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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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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8,017
추천수 :
513
글자수 :
240,136

작성
24.05.25 16:25
조회
763
추천
14
글자
13쪽

그랜드 마스터는 재능을 감지했다.

DUMMY

예준은 천천히 검을 들어 올리며 트롤에게 다가갔다.

그가 다가오자 트롤은 거대한 몸집을 비틀고는 다시 한번 클럽을 휘둘렀다.

그러자 예준은 가볍게 몸을 틀어 피해내고는 트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 순간, 예준의 눈에는 트롤의 공격 궤적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였다.


‘이 정도 속도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겠어.’


예준은 순간적으로 술식을 사용할 유혹을 느꼈다.

실력을 쌓기 위해 검만을 사용하기로 결심했기에 그는 그 유혹을 참아내었다.


검을 직접 들어본 이유가 그걸 위해서였다.

술식 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상황이 분명히 올 것이었다.


특히 마나에 담겨있는 ‘기운’은 절대로 평범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 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야만 했다.


쿠웅!


그는 다시 한번 트롤의 공격을 피하며 날카롭게 반격했다.

마나가 담긴 검격은 트롤의 옆구리를 깊숙이 파고들었고, 트롤은 고통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


“그냥 검을 휘두르는 건 별 타격이 없나.”


예준은 다시 한번 공격 자세를 취하며 중얼거렸다.

마나를 담아내야 공격이 먹혔으니, 아무래도 마나를 사용하는 건 잠시 봉인해둬야 할 것 같았다.


술식은 예준의 마나를 감지하자마자 자연스럽게 발동된다.

즉 예준이 검에 마나를 담아내는 그 순간, 손에 쥐고 있던 검이 강화되어 엄청난 절삭력을 보여주었다.


이는 곧 술식의 사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술식을 쓰지 않으려고 검을 쥐었는데 자동으로 발동되면 그것은 본말전도였다.


‘이거, 공격대 친구들에게 못 볼 꼴을 보이겠는데?’


예준의 걱정과는 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는 그의 공격은 아주 깔끔하고 날카롭게 보였다.


순식간에 자세를 비틀어서 반격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절대로 초심자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잠깐만, 내가 제대로 보고 있는 거지?”


한태성은 그런 예준의 모습을 보고는 자신의 검을 잠시 내려놓았다.

지금 트롤과 교전하고 있는 상대가 같이 있었던 공격대원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자신들이 포션 보급을 담당하고 있던 판매원이라는 사실에 놀란 것이다.


“역시...”


소라는 활짝 웃었다.

예준이 보통의 인간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반응을 내비친 것이다.

7등급 헌터인 오거한을 쓰러뜨릴 정도라면, 실력 자체는 어중간한 헌터보다 뛰어나다는 소리였다.


“역시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한태성은 자신의 옆에 있던 소라에게 물었다.

자연스럽게 동작이 이어지는 예준의 실력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한 그녀의 말투에 당황한 것이었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 예준 씨도 그런 사람들중 하나에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헌터도 아닌 사람이...”


“헌터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몬스터와 잘 싸울 수 있냐고요?”


소라는 한태성의 부정에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는 뭣 같은 부조리가 많잖아요.”


헌터가 되기 위해서는 아카데미를 거쳐 견습 헌터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래야 정식적인 헌터의 신분을 얻고 활동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아카데미에 들어가는 비용과 견습 헌터로 일하면서 받는 구박과 핍박,

바로 윗세대의 텃세는 견디기 버겁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들었기에, 헌터의 꿈을 접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꽃피우지 못하고 주저앉은 실력은 어디선가 빛을 보기 마련이었다.

각성자들은 보통 헌터 아니면 뒷 세계를 주름잡는 조직의 일원이 된다.

