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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라토 서재

헌터의 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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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니그라토
작품등록일 :
2018.07.21 07:53
최근연재일 :
2018.07.21 16:00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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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7,783

작성
18.07.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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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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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재벌과의 만남

DUMMY

3.재벌과의 만남





엘프에겐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이 꽤 되는 모양이었다. 엘프에게 있어선 자연의 법칙에 가까운 금제라 싶어서 유넬이 굳이 말하는 것에 관해서만 물어볼 것이 있으면 물어보기로 김준호는 마음을 정했다.


김준호는 다만 이렇게 물었다.


“악마에도 종류가 많을 텐데 어떤 부류야?”


“그건 파악하는 데로 알려드리죠. 아직은 저희 엘프들도 몰라요.”


유넬이 허리춤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유넬이 말했다.


“저희 엘프들의 지능은 파견된 해당 문명 토착 지성체 중 최고 지능자의 것으로 고정되도록 되어 있어요. 드래곤은 토착 지성체가 아니라서, 일데아나 지구나 제 지능은 달라지지 않는군요.”


유넬이 유럽 쪽 언어로 떠들었다. 프랑스 영화에서 들은 것 같은 말이었다. 유넬이 대화를 끝내고 김준호에게 윙크하면서 말했다.


“CO 그룹에서 차가 올 거예요. 인류 서열 1위인 분에게 대우는 해드려야죠.”


김준호는 다가가 유넬과 키스했다. 기습적인 움직임에 유넬이 미소 짓곤 말했다.


“여기서 할 건 아니죠?”


“반가워서 그랬을 뿐이야. 갑자기 재벌과 만난다니 얼떨떨한 걸.”


“전 지구 부자들 중 일부도 약육강식을 그 자체로서 신봉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갑을관계는 약육강식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요. 그들은 인간을 마음대로 죽이면서도, 국가의 법은 자신들을 보호하면서도 간섭하지 않기를 바라더군요. 실제로 꽤나 그런 짓을 하고 있는 이들도 인류 중에선 계층을 막론하고 있었고요. 뭐 원래 인간이란 종족은 지구나 일데아나 그런 존재들이지만요.”


“그런 재벌이랑 날 만나게 한다는 거야?”


“김준호님이 꽤 강하다는 것은 어필해두었어요.”


“유넬은 그래서 부자가 싫어?”


“인류 사회 시스템을 돌리는데 이바지한다는 점을 인정해야죠. 약한 것을 침탈하는 건 블랙홀이나 진공도 하는 것이지만, 남을 돕는 건 일단 생물은 되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이해하는 존재들이 인류이기도 하니까 김준호님 정도면 어느 정도는 자신감을 가져도 될 거예요. 재벌의 차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예요.”


김준호는 엘프들이 지구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 알고 싶지는 않았다. 김준호는 유넬에게 말했다.


“기다리기 싫은데.”


“그럼 내려가죠.”


유넬과 김준호는 밖으로 나갔다.


“가까운 커피숍으로 갈까요?”


“그러지, 유넬.”


김준호는 유넬이 지구를 접수하려고 한다는 광오함을 품고 무슨 속셈을 품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일데아 문장 정렬로 유넬에게 마음을 읽히지 않도록 금제를 쳐둔 김준호는 유넬이 만약 자신을 공격하려고 한다면 되갚아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엘프를 믿을 수 있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믿을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겠는가 말이다.


유넬과 김준호는 산보하면서 전음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찬찬히 걸었다. 유넬이 말했다.


“엘프들을 의심하고 있군요. 물론 끝이 없어야 하는 게 의심이지만 수많은 것들이 한도 끝도 없는 개념들 속에 있지요.”


“세상에서 의심할 수 없는 건 좌우지간 존재는 한다는 것 밖에 없지. 내 마음을 지금 읽을 수 있는 건가?”


“못 읽으니 걱정 마세요.”


커피숍에 도착했다. 거리는 한산했다. 커피숍 안에도 몇 사람 없었다. 평온해 보이는 세상이었다.


김준호는 재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잠시 생각했다.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할 것이다. 마음속으로는 상대를 사물로만 생각하고 아무 기대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재벌 뿐아니라 모든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생각할 태도일 것이다. 인간도 물질의 일부라는 속성은 바뀔 리 없었다.


몇 억 대를 호가하는 외제차가 커피숍 밖에 서있던 유넬과 김준호 앞에 멈췄다. 남자답게 생긴 외제차 운전자가 선팅 된 방탄유리를 내리고 말했다.


