 거야 그렇다 쳐도, 탕마신검은 맹주의 머릿속에도 기억이 있을 만큼 뛰어난 고수였다.


“그자가 혈교와 결탁했다면 분명 전성기 시절보다 강해졌을 텐데, 그가 죽었다니. 그럼 도대체 누가 그를 쓰러뜨린 건가?”

“소검후입니다.”


비연각주가 답했다.


“소검후? 남궁세가의 여식 말인가?”

“그렇습니다.”

“허, 그 아이가 탕마신검을 쓰러뜨렸다고?”

“이뿐만이 아닙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전무전도 소검후가 홀로 쓰러뜨렸다고 합니다.”

“전무전도?”


전무전은 대룡상단이 심혈을 기울여 키운 무력 단체다.

대부분이 절정 고수고, 대주급 인물들은 초절정에 이를 만큼 뛰어난 고수들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러한 고수들의 포진을 뚫고 전멸시키다니.


아무리 역대급 재능을 가진 후기지수라 할지라도, 그러한 고수들을 상대로 승리했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물며 그 탕마신검이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참고로 이 정보는 비연각과 개방의 교차검증을 통해서 알아낸 사실들입니다.”

“그럼 맞겠군.”


맹주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다면 무현 그 친구는 지금 어디에 있나?”

“그게······.”


비연각주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미 사천에서 사라진 뒤였습니다.”


***


사천에 피바람이 불었다.


원로파와 대룡상단에 결탁한 자들을 전부 잡아들였다.


대부분이 죽거나, 뇌옥에서 고문을 받았다.


하루아침에 수뇌부들을 잃은 당문의 원로파와 대룡상단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모, 목숨만은!”

“저희는 그저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입니다!”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이 과정에서 목숨이 아까운 자들의 내부고발이 이어지며, 사천 내에선 더욱 큰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무림맹 사천지부와 당문은 이 정보를 토대로 배반자들을 색출하여 처형시키거나 또 다른 정보를 토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소식을 가장 반긴 건 당문의 방계와 대룡상단에 의해 강제로 사업을 뺏긴 자영업자들이었다.


자신들이 가장 증오하는 세력이 사라졌으니 싫어할 리가 없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반란의 뒷정리에 힘썼다.


한편.


“후우······.”


당현룡은 현재 사천 내의 혼란을 수습하고 있었다.


대룡상단의 몰락과 더불어 가문 내의 반란 분자를 처형할 때마다, 그의 손엔 피가 한가득 묻어있었다.


‘이렇게까지 지친 적이 있었나.’


당현룡이 한숨을 내쉬었다.


오히려 당문의 가주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보다, 지금 하는 숙청 작업이 더 힘들 지경이었다.


물리적으로 지치기보단, 정신적으로 지친 구석이 더 크다.


그가 천독일수라는 별호로 정사대전에서 크게 활약했다지만,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여전히 꺼릴 때가 많았다.


‘하지만 해야만 한다.’


가문을 좀먹는 각종 폐해와 원로파가 남긴 흔적들을 지우지 않으면, 당문의 미래는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당문의 도약을 위해 밤새 철야 작업을 강행했다.


그때.


“가, 가주님···.”

“무슨 일이냐?”


밖에서 잔뜩 겁에 질린 수하의 목소리에, 당현룡이 묻자.


“태, 태상 가주님께서···.”

“···아버지가?!”


콰앙-!


당현룡이 벌떡 일어서며 문밖을 뛰쳐나갔다.


가문의 태상 가주가 온다는 소식에, 빠르게 경공을 펼쳐 그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아, 아버지···.”


당문의 태상 가주이자, 상천십삼좌의 독존(毒尊) 당무기.


남만의 오랑캐들을 처리하러 갔던 그가 오랜만에 당문으로 돌아왔다.


“현룡이냐?”


세월의 풍파를 그대로 맞은 주름 가득한 얼굴, 그와 대비되는 호리호리한 눈빛의 노인.


“태상 가주님을···.”

“됐다. 피곤할 텐데 괜한 인사는 하지 마라.”


그는 손을 내저으며 당현룡의 인사를 제지했다.


“오다가 들었다. 그 퇴물 새끼들이 혈교와 손을 잡았다고?”

“···오랜만에 돌아오셨는데 좋지 못한 꼴을 보여드리네요.”


당현룡은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번복한 채 고개를 숙이기 바빴다.


하지만.


“나 없이도 가문을 잘 이끌어 주었구나.”

“아, 아버지?”


갑작스러운 칭찬에 당현룡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가 아는 당무기는, 냉혹하고 차가우며 피도 눈물도 없는 철혈의 사내 그 자체였다.


헌데 눈앞의 당무기는 자식을 바라보는 한 명의 아버지의 눈빛을 자아내고 있었다.


“전력을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가문의 썩은 살덩이를 도려냈으니, 된 거 아니겠느냐.”


당문의 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주요 세력인 원로원이 배반을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당문은 약해졌다.

심각하지만, 시간만 들이면 언제든 복구 가능한 수준이다.


“얼마나 정리했느냐?”

“대략 6할 정도는 정리했습니다. 중간에 특별조사관들이 활약한 덕에 한결 편해졌습니다.”

“소검성과 소검후 말이냐?”

“알고 계셨습니까?”

“길거리에 그놈들 이야기만 주구장창 나오는데 안 들리고 베기겠느냐.”


두 남녀는 무림뿐만 아니라 무림맹을 넘어서 중원 전역에까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화경의 고수 탕마신검과 그가 이끄는 전무전을 홀로 상대한 소검후 남궁무애.