압도적이고 월등한 신체 능력을 활용할 곳이 딱히 없었기에 그런 식의 직업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각성자 공무원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쉬운 것은 아니었다.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급과는 반대로 미칠듯한 업무량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이트에서 피곤한 표정으로 보초를 서고 있는 직원들이 바로 그 공무원이었다.


그런 각성자들의 마음이 꺾이거나, 아니면 빛을 발하지 못해 사회에 머물러있는 경우.

그 실력을 사회에 공헌하지 못하고 썩히고 있었다.


“재야의 고수, 삼국지 게임 해보셨죠?”


“고전 게임 좋아해?”


태성은 소라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에 소라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는 답해주었다


“삼국지가 고전 게임이라고 하면 저항받으실걸요?”


그 순간 커다란 충격음이 전장에 울려 퍼졌다.


쿵!


트롤이 고통을 참아내며 클럽을 있는 힘껏 휘두르자,

예준은 재빨리 회피하고는 트롤의 다리를 노린 것이다.

날렵한 움직임으로 다리를 긁어내자 트롤의 균형이 무너졌고 중심을 잃으며 주저앉았다.


‘술식을 사용했다면 훨씬 쉬웠겠지만.’


예준은 스스로 생각했다.

자신은 약하다고, 한 세계의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그렇기에 그는 검을 잡은 순간부터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트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검을 휘둘렀다.


트롤의 거대한 팔이 예준을 향해 내려왔다,

녀석의 움직임은 느리고 투박했지만, 그 힘은 엄청났기에.

트롤의 팔이 땅에 닿을 때마다 땅이 울리며 먼지가 피어올랐다.


‘간만에 재밌는데.’


예준은 마치 춤을 추듯 트롤의 공격을 피하면서 반격을 이어갔다.

그는 검은 번개처럼 날렵하게 움직이며 트롤의 약점을 노려 나갔다.


부웅!


트롤의 반쪽짜리 클럽이 예준을 향해 다시 한번 내려왔다.

마지막 발악을 하려는 듯이 이번에는 더욱 강력하고 빠른 속도로 공격해오고 있었다.


예준은 순식간에 몸을 낮추고 바닥을 굴렀다.

트롤의 클럽은 예준이 있던 자리를 강타하며 거대한 구덩이를 만들어냈다.


‘재생 때문인가 좀 질긴 감이 있네.’


트롤의 공격은 점점 더 맹렬해지고, 예준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트롤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트롤의 가죽은 너무나 질겼기에, 예준의 공격이 쉽게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검이 너무 싸구려야.’


호수의 성검을 만지다가 길바닥의 있는 검을 만지려니 당연한 결과였다.

심지어 그 검에는 마나를 담아내지 못해 파괴력이 후달리고 있었으니,

트롤의 가죽을 찢어내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래도 전신에 힘을 다해 휘두르면 트롤의 피부가 베어지기는 했다.


그렇기에 그는 트롤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약점을 찾으려 애썼다.

옛날로 돌아간 듯한 느낌에 잠시나마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그 순간, 트롤의 옆구리에 난 깊은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예준은 그 상처를 공략하기로 결심했다.


‘아무리 재생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 마나가 담긴 참격을 맞았으니.’


예준이 만들어내는 참격은 트롤의 재생 효과도 억제할 만큼 매우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

그가 만든 상처는 주변에 마나를 모이지 못하게 만들며, 치유 효과를 잠시 무효화 시킬 수 있었다.


‘공략한다!’


그는 빠르게 트롤의 옆으로 돌아가 상처 부위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검이 상처를 깊게 파고들었고, 트롤은 고통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


트롤은 거대한 팔로 예준을 향해 다시 공격을 시도했다. 이번엔 더 빠르고 강력하게 내려오는 팔에 예준은 곧바로 몸을 굽혀 회피하며 트롤의 복부를 강타했다.

그의 검이 정확히 복부에 박히자, 트롤은 크게 휘청이며 주저앉았다.


