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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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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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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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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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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6)

DUMMY

확실히 여인이 내뿜은 기세는 만만치 않았다.


수많은 훈련과 실전을 통해 성장해 온 전무전의 무인들의 기세를 가볍게 흘려버리면서, 오히려 이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인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탕마신검 송천우.


정사전쟁에서 수많은 마두를 벤 업적을 세운 무인으로서, 그의 참마도 앞에 머리가 잘린 마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는 칠순이 되는 나이에 걸맞게 수많은 경험을 한 장본인이었으니.


아무리 여인이라고 하지만 송천우에겐 이길 수 없으리라.


송천우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송천우가 협박조로 말했다.


“네년은 곱게 죽지 못할 것이다. 발등을 핥으면서 살려달라고 빌어도 듣지 않겠다. 감히 대(大) 대룡상단을 공격하고도 무사할 줄 알았더냐?”


철컥-!


그가 검을 뽑자, 샛노란 기운이 서려 있었다.


그의 별호이자, 탕마(蕩魔)를 나타내는 검강을 숨 쉬듯 간단하게 발현했다.


“죽이기 전에 네년의 이름을 말해라.”


광오한 발언이었지만 누구도 송천우가 오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비록 적이지만, 무림의 선배로서 후배에게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남궁무애.”

“······!”

“······!”


소검후 남궁무애.


무림대전에서 우승한 자.

그리고 남궁세가의 금지옥엽이자, 화경의 고수로 알려진 그녀의 이름이 여인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놀란 것은 송천우도 마찬가지였다.


‘남궁세가라고···?’


남궁세가라는 단어에 일순간 치솟았던 분노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대룡상단의 힘이 중원 곳곳에 막대한 영향이 가는 건 맞으나, 어디까지나 그 예외도 분명히 있었다.


천하제일검가(天下第一劍家)라고도 불리며, 상천십삼좌 뇌제 남궁혁을 보유한 남궁세가.


제아무리 탕마신검이라는 별호로 중원에 명성을 떨친 송천우라고 해도, 그들 앞에선 한낱 벌레나 다름없었다.


“···남궁세가의 여식이 내게 무슨 볼일이지?”


차마 자존심마저 내려놓을 수 없는 송천우는, 오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직접 알아내시죠.”


남궁무애는 검을 뽑아 그에게 겨누었다.


그녀의 검에는 하늘과 같은 창궁(蒼穹)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


“살아남을 수 있으면요.”


남궁무애는 송천우와 전무전에게 검격을 수십 차례 휘날렸다.


송천우는 몸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검을 휘둘러 받아쳤다.


콰아아아앙-!!


순식간에 귀가 멍해지면서 어느새 송천우는 몇 발짝 물러선 상태였다.

분명 내공으로 공격을 막았을 텐데, 순식간에 뒤로 밀려난 것이다.


“···이 년이!”


송천우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달려들었다.

이에 지지 않고 남궁무애 또한 달려들더니, 맹렬하게 겨루기 시작했다.


남궁무애 대 송천우.


내공은 당장 누가 더 높은지 알 수 없었으나, 검법에선 송천우가 밀리고 있었다.


사실 노장과 후기지수가 이렇게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모습은 말도 안 되는 장면이었다.

한쪽은 무려 수십 년 넘게 무림을 경험한 사내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후기지수들은 송천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했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달랐다.


언뜻 송천우의 검이 약간 더 빨라 보이긴 했으나.


송천우의 검은 중검(重劍)과 강검(强劍)을 섞어서 쓰는 검법인 방면, 남궁무애의 검은 변화무상했다.


둘 다 경공이 뛰어나서 위치가 순식간에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기를 반복하고, 공중에서도 맞붙었다가 땅을 밟자마자 순식간에 공수를 주고받았다.


‘이년······.’


그렇다고 송천우는 호락호락한 사내가 아니었다.

그 또한 남궁무애와 마찬가지로 화경의 경지에 이른 무인이었다.

그녀가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조금 전의 격돌에서 깨달았다.


‘내 참마검법이 통하지 않는다.’


송천우의 기세가 달라졌다.

그는 바로 남궁무애와의 거리를 벌리고, 언제든 검을 내리칠 분비를 했다.


“···솔직히 감탄했다.”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적대적인 관계지만, 무인으로서 호승심이 드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


“이제부터 진심으로 상대해 주마.”


탕마신검은 이제 신중히 움직였다.


처음 공격을 펼쳤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

저돌적인 기세가 아닌, 마치 먹잇감을 탐색하기 위한 포식자의 자세와도 같았다.


“간다!”


말을 마치자마자 송천우의 발아래에서부터 기파가 퍼지더니, 한 호흡에 날아왔다.


