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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전설의 검술가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중·단편

완결

유려(流麗)
작품등록일 :
2017.10.21 05:17
최근연재일 :
2017.10.24 09:57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557
추천수 :
17
글자수 :
26,806

작성
17.10.23 14:09
조회
138
추천
1
글자
8쪽

눈을 뜬 길버트

DUMMY

8.



“빅터······?”


여신이 그의 모습을 보고 중얼거렸다.


눈을 뜬 길버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동자는 빨간색으로 변했고, 근육은 더욱더 단단해 진 느낌이었다.


길버트는 검을 들더니, 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악마들을 처단해 갔다.

수호벽 안으로 들어온 200의 악마들은 낙엽처럼 쓰러졌다.

안쪽의 악마들을 다 쓸어버린 길버트는 벽 바깥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또 나머지 수 백의 악마들을 미친듯이 검으로 그어버렸다.

몸이 엄청나게 빨라지는 약이라도 먹은 듯 보이는 길버트는 그렇게 한참동안 검을 휘둘렀다.

그가 지나간 뒤로는 악마의 시체들과 검은 피들이 하늘을 날아 바닥으로 떨어졌고 마침내 길버트 앞에는 레이첼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 피가 뚝뚝 흐르는 투명한 검을 들고 레이첼 앞에 선 길버트가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빅터. 당신인가?”


빨간 눈동자를 보고 레이첼이 입을 열었다.


“살고 싶어서 쓸데없는 말로 시간을 끄는 것인가 악마여.”


여신 루나도 어느새 길버트의 뒤까지 와서 서있었다.


“빅터. 반은 악마 반은 인간. 네가 그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어. 네 피를 보아라. 너의 피는 검은색이다. 그것이 네가 악마라는 증거다.”


그제야 길버트는 종아리에 상처의 피를 손으로 닦아서 확인했다.


“내가······악마라니? 나는 평생 인간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악마라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빅터가 네 안에 살고 있는건지, 빅터가 너인지, 알 수는 없지만 네가 빅터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는 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구나. 하지만, 네 눈동자는 반드시 빅터의 것이다. 난 그 눈동자를 절대 잊지 못한다. 자, 이제 이 쪽으로 와라. 너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너와 내가 이제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


“이 악마 년이 죽기 전에 참 말이 많구나.”


“네가 나와 싸우길 원한다면, 싸워주마. 대신 네가 진다면 빅터의 눈은 내가 가져가겠다.”


길버트는 스승님의 원수인 레이첼에게 달려들었다.


그 싸움은 몇 시간 동안이나 계속 되었다. 길버트는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퍼 부어 댔다.


자신안에서 끌어 넘쳐 나오는 그 힘과 복수심을 검 끝에 집중시키고 검을 빠르게 휘둘러 댔다.


태양이 길버트의 등뒤로 점점 내려가고 있을 때, 레이첼이 눈을 찡그렸다.


‘이 때다!’

순간적으로 검을 돌려 레이첼의 복부에 찔러 넣었다.

엄청나게 많은 피가 솟구치듯 쏟아져 나오고, 레이첼은 고통의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가 고막을 찢을 듯해서 길버트는 두 귀를 막았다.


레이첼의 신음소리가 멈추고, 그녀의 무릎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의 마지막 말은 속삭이듯 말했지만 정확히 들을 수 있었다······


“그리운 빅터······마지막으로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레이첼은 숨을 조용히 거두었다.


길버트는 긴긴 싸움 끝에 모든 악마를 물리쳤다.

꼬박 하루가 가까이 걸린 일이었다.

힘이 넘치던 그의 육체도 지쳐서 쓰러질 듯 했다.

그 때 뒤에서 어깨에 손을 올린 건 여신 루나였다.


“용사여. 당신이 악마를 물리쳤군요. 힘든 싸움 잘 이겨내셨습니다.”


“여신······님······그런데, 저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저는 이제 인간이 아닌 몸······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사람들과 살아도 되는 것입니까?”


