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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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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8,023
추천수 :
513
글자수 :
240,136

작성
24.05.20 16:30
조회
950
추천
14
글자
12쪽

그랜드 마스터는 도착했다.

DUMMY

예준은 바쁘게 움직였다.

자신이 해야할 일을 찾았으니 이제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포션은 준비 끝났고.”


그는 곧바로 짐을 싸매었다.


자신이 만든 포션 수십 개와 게이트 내부에서 쓸만한 각종 도구까지.

필요한 것만 넣다가 보니 짐 자체는 조촐했지만, 들어갈만 한 것은 다 들어가 있었다.


“생각보다 쉬웠어.”


바로 전날 예준은 구청에 찾아가 실종자 신원 해제 신고와 동시에 게이트 판매원으로서 등록을 마치었다.


갑작스레 실종자가 나타나 판매원이 되겠다는 황당한 말에.

구청 직원은 한동안 벙쪄 있었다.


그렇게 예준에 대한 신원조사가 실시되고,

아버지와의 통화 하연이의 증언이 합쳐지며 예준의 신원이 확인되었다.


원래라면 근처 경찰서에 가 조사받고 처리하는 것이 맞겠지만.

예준은 경찰서와 구청을 왔다 갔다 할 시간이 없었다.

하루빨리 돈을 벌어 자신이 없던 시간만큼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서 나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직원은 나를 믿지 않는 눈치였지.’


실종자가 대뜸 포션을 파는 판매인이 되겠다고 하니 정신이 나갔나?

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이었다.


이에 예준은 자신이 가져온 포션 샘플을 보여주었고,

그 직원에게 자신이 판매할 상품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워낙에 포션의 효력이 좋았던지라

그 직원의 의심은 금세 풀렸다.


물론 그 반응을 절대로 잊을 수가 없었지만 말이다.


“에에엑? 에엑?”


사람 말을 하지 못하는 짐승 마냥,

포션을 보면서 그 소리를 계속해서 내었다.


포션의 성능을 확인한 직원은 곧바로 키보드의 자판을 타닥거리더니

곧바로 길드와의 커넥션을 만들어주었고.

오늘 그 게이트 판매원으로서 첫 번째 일하게 된 것이었다.


‘긴장은 되네.’


그가 수십 년 동안 살아오면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익숙해지면 굉장히 자연스럽게 나설 뿐이지만,

그 적응의 시간이라는 것이 예준은 조금 느린 편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것에 대한 긴장은 언제나 있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도 예준은 앞을 향해 나아갔다.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이 정해지면 그대로 행군하며 모두를 이끌어나갔다.


그리고 그 성격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예준은 자신의 짐을 챙기고는 현관문을 나서며 말했다.


“다녀오겠습니다.”


*


예준은 숨을 가다듬었다.


“그럼 들어 가볼까.”


예준은 구청 직원에게서 받은 판매자 전용 신분증을 꺼내었다.


이것이 없으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게이트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신분증 체크는 필수적이었다.


“확인되었습니다.”


아주 사무적이고 딱딱한 말투.

그곳을 통제하고 있는 요원이 예준의 신분증을 보며 말한 것이었다.


예준은 그 요원에게 신분증을 받아들고는 게이트 내부로 입장하게 되었다.


치지직.


마력이 움찔거리며 마치 사지가 뒤틀리는 듯한 느낌.

느낌만 그럴 뿐이지 사실 신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단지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몸의 기분이 붕 뜬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오게 된 예준,

게이트의 내부는 숲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마계의 숲에 온 것 같은 불타버린 나무들이 줄줄이 잿더미를 뿜어내며 쓰러져 있었고.

그나마 멀쩡한 곳은 탁한 빛을 내뿜고 있는 수풀 더미였다.


예준은 코앞에 있는 헌터들의 거점에 들어가고는 짐 속에서 서류뭉치 하나를 꺼내었다.

자신의 온 게이트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9등급 게이트.”


예준은 자신이 배정받은 판매 게이트를 확인했다.


게이트는 총 1~10으로 등급이 나누어져 있었다.

숫자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안전한 등급,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위험한 등급이었다.


각 등급별로 난이도가 확연하게 달라졌기 때문에 예준은 일부러 낮은 등급인 9등급을 택했다.


마나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릴뿐더러 9등급의 게이트라면 충분히 혼자서도 제압할 수 있다는 생각했다.


그리고 아직 판매원으로서 신뢰도가 쌓이지 않았기 때문에

하위 게이트만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명칭은 ASH FOREST, 잿더미의 숲.”


뒷말에 영문자로 쓰여있는 것은 게이트의 고유번호였다.

그 고유번호는 게이트의 성질을 나타내었다.


즉 이곳은 9등급의 게이트이면서 잿더미가 날리는 숲이라는 뜻이었다.


‘직관적이네, 마스터 새끼들 보고서를 이렇게 작성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예준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과 함께 활동했던 마스터들을 떠올렸다.

