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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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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8,025
추천수 :
513
글자수 :
240,136

작성
24.05.21 16:30
조회
861
추천
15
글자
12쪽

그랜드 마스터는 개시했다.

DUMMY

예준은 주변을 쓱 둘러보았다.

자신이 남긴 참격의 잔해 속에서 발견한 반짝이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푸른 섬광을 뿜어대며 자신을 가져달라는 듯이 반짝거리는 무언가.

예준은 허리를 숙여 그것을 주워보고는 흥미롭다는 듯이 얘기했다.


“그러고 보니 다른 돈벌이가 있었네.”


마석.

마나를 함축하고 있는 몬스터의 ‘핵’과 같은 존재였다.

다만 그 종류와 한계가 명확했기에 하위 몬스터의 경우는 자그맣게 생성되었다.


예준의 참격에 휘말린 몬스터들 역시 그런 종류였는지 조그마한 자갈 정도 크기의 마석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런 하위 몬스터의 마석이 가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마나를 함유한 돌은 언제든지 정제할 수 있었고 각종 소모품 혹은 도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근간이 되어주었다.


저 조그마한 돌 하나가 수십만 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니

보석 하나를 얻어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상위 게이트에서는 더욱 더 질적인 마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길드나 기업이 목숨을 걸고 게이트 사냥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했다.


한번 헌터나 공격대를 파견하고 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리니 말이다.

다만 지금 예준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팔아치울 방법이 없었다.


게이트에 나온 마석이나 광물 같은 부산물을 정산하는 데 있어서,

헌터의 신분이 필요하다.


그리고 헌터가 되는 과정은 알다시피 매우 심플하고 어려웠다.

아카데미 수료, 견습 생활을 통한 헌터의 자격증명.


그 과정만 하더라도 3년이 걸린다.

예준은 그 3년을 거칠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적어도 집안이 안정되면 그제야 밀린 아카데미의 과정을 수료하고 견습헌터가 되는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라도 정산하면 되지.”


예준은 차원 술식을 통해 공간을 열어젖혔다.

그러자 그 검은 구멍을 통해 마석들이 빨려 들어갔다.


“돌아가 볼까.”


예준은 손을 탁탁 털어내며 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간만에 술식을 마음껏 써보기도 했고, 몸을 마음껏 움직였으니 뿌듯한 것이었다.


막막했던 마음이 그나마 뻥 뚫리는 느낌.

안 보이던 눈이 천천히 뜨이는 느낌.

예준은 그런 느낌을 만끽하며 재빠르게 게이트 내부의 거점을 향해 달려 나갔다.


*


“많이 팔았습니다.”


프리토는 예준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벌어들인 돈을 보여주었다.


게이트 내부에서는 마력에 의해서 전자기기가 먹통이었기에 카드 리더기 같은 것이 없었다.

즉 현물 거래만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프리토가 건넨 지폐 뭉치는 꼼꼼하게 잘 묶여 한눈에 얼마를 벌었는지 알아보기가 쉬웠다.


“백, 이백, 삼백.”


백 만원 짜리 뭉치만 하더라도 5개.


총 500만원이 예준에게 들어온 것이었다.


“짭짤한데?”


“자리가 컸습니다.”


“중앙자리에 자리를 폈었지?”


그때 김소라의 말대로 자리를 잡은 탓인지 포션이 모두 팔린 것이었다.


“그녀 말대로 포션이 급한 친구들이 꽤 많았습니다, 공격대 단위로 온 손님 덕분도 있었고요.”


“공격대 단위?”


적어도 7~8명 정도 되는 무리가 포션을 사 갔다는 얘기가 되었다.

한낱 9등급의 게이트에 공격대가 왔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기는 했다.


“거점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자면 강력한 몬스터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강력한 몬스터?”


“네. 그것 때문인지 거점 내의 포션 수요가 더 늘어났습니다.”


공격대는 통상적으로 게이트의 초반 공략이나 아니면 보스급 몬스터의 출현에 나선다.

길드에서 세세하게 헌터의 등급을 나누면서 최적의 공격대를 보내고,

게이트 내부의 위협을 안전하게 잠재우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그리고 공격대의 등급은 숫자가 아닌 A~F 등급으로 지어진다.

공격대 내부의 헌터 등급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었다.


“등급은?”


“F등급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7등급의 헌터가 포진 되어 있는 것을 보아 말로만 F등급이지, E등급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합니다.”


“생각보다 큰 사안이네.”


예준은 저 멀리 거점 밖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없는 사이에 조금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움직이실 겁니까?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알아서 해결하겠지, 나는 몬스터를 잡으러 온 게 아니라 포션을 팔러 온 거니깐.”


마음만 먹으면 단숨에 제압할 수가 있겠지만, 그것은 괜한 시간 낭비였다.

차라리 집에 돌아가 포션을 더 만들고 오는 것이 이득이었다.


“돌아가자.”


