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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한스그레텔 님의 서재입니다.

검마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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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1.23 19:39
최근연재일 :
2024.06.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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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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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숙청(3)

DUMMY

“으아아아아!!”

“이, 이게 대체···!”

“매, 맹주 이게 무슨 짓이오!”


무림맹의 수뇌부들은 목이 떨어져 나간 채 쓰러진 시체를 보며 비명을 질렀다.


“무슨 짓이냐고?”


맹주는 수뇌부들의 흔들리는 동공을 바라보며 입매를 비틀었다.


“허후 신니. 무림맹의 자금을 비밀리에 빼돌려 착복한 것도 모자라, 군자금마저 빼돌린 죄.”

“······!”

“백호단주. 한미한 집안 출신의 맹원들을 협박하여 술 접대와 성 상납을 요구한 죄!”

“······!”

“주작대주!”


맹주의 노호가 무림맹 전체로 울려 퍼졌다.


절대자의 분노 앞에서, 감히 누구도 입을 뻥끗도 할 수 없었다.


“···이래도 무슨 짓이냐고 물었느냐?”

“사, 살려주시오! 어쩔 수 없이···.”

“이미 마차는 북경을 떠났다.”

“자, 잠깐만. 전 수뇌부들의 비밀을···커헉!”


맹주는 듣기 싫다며 현무대주의 목을 베어버렸다.


“으어어어!!”

“으아아아아악!”


수뇌부들은 맹주의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석으로 잔뜩 뒷걸음질 쳤다.


“맹주우우우!!!”

“제정신이오! 지금 당신이 하는 짓은 사파 무리나 다름없는 짓거리를···!”


무림맹의 수뇌부들은 가장 뒤에 숨은 채 악을 질렀다.


“아무리 맹주라고 해도 엄연히 법도가 있다는 걸 모르시오!?”

“월권이라는 소린가?”

“그렇소! 우리는 아직 무림맹의 간부요! 맹주라고 해도 이는 엄연히···!”

“푸하하하하하!!!”


맹주가 크게 웃었다.


비웃음과 경멸, 멸시와 조롱이 어린 한탄 섞인 웃음이었다.


“법도? 지금 네놈들이 지금 법도를 논하느냐?!”

“맹주!!!”

“지금 네놈들이 저지른 죄가 사파 무리보다 못한 개짓거리라는 걸 모르냐!”


맹주가 얼굴이 시뻘게질 정도로 노호를 터뜨렸다.


“네놈들은 더 이상 무림맹의 간부가 아니다. 범죄자다. 무림맹의 위신을 떨어뜨린 머저리들이자, 그딴 알량한 신념으로 맹주의 자리를 넘보려고 한 중범죄자다!”


지금 이곳에 있는 무림맹의 수뇌부들은 몇몇을 제외하고 예외도 없이 구제할 가치가 없는 오물들이었다.


스스로 죄를 고백했다면 정상참작은 해 줄 수도 있지만, 저들은 그게 당연하다는 듯 여기는 쓰레기 중의 쓰레기들이었다.


무림맹이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라도 저들은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성검련주가 내게 준 건 네놈들이 온갖 비리와 죄목들이 적힌 서책이었다.”

“······!”


맹주는 검을 세우며 수뇌부들에게 다가갔다.

그의 눈동자에 깃든 살기에 수뇌부들이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매, 맹주! 사, 살려 주시오!”

“우리는 그저···!”

“그 더러운 주둥아리 닥쳐라!”


서걱-!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손목에 힘을 주었다.

서늘한 궤적이 수뇌부들의 목덜미를 훑고 지나갔다.


“꺼어억-!!”


맹주는 그 뒤로도 수뇌부 다섯 명을 베고 나서야 검을 밑으로 내렸다.


“후우, 후우, 후우···!”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 검을 휘두르니, 숨이 격하게 차올랐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설령, 무림사를 통틀어 최악의 맹주라고 평가받을지언정.


저들은 오랜 세월동안 정파 무림을 좀먹은 구더기들이었다.


지금이라도 놈들을 모조리 베어놔야 한다.


“후우···.”


맹주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을 치켜들며, 구석에 벌벌 떠는 수뇌부들을 향해 다가섰다.


“운허.”


바로 검을 휘두르지 않고, 뒤를 돌아 남궁혁을 쳐다보았다.


“자네 괜찮겠나?”

“···꼭 필요한 일이네.”


괜찮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누구보다 마음이 복잡한 운허였다.


“보여줄 것이 있다고 해서 봤더니.”

“이걸 보여주려고 했던 건가.”