그들이 작성한 보고서는 개개인의 개성이 워낙에 뚜렷하게 담겨 있어서

정확한 정보를 담아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판매원은 안전 구역에서만 활동할 것.”


예준은 판매원 신분증에 적혀져 있는 주의 사항을 읽어보았다.

판매원의 대부분은 비 각성자이고, 그들의 안전을 위해 게이트 내부의 초입까지만 활동할 수 있었다.


더 들어가도 되는 판매원이 있기는 하다만, 그것은 헌터와 개인적으로 계약한 판매원들이고.

대부분의 판매원이 게이트 초입에 자리를 펴고 자신의 물건을 판매했다.


“처음 오시나 봐요?”


그때 가죽 갑옷을 입은 여성 헌터가 흑발을 길게 늘어뜨리며 물었다.

이에 예준은 살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근데 누구시죠?”


그녀의 키는 예준보다 살짝 더 컸으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더블 액스를 메고 있었다.

물론 각성자인 만큼 저 큰 덩치의 더블 액스를 마음껏 휘두를 수 있겠지만.


“9등급 헌터인 김소라라고 해요.”


말을 끝마친 소라는 손가락으로 주변을 가리키며 안전 구역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이 게이트는 현재 거점을 기준으로 반경 50M까지는 안전이 확보되어 있어요.”


하나같이 잿더미가 되어버린 나무들이었지만,

그렇기에 시야가 탁 트여 있어 안전을 확보하기 쉬웠다.


이에 예준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하였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물품을 판매하기 적당한 장소는 거점의 중앙 쪽으로 가시면 좋을 거예요.”


“중앙 말입니까?”


의아했다.

보통 판매원들은 거점의 출입구에 진을 치고 아이템을 팔려고 한다.

소모품이 떨어진 헌터들이 곧바로 보급할 수 있는 곳이 거점의 출입구이기 때문이었다.


예준 역시 그것을 주워듣고는 곧바로 그곳에 자리를 펼 생각이었다.


“9등급 게이트에서 소모품이 떨어지는 멍청이는 없거든요.”


“...”


“오히려 중앙에서 필요한 소모품을 가져오지 못하는 멍청이에게 파는 게 훨씬 매상이 잘 나와요.”


그녀는 자신의 경험담이었는지 피식 웃으면서 얘기했다.

이에 예준은 소라에게 물었다.


“감사합니다, 근데 이렇게까지 얘기해주시는 이유가?”


“처음이시잖아요? 세상에는 처음 하는 것이 많을 텐데 도움이 없다면...”


절망적이라는 소리였다.

소라 역시 견습 헌터 시절이 있었고, 어떤 팁조차 받지 못하며 헌터의 삶을 이어 나갔다.


그녀에게는 그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던 것이었다.


“알려 주지 않는다면 제 마음이 불편해서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다짐하듯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처음이라.’


예준은 자신에게 소라와 비슷한 말을 했던 동료를 떠올렸다.


아직 그랜드 마스터가 아니었던 시절, 자신 역시 성검의 기사로써 활동하던 시절에

예준을 따르던 여기사가 하나 있었다.

그 여기사는 입버릇처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신병들에게 이렇게 독려했다.


‘신병은 죽지 말아라, 죽으라는 명령에만 죽어라. 살아라. 살아남아라.’


왜 그런 말을 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처음으로 끌려온 전장에 뭣도 모르고 죽는 사람들.

그 꼴이 너무나 보기 싫었던 것이었다.


전쟁을 치르면서 죽는 녀석들의 대부분이 칼을 잡아본 적이 없던 병사들.

아무것도 모르는 병사들이었다.


그 개죽음은 예준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각했었다.

그렇기에 그 여기사는 신병들에게 계속해서 말했다.


“살아남아서 경험을 축적해라, 축적해서 적들을 무찔러라.”


당연한 말이었지만, 신병들은 그 말을 듣고는 더더욱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여기사는 신병들이 고립된 지역에 들어가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고.

모두를 구해내는 데 성공했다.


“카타린느.”


예준은 나지막이 그 여기사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 말에 소라는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


“네?”


“아니에요.”


예준은 그녀의 질문에 아니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간만에 젖은 비극적인 추억에 참말이지 마음이 무거워진 것이었다.

다만 그것은 옛날의 일이고 지금은 현재의 상황에 집중해야 했다.


“감사합니다. 친절하시네요.”


핏기가 없어 보이던 예준의 입에서 미소가 번지자.

소라는 순간적으로 움찔거렸다.


“...”


“왜 그래요?”


“아니에요.”


소라는 순간적으로 얼굴을 붉히며 바로 자리를 떠났다.

얼굴에서 올라오는 열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말이다.


‘딱히 감사를 바라고 얘기한 건 아닌데.’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왜 화끈거리는 건지.’


