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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라토 서재

헌터의 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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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니그라토
작품등록일 :
2018.07.21 07:53
최근연재일 :
2018.07.21 16:0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530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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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7,783

작성
18.07.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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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일데아의 한 왕의 습격

DUMMY

8.일데아의 한 왕의 습격





김준호는 한 발 물러났지만 오크들과 전투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었다. 단지 다른 헌터들도 오크들과 싸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준 것뿐이다.


오크들이 무너지는 광경을 김준호는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김준호 또한 오크들을 납작하게 만든 뒤 염동력으로 던전 게이트에서만 나오는 아이템인 일렉스톤들을 챙겼다.


오크들은 일데아 쪽 게이트를 등지고 싸우는 중이었다. 그러고 있으니 마치 오크들이 일데아의 수호자라도 되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일데아 쪽에서 벼락이 서린 돌풍이 오크들을 덮쳐 박살냈다.


날아올라 퍼져나가는 오크들의 피와 살점으로 공기가 메워지자 김준호는 허공을 커다랗고 네모진 불꽃으로 살라서 피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했다. 압도적인 김준호의 기량에 헌터들은 전율했다.


일데아 문장 정렬은 헌터의 마음속에서만 움직인다.


반면 세계 시스템 수치는 이제 모두의 눈에 보이는 것이다. 오크들이 일데아에서 다가오는 존재에 의해 박살나는 광경에서 아라비아 숫자들이 어지러이 증발했다. 지구인들도 일데아 인간들도 각자의 숫자 체계에서 저러한 수치들을 일상에서 보고 있을 터였다.


김준호는 헌터들 속에 스며들어갔다. 모두가 서로에게 고기 방패 노릇을 할 수 있도록 김재의가 앞장서서 진열을 갖추었다. 꽤 노련하고 프로의식도 있는 헌터 무리로 보였다.


‘돈을 받고 일하는 한 프로지. 아무리 그 일이 비루해 보일지라도 말이야.’


김준호는 소싯적에 자신을 처음 써줬던 사장이 해주었던 말을 그렇게 읊조렸다.


김준호가 시력을 돋궜다. 일데아 쪽 게이트의 작아 보이는 움직임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카르데아의 깃발이군.”


일데아의 한 인간 군주 카르데아였다. 일데아에서 몬스터로 분류되는 이유는 던전 게이트가 발생할 때 일데아의 자신의 존재가 복제되어 드러나느냐 마느냐의 여부였다. 때문에 꽤 비슷한 생태를 보이면서도 오크는 몬스터이고 인간은 인간인 것이다.


카르데아의 주변으로 절제된 광기가 흘렀다. 고강한 마검사들이 각양각색의 그로테스크한 갑옷을 입고 각자의 애병들을 치켜들고 있었다. 전쟁터에서 눈에 잘 띄도록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갑옷들이었다. 부하들은 지구의 범죄 조직들을 통해 구한 무기들로 무장해서 각종 총화기와 탱크가 보였다. 드론이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지구로 간 일데아의 악마들은 지하 세계로 숨어들었고 부자들의 암흑 세력들과 결탁했다.


UN 헌터가 김준호에게 다가들어 말했다.


“김준호님이 UN 일데아 명예 외교관이 되셨습니다.”


“억지가 심하군요.”


“원하신다면 정식 외교관으로 임명될 수도 있습니다. UN에서 지구 대표로 김준호님을 쓰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구인으로서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UN에서 어떻게 대우하든 몰라요. 좌우지간 난 지구인이니까 일데아 측에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이니 그리 아세요. 저쪽에 온 카르데아는 마검사 왕으로 매우 잔인한 군주에요. 난 일데아 사상 최강 헌터지 고금제일인이 아니라는 거 유념하시고 여기 계세요.”


“난 UN 헌터로서 책임을 질 겁니다. 날 죽이지 않고는 저 일데아 군주는 지구로 갈 수 없을 겁니다. 만약 저 군주가 날 죽이는 게 너무나 쉽더라도 난 이곳을 떠나지 않아요.”


김준호는 카르데아가 있는 곳으로 혼자 걸어갔다.


김준호가 카르데아 군단과 적당히 가까워지자 카르데아는 페가수스에서 내려서 혼자 걸어 와 김준호와 마주 섰다.


