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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라토 서재

헌터의 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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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니그라토
작품등록일 :
2018.07.21 07:53
최근연재일 :
2018.07.21 16: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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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7,783

작성
18.07.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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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일데아가 폭격해오다

DUMMY

2.일데아가 폭격해오다




김준호는 마나가 진동한 곳에 가볼지 말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김준호에겐 일데아에서 받은 힘이 있는 듯했다. 만약 있다면 가고 없으면 가지 않기로 했다.


일데아 문장 정렬.


기괴한 문자들이 김준호의 눈앞에서 휘황찬란하게 움직였고 그 뜻은 몰랐지만 김준호는 이를 뜻대로 이용할 수 있었다. 마치 머리속으로 손을 움직이고 싶다고 문장으로서 생각할 때엔 손이 움직이지 않지만, 어떻든 손을 움직일 수는 있는 것처럼 말이다.


김준호의 몸이 발아래 1cm 정도 높이로 가볍게 둥실 떠올랐고 뒤로 밀려 베란다에서 방 안으로 자연스럽게 되들어갔다. 염동력과 바람이 한꺼번에 작동한 것이다.


일데아에서 익혀온 능력이 통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 있어서 더 이상 따질 이유는 없었다.


김준호는 엄마에게 밖에 나가겠다고 말하곤 길거리로 나섰다.


팽팽한 마나의 압력이 더욱 어디선가에서 느껴져 왔다.


김준호는 이를 쫓아 평범하게 느릿하게 내달렸다.


풍경은 낯설었다. 백 년 전에 떠났으니 그럴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지구적으로 치안이 좋은 편인 한국이다. 지구 고대 보다 더 치안이 안 좋았던 일데아에 비한다면야 비교 불가일 정도로 안전했다.


김준호는 일데아 문장 정렬을 가끔 시행했다. 그때마다 풍경은 멈췄고 김준호는 걷다가 허공에 떠있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일데아 문장 정렬이 시공간을 조작한다는 증거였다. 김준호가 계속 시전하는 건 헌터로서의 능력들을 충전하기 위함이었다.


일데아 문장에 쓰이는 문자는 일데아 자체 내에서 사람들이 쓰는 문자는 아니었기에 신의 문자인 듯하다고 추측하고들 있었다. 사실 일데아 문장 정렬할 때 지나다니는 문자들은 기억할 수 없었고 문자로 쓸 수 없었다. 다만 마음속에서 나열될 뿐이었다.


김준호는 어느 가로등 아래 꿈틀거리는 몬스터의 그림자를 보았다.


개의 머리와 사람의 몸을 가진 자그마한 몬스터들이 허름한 옷과 녹슨 칼을 갖고 모습을 드러냈다. 마나의 진동이 그 주변에 있는 게 위험스러워 보였다. 이대로라면 일데아의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김준호는 개대가리 몬스터들을 노려보았다.


일데아 문장 정렬은 헌터로서 김준호가 활약할 때마다 행해진다.


김준호 주변에 헌터로서의 권능이 서렸다.


이 몬스터들은 개 보다 약간 높은 지능을 가졌고 평범한 사람에겐 위험한 몬스터였다. 사람만한 덩치의 개라면 평범한 사람에겐 매우 위험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은 칼까지 들었고 머리는 개라서 개의 머리 자체만큼 위험했다.


개부터가 늑대의 후손이다. 아니 개는 늑대다. 저것들은 직립 보행에 지능마저 꽤 높다.


개대가리 몬스터들이 손을 대지 않았는데도 허리가 꺾이더니 그것들이 짓눌려져 육편으로 변해버렸다. 육편이 그슬리더니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김준호가 그렇게 한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어서 빠르게 처리했다.


또 일데아에서 무언가가 온다면 곤란했다. 김준호가 이렇게 한 것은 정의감이 투철해서가 아니라 너무 가까운 곳에서 몬스터들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집이 습격이라도 받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김준호는 집에 돌아가서 베란다에서 담배를 마저 피웠다.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없다고 김준호는 생각했다. 만약 자신의 정체를 들키면 국가 기관에 속한 과학자들의 추격을 받게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어차피 총이나 칼로도 심지어 맨몸으로도 싸울 수 있는 몬스터들이다.


일데아가 김준호의 뒤를 밟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되었다. 일데아에서 무엇이 적이 되어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구의 존재들과도 갈등이 생겨서 좋을 일은 없었다.


김준호는 핸드폰을 들었다.


김준호의 뇌는 젊은 그대로였으므로 별 문제없이 이전 일데아로 가기 전의 핸드폰 사용법을 다시 익힐 수 있었다.


김준호는 핸드폰으로 금괴, 보석의 판매처를 검색했다.


김준호는 가볍고 작게 탄성을 내질렀다.


“젠장.”


금괴도 보석도 등록되어 있어야 유통할 수 있었다. 장물을 막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그렇다고 장물을 처리해주는 보석상을 찾자니 찾기도 어렵고 경찰에 잡히기 딱 좋고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기도 쉬울 판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김준호의 처지는 일데아에 갖다 오기 전이랑 다를 게 없었다. 헌터로서 능력 발휘하면 국가랑 싸워야 할 판이었고, 체력을 쓰자니 노가다를 더 빡세게 할 수 있다는 거 밖에 없었다. 그것도 기계 보다 더 힘을 강하게 했다가는 연구 대상이 될 테니 사람 수준으로나 해야 할 것이니 도움도 안 될 것이 뻔했다.