이때, 팽진혁과 원광 대사가 낯빛을 잔뜩 굳히며 다가오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개새끼들인 건 매한가지야.”


거기에 더해 투존 이백진까지 합세하면서.


상천십삼좌 다섯 명이 수뇌부들을 둘러쌌다.


“운허.”


남궁혁이 맹주에게 다가갔다.


그의 손에는 새하얗게 빛나는 검이 들려있었다.


“내가 대신 처리하겠네.”

“아닐세, 수장으로서 내가···.”

“지금 자네 상태를 보게. 그 몸으로 어찌 휘두를 생각인가.”


맹주는 이에 놀라 흠칫했다.


눈은 실핏줄이 잔뜩 터져있었고, 눈 밖으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검을 잡은 손은 하얗게 질리다 못해, 악력으로 피가 뚝뚝 흘러나오고 있었고, 입술은 잔뜩 씹어 헐어있었다.


“여기서부턴 내가 하겠네. 자넨 이만 들어가서 안정을 취하게.”

“···미안하네.”


맹주는 입술을 가늘게 씹었다.


맹주로서 끝까지 남아서 봐야 하건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신경 쓰였다.


“괜찮네. 자네는 이미 충분히 잘해 주었어.”


남궁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수뇌부들을 굽어보았다.


“뇌, 뇌제!”

“어서 맹주를 말리지 않고 뭐 하시오!?”

“죄를 저지른 건 너희들이다.”


남궁혁은 그런 수뇌부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검을 치켜들었다.


“네놈들에게 죽음도 아깝다.”


촤아아악-!


남궁혁이 위로 든 검을 내리쳤다.

망설임 없이 떨어진 검이 수뇌부들의 정수리를 갈랐다.


정수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뇌수가 바닥을 적시고, 수뇌부들의 바짓가랑이를 잔뜩 적셨다.


“뇌제에에!!”

“어찌 이럴 수가 있소!”

“말리지 못할망정 오히려 부추기다니! 네놈이 그러고도 정파 무림의 무인이라 할 수 있느냐!”


수뇌부들은 남궁혁에게 악을 질렀지만, 남궁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한 번의 휘두름에 수뇌부들의 수급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후우우.”


어느새 검 위로 더러운 피가 뚝뚝 흘러내렸고, 남은 사람은 팽가와 소림사 소속뿐이었다.


“태, 태상가주님!”


백호대주, 팽주악이 손과 발로 기어서 팽진혁에게 다가갔다.


“사, 살려주십시오! 모든 죄를 인정하겠습니다, 부디 제발 살려주십시오!”


그는 팽진혁의 발목을 붙잡고 추한 몸부림을 쳤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팽진혁은 무릎 꿇고 비는 팽주악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백호대주, 팽주악.


하북팽가의 방계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총명하고 무공에 뛰어난 재능을 품고 있는 아이였다.


그리고 그 재능을 높이 사 무림맹으로부터 백호대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시련을 이겨낸 장본인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 눈앞에 추한 모습으로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네놈은 팽가의 성씨를 쓸 자격도 없다.”

“자, 잠깐······!”


팽진혁은 팽주악의 목을 붙잡아 잔뜩 힘을 주었다.


콰드득!


살벌한 소리와 함께 팽주악은 혀를 내뺀 채로 그대로 죽었다.


“맹주. 미안하지만, 이놈은 본가로 데려가겠소.”

“···그러하시게.”


맹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범죄자의 처벌은 무림맹의 몫이지만, 사후는 저들이 소속된 사문의 몫이었다.


“···법명은 어디에 있나?”


남궁혁이 나지막하게 불렀다.


이 모든 사태를 진두지휘한 원흉을 제거해야, 무림맹은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내가 그걸 말할 거 같은가?”


주작대주는 어림없는 소리하지 말라며, 잔뜩 코웃음 쳤다.


“그래, 말하지 마라.”


주작대주를 바라보는 남궁혁의 표정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어디까지 버티나 보지.”


남궁혁은 주작대주 머리 위로 정수리를 갖다 댄 순간, 그의 손에서 뇌전이 튀었다.


“끄르르르르륵!”


수많은 장침을 전신에 박아 넣은 듯한 격통.


남궁혁의 손에서 피어난 벼략의 향연이 주작대주의 전신을 잔뜩 헤집었다.


“꺼,꺼거거걱!”

“법명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라.”

“끄아아아아악!”


살고 싶은 이들도 죽게 만드는 극악의 고통.


한참이나 지속된 격통의 향연은, 결국 주작대주의 이성의 벽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워, 원로원···그, 그곳의 비밀 통로에···!”


남궁혁은 주작대주에게 쏟은 뇌전을 거두며 질문을 던졌다.