카르데아는 2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근육질의 사내로 몸에 검붉은 털이 많았다. 카르데아는 호화스럽고 번다하면서도 벗기가 편한 옷을 입었다. 다이너마이트 급 이상이어야 상대할 수 있는 몸을 가진 카르데아에게 갑주는 무의미했다. 각종 마법을 담는 용도로는 옷이면 충분한 것이다. 대검을 든 카르데아는 넉살 좋아 보이는 미소가 가득했으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준왕 김준호, 지구의 항복을 요구한다. 만약 항복하지 않으면 불꽃 운석의 폭우를 이 던전 게이트를 통해서 지구에 뿌리겠다.”


“파괴하면 지구의 가치는 떨어질 텐데?”


“인류가 한 수십억 죽어도 좋다. 지구인은 미국 독립 선언문이라는 걸 통해 생명을 추구할 수 있고, 자유를 추구할 수 있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 즉 양도할 수 없는 권리가 모든 인간에게 시공을 넘어서 있기 때문에 인간은 평등하고 그래야 더욱 번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알고 있다. 네가 떠벌렸고, 엘프들을 통해 들은 인권이라는 것이지. 그때엔 흘려들었지만 지구의 모습을 보내 그걸 위해 애쓰는 측면들이 아주 없지는 않은 것 같더군. 그 놈의 인권 때문에 내 왕국의 노예들이 아주 조금이라도 요동치는 걸 결코 바라지 않는다. 물론 너희 지구도 내 왕국 노예들 보다 낫지 못 한 자들이 수없이 많은 모양이지만, 지구의 권력자들은 분명 날 타도하기 위해 인권을 이용하려 들 것이기에 내 권력에 지구는 위험한 것이 되었다. 그러니 항복해라!”


“내가 널 죽인다면?”


“나와 내 기사들의 옷 안쪽엔 독균들이 가득 차 있다. 지구의 과학자들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정성껏 제조한 것들이지. 날 베면 너와 저기 있는 헌터들이 전염병의 숙주가 되겠지. 김준호 너에게 네 옛 나라의 총독 자리 정도는 줄 수 있다. 나도 지구를 덜 파괴하고 차지하고 싶기에 이리 대화하러 나온 것이다.”


김준호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김준호는 자신이 헌터의 극의에 이르렀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그걸 행해야 하는 때와 곳이 닥치면 어디까지가 김준호 자신이 도달한 경지인지를 시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는 아니었다.


카르데아가 뒤쪽 즉 자신의 군단이 있는 쪽으로 몸을 쏘아나갔다. 카르데아의 움직이는 속도는 격렬해 파공음이 울렸다. 카르데아가 외쳤다.


“놈을 쳐라!”


카르데아의 마법사들이 마나의 강격으로 이루어진 무형의 화살을 내쏘았다. 카르데아의 마검사들이 검강을 흩뿌렸다.


카르데아도 검을 내질렀다.


카르데아는 김준호가 스스로를 사상 최강의 헌터라고 말하고 다녔고 이는 일데아 문장 정렬을 통한 심득이라 주장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카르데아는 헌터가 아니었기에 일데아 문장 정렬이 무엇인지 몰랐다. 카르데아의 부하 중에도 헌터가 있었지만 김준호의 헌터 경지에는 한참을 못 미치는 자여서 정보는 부족했다.


카르데아는 언제나 엘프 여왕 유넬과 함께 다니는 김준호만을 보았다. 지구인인 김준호가 무언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카르데아의 검과 마법 쓰는 자들로부터 방사능 없는 핵무기와 비견될만한 위력의 강격이 김준호를 덮쳤다. 카르데아의 일반 병사들도 각종 총포를 쏘았다. 이 정도라면 수km는 폐허로 만들 수 있었다. 가히 핵폭탄에 비길 수 있는 파괴력이다. 실상 하나의 미사일은 하나의 건물을, 하나의 원자폭탄은 하나의 마을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다.


카르데아의 모든 군대가 온몸의 구멍에서 피를 쏟으면서 나뒹굴었다. 생물 무기가 붙어 있는 옷들은 상하지 않았다.


김준호가 강기로 방어를 하는 바람에 내상을 입고 만 것이다.


“일단 이 만큼이다.”


김준호가 하늘을 잠깐 보고 말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적들이 많다.


사상 최강의 헌터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드러내기엔 일렀다.


던전 게이트의 하늘은 붉은 어둠이었다. 저 하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김준호는 짐작할 수도 없었다.