체력이 좋아졌으니 경찰을 할 수도 있겠지만, 경찰을 하다보면 얼마나 헌터로서의 능력을 사용해 보겠다는 욕망에 시달리겠는가. 더욱이 사회성이 그리 뛰어나지 못 한 김준호로서는 사무직 업무도 보아야 할 경찰 일이 과연 맞을지 알 수 없었다.


운동선수를 떠올려 보았다. 확실히 좋은 성적을 낼 수야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준호에겐 경력이 전혀 없었고 집안도 가난했다. 물론 비리로 얼룩진 스포츠계지만 압도적인 실력으로 통과할 수도 있을 터였다.


“운동선수 해야 하는 건가.”


가난한 편인 김준호의 살림살이였다. 금괴와 보석을 팔아서 그 돈으로 건물주가 되어 지구에서 살고자 했는데 그 꿈은 무참히 깨졌다.


일데아에서 고생했으니 지구에서의 삶은 날로 먹고 싶었던 김준호였다.


원래 삶이란 날로 먹는 거 아닌가.


태어나기 전에 설령 전생이 있었어도 기억이 안 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나.


부모가 아무리 좋은 사람일지라도 결국 자식에게 태어날지 여부를 묻지 않고 지구에 소환시켰다는 점만은 다 똑같다. 지구라는 적자생존 아수라장에 말이다.


인생이란 거 고로 날로 먹는 것이다.


한 인간이 그 자체로서 가진 건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 다음부터는 유전과 환경 아니겠는가 말이다.


재벌가 자식이야말로 가장 삶을 날로 먹으면서 가끔 가소롭게도 노력을 말하는 이들이다.


부모님이 원망스러워졌다.


그래봤자 소용없는 일임은 잘 알았다.


김준호는 다시금 일데아와 관계없는 한 흙수저 청년으로 돌아가 있었다.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켜보려 정진할 따름이었다.


흘러간 독립군가처럼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아니겠는가.


일데아에서의 일이 아예 의미 없는 것만은 아니다.


체력뿐 아니라 운동신경도 엄청나게 좋아졌다는 걸 김준호는 알고 있었다.


뇌는 운동할수록 좋아지는 측면도 있으므로 공부머리도 일데아에서 크게 늘어나 있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어떤 일이든 견딜 체력을 요하므로 어떤 일을 하든 지구에서만 살았던 시절 보단 훨씬 나을 것이다.


일데아 문장 정렬을 하는 동안엔 시간이 멈추기에 이 점을 잘 이용하고 남에게 들키지 않도록 운영한다면 하다못해 공장 일이나 노가다라도 훨씬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아보는 찰나였다.


마나 진동이 곳곳에서 감지되었다. 많았다. 심상치 않았다.


김준호는 잠시 망설이다 담배를 끄고 컴퓨터 앞에 와 앉았다. 수많은 일데아의 몬스터들이 폭격해오는 중이라 생각되었고 그렇다면 인터넷은 사건 사고로 가득 차 있을 터였다.


인터넷 검색하려는 순간 그럴 수가 없음을 느꼈다.


‘뒤다.’


김준호는 방 안에서 마나가 격하게 진동하는 걸 느꼈다.


김준호는 의자에서 일어나 뒤돌아섰다. 김준호는 마나가 일렁이는 작은 허공을 쏘아보았다.


김준호가 이번에 한 일데아 문장 정렬은 길었고 밖에서는 시간이 정지되어 있었다.


김준호는 헌터로서의 힘을 모조리 해방시켰다. 터무니없이 거대한 힘이 김준호 안에서 일렁여 김준호의 의지에 맞춰 발동할 준비를 갖추었다.


‘어떤 놈이냐. 나타나자마자 게이트와 함께 일데아로 납작하게 눌러서 보내주겠다.’


김준호가 모든 힘을 다 개방한 것은 압도적인 힘으로 원래대로 일데아로 보내버려야 집이 상할 우려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방안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엘프 여왕 유넬, 김준호의 오랜 동지였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엘프 유넬이 속삭이는 듯하지만 똑똑히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준호님, 내가 반갑지 않나요? 진정하세요.”


유넬의 주변엔 언제나 동시통역 마법이 돌아다닌다고 했다.


김준호가 기운을 거두어들였다. 매섭던 강기가 사그러들자 유넬이 빛나는 미소로 화답했다.


“유넬, 이 사기꾼아. 아까는 일데아 문장 정렬이 지구에선 안 된다며?”


“제가 거짓말한 게 한 두 번이었나요. 새삼스럽게.”


김준호의 어머니가 방문을 열었다. 여자 목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랐던 것이다.


“아가씨는 누구에요?”