열 걸음 이상이나 되는 거리를 단 일보(日步)로 좁히고, 검까지 뽑아서 내밀었다.


파파파파팟-!


찌르고, 베고, 찌르고, 베고.


순식간에 송천우의 참마검이 수십 개의 궤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면으로 쇄도했다.


‘피할 수 없을 거다!’


송천우는 남궁무애와의 격돌에서 그녀가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진심으로 초식을 펼치고 있었다.


검강이 저녁노을처럼 수놓고 있으며, 그 검은 패도적인 기세를 품고 있었다.


하지만.


카가가가가각-!!!


“어어엇?!”

“저, 저걸 전부 다 막고 있다고?!”

“저게 어떻게 일개 후기지수란 말인가!”

관중들이 놀라 소리쳤다.


관중들과 마찬가지로 송천우도 놀랄 지경이었다.


갑자기 빨라진 남궁무애의 움직임에 기겁하며, 재빨리 보법을 펼쳐 기세를 몰아 검을 휘둘렀다.


‘어떻게 내 광풍참마(狂風斬魔)를······!’


광풍참마는 사방으로 검을 베고 내질러내는 일견 간단한 초식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의 검 끝에는 무수한 검강이 회전하며 톱날의 원리로 작용했기에, 마구잡이로 막았다면 갈가리 찢겨 죽는다.


하지만 남궁무애는 광풍참마를 정면으로 막아낸 것도 모자라 반격하고 있었다.


거기다.


스걱-!


“크윽!”


신음과 함께 송천우는 뒤로 멀찍이 물러섰다.

자세히 보니, 그의 왼쪽 어깨가 길게 베어져 있었다.


“이 X년이!”


이젠 예의도 잊어버린 채 송천우는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그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광풍참마를 완벽히 막아내고 자신에게 상처를 준 시점에서 이미 목숨을 걸어야 할 문제에 놓였으니까.


“전원 합격진을 펼쳐라!”

“존명!”


전무전의 무인들이 몸을 날려 사방으로 남궁무애를 향해 검을 내질렀다.


정파의 신분으로서.

아니, 애초에 무인끼리의 대결을 더럽히는 행동이지만, 그는 물불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이성이 반쯤 마비된 상태였다.

이제 중요한 건 눈앞의 남궁무애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여야 했다.


천압대진(天壓大陣).


사방을 엄습해 오는 검의 꽃이 만개하면서 남궁무애의 급소를 노렸다.

어느새 공중에 뜬 전무전의 무인들이 검을 뽑더니, 남궁무애를 향해 내려치는 것 같은 검기를 쏘아댔다.


쐐애애애액-!!


이때, 남궁무애의 신형이 잠시 흔들거리더니 순식간에 공중으로 솟구쳤다가, 허리를 비틀어 사방으로 검격을 쏟아냈다.

별다른 소리도 없이 전무전의 무인 몇이 죽고, 뒤이어 송천우가 그녀의 심장을 노리고 검을 내리그었다.


“끝이다!”


비록 희생은 안타깝지만, 무인들을 소모해 가며 남궁무애의 움직임을 봉했다.


일참마살(一斬魔殺).


그가 평생을 쌓아 이룩한 내공이 검 끝에 모였다.


그녀가 미쳐 땅에 내려앉기도 전에, 송천우의 검이 벼락처럼 내려쳤다.


콰아아아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먼지구름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베었다!’


분명히 손에 감각이 남아있었다.


송천우는 당연히 남궁무애의 심장을 베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송천우가 벤 건 전무전의 무인들이었다.


“대, 대체 어떻게······?”


먼지가 가라앉고 모습을 드러낸 남궁무애,

그녀의 의복엔 약간의 먼지만 가라앉았을 뿐, 외적으로 멀쩡했다.


“대체 무슨 사술을 부린 거냐, 네년······!”

“수하를 미끼 삼아서 잡기나 펼친 네놈은 말이 되고?”

“뭐라······?”

“너는 무인으로서도, 수장으로서도 실격이다.”


남궁무애는 검을 앞으로 내밀며 기수식을 펼쳐, 검에 창궁의 내공을 휘감았다.


그 순간.


창궁무애검법(蒼穹無涯劍法) - 제2식.


“천의무봉(天衣無縫).”


수많은 실전과 죽음을 넘나들며 완성한 2식이 남궁무애의 손에서 펼쳐졌다.


상대를 철저히 말살하는 벼락의 세례.


푸른 하늘을 수놓은 창궁의 검이 만개하여 전무전을 뒤덮었다.


공중에서 전무전이 천의무봉의 여파에 녹으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어서 대기하고 있던 송천우의 위에도 떨어지자······.


콰과과과과과과-!!!


“꺄아아아악!”

“무, 무너진다!”