“유넬님과 김준호님?”


외제차 뒤쪽 한쪽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유넬이 김준호에게 말했다.


“타죠.”


김준호와 유넬은 외제차 뒤좌석에 앉았다. 김준호와 유넬은 안전벨트를 맸다.


몸을 앞으로 기울인 유넬의 몸을 안전벨트가 지나쳤다. 유넬의 손이 의자 속으로 스며들더니 운전자의 어께를 건드렸다. 운전자가 놀랐다. 김준호도 놀랐다. 두 사람 다 기겁한 것은 아니었다. 무슨 일이 생기든 그러려니 할 수밖에 없는 게 세상 이치다.


의자 속에 넣었던 손을 빼내면서 유넬이 말했다.


“엘프는 반정령 반인간인 요정이죠. 일데아 우주의 몇몇 행성에서는 마나의 분포 방식에 따라서 엘프의 정령 상태가 발동이 안 되기도 했었는데 지구에선 되는 것이지요.”


김준호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일데아와는 달리 지구에선 엘프가 저런 짓도 할 수 있군.’


유넬은 다시 안전벨트를 맸다.


운전자는 침착함을 되찾고 절제된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께 모시겠습니다.”


승차감은 굉장히 좋았다.


유넬이 김준호에게 말했다.


“정령으로 변하는 게 가능하니 신나는데요. 일데아에 가기 전인 수만 년 전에 마지막으로 써보고 오늘 다시 써보니 정말 좋군요.”


“만약 엘프가 적이 되면 골치가 아프겠군.”


“혹시 모르니 일데아 문장 정렬을 패시브로 바꾸고 있도록 해요.”


“이미 유넬 네가 나타날 때부터 그러고 있었어. 쓸 수 있는 일데아 문장이 패시브일 경우엔 대체로 더 길기 때문에 떠올리기 더 길어지는 것 밖에 없지만 어차피 정렬할 때 내게 있어 시간은 무한하니까 상관도 없지.”


“그건 몰랐네요. 헌터에 대한 지식이 모두 해방된 단계는 일데아와 지구에 사는 엘프에겐 허용되지 않고 있군요.”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을 보면서 참 조용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찬찬히 운전해나갔다. 아까부터 유넬과 김준호는 서로에게만 들리도록 전음을 쓰고 있었다.


거대한 저택에 차는 주차되었다.


일데아에서도 거대한 건물들을 많이 본 김준호는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으로 차에서 내려 저택 내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유넬은 김준호 옆에 서있었다.


서재에 김준호와 유넬은 안내되었다.


한쪽 벽면을 모두 차지한 창 너머로 수영장이 있는 실내 정원을, 한 정장 입은 사내가 등을 보인 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내 옆에 탄탄해 보이는 엘프 남자가 서 있다가 유넬에게 목례했다. 유넬도 목례로 답했다.


정장 입은 사내가 뒤돌아섰다. 냉정한 이미지를 풍기는 초로의 건장한 신사였다. 야망으로 가득 찬 눈을 가진 CO 그룹의 총수이자 재벌 2세인 서강환 회장이었다.


“오셨군요, 자리에 앉으시죠.”


서강환은 그렇게 말하고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소파에 앉았다. 반대편에 유넬과 김준호가 앉았다. 서강환이 말했다.


“여왕님, 헌터들이 곧 출현하게 될 것이니 CO 그룹에 우선권을 주시지요.”


헌터들에 관해선 서강환을 담당한 엘프 사내에게 들은 바 있었다. 평소라면 헛소리라고 일축했겠지만 저 엘프 사내에게선 엄청난 설득력과 박력이 느껴져 한 마디도 제대로 반박할 수 없었다.


서강환은 유넬이 눈앞의 지구인 최초 헌터를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가 CO 그룹에 사업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CO 그룹은 매출 120조 원대의 대기업이었다. 유넬이 말했다.


“사업과 시스템에 관해선 담당 엘프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도 일데아 엘프의 고위층에 속한 하이 엘프이고 지구에 관해 많은 연구를 해왔으니까요.”


“그렇다면 용건은 따로 있다는 뜻이군요.”


“김준호님, 금괴와 보석을 꺼내세요.”


김준호는 가방에서 금괴와 보석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렸다. 유넬이 말했다.


“이것들은 일데아에서 가져 와서 정상적 방법으로는 유통이 불가능합니다. 이 금괴와 보석들을 등록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준호가 말했다.


“회장님, 부탁드립니다.”


서강환은 마음속에서 모욕감이 치미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인물일 수 있는 자들이었다.