예준은 마지막으로 트롤의 옆구리를 향해 검을 최대한 찔러 넣으며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트롤은 고통스러운 포효를 내지르더니 그대로 바닥을 향해 고꾸라졌다.

예준은 검을 천천히 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공격대는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 저 사람, 정체가 뭐야? 판매원이 아니었어?"


한 공격대원이 입을 벌린 채로 말했다.


"그러게요, 포션만 잘 만드는 줄 알았더니 전투 실력도 엄청나네요."


이서윤도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

원래라면 자신의 지원 마법으로 도와줄 생각이었지만 워낙에 깔끔하게 잡아낸 터라

나설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이다.


“대체 정체가 뭡니까?”


리더 한태성이 다가와 예준에게 물었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 아주 인상 깊게 다가온 예준은 자신도 모르게 입에 손을 가져다 대며 피식 웃고 말았다.


“저는 단지 포션을 만드는 판매원일 뿐입니다. 다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죠.”


예준은 능청스러운 대답에 태성은 눈 밑이 떨려왔다.

자신의 실력이 부정당하는 듯한 말에 살짝 기분이 상한 것 같기도 했다.

단순히 포션을 만드는 사람치고는 지금 자신의 공격대보다 훨씬 화려한 활약을 펼쳤으니 말이다.


이에 김소라가 나서며 소리쳤다.


“지금 그게 문제에요? 또 고블린들이 몰려온다고요!”


그녀의 외침에 잠시간 스턴을 맞았던 공격대원들은 하나둘씩 무기를 챙겨나갔다.

한태성은 예준을 인상을 찌푸리며 쳐다보았고,

그런 모습에 예준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다시 포션을 가져오죠.”


*


시간이 흐르고,

태양이 비추던 잿빛의 숲에는 어느덧 달이 드리웠다.


불침번을 제외한 대부분의 헌터들은 각자 야영 준비를 마치며 불에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예준 역시 야영지의 중앙에 자리를 잡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하나 둘 셋.’


오늘 팔아치운 포션의 분량을 세고 있었던 예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했다.

최대한 위험한 상황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포션을 보급한 예준은

무려 30개가 넘는 포션을 보급하는데 성공했다.


이 정도라면 어머니의 밀린 입원비를 충당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었다.


“한시름 놓았나.”


예준은 숨을 들이쉬었다.

살아있다는 느낌이 폐를 차고 들어오자, 그의 옆자리에는 어느덧 소라가 들어와 있었다.


“수고 했어요.”


“...혹시 암살자세요?”


“네?”


아무리 예준이 방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방금 소라의 기척은 느낄 수가 없었다.

만약에 암기를 들고 암살을 시도했다면 예준은 치명상을 입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가끔 이상한 소리를 하시네요.”


“...”


예준이 침묵하자, 소라는 헛기침을 하고는 내일 있을 오우거 공략에 관해 설명해주었다.


“흠흠 아무튼, 지금 본대가 오우거 공략에 애를 먹고 있는 모양이에요, 만나지도 않았는데 주변의 몬스터 때문인지 부상자가 꽤 나온 상황이고요.”


“혹시 제 포션이 필요합니까?”


“아뇨, 그 정도는 아니고.”


소라 양은 예준의 행동에 웃으며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예준은 이에 아깝다는 듯이 배낭 속에 있던 포션을 도로 집어넣었다.


“주변 상황을 모두 정리했으니, 저희 공격대도 레이드에 직접 참가하라고 하네요.”


“그건 위험할 텐데요.”


그랜드 마스터로서, 직관적으로 소라의 공격대를 평가하자면

오우거를 잡을 가능성이 현격히 낮았다.


소라 양의 재빠른 움직임은 쓸만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커버해주지 못하고.

박현우의 활 실력은 쓸만하지만, 트롤의 가죽을 뚫을 만한 화력조차 안 되었다.


