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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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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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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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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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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안휘행

DUMMY

용봉지회. 강호 무림인이라면 모를리가 없는 대회이다.


천하에 각 무인들이 대회의 형식을 빌어 교분을 나누는 모임은 허다하다. 셀 수도 없을만큼 많다해야 옳겠지. 섬서의 화종지회나 사천의 두 문파와 당가가 모이는 사천지회가 대표적이며, 그를 비롯해 크고 작은 수백의 지회가 무림 전역을 따라 열린다.


허나 용봉지회는 달랐다. 천하비무제전(天下比武祭典)을 제외하면 가장 다양한 문파와 세가의 무인들이 한곳에 모이는 일이라 봐도 좋다. 비록 그 수는 초청받은 몇몇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용봉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하는 이들의 나이였다. 무림에서 후기지수라 불리는 연배들. 전부 이립(而立: 서른 살)을 넘지 않은 이들이 모여든다. 그들이 손을 섞고 무공을 겨루며 교분을 나누는 것이 용봉지회라는 대회였다.


“헌데 용봉지회는 세간에 이름이 좀 알려진 후기지수들이나, 명문 정파에서 직접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면 참가가 힘든 것으로 압니다만.”

“공자는 두 달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모르는군요?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어요.”


후훗, 웃음 소리를 내며 루주가 손을 펼쳤다. 그녀가 과장된 몸짓으로 손을 휘저었다.


“‘수라궁의 금안나찰을 격살한 후기지수가 있다!’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소식인지 아세요?”

“......그야 놀랄 소식은 맞겠지요.”


천고의 자질을 지닌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까. 백연 자신도 하령의 술법진이 없었다면 실패했을테고.


“그렇다 해도 빠르군요. 안휘까지 소식이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서신을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짧지 않을 터인데.”

“하오문 천라방의 일원으로써 이런 말을 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개방의 정보 전달 속도를 무시하면 안된답니다. 괜히 개방의 용두방주가 천하제일쾌(天下第一快)를 논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백연이 서신을 다시 매만졌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떤 경로로던 이 서신이 자신에게 왔다는 것. 다시 말해 그에게 용봉지회에 참가할 권리가 주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봉지회라.’


백연이 입꼬리를 비틀었다. 재밌었다.


‘마도의 검귀가 정파의 용봉지회에 초대받는 날이 올 줄이야.’


검귀는 그의 나이 약관 언저리에 이미 신강 일대에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그로부터 삼 년이 지나고는 중원에 이름을 떨치고 있었고. 용봉지회에 참여할 자격은 차고 넘쳤지만, 당연히 마도의 검객이었던 그에게 그런 것이 왔을리가 없었다.


그 즈음 그가 검을 맞대고 있던 사람들은 당시 곤륜을 위시한 정파의 장로들이었으니 말이다.


“뭐......좋습니다. 다 좋은데.”


백연이 손으로 서신의 한 지점을 짚었다. 맨 아래에 새겨진 암화라는 글자였다.


“이건 대체.”

“백연 소협의 별호라니깐요.”

“......”


백연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에 루주가 고개를 갸웃 움직였다.


“그 정도 위업이면 별호가 붙는 것이 당연하죠. 금안나찰 격살은 강호의 눈길을 끌어모을 일이에요.”

“그런 문제는 아닙니다.”


본디 강호의 별호란 대다수가 두 경우에 붙는다. 더없이 고절한 무위를 선보이거나 강호에 주목받는 사건의 당사자가 되었을때 무림인들과 호사가들이 만들어 부르는 이름.


때문에 별호란 그 무인의 상징이자 명예와도 같았다. 그것이 사마외도의 무도한 괴물들에게 붙여지는 별호가 아닌 이상에야.


그의 경우는 아마 두가지에 모두 해당되었을 것이다. 종남과 화산의 무인들 앞에서 선보인 무위와, 금안나찰을 격살한 사건. 각각이 별호를 얻어내기에 충분한 일이다.


다만.


“왜 하필 암화인지 모르겠어 하는 말이었습니다.”

“암화(暗火). 어둠속에 타오르는 불길이라는 뜻인데. 좋지 않나요?”

“보통 여인이 아닌 이의 별호에 화(花)자는 잘 붙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제 경우에는 불꽃이라 해도.”


두 문자의 음차가 같아 거슬렸다.