“비밀 통로의 위치는?”

“끄으으···뒤, 뒷간···.”


결국 주작대주는 눈을 뜬 채로 기절했다.


맥을 짚어 보니 아직 죽지 않았다.


“가지.”

“···알겠네.”


원광 대사는 속으로 불호를 외치며 중얼거렸다.


‘법명, 이 어리석은 녀석아. 대체 왜 그런 죄업을 저지른 것이냐.’


하지만 원광 대사는 알지 못했다.


법명이 저지른 죄는 그가 생각한 상상 이상으로 추악하다는 것을.


***


한편, 이 모든 사태를 직관하던 관중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무림맹의 수뇌부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무림맹의 수장, 무림맹주에게.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사태가 터지고 만 것이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철검비협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중얼거렸다.


“자네도 들었지 않았는가.”


만검문주가 대꾸했다.


그 역시 눈앞의 사태에 놀란 건 매한가지였다.


맹주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차라리 허후 신니가 벌인 횡령과 군자금 착복은 귀여운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저걸 지금 믿으라는 소린가, 자네는?”

“하지만, 맹주가 스스로 고백하지 않았나.”


부정하고 싶어도, 그들을 이끄는 수장 무림맹주가 스스로 죄를 고백해 버리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그럼 다른 이들은? 다른 수뇌부들은 어떻게 된 건가?”


사건의 중심은 수뇌부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만약 맹주의 말마따나 수뇌부들의 죄목이 진실이라면?


무림맹의 지휘 체계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한편, 이 모든 사태를 멀리서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어르신께 알려야겠군.’


수많은 세력 사이, 숨어 있는 간자들을 이끄는 자, 동창의 무인 헌원이 미소를 지었다.


‘이것으로 무림맹의 지휘 체계는 무너졌다.’


맹주의 대규모 숙청 작업에, 무림맹은 수뇌부를 포함한 무력 체계에 혼동이 생겼다.


이는 무림맹 내부가 썩은 것도 한몫했었다.


자신들의 업보로 인해 정파 무림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무림맹은, 이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곪아버렸다.


‘설마 이렇게까지 썩어 빠졌을 줄이야.’


헌원은 속으로 잔뜩 비웃었다.


동창의 대계가 머지않았다.


헌원은 인파 사이로 몸을 숨어 무림맹 밖으로 서둘러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련주께 보고한다.”

“존명.”


어둠 속에 은밀히 몸을 숨긴 성검련의 정보부가 몸을 움직였다.


***


남궁혁은 원광 대사와 함께 주작대주가 말한 비밀 통로에 도착했다.


사용인들이 사용하는 뒷간이었는데, 청소를 잘 하지 않아서 냄새가 지독한 장소였다.


곳곳에 짚 더미와 물을 채워 둔 항아리가 뒹굴고 있었는데, 그 아래에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찾을 수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려고 할 때였다.


“누, 누구···!”


계단 아래로 말소리가 들려왔다.


자세히 보니 비밀 통로를 즐기고 있는 원로원 소속 무사들이었다.


남궁혁이 먼저 뛰쳐나갔다.


한 줄기의 섬광이 경비의 목을 베었다.


“끅!”

“꺼억!”


경비들은 외마디 비명을 흘리며 절명했다.


원광 대사도 좌장을 내질러 경비들을 모조리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커헉!”


그렇게 마지막 남은 경비마저 쓰러뜨린 그들은, 다시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계단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얼마 가지 않아 주변을 볼 수 있었다.


빛 한줌 들어오지 않은 공간.

안은 휘황찬란하게 꾸며졌고, 각종 아름다운 장식물들이 여백의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뿌드득-!


이가 절로 갈렸다.

혈압이 올라 목이 당겼다.


고수 정도 되면 감정조절 능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에 불허한다.


정도의 심법, 그중에도 불가 계통은 더더욱 그렇다.


분노로 인해 혈압이 오르는 것쯤은 알아서 조절할 수 있었다.


하나 눈앞의 참상은 그러지 못할 정도로 화가 났다.


법명이 침대에서 헐벗은 채.


한 소년과 동침을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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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집으로(1) +1 24.06.17 654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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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8) +1 24.06.12 686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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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6) +1 24.06.10 722 19 12쪽
99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5) +1 24.06.07 803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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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3) +1 24.06.05 775 17 13쪽
96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2) +1 24.06.04 796 17 12쪽
95 독 발린 비수는 누구를 향할까(1) +1 24.06.03 875 19 13쪽
94 칼춤(4) +3 24.05.31 969 20 11쪽
93 칼춤(3) +2 24.05.30 846 1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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