“으아아아악!”


멀리서 지켜보던 관중들도 부리나케 도망치며 충격의 여파에서 멀어졌다.


충격의 여파로 일대 전체가 초토화가 된 상태.


휘이이잉-!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불면서 먼지구름이 씻겨 내려가고, 천의무봉이 떨어졌던 그 자리엔 송천우만 남아있었다.


수하들의 시체를 방패 삼아 간신히 천의무봉의 여파를 피할 수 있었다.


허나, 그 역시 멀쩡한 상태가 아니었다.


다리 하나는 이미 잘린 지 오래고, 검을 쥔 오른팔은 걸레짝이 되어 뼈가 전부 드러나 있었다.


“끄으으으···!”


비명을 토할 때마다 그의 육신이 크게 흔들렸다.

수십 년에 걸친 수련의 노력 끝에 검을 놓지 않고 있었지만, 도리어 그게 화가 되었다.

차라리 검을 버리고 남은 내공을 쏟아 도망쳤다면···.


“탕마신검 송천우.”


북해의 삭풍처럼 싸늘한 목소리가 송천우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죄를 인정하나?”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이냐.”


반쯤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남궁무애를 향해 다시 검을 치켜들었다.

그녀는 일부러 검을 빙-둘러서 검을 쥔 손목을 자른 다음에 송천우의 복부에 발을 밟았다.


콰드득-!


“끄아아아아!!”

“다시 한번 말한다. 혈교와 밀통한 네 죄를 인정하느냐.”


콰득-!


“끄으으으-!!”


송천우는 흐려지는 정신 속에서 문득 깨달았다.


‘이대로 죽나, 어차피 들킬 거···!’


죽음을 앞둔 송천우의 이성은 이미 마비된 상태.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할 선택을 스스로 내리고 말았으니.


“크아아아아악!!!”


사람들이 비명을 잔뜩 토했다.


쓰러졌던 송천우가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꺄아아아악!”

“저, 정말로 혈교의···!?”

“그것보다···눈동자가 붉어졌어?”


게다가 계속 그르륵-대며 기괴한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인간이 아니라 마치 짐승의 숨소리 같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방금까지 잘렸던 팔이 순식간에 새살이 돋아 재생되었다.

안쪽에서부터 급격히 비대해진 근육이 의복을 찢고 괴기한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상고시대에 존재했을 법한 마물처럼.


“크아아악!”


이젠 반인반마(半人半魔)가 되어버린 송천우가 광성(狂聲)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눈앞의 남궁무애를 죽여버리기 위해 검붉은 눈동자를 빛내며 직선으로 뛰어온다.


그런 모습을 본 남궁무애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났다.


“이젠 숨길 생각조차 없나.”


동창의 살수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수도 없이 본 그녀였기에,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송천우를 궁지로 몰아넣는 데 성공했고, 그 과정에서 녀석이 성도 한복판에서 혈교의 무공을 쓰는 것까지 성공했다.


후환은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남궁무애는 전심전력을 담아 검을 내리그었다.


창궁무애검법(蒼穹無涯劍法) - 제1식.

청천전야(晴天前夜).


순간, 시간이 멈춘 듯 광채가 공간을 휘감았다.


하늘을 수놓은 아득한 창궁의 빛은 오직 눈앞의 존재를 말살하기 위해 미친 듯이 나아갔다.


섬멸.


남궁무애의 검강이 송천우의 전신을 찢고 부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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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집으로(1) +1 24.06.17 555 12 12쪽
104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10) +1 24.06.14 655 15 12쪽
103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9) +1 24.06.13 587 14 12쪽
102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8) +1 24.06.12 610 15 12쪽
101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7) +1 24.06.11 652 12 12쪽
»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6) +1 24.06.10 654 17 12쪽
99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5) +1 24.06.07 735 15 14쪽
98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4) +1 24.06.06 680 14 12쪽
97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3) +1 24.06.05 706 15 13쪽
96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2) +1 24.06.04 725 14 12쪽
95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1) +1 24.06.03 803 17 13쪽
94 칼춤(4) +3 24.05.31 900 18 11쪽
93 칼춤(3) +2 24.05.30 777 18 14쪽
92 칼춤(2) +1 24.05.29 793 21 12쪽
91 칼춤(1) +1 24.05.28 826 21 13쪽
90 검주의 무덤(3) +2 24.05.27 822 20 13쪽
89 검주의 무덤(2) +1 24.05.24 928 18 12쪽
88 검주의 무덤(1) +1 24.05.23 932 20 12쪽
87 내면과의 대화(3) +1 24.05.22 909 24 12쪽
86 내면과의 대화(2) +1 24.05.21 941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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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기연 아닌 기연(1) +1 24.05.15 1,195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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