보석상 노릇을 소싯적에 경험 쌓으려는 목적으로 해본 적이 있는 서강환은 핸드폰을 꺼내서 검색을 하면서 이전 기억을 꺼내 감정을 하고 CO 그룹의 이름으로 보증을 서서 등록을 해주었다.


김준호는 기대감을 느꼈다.


“감정가는 얼마나 됩니까?”


“3500입니다.”


3500만원이라는 뜻이었다.


김준호는 실망스러웠다. 액수가 너무 적었다. 하지만 마음을 바로잡았다. 건물주가 될 수는 없겠지만 소득으로서 얼마든지 값진 금액이다. 유넬이 말했다.


“협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준호는 그 자리에서 보석과 금괴를 CO 그룹에 팔아서 나온 돈 3516만 원을 모바일 뱅킹으로 자신의 계좌에 송금했다. 김준호가 말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서강환이 명함을 김준호에게 내밀더니 말했다.


“지금부터 월급으로 김준호님에게 1억씩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만한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제가 아니기에 부담스러울 뿐이군요. 그거 전부 다 빚 아닙니까.”


“제 돈이고, 가치 판단은 제가 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떳떳하게 회장님께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있을 때라면 모를까 지금 떳떳하지 않을 수 있는 돈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서강환은 더 말하지 않았다.


김준호와 유넬이 일어섰다. 서강환도 인사하기 위해 일어섰다.


유넬이 서강환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했다.


“회장님은 믿음이 부족하시군요. 엘프의 권능을 보여드리죠.”


유넬은 김준호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사인을 그었다. 빛살이 쏟아졌고 그 자리에 있던 두 사람이 사라졌다.


김준호는 유넬과 함께 순식간에 이면 세계를 넘어 와 자신의 방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발견했다. 유넬이 말했다.


“지구에선 공간이동이 좀 더 쉽군요. 김준호님, 시스템을 만드는데 신경을 쓸 건가요?”


“난 배운 게 헌터 노릇이야. 헌터 일을 해야 하겠지. 내 집은 내가 지킬 거야. 윗대가리 노릇은 하고 싶지 않아.”


“그럼 저와는 따로 다녀야 할 겁니다.”


“네가 내 보모도 아니고 그거야 당연한 일이지.”


유넬과 김준호는 일데아 세계에서 여러 차례 함께 다니고 헤어지기도 했던 동지였다. 즉 유넬과 이런 식으로 지내는 건 김준호에게 이미 익숙한 일이었다. 유넬이 말했다.


“김준호님은 일데아 사상 최강의 헌터인데 제가 신경을 아예 안 쓸 수는 없어요.”


“방해가 된다면 암살이라도 하겠다는 뜻인가?”


“동지라는 건 원래 그런 것이죠. 여기서 일단 헤어지죠.”


유넬과 김준호가 방 밖으로 나가자 개인택시를 하는 아버지가 무슨 일이 있는지 일찍 와 있었다. 대수롭잖은 일이었는지 김준호의 아버지가 예사롭게 물었다.


“이 아가씨는 누구냐?”


“여자 사람 친구에요. 아버지, 오늘은 맛있는 거 먹죠. 제가 쏠게요.”


“아, 그럴 거 없다. 내가 사마.”


김준호는 지금 백수였는데, 여자 앞이라고 그 점을 말하지 않는 김준호의 아버지였다.


유넬이 말했다.


“아버님, 김준호씨는 오늘 3500여만원 벌었어요.”


“그럼 네가 마음껏 쏘렴!”


유넬의 설득력 때문에 그 돈이 어디서 났는지 그 말이 사실인지에 대해선 전혀 생각이 미치지 못 하는 김준호의 부모였다.


유넬을 보내고 김준호는 부모와 함께 배달 음식을 시켜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준수가 잘 있는지 모르겠네요.”


김준호의 동생 김준수는 특전사에서 부사관 중 하사로 군복무 중에 있었다. 김준호의 동생은 말뚝 박을 생각까지는 없었다. 김준호는 동생이 걱정되었다. 몬스터들이 곳곳에 나타나면 특전사에서 잡으러 다닐 것이 확실했다. 헌터 노릇을 빠릿빠릿하게 해야 할 이유엔 그것도 있었다. 어릴 적에 참으로 귀여워했던 동생이었다.


김준호는 앞으로 헌터들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지구인 중에 헌터들이 생기면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었다. 지구에서도 헌터 중 강자가 될 수 있는지 자신할 수는 없었지만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거라고 다짐하는 김준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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