잠시 눈을 깜빡이며 무슨 말인지 고민하던 루주가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 그런 의미였나요? 공자는 생각보다 이상한 데에서 어린 면이 있네요. 평소에는 그 또래의 연배라고 생각되질 않는데.”

“......그냥 해본 말이었습니다. 신경쓰지 마시지요.”

“저는 암화(暗花)가 다른 뜻이어도 어울린다 생각하는데.”


그렇게 말하며 그의 얼굴을 천천히 훑어내리는 루주의 시선이었다.

백연은 그것을 무시하며 서신을 가져와 품에 넣었다.


“초청 받은것은 좋으나 그리 의미는 없군요.”

“그러한가요? 용봉지회는 수많은 명문 정파들의 후기지수와 교분을 맺을 수 있는 기회일 터인데요.”

“당장은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천주산까지 왕복하는 시간이 짧지 않은데, 용봉지회 하나만을 보고 가기에는 너무 과한 일이지요.”


교분이라는 명목 하에 진행되나 그 실상은 문파간의 힘겨루기와 과시이다. 그 규모가 천하비무제전에 비해 작을 뿐 사실상은 그 전초전이라 봐도 무방하다.


용봉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이름을 날릴 자신이야 있다만, 그렇게 한들 곤륜을 향한 주의 깊은 시선만 늘어날 뿐이다.


‘친분 몇개 만들자고 가기에는 득보다 실이 많다.’


애시당초 검룡 유성과 교분을 맺은 이상 그것도 크게 의미가 퇴색된다. 그가 알기론 검룡은 후기지수중 단연코 가장 뛰어난 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으니까.


화산파의 차기 장문 후계로 벌써부터 거론이 되고 있는 것 자체가 괴물이라는 증거였다.


그런 이와 이미 교분이 있다. 더해 애써가며 다른 문파의 이들과 교분을 맺을 이유가 크게 없는 것이다. 곤륜은 이미 종남과 화산이라는 두 문파에 호의적인 인식을 남겨 놓았기에.


‘내가 그런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가 그리 붙임성 있는 성격도 아닌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


“해서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한동안은 문파에서 수련에 집중해야죠. 저 뿐만 아니라 사형들도.”


그에 루주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들겼다. 잠시 고민하듯 고개를 기울인 그녀가 이윽고 볼을 살풋 긁적였다.


“그럼 곤란한데요......?”

“왜 그렇습니까?”

“오늘 하오문에서 공자께 와달라고 부탁한 이유가 여기에 있거든요.”


그녀가 백연의 용봉지회의 초청장이 들어있는 그의 품을 가리켰다.


“용봉지회에 말입니까?”

“네.”


그녀가 손을 펼쳤다. 그 아래 언제 나타났는지 흑백의 바둑알들이 모여들어 있었다. 돌을 다루는 솜씨가 비상했다. 암기술을 익힌 손놀림이었다.


“하오문에는 일곱 방이 있고, 지금은 그 일곱 방이 두 세력으로 쪼개진 것은 잘 알고 계시겠죠?”


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이 세 개의 백돌을 집어 탁자 위에 올렸다. 연이어 네 개의 흑돌이 그 옆에 놓였다.


“현재 천라방, 무영방, 성화방. 이렇게 세 방이 한 세력을 이루고 있고.”


각기 하오문의 정보, 무력, 그리고 보관과 기록을 담당하는 방이었다.


“나머지 넷이 다른 한편을 이룹니다. 개중에 포함된 것이 금원방(金員幫).”

“하오문의 자금 관리를 맡는 방이군요.”

“맞아요. 대외적으로는 금원전장(金員錢莊)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방이죠.”


중원 전역을 따라 퍼져있는 하오문. 그 내에서 도는 막대한 양의 자금을 관리하는 방이다. 재력으로 따지면 천하에 수위를 다툴 것이다.


“이번 용봉지회에 사용되는 자금을 금원방이 융퉁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만한 돈을 댈 곳이 거의 없죠. 하지만 남궁세가의 본 재력도 상당할 것인데 어째서 굳이 금원방의 손을 빌리는 것인지.”

“금원방 측에서 지원하는 것이라 봐야 옳아요. 정파 무림과의 교분으로 힘을 늘리기 위해.”