예준은 핀 자리를 접으며 게이트 바깥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


다음날


예준은 똑같은 게이트에 똑같은 자리에서 포션의 판매를 개시했다.

공격대 단위의 손님이 오는 것을 알았으니 더더욱 많은 포션을 배낭에 넣어놓은 채로 말이다.


“그러면 이제 슬슬.”


예준은 다시 한번 더 프리토에게 판매를 맡기고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때 그의 뒤에서 손이 하나 불쑥 튀어나오더니 얍삽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꼬맹이.”


그 말에 예준은 뒤를 돌아보았다.


호리호리하게 생긴 그리고 주근깨가 굉장히 인상적인 남자가 예준의 어깨를 잡고 있었다.

그의 허리춤에는 예준과 마찬가지로 빈 포션 병이 여럿 달려있었다.


“무슨 일이죠?”


예준은 이에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딱 봐도 시건방져 보이는 그의 인상착의에 짜증이 올라온 것이었다.

수십 년 동안 사람을 봐온 예준이 보기에 딱 봐도 자신에게 시비를 걸기 위해 찾아온 한량처럼 보였다.


“너 어제 여기서 장사했다면서?”


“그렇긴 합니다만.”


“왜 자릿세를 안 냈어?”


예준은 순간적으로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

거점 내부에서 자릿세가 있다는 얘기는 전혀 들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임마 너는 씨발 상도덕이 없냐?”


그는 다짜고짜 욕설을 박으며 예준을 나무랐다.

그가 얘기하는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자신은 ‘포션을 판매하는 판매원’이고, 이곳에 먼저 온 선배라는 것.

그리고 선배에 대한 예의로 자릿세와 더불어 하루 매상의 30%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포션을 파는 동업자끼리의 예의도 없고 선배에 대한 예의도 없어. 너 어제 매상 얼마야?

빨리 돈 안 가져 와?”


속사포처럼 내뱉은 그의 말에 예준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미친 놈인가.”


너무나 어이가 없는 말에 헛웃음마저 같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씨익 웃으면서 예준에게 말했다.


“말 다했냐? 미친놈이라고 했어?”


그는 아예 본보기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다시는 대들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나름의 수를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학생! 금마랑 싸우지 마!”


예준의 옆에 있던 판매원 중 하나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석한이는 뒤에 헌터 업고 장사한답시고 새로 온 녀석들 괴롭히는 아주 못된 놈이여!”


그의 속닥거림에 석한은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안 닥쳐? 하여튼 돈도 못 버는 녀석들이 말이 많아.”


어지간히도 그에게 당한 것이 뼛속까지 새겨졌는지 판매원은 아무런 말도 뻥긋하지 않았다.


“내가 7등급 헌터를 알고 있거든? 말만 하면 아주 그냥...”


“그냥 뭐?”


예준을 손목을 풀었다.

이에 석한은 잠시 당황했다.


협박이 전혀 통하지 않는 모습.

보통 자신의 뒷배에 헌터가 있다고 한다면 비각성자들은 알아서 자신의 밑으로 기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꼿꼿하게 노려보고 있는 것이 마치 사나운 맹수 같았다.


“이 어린 새끼가.”


그는 혀를 차며 바로 그 헌터를 불렀다.


“야! 이 새끼 대든다!”


“귀찮게 시리.”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7등급의 헌터가 모습을 드러내며 말을 내뱉었다.


2미터가 넘는 거구에 무지막지하게 큰 클럽을 하나 들고 있는 모습은

마치 지난번에 보았던 트롤을 연상케 했다.


“야 말로 끝내자 말로, 왜 굳이 힘들게 몸을 쓰냐.”


예준은 자신을 내려다보는 헌터의 명찰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적혀져 있는 7등급과 함께 오거한이라는 이름이 눈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못생겼네.”


“이 새끼가?”


거한은 그 말에 인상을 쓰고는 클럽을 들었다.

비 각성자를 향해 위협을 가한 것이 한두 번은 아니었는지,

적절하게 힘을 뺀 상태로 예준의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풍압이 제대로 느껴지자, 예준의 뒤편에 있던 판매원들은 그 풍압에 그대로 나자빠졌다.


“...”


자신의 위협에 가만히 있자 거한은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분명히 자빠트릴 생각으로 클럽을 휘둘렀지만, 예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을 내밀고는 코앞까지 내민 자신의 클럽을 한 손으로 잡기 시작했다.


“헌터가 도발에 넘어가면 쓰나.”


예준은 일부러 그를 도발한 것이었다.

결투에 있어서 도발은 아주 간단한 행위이면서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기도 했다.


상대에게 공격적인 심리를 불어넣어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

수도 없이 많은 경험으로 얻어낸 하나의 전략이었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잘 긁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상대에게 굴욕과 함께 공격을 유도할 수 있는지.

예준은 그것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3초 줄 테니, 무기 내려놔.”


예준은 클럽의 앞쪽을 한쪽 손으로 꽉 잡고는 웃으며 속닥였다.