김준호가 쓰러진 카르데아에게 다가갔다.


카르데아는 피를 흘리면서 고통을 참고 있었다.


김준호가 말했다.


“승산이 확실하지 않은 싸움을 걸다니 카르데아 너답지 않군. 어떻게 된 것인지 알려주면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패장에게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마인드 컨트롤을 해주마.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김준호는 마인드 컨트롤 전문은 아니었다.


그때였다.


카르데아가 한줄기 핏물이 되어 사라져버렸다.


카르데아가 악마에게 영혼을 판 자였음을 알림과 동시에 카르데아를 사주한 세력이 있음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카르데아 같이 공격성 강한 자들이 승산도 없이 싸움을 걸어 올 리는 없는 것이다. 무언가 카르데아를 조종할 수 있는 것이 있었을 터였다.


김준호가 고개를 쳐들었다.


일데아 쪽 게이트에서 던전을 향해 불꽃 운석들이 어지러이 날아들어 왔다. 카르데아가 죽으면 시전하라고 명령을 내려두었음이었다.


운석들은 던전을 가로질러 지구 쪽 게이트로 넘어가 지구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럴듯한 계획이었다.


김준호가 평소에도 시전하고 있던 일데아 문장 정렬 중에선 방어 강격이 있었다.


운석들은 김준호가 서있는 곳을 중심으로 던전 전체에 펼쳐진 방어 영역을 넘지 못 하고 모두 증발해 사라졌다.


지구인 헌터들은 얼이 빠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UN 헌터는 김준호가 매우 위험한 존재임을 더욱 생각했다.


저 정도라면 적이 될 경우 얼마나 위험할 것인가.


엘프에게 접수 되어버리다 시피 한 현 시점에서 얼마나 방어가 될지는 미지수였다.


물론 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무엇인가는 너무나 많았다.


그것이 더해진 것뿐이라고 생각하자 조금 마음이 편해지는 UN 헌터를 비롯한 지구인 헌터들이었다.


UN 헌터가 김준호 옆으로 날아들어 오더니 말했다.


“UN 상설 헌터 위원회에서 카르데아의 나라를 유의주시 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의 헌터들 뿐 아니라 수많은 지구인들에게는 띠를 두르는 것만으로 감각들이 각 국가들의 경찰청으로 전송되어 저장되는 장치가 되어 있었다.


그것을 통해 이 던전 게이트에서의 많은 정보들이 UN에도 전달된 것이다.


김준호가 답했다.


“그럴 것 없어요. 일데아에선 왕이 죽으면 그 나라는 격심한 내분에 휩싸이고 끔찍한 유혈 사태에 접어듭니다. 일데아의 인간 군주들은 지구 기준으로는 대부분이 미증유의 극악무도한 폭군들이에요. 차라리 선사시대의 군주들에나 어울리는 정도 인격들이지요. 내가 일데아에 있던 100여 년 동안 바꾸려고 애썼는데 안 되더군요.”


던전 게이트 전체에 오로라가 요동쳤다. 이 던전 게이트가 곧 닫힌다는 신호였다.


김준호를 비롯한 헌터들이 오크들로부터 나온 일렉스톤을 챙겨 서둘러 던전 게이트를 빠져 나갔다.


UN 헌터는 김준호에게 다가가 뭔가 공작을 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한 대화들을 생각했다. UN 헌터는 그 자리까지 올라간 고위직 남자들이 그렇듯 엄청난 노력을 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사내였고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하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UN 헌터의 마음이 극히 김준호에게 우호적으로 되었다. 이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는 짐작할 수 있었고 곧 마음이 김준호를 적대할 수 없는 것으로 바뀌었다.


엘프의 스킬, 설득력이 발동된 것이다.


엘프 여왕 유넬이 지구 쪽 게이트에 있다가 김준호를 보고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유넬이 말했다.


“김준호님, 준왕 자격으로 지구의 각종 외교 회담들에 참가해 볼래요?”


“미안. 난 소시민이 더 어울려, 유넬.”


김준호는 카르데아와 격돌하고 있었던 내내 생각하던 질문을 전음으로 유넬에게 던졌다.


“유넬, 일데아 문장 정렬은 이 세상 전체에 통하는 것인가?”


“전 몰라요. 물론 세상의 질서 속에 있는 것이니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겠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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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데아의 한 왕의 습격 18.07.21 7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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