그리고 이서윤의 마법은 어딘가 한두 군데 어설펐고,

무엇보다 영창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 적재적소에 마법을 뿌려 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즉 이제 갓 시작한 애기 공격대다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한태성.’


첫 인상과는 다르게, 무언가 구린 구석이 있는 사람이었다.

공격대의 리더라면 용병술이 뛰어나야 할 텐데,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적어도 예준이 공격대의 리더였다면,

잠시 한 발자국 물러나 상황을 통제했을 것이다.


공격대의 리더가 앞에서 깔짝거리며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으면

팀의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태성은 과격하게 앞으로 나가 몬스터를 상대했고.

오늘 예준이 술식으로 구해주지 않았다면 트롤의 클럽에 정통으로 맞고 죽었을지도 몰랐다.

심지어 자신이 나서야 할 상황에서는 부상자인 소라를 앞세워서 시선을 끌었으니 말이다.


‘실적에 눈이 먼 리더인가.’


사람을 많이 봐온 예준은 한태성이 어떤 인물인지 단박에 파악했다.

자신이 몬스터를 최대한 많이 잡아 실적을 올리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다른 이를 시켜 빠지는 헌터.


즉 그는 아주 교활하게 헌터 생활을 이어 나간 사람이었다.

그런 리더는 공격대를 전멸의 위기로 이끌 수도 있었기에 빠른 교체가 필요했다.


“이번 공격에는 뒷선에서 물러나 계시라고 태성 씨가...”


소라 양이 어렵게 얘기를 꺼내자,

예준은 알아들었다면 고개를 끄덕였다.


“물러나 있죠, 위험 하니깐요.”


한태성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 명령이었다.

한낱 판매원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예준을 교전 현장에 보내지 않겠다는 속셈 말이다.


‘어차피 나는 헌터도 아니라 실적은 상관없는데 말이지.’


아마 이건 자존심의 문제일 것이다.

단순히 실적 문제가 아닌, 헌터이자 공격대의 리더로서 느끼는 자존심 말이다.


“다만....”


예준은 순간적으로 소라와 눈이 마주쳤다.

방금 전에 느낀 것이지만, 그녀는 재능이 있다.

그랜드 마스터로서, 느낄 수밖에 없는 재능 말이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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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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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그랜드 마스터는 잠시 이탈했다. 24.05.27 608 12 11쪽
18 그랜드 마스터는 조언을 건넸다. 24.05.26 692 11 10쪽
» 그랜드 마스터는 재능을 감지했다. 24.05.25 764 14 13쪽
16 그랜드 마스터는 참여했다. 24.05.24 786 14 11쪽
15 그랜드마스터는 알아차렸다. 24.05.23 837 14 12쪽
14 그랜드 마스터는 베어냈다. 24.05.22 843 15 13쪽
13 그랜드 마스터는 개시했다. 24.05.21 861 15 12쪽
12 그랜드 마스터는 도착했다. 24.05.20 950 14 12쪽
11 그랜드 마스터는 시작했다. 24.05.19 1,004 13 11쪽
10 그랜드 마스터는 심판했다. 24.05.18 1,031 13 11쪽
9 그랜드 마스터는 대화를 시도했다. 24.05.17 1,034 15 12쪽
8 그랜드 마스터는 결심했다. +2 24.05.16 1,071 15 11쪽
7 그랜드 마스터가 사역마를 불러왔다. +2 24.05.15 1,089 15 11쪽
6 그랜드 마스터가 요리했다. 24.05.14 1,136 15 13쪽
5 그랜드 마스터가 교육했다. 24.05.13 1,209 16 14쪽
4 그랜드 마스터는 재회했다. +2 24.05.12 1,332 18 11쪽
3 그랜드 마스터가 달려갔다! +1 24.05.11 1,422 15 12쪽
2 그랜드 마스터가 나타났다! +2 24.05.11 1,703 17 12쪽
1 그랜드 마스터가 귀환했다! +1 24.05.11 1,963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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