강호 무림의 은원은 여러가지 것으로 이어진다. 금원방의 돈을 받은 이상 남궁세가는 하오문의 내분에 금원방 편을 들어주거나 최소한 방관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또 금원방의 차기 방주가 금원전장의 신분으로 용봉지회에 참여한다 하더군요.”


의도가 명백히 보이는 행동이다. 용봉지회에 모여드는 명문 정파의 후기지수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중 몇몇만 인연을 쌓아두어도 후일 일어날 하오문의 내분에 크게 도움이 될테니.


“하지만, 그것만으로 공자에게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잠시 말끝을 흐린 루주가 이야기를 이었다.


“이번 자금의 융퉁처에 만금장 또한 개입되어 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금원방과 만금장이 손을 잡은것이 의심되는 상황이에요. 이는 선을 넘은 일입니다. 명백히 하오문과 적대 관계인 만금장을 끌어들여 내분에 이용하고 있으니.”

“......그럼 제게 요청하고 싶은 일은 뭡니까.”

“용봉지회에 참가해 주세요. 동시에 금원방의 움직임을 파악해 그들이 만금장과 내통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더해 혹 남궁세가를 위시한 정파 세력이 금원방이나 만금장과 손 잡았는지도 파악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말을 잠깐 멈춘 루주가 이윽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이는 천라방, 무영방, 성화방의 공식적인 요청입니다. 공자가 방주 대리와 약속한 두 번의 조력. 그 중 한번을 사용하고 싶습니다.”

“증거란 무엇을 확보하면 되는 겁니까?”

“하오문 금원방 회녕지부. 그곳에 금원방의 장부가 있을 겁니다. 이만한 규모의 일을 처리하는데 기록이 없을리가 없죠. 그것을 확보하면 자금 유통 경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험한 일이었다. 금원방은 물론이고 만금장까지 엮여 있다. 남궁세가 또한 적대적으로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하오문 내분의 균형추를 한쪽으로 당겨올 수 있는 일이니.


더해, 백연 자신에게도 얻을것이 없지 않은 임무였다. 용봉지회. 득이 많지 않아 가지 않겠다 했으나, 만일 가게 된다면 얻을 수 있는것은 꽤 있었다. 무림 전역의 정문 명파가 일궈낸 무학. 전부 그의 눈으로 한 자리에서 견식할 수 있을 것이다.


책상을 두드리며 고민하던 백연이 이윽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이겠습니다.”



※※※



용봉지회가 열리는 시점은 가을이라 했다.

청해에서 안휘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늦어도 한달 뒤에는 출발해야 했다. 그랬기에 백연은 쉴새없이 수련에 집중했다. 이전보다도 더욱.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지켜보던 다른 이들이 말릴 정도였다. 백연은 어깨를 으쓱이곤 넘어갔다. 스스로의 한계는 잘 알고 있었다. 그 선에 닿을만큼 몸을 단련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다.


그에 더해 사형들을 가르치는 일도 속도를 더했다.


가을부터 용봉지회에 참여하면 언제 돌아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대회 자체의 기간만 한달 넘게 치뤄지는 것으로 안다. 사실상 중원 무림의 큰 축제중 하나인 탓이다.


사형들의 무공 성취를 봐줄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다행히 사형들은 그의 수련을 군말없이 따라왔다. 나날이 일취월장하는 실력이 눈에 띌 정도였다.


챙! 채앵!


허공에서 맞부딪히는 은색 검광. 짧은 비도와 검이 연신 불꽃을 튀기며 맞붙는다. 한손에 비도를 쥔 팔영이 소리없이 몸을 움직이며 비도를 연격으로 세 번 내질렀다. 그를 받아내는 소홍의 검도 순간 분열되듯 움직이며 삼연격을 전부 받아쳤다.


그러나 급격히 가속했기 때문일까, 일순 소홍이 균형을 잃고 휘청였고 그 사이를 비도가 날카롭게 파고 들어왔다.


비도를 소홍의 가슴팍에 겨눈 팔영이 허허 웃었다.


“많이 늘었구려. 소홍 공자.”

“......졌어요.”


검을 거둔 두 사람이 포권하고 비무를 마무리 지었다.


“너무 빠르게 검을 내쳐야 한다는 생각에 매몰될 필요가 없어.”


지켜보던 백연이 다가오는 소홍에게 말을 던졌다.

그에 소홍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럼, 어떻게?”