“그러네요······당신은 악마의 마지막 피를 가진 몸. 당신이 만약에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가 또 악마의 피를 물려받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제가 이자리에서 목숨을 끊는 것이 낫겠습니까 여신님? 저는 어차피 목숨을 내놓고 이 곳에 왔습니다. 백 번 죽는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생각으로요.”


“빅터······그의 얘기를 해야겠군요. 그가 바로 처음으로 인간과 악마의 피를 반씩 받은 남자였어요. 그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죠. 겉모습으로는 완전한 인간의 모습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북쪽을 여행하다가 레이첼을 만났어요. 그리고 둘은 사랑에 빠졌어요. 레이첼은 그 때도 남쪽의 세실리아를 노리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빅터가 레이첼을 말렸죠. 그런 짓을 하면 인간들도 다 죽을 것이라고 그러면 자신이 불행해 질 것이라고 레이첼을 설득했어요. 레이첼은 순순히 받아드렸죠. 그때만큼은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빅터는 반은 인간의 몸. 악마들처럼 길게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나이 120살이었을 때 그의 집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았어요. 레이첼은 동굴을 나올 수 없었기 때문에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없었고, 그가 한참동안이나 찾아오지 않았기에 빅터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 때 든 생각이, 다시 세실리아를 공격하는 것이었죠. 그리고 힘을 키워서 오늘 날에 이른 것이죠. 길버트 브라이스여, 가서 살아가세요. 당신이 또 악마의 피를 물려준다 해도, 당신이 그 자식을 레이첼로 키우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처럼 인간으로 살아가세요.”



“여신님······당신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길버트의 짧은 감사인사가 끝나자 여신은 길버트에게 치유마법을 써주었다.

길버트는 따뜻한 마법의 힘에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아침. 그가 눈을 떴을 때는 여신의 모습도, 악마에게 물린 종아리의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여신의 치유마법 덕분에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힘은 있었지만, 배가 매우 고팠다. 전쟁을 치루기 전에 갔던 여관으로 다시 찾아갔다.

여관에 도착하자 여관 주인이 길버트를 알아보고 침대를 바로 내어주었다.


“용사님, 전쟁에서 승리하셨군요. 감사합니다. 침대에서 잠시 쉬십시오. 금방 음식을 만들겠습니다.”


동굴과 가장 가까운 마을과 여관은 모두 피난을 가서 비어 있고, 이 여관이 그나마 가까운 여관인데, 지난번 패트릭과 방문했을 때, 그리고 이번에 방문했을 때 여관 주인과 대화를 나누었기에 길버트가 동굴로 간다는 것을 알고있었기에 여관 주인이 길버트를 보자 마자 알아 본 것이다.


여관 주인은 가장 넓은 식탁에 한 가득 음식들을 차려 대접해 주었다. 빵과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 온갖 고기들과 따뜻한 스프와 스튜가 식탁 위에서 좋은 색깔과 향기를 내고 있었다. 길버트는 일주일은 굶은 사람처럼 빵과 고기들을 뜯어 댔다. 차려진 음식들을 대부분 다 먹어 치운 후에 여관 주인과 잠시 얘기를 나눴다.


“식사는 맛있게 하셨습니까 용사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제가 할 말입니다. 어제 악마의 비명소리를 듣고 이 주변 사람들과 언덕위로 올라가서 전쟁을 보았습니다. 용사님의 용기와 대담함에 우리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죠. 엄청났습니다. 용사님 덕분에 우리가 살아있을 수 있으니, 우리가 감사하죠.”


“저의 스승님의 복수를 하고, 또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잘 먹었습니다 주인.”


“피곤하실 텐데, 오늘 밤은 부디 하루 더 묵고 가시죠.”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길버트는 전쟁의 악몽을 꿔서 새벽에 한번 잠이 깬 걸 빼면, 피로를 모두 풀 만큼 푹 잘 수 있었다. 아침에도 역시 여관 주인의 따뜻한 식사를 받고, 스승님이 계시는 곳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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