대룡상단에 홀로 쳐들어가 승리한 소검성 무현.


‘마치 영웅답군.’


아무런 보답 없이 도와주곤 사라졌다.


과거 협객을 주인공으로 한 야사의 내용을 떠올리며, 당무기는 무너진 당가타로 시선을 옮겼다.


“당혜를 불러오거라.”

“당혜린이 아니고요?”

“그 멍청하고 우둔한 년 말고, 당혜 말이다.”

“아, 알겠습니다.”


당현룡은 그 즉시 경공을 펼쳐 당혜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잠시 후.


“태, 태상 가주님을 뵙습니다···.”


갑작스럽게 불려 나온 당혜는 눈앞의 당무기를 보자마자, 겁에 질린 눈빛으로 고개를 숙였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긴말하지 않으마.”


당무기는 품에서 낡은 서책 한 권을 당혜에게 건넸다.


서책을 받아 든 당혜와 당현룡의 표정이 뜨악하게 잔뜩 굳어졌다.


“마, 만류귀원신공(萬流歸元神功)···.”

“아버지, 이걸 왜···?”

“이제부터 네가 당문의 후계자다.”


당무기의 입에서 충격적인 대답이 튀어나왔다.


무엇보다 가장 놀란 건 당연히 당혜였다.


창녀였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방계 중에서도 가장 비천한 출신으로 소문난 그녀였다.


원로파의 대업을 위해서 반강제로 원치도 않은 직계 자리에 올라, 희생의 제물이 되기만을 기다린 그녀였다.


눈앞의 만류귀원신공은 직계 중에서도 차기 가주만이 익힐 수 있는 신공절학.


그런 신공절학은 당혜에게 넘긴다는 건 그녀를 다음 당문의 가주로 앉히겠다는 소리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가문의 썩은 부위를 도려낸 건 너다. 네가 아니었으면 대룡상단과 그 퇴물 놈들이 혈교와 결탁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도 없었겠지.”

“그, 그래도···.”

“만약 널 후계자 자리에 앉히는 걸 반대하는 놈이 있다면 내게 말해라. 내가 잘 타일러주마.”


당무기가 입꼬리를 잔뜩 비틀었다.

그 모습은 결코 반대파에게 호의적인 시선이 아니었다.


“크흠, 그나저나 남만 놈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당현룡은 주제를 바꿔 당무기에게 물었다.


허나, 당무기의 표정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오독문(五毒門)이 참전했다.”

“······!”

“······!”


오독문이라는 말에 당현룡의 눈빛에서 살기가 일렁거렸다.


오독문(五毒門).


당문과 함께 독물을 다룰 줄 알며, 밀림의 독물과 독충을 이용하여 싸우는 문파.


당문과 그들은 오랜 예부터 철천지원수였으며,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서로 대립하는 세력이었다.


“놈들이 남만야수궁하고 손을 잡았습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놈들하고 대판 싸우고 온 길이었다.”


당무기는 마치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을 지었다.


“그러니 웬만하면 빨리 일을 수습해 두어라. 조만간 당문의 정예가 나설 수도 있으니까.”

“일이 그렇게 심각합니까?”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긴 해도, 얼마 못 가 다시 싸우겠지.”


당무이가 한숨을 내쉬며 당혜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엔 흥미가 가득 어려있었다.


“현룡아, 이놈 잘 키워라. 내가 보니까 재능이 있는 놈이니까.”

“아, 예···.”

“그럼 난 이만 가보마. 말코 녀석이 하도 재촉하니 빨리 가봐야지.”


당무기는 시원한 웃음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당혜는 순간 헛웃음이 나올 뻔한 걸 간신히 억눌렀다.


당혜는 생각했다.


생각보다 태상 가주가 무섭지 않다는 점과, 자신이 정식으로 직계가 되었다는 사실을.


물론 자신의 언니, 당혜린이 기를 쓰고 반대하겠지만···.


“가주님.”


자신의 삶을 위해.

은인을 위해.


당혜는 다짐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폐관 수련을 허락해 주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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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집으로(1) +1 24.06.17 555 12 12쪽
»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10) +1 24.06.14 656 15 12쪽
103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9) +1 24.06.13 587 14 12쪽
102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8) +1 24.06.12 610 15 12쪽
101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7) +1 24.06.11 652 12 12쪽
100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6) +1 24.06.10 654 17 12쪽
99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5) +1 24.06.07 735 15 14쪽
98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4) +1 24.06.06 680 14 12쪽
97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3) +1 24.06.05 706 15 13쪽
96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2) +1 24.06.04 725 14 12쪽
95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1) +1 24.06.03 803 17 13쪽
94 칼춤(4) +3 24.05.31 900 18 11쪽
93 칼춤(3) +2 24.05.30 777 18 14쪽
92 칼춤(2) +1 24.05.29 793 21 12쪽
91 칼춤(1) +1 24.05.28 826 21 13쪽
90 검주의 무덤(3) +2 24.05.27 822 20 13쪽
89 검주의 무덤(2) +1 24.05.24 928 18 12쪽
88 검주의 무덤(1) +1 24.05.23 932 20 12쪽
87 내면과의 대화(3) +1 24.05.22 909 24 12쪽
86 내면과의 대화(2) +1 24.05.21 941 21 12쪽
85 내면과의 대화(1) +2 24.05.20 1,015 21 14쪽
84 기연 아닌 기연(3) +1 24.05.17 1,202 22 13쪽
83 기연 아닌 기연(2) +2 24.05.16 1,154 22 12쪽
82 기연 아닌 기연(1) +1 24.05.15 1,195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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