어떻게 막냐는 물음. 그에 백연이 손을 허공에 그었다. 손날을 세워 그어내는 움직임에 검로가 새겨져 있었다.


“이렇게, 한번의 검로로 세 연격을 동시에 쳐내면 되는거야. 속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투로(鬪路)를 찾아내는 눈을 더 중히 연습해야 해.”


그것을 본 소홍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검을 뽑아든 소홍이 재차 허공에 검을 휘둘렀다. 사형의 손끝에서 피어난 검로가 반복될 수록 점차 모습을 찾아갔다.


“충분해. 잘하네. 감각을 잊어버리지 말고 새겨.”

“응. 고마워.”


납검한 소홍이 그의 앞에 다가와 앉았다. 늦은 오후에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바람을 타고 흩어져 사라졌다.


잠시간 이어지던 침묵을 깨트린 것은 소홍이었다.


“또 나간다며.”

“응? 어디서 들은거야.”

“팔영이.”

“아하.”


그 또한 하오문의 일원이다. 흑랑의 심복이었으니 알건 전부 알고 있겠지. 백연은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을에. 용봉지회에 참여하게 되었어.”

“같이 가?”

“아니.”


이번에는 힘들었다. 위험한 것도 위험한 일이지만, 본디 용봉지회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는 탓이다. 곤륜파가 더 힘이 강했다면 상관 없을테지만 아직은 그 이름만 조금 퍼진 수준. 변방에 자리한 작은 문파일 뿐이다.


“용봉지회에 초청받은 사람과 동행할 수 있는건 한사람 뿐이라. 미안.”


그에 사형이 고개를 기울이는 것이 느껴졌다. 가늘어지는 눈초리.


“......누구랑.”

“아하하.”


동행할 한 명. 이미 정해둔 상태였다. 처음에는 팔영과 움직일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생각을 바꾸었다. 무영방의 일원인 팔영과의 동행은 너무 눈에 띈다. 그가 그림자라 해도 금원방 측에서 알아보는 이가 있을지 모를 일이다.


“단휘 사형에게 물어보려고.”

“단휘?”

“응.”

“뭐? 나는 왜 불러.”


그때 뒤에서 바람결이 느껴졌다. 발치에 경파를 휘감은 단휘가 전각 위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며칠 사이에 또다시 늘어난 화신풍의 보법 경파. 벌써 성취가 어느 정도 높아진 상태였다. 시간을 갈아넣어 수련한 결과였다.


“뭐야. 소홍 너는 왜 그렇게 쳐다봐?”

“짜증나.”

“또 뭔일이길래?”


눈을 깜빡이는 단휘를 항해 백연이 입을 열었다.


“사형. 가을에 용봉지회가 있어. 나한테 초청장이 왔는데 한 사람이 동행할 수 있거든. 같이 갈래?”

“......나한테? 아하. 그래서 이놈이 이렇게 나를 노려보고 있는 거였군.”


단휘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얘랑 가. 나는 그런 대회전은 관심 없어. 여기서 수련하는게 낫지.”


백연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이유에서 단휘를 데려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용봉지회는 표면적인 일일 뿐이야. 하오문에게 임무를 받았어.”

“뭐?”


두 사형들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만금장이 이번 용봉지회의 개최에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사형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몰라서 물은거야.”


여상한 말투. 하지만 흘러나온 내용에 단휘의 얼굴이 순간 딱딱하게 굳었다.


“만금장이?”

“응. 위험한 일이야. 사형이 만금장에 대해 아는 것이 좀 있을거라 생각해 묻는 것이고, 생각 없으면 빠져도 괜찮아. 나 혼자 다녀오면 그만이니까.”


단휘를 데려가거나, 혼자 가거나.


이번 일은 위험했다. 단휘를 고른 것은 두가지 연유에서였다. 단휘의 부친이 만금장에서 일했다는 것과, 그의 보법 성취가 상당하다는 것.


“어떻게 할래?”


옆에서 지켜보던 소홍의 눈도 침착해졌다. 그가 아무 고민 없이 이런 이야기를 꺼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듯 했다.


이윽고 단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에 없이 가라앉은 표정이다. 언제나 쾌활하던 사형의 눈이 깊게 침잠해 있었다. 만금장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언제 출발이지?”

“삼주 뒤.”


짧은 답에 단휘가 허리춤의 검을 매만졌다. 그의 시선이 백연과 마주쳤다.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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