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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검술가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중·단편

완결

유려(流麗)
작품등록일 :
2017.10.21 05:17
최근연재일 :
2017.10.24 09:57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556
추천수 :
17
글자수 :
26,806

작성
17.10.24 09:57
조회
209
추천
2
글자
6쪽

새로운 전설, 그리고 이후 이야기 (完)

DUMMY

전쟁을 치룬 지 고작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가는 곳마다 길버트 브라이스를 알아 보았다.

‘패트릭 에드먼드를 잇는 새로운 전설. 길버트 브라이스.’ 라는 말도 간혹 들려왔다.


브라이스는 우쭐해 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은 쑥스럽기도 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에드먼드 여관으로 걸어나갔다.

저녁이 되자 시야에 통나무집이 보이기 시작했다.

며칠만에 돌아온 여관이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것 같고 가족 생각이 나기도 해서 반갑고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

불이 켜진 여관 문을 천천히 열었다. 패트릭과 제라스가 밝은 얼굴로 일어나서 길버트에게 걸어와 진심으로 환영해 주었다.


“길버트 용사님. 해내셨군요.”


제라스도 이제는 길버트를 길버트씨가 아닌 길버트 용사님 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길버트. 훌륭하다. 잘했다.”


패트릭도 감격에 젖어 길버트의 어깨를 두드리며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

그런데 길버트는 패트릭에게 자신의 정체, 자신의 비밀에 대해 말 할 자신이 없었다.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 이제 패트릭은 자신에게 스승이자 부모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자신이 죽는 것 보다 패트릭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내쫓김을 당하는 것이 더 싫었기 때문이다.

여신과 길버트만의 비밀을 간직한 채, 평범하고 조용한 시간들이 흘렀다. 패트릭은 여전히 물약을 만들었고, 길버트에게도 물약 제조법을 알려주었다.

패트릭 또한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제자인 길버트가 자식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길버트의 명성도 천천히 퍼져 나가다가 점점 속도가 빨라져서 모든 대륙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레이첼과의 싸움이 끝나고 5년 후.

간간히 찾아와서 제자로 받아 달라는 사람들 때문에 골치가 아파하고 있는 길버트였다. 그 일로 몇 달을 고민하다가 패트릭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스승님, 저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만, 계속 찾아오는 사람들을 매번 돌려보내는 것도 그렇고, 용사들을 육성하는 것도 하나의 은총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제가 이 여관 옆에 제대로 된 훈련장을 만들어서 용사들을 육성해 보는게 어떨까 싶은데, 스승님의 지혜를 들려주십시오.”


“사람을 키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고귀한 일이지 그럼.”


“그럼 허락해 주시는 겁니까?”


“그래. 한번 해 보거라.”


허락을 받은 길버트는 돌려보낸 용사들에게 전보를 보내서 불러들였다.

열 두명의 용사가 돌아왔고, 그 믿음직한 청년들과 함께 에드먼드 여관에서 조금 떨어진 숲 속에 나무를 베고 그 자리에 훈련장을 지었다.

에드먼드 여관이랑 비슷하게 통나무집도 지었다.

그 곳이 용사들의 쉼터이며 집이었다.


하루하루를 헛되지 않게 충실히 보냈다.

그러던 중 길버트의 제자 중 한명인 셀레만 에가라는 청년의 누이라는 라일라 에가라는 여인이 찾아왔다.


길버트는 라일라를 보자 한눈에 반했다.

라일라. 그녀는 그녀의 이름처럼 라일락 꽃향기가 나는 듯 했다.

연한 보라색 옷을 입고 하얀 피부에 다정한 미소, 길버트는 그녀에게 빠져버렸던 것이다.

그녀 또한 길버트의 늠름한 모습에 매료되었고, 길버트가 용기 있게 먼저 그녀에게 구애했다. 약 1년간의 만남을 가지고 난 후 길버트는 커다란 꽃다발과 함께 라일라에게 청혼했다.

라일라는 당연 스럽게 청혼을 받아드렸고, 라일라 브라이스가 되었다. 둘은 훈련장 근처에 집을 지어 살기 시작했고, 그 다음해에 낙엽이 떨어지던 날, 아들이 태어났다.


“라일라, 밖에 낙엽이 매우 많이 떨어지고 있소. 우리 아들 이름을 리브 라고 하는 것이 어떻소?”


“좋아요. 리브, 건강하게 자라주렴.”


아들인 리브가 태어난 날 밤.

길버트는 6년전 끔찍했던 레이첼의 싸움과 여신에게 들은 반 악마, 반 인간이었다던 빅터의 얘기를 들었던 것. 그날의 일들을 꿈꿨다.

두렵고 놀라서 잠이 깬 것은 새벽 3시였다.

식은땀을 흘리며 헉헉거리자 옆에서 자고 있던 라일라도 깨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길버트는 아무일 아니라며 물을 마시러 간다고 하고 라일라의 팔을 토닥거리고, 일어나서는 물은 마시러 안 가고 바로 향한 곳은 아기 방이었다.

길버트는 주머니에서 손가락길이 정도의 작은 칼을 꺼내 아들 리브의 종아리에 작은 상처를 냈다. 그리고 피 한방울이 주르륵 흘렀다. 그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서 창가로 가서 달빛에 비추어 봤다.


‘빨간색······빨간색이다!’


뒤를 돌아 아들에게로 눈을 돌리는데, 그 곳에 여신 루나가 리브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여신님!”


“이 아이가 누구보다 현명해지기를.”


그렇게 축복의 말을 남기고 여신 루나는 홀연히 사라졌다.


무슨 일이 있어도 태양은 뜨는 법. 아침이 오고, 아들 리브의 종아리에 난 상처도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아마도 여신 루나가 치유해 줬을 것이다. 길버트의 종아리를 치료해주었던 것처럼.



이 후 이야기.


아들 리브는 여신의 축복처럼 매우 현명하게 자랐다. 먼 옛날의 에드가 에드먼드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리브가 18살이 되던 해. 패트릭은 세상을 떠났다.

전설의 검술가였던 그가 죽던 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추모를 하러 왔다.

길버트는 눈물로 강을 이룰 만큼이나 울었다.

이렇게 많이 울었던 것은 태어나서 세번째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패트릭 스승님이 돌아가셨을 때.

패트릭을 할아버지처럼 따랐던 리브, 패트릭을 잘 따르고 섬기던 라일라도 많은 눈물을 흘리며 사랑하는 패트릭을 떠나 보냈다.


그리고 젊은 패트릭이 그랬 듯이, 젊은 길버트가 그랬 듯이 젊은 리브도 모험을 떠났다.

겁 없는 소년의 발길이 향하는 곳은 남쪽 세실리아였다.


이제부터 역사를 새로이 써 나갈 사람은 길버트의 아들 리브이고, 길버트의 제자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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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전설, 그리고 이후 이야기 (完) 17.10.24 210 2 6쪽
8 눈을 뜬 길버트 17.10.23 138 1 8쪽
7 여신을 찾아서 (전쟁의 시작) 17.10.23 154 1 8쪽
6 드래곤의 놀라운 이야기 17.10.21 195 2 6쪽
5 패트릭 VS 악마 17.10.21 197 2 6쪽
4 북쪽으로 17.10.21 224 2 7쪽
3 좋은 스승과 좋은 제자 17.10.21 268 2 6쪽
2 패트릭을 찾아온 의문의 남자 17.10.21 387 2 6쪽
1 패트릭 에드먼드 17.10.21 782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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