계속해서 떠오르는 예준의 얼굴에 그녀는 부리나케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저 멀리 소라가 사라지자, 예준은 뻘쭘한 눈으로 멀뚱히 그녀가 간 방향을 쳐다보았다.


“별종인 것 같은데 괜찮으십니까?”


프리토는 어느새 예준의 마력 틈새로 기어 나와 얘기를 꺼냈다.


“뭔가 저것도 익숙한 느낌이네.”


그를 따르던 여기사 카타린느도 가끔 저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저에게 판매를 맡기시겠다면 완판 신화를 이루어 보겠습니다.”


프리토는 주머니 속에서 포션 한 병을 몰래 꺼내고는 손으로 비비적거리며 말했다.

이에 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맡길게, 나는 할 일이 있어서.”


“네! 곧바로 변장하겠습니다.”


*


쿵!


예준은 거점에서 멀리 떨어진 외진 곳에서 자신의 술식을 가동하고 있었다.


먼지를 있는 대로 흩날리며 나아간 참격은 나무 하나를 통째로 베어내더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각을 내버렸다.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


아무리 술식을 발동시켜도 무언가 지연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혈관이 탁 막히는 것처럼.

바로 바로 발동되지 않는 마력은 예준의 마음속까지 답답하게 만들었다.


‘출력이 낮아진 원인은 찾았지만.’


마력 출력이 낮아진 원인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 지연되는 느낌 때문에 자신이 아무리 마력을 강하게 뿜어낸다고 하더라도,

자연스레 마력을 쏟아낼 수 없는 것이었다.


힘을 있는 힘껏 쥐어짜내야지 원래 화력의 절반 정도가 나온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사용했는데도 이 정도라면.”


예준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10M 정도가 참격에 의해 허허벌판이 되어 있었다.


마치 믹서기가 그곳을 갈아버린 것처럼 매우 잘게 잘게 썰려있는 나무들과 수풀,


그리고 휘말려버린 잿빛의 고블린들과 덩치 큰 트롤들까지,

모두 뼈와 살이 분리되어 있었다.


“위력이 많이 죽긴 했어.”


예준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어느 정도 약해졌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자신에게 남아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했다.


“차원 술식.”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술식 중에서 가장 범용성이 높은 술식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예준의 옆에 공기가 뒤틀리더니 검은색 작은 구멍이 생겼다.


“차원 술식은 잘 살아있고.”


무한에 가까운 공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

그 구멍의 안에 무언가를 집어넣거나 아니면 안에 있던 것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물론 마나를 있는 대로 잡아먹기 때문에 차원 술식을 공격용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아직까지 감을 잡지 못하겠네, 그 이질적인 감각이 왜 남아있는지.”


이세계와 지구의 마나의 구성 자체는 비슷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탁 가로막아 방해하고 있었다.


“이제 나를 가르칠 선생은 없는데 말이야.”


스스로 깨달아야만 했다.

왜 다른지에 다한 의문점을 해결해줄 스승은 이제 없었다.


“그래도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니. 나중에 정보를 종합해서 확인해야겠어.”


술식을 마음껏 펼치며 깨달은 사실.

이세계의 마나와 지구의 마나는 무언가가 다르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지구의 마나가 더 좋고 강하다.

하지만 그것을 막아내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오늘은 큰 성과가 있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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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그랜드 마스터는 잠시 이탈했다. 24.05.27 608 12 11쪽
18 그랜드 마스터는 조언을 건넸다. 24.05.26 692 11 10쪽
17 그랜드 마스터는 재능을 감지했다. 24.05.25 764 14 13쪽
16 그랜드 마스터는 참여했다. 24.05.24 786 14 11쪽
15 그랜드마스터는 알아차렸다. 24.05.23 837 14 12쪽
14 그랜드 마스터는 베어냈다. 24.05.22 843 15 13쪽
13 그랜드 마스터는 개시했다. 24.05.21 861 15 12쪽
» 그랜드 마스터는 도착했다. 24.05.20 951 14 12쪽
11 그랜드 마스터는 시작했다. 24.05.19 1,005 13 11쪽
10 그랜드 마스터는 심판했다. 24.05.18 1,031 13 11쪽
9 그랜드 마스터는 대화를 시도했다. 24.05.17 1,034 15 12쪽
8 그랜드 마스터는 결심했다. +2 24.05.16 1,071 15 11쪽
7 그랜드 마스터가 사역마를 불러왔다. +2 24.05.15 1,089 15 11쪽
6 그랜드 마스터가 요리했다. 24.05.14 1,136 15 13쪽
5 그랜드 마스터가 교육했다. 24.05.13 1,209 16 14쪽
4 그랜드 마스터는 재회했다. +2 24.05.12 1,332 18 11쪽
3 그랜드 마스터가 달려갔다! +1 24.05.11 1,422 15 12쪽
2 그랜드 마스터가 나타났다! +2 24.05.11 1,703 17 12쪽
1 그랜드 마스터가 귀환했다! +1 24.05.11 1,963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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