유넬은 일데아의 엘프답게 동양인과 서양인이 어느 정도 섞여 있으되 탁월한 조화로움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고 귀는 살짝 뾰족할 뿐이었으며 시원스럽게 큰 키에 절륜한 몸매를 소유했다. 유넬은 한국 여자가 흔히 입을 법한 수수해 보이는 티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엄청난 미녀의 갑작스런 등장에 김준호의 어머니는 경계심을 보였다.


유넬이 밝게 웃더니 말했다.


“김준호씨의 여자 사람 친구에요.”


김준호의 어머니의 낯빛에 살짝 실망한 기색이 비췄다.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이었다. 사실 꽃뱀이라 할지라도 김준호의 작은 재산을 노리지는 않을 것이라 짐작되었다. 꽃뱀 노릇이나 하기에는 너무 당당하게 아름답기도 했다.


김준호는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꼈다. 엘프의 능력인 마인드 컨트롤의 발현이라는 걸 김준호는 잘 알았다. 아마도 김준호의 어머니도 마음의 평화를 느꼈을 것이다. 그 위력은 유넬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따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다. 김준호의 어머니가 유넬에게 말했다.


“그럼 편하게 지냈다 가요.”


김준호의 어머니가 나가자 유넬이 말했다.


“지구를 접수하러 왔어요.”


김준호는 일데아 문장 정렬을 시전해 경계심을 잔뜩 키웠다. 김준호에게 있어서만큼은 엘프의 마인드 컨트롤 효과가 사라졌다. 김준호는 헌터의 극의에 이른 자였다.


“무슨 뜻이지, 유넬?”


김준호가 날카롭게 내쏘듯이 말했다.


유넬이 말했다.


“이미 수천 명의 엘프들이 인간들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이들을 공략해서 마인드 컨트롤해두었지요. 지구는 우리가 점령한 셈이랄까요. 물론 우리에게 현재 허용된 마인드 컨트롤은 보다 쉬운 설득 정도이지만 이것도 만만치 않은 무기란 건 김준호님이 잘 아실 겁니다.”


김준호는 엘프들이 적어도 자신에게는 호의적이었다는 걸 떠올렸다. 그것이 지금까지도 일관성이 있기를 바라면서 김준호가 다시금 물었다.


“지구를 접수하기 위해 날 이용한 거야?”


“100년 동안 김준호님을 관찰하면서 전략을 짜두었지요. 지구는 일데아가 감당하기엔 매우 어려운 상대니까요. 김준호님은 지구인 중 서열 1위이기 때문에 제가 담당으로 붙은 겁니다. 일데아 사상 최강의 헌터가 김준호님이니까요.”


“지구를 굳이 접수한 구체적인 이유는?”


“그건 비밀이에요.”


“이 봐, 우리 사이에 그런 걸 비밀로 할 거야, 유넬?”


“우리 측의 높으신 분들이 금지해두고 있어요.”


“자칭 선량한 쪽인 엘프들의 주인들이 왜들 그러는 건가?”


“우리 측 높으신 분들은 선량하지만 필요하다면 사기 정도야 밥 먹듯이 치는 분들이기도 하지요.”


“에라이, 사기꾼아! 그럼 인터넷을 보면 나오겠군.”


김준호는 인터넷을 보았다. 특별한 건 없었다. 유넬이 보더니 말했다.


“지구의 최상류층들은 독점을 위해 정보를 숨기기 마련이지요. 저희 엘프들도 인류 사회의 개혁을 바라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존재를 알리지 않기로 했어요. 사실 우리가 개입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고요.”


“내가 서열 1위라는 게 황당한데. 난 사회적 지위가 전혀 없잖아, 유넬.”


“개인적 물리력은 가장 강해요.”


“핵무기도 발사할 수 있게 된 그대들이 내가 뭐가 무섭나?”


“우리만 서열 높은 이들과 접선한 게 아니니까 문제지요.”


“설마, 악마들도 접선했어?”


“악마들이 지구에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우주가 다른데도 저희가 이곳에 와야 했던 거랍니다, 김준호님. 원래 저희 엘프를 비롯한 몇몇 종족들은 악마가 파견되어야 해당 우주에 존재가 허락돼요. 허락되면 엘프의 고생이 막심하지만 말이죠. 악마들의 마인드 컨트롤 능력이 더 뛰어나니까 더 문제이고요. 지금은 악마들이 자신들을 숨기고 있을 거예요.”


“그게 지구에 온 이유 끝인가?”


“비밀이지만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일데아와 지구에 있어서는 거대한 위험이 다가오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건 알려드릴 수 있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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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검왕 자오마칸과 잡신 18.07.21 129 1 13쪽
8 8.일데아의 한 왕의 습격 18.07.21 77 1 12쪽
7 7.일데아 오크 게이트 18.07.21 82 1 12쪽
6 6.일데아를 향하여 18.07.21 116 1 11쪽
5 5.지구 헌터로서의 정식 첫 싸움 18.07.21 110 1 10쪽
4 4.헌터로 등록 18.07.21 120 2 12쪽
3 3.재벌과의 만남 18.07.21 177 3 12쪽
» 2.일데아가 폭격해오다 18.07.21 263 3 13쪽
1 1.수호자의 귀환 18.07.21 44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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