“이 새끼가!”


거한은 있는 힘껏 힘을 써가면서 자신의 클럽을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힘에서 밀린다고? 저 꼬맹이한테?’


자신보다 한참 작은 청년,

그것도 일개 판매원에게 힘 싸움에서 밀리고 있으니 가슴속에서 부끄러움이 밀려오고 있었다.


이에 예준은 클럽을 잡았던 손을 잡아당겼다.

거한은 자석에 빨려 들어가듯이 얼굴이 예준을 향해 나아갔고.


예준은 그대로 주먹을 내밀며 안면 부를 타격했다.


쿠당탕


2미터가 넘는 덩치가 그대로 고꾸라지자 석한은 두 눈을 크게 떴다.


“뭐야? 뭔 일이야?”


그 말에 예준은 곧바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가슴팍을 콕콕 찌르며 싸늘하게 말했다.


“이제 봐주는 녀석은 없으니, 나대지 못하겠네.”


살기가 넘실대는 말투에 석한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쥐어 잡고 그대로 달아났다.


이에 예준은 한숨을 내쉬면서 짐을 풀어헤쳤다.


워낙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런지 모두가 눈을 끔뻑였다.

자신이 본 광경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에 예준은 근처에 있던 판매원들에게 말했다.


“장사해요, 시간 됐어요.”


*


예준은 전날과 같은 장소에 술식의 위력을 올려보고 있었다.

마력 출력을 높임과 동시에 섬세한 동작을 요구하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오늘은 이 정도인가.”


아주 섬세하게 조정하면서 술식에 불어넣는 마력을 조절하는 과정.

그것을 한 번에 이루어 내야지 원하는 곳에 원하는 참격을 넣을 수 있었다.


“조금 불만족스러운데.”


예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나에 대한 감은 잡았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무언가에 가로막혀 원하는 대로 마법이 나가질 않았다.


“돌아가자.”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고는 하루의 수련을 마치었다.

불만족스러운 느낌이었지만 판매원이 게이트 내부에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었기에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몸을 움직이려던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

그 소리에 예준은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무슨 일이지?’


거점에서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 소리에 예준은 움직여 보았다.

잿더미의 숲 자체가 어두운 분위기였지만,

그 분위기를 더더욱 어둡게 만드는 소리가 마음에 걸린 것이다.


예준이 발걸음을 멈춘 곳에는 피가 강을 이루듯이 흐르고 있었고,

곳곳에 펼쳐진 선혈 자국들은 마치 꽃을 피운 것처럼 새겨져 있었다.


“이건...”


혈전이 있었다.

그것도 사망자가 나올 만큼의 큰 싸움이.


예준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눈에 띄게 들어오는 한 곳이 있었다.

잿더미를 가득 머금고 있는 나무의 아래에서 한 여성 헌터가 기대어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인 것이다.


그 옆에는 헌터들이 그녀를 붙잡고 흔들며 최대한 정신을 차리게 하고 있었다.


“김소라.”


눈에 똑똑히 새겨져 있었다.

그때와 조금은 다를지 몰라도, 자신을 따르든 여기사를 잃었던,

그날이 눈에 보이고 있었다.


“저건...”


그리고 그녀의 곁에는 포션 한 병이 처절하게 떨어져 있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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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 그랜드 마스터는 잠시 이탈했다. 24.05.27 608 12 11쪽
18 그랜드 마스터는 조언을 건넸다. 24.05.26 692 11 10쪽
17 그랜드 마스터는 재능을 감지했다. 24.05.25 764 14 13쪽
16 그랜드 마스터는 참여했다. 24.05.24 786 14 11쪽
15 그랜드마스터는 알아차렸다. 24.05.23 837 14 12쪽
14 그랜드 마스터는 베어냈다. 24.05.22 843 15 13쪽
» 그랜드 마스터는 개시했다. 24.05.21 862 15 12쪽
12 그랜드 마스터는 도착했다. 24.05.20 951 14 12쪽
11 그랜드 마스터는 시작했다. 24.05.19 1,005 13 11쪽
10 그랜드 마스터는 심판했다. 24.05.18 1,031 13 11쪽
9 그랜드 마스터는 대화를 시도했다. 24.05.17 1,034 15 12쪽
8 그랜드 마스터는 결심했다. +2 24.05.16 1,071 15 11쪽
7 그랜드 마스터가 사역마를 불러왔다. +2 24.05.15 1,089 15 11쪽
6 그랜드 마스터가 요리했다. 24.05.14 1,136 15 13쪽
5 그랜드 마스터가 교육했다. 24.05.13 1,209 16 14쪽
4 그랜드 마스터는 재회했다. +2 24.05.12 1,332 18 11쪽
3 그랜드 마스터가 달려갔다! +1 24.05.11 1,422 15 12쪽
2 그랜드 마스터가 나타났다! +2 24.05.11 1,703 17 12쪽
1 그랜드 마스터가 귀환했다! +1 24.05.11 1,963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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