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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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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8,021
추천수 :
513
글자수 :
240,136

작성
24.05.19 16:30
조회
1,004
추천
13
글자
11쪽

그랜드 마스터는 시작했다.

DUMMY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녁에 출발했던 예준은 시간이 지나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새들이 울음소리를 지저귀며 아침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었고.

예준은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집 앞에 도착했다.


“수고했어.”


그는 자신을 하루 동안 도와준 프리토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에 프리토 역시 간만에 자신을 불러준 예준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이쪽이야말로 오래간만에 즐거웠습니다. 그랜드 마스터의 복귀를 보여준 멋진 한 판입니다.”


“딱히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일방적인 살육.

예준이 느낀 감정은 그러했다.


자신을 향해 대적한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그들이 휘두른 폭력은 예준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했고,

오히려 예준에게 모조리 막히며 목이 달아났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예준은 따분함마저 느껴졌다.

상대조차 안 되는 피라미를 상대로 펼쳐지는 학살극.

그는 솔직히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나를 물어뜯기 위해 달려드는 작은 개를 상대로 총을 쏘는 느낌이랄까.”


“뭘까요. 그 구체적인 느낌은.”


프리토의 질문에 예준은 뺨을 긁적였다.

그 구체적인 느낌에서 나오는 감각이 매우 오묘했기 때문이었다.

수십 년간 전쟁을 치러오면서 죽음에 대해서 감각이 무뎌지기는 했다.


적군의 병사가 짓밟혀 죽었을 때는 아무런 감흥조차 들지 않았다.

아군의 병사가 창에 찔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움찔거렸다.

자신을 따르던 제자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죽어있는 꼴을 보고는 그제야 사무치는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예준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죽여가면서 수도 없는 시신을 넘어왔다.

그리고 전쟁을 끝마쳤다.


“속이 후련은 했다마는,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 없네.”


“심신이 안정에 접어들게 되면 자연스레 무뎌지기 마련이지요.”

“스승님이 할법한 대사를 하고 있어.”


“굳이 따지자면 당신의 동문이죠.”


프리토의 말에 예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기도 했다.


“몸과 마음이 무뎌지는 건 확실히 경계해야겠어.”


예준은 자신의 나약해지는 것은 곧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피폐한 전장을 하도 오가다 보니, 마음이 여러 번 무너지기도 했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부여잡으며 성검을 잡고 성검을 휘둘렀다.

마음이 깔끔해질 때까지, 그리고 검에 대한 것만 생각날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피와 땀을 흘려 이뤄낸 자리가 바로 그랜드 마스터였다.


“그거면 됩니다.”


프리토는 예준의 마음가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점차 모습을 희미하게 변화했다.

슬슬 물러갈 시간이 된 것이다.


“그럼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십쇼.”


“그래, 나중에 필요하면 부를게.”


예준은 프리토의 소멸을 확인하고는 집의 현관문을 열었다.


“다녀왔습니다.”


“어디 갔었어? 오빠?”


집에 들어오지 않은 오빠가 걱정이라도 되었는지 버선발로 나서 얼굴을 먼저 들이밀었다.

토끼같이 조그마한 여동생이 모습을 드러내자 예준은 절로 웃음이 나오며 얘기를 건네었다.


“잠시 할 일이 있어서, 그보다 밥은 먹었어?”


“아직, 오빠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지.”


“그럴 필요는 없는데.”


예준은 신발을 벗으며 집안으로 들어섰다.


맛있는 냄새가 부엌에서 진동을 하는 것을 보아 이번에는 예준의 아버지가 아침을 차린 모양이었다.


“오빠 왔어.”


하연이의 말에 그의 아버지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앞치마를 입은 모습이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했다.


“왔냐.”


간단한 물음에 예준 역시 간단하게 대답했다.


“네.”


아버지와의 대화는 항상 이러했다.

자신의 할 말만 딱딱 정해서 간단하게 던지면 그만이었다.


“앉아라, 오늘은 된장국이다.”


“끓일 수 있었어요?”


“너희 엄마가 입원한 뒤로 연습했다.”


예준의 아버지는 아침상에 된장국을 올렸다.


구수한 된장 냄새와 함께 같이 얹어진 시래기를 보자,

굉장히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예준의 어머니가 아침상에 자주 차려주던 음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쌀은 또 어디서 얻어 온 건지 흰 쌀밥이 고봉밥으로 상에 올려져 있었다.


“쌀은 어디서 났어요?”


“옆집.”


무뚝뚝하게 대답한 아버지가 상에 앉자 시작된 아침 식사.

그의 아버지는 텔레비전의 리모컨의 전원을 눌러 아침의 뉴스를 보았다.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집안의 습관 같은 것이었다.

오늘 있을 기상예보나 어제 있었던 일을 한번씩 보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얘기하면서 말이다.


“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뉴스의 기자는 어디선가 익숙한 풍경의 사진을 가리키며 사건을 보도하고 있었다.


“광산을 운영하던 한 범죄조직 일당이 모두 살해된 채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예준의 아버지는 국을 푸던 숟가락을 멈추고 빤히 텔레비전을 쳐다보았다.


“현재 제가 있는 이곳은···.”


기자는 현장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쌀쌀한 아침 바람을 맞아가며 기자가 열심히 보도하는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게이트 광산을 운영하던 흑호파가 누군가에 의해서 전멸당했다는 내용.

그리고 그에 따른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이야기였다.


“현재 누가 그들을 습격했는지 그리고 왜 그들을 처참히 살해했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그들이 일방적으로 당한 모습을 보아 그들에게 앙심을 품은 고등급 헌터가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본 예준의 아버지는 빤히 그를 쳐다보았다.


“...”


“국 식어요.”


예준은 아버지의 눈빛에 국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가 한 일이냐?”


그 질문에 예준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워낙 원한을 많이 산 놈들이니 노리고 있던 녀석들이 많았겠죠.”


그 말에 예준의 아버지는 다시 텔레비전을 바라보았다.


텔레비전은 아직 사건 내용을 보도하며 사태의 위험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었다.


“수사당국은 현재 각성자를 이용한 범죄조직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되도록 그들과 얽히지 말라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다만 이런 조직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에 대한 시민들의 질문에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


아침 식사가 끝난 후 꽤 나른한 오전이 되어가고 있었다.


예준의 아버지는 근처에 있던 종이신문을 줍고는,

신문에서 나온 구인 광고를 알아보고 있었고, 하연이는 내가 말했던 대로 학교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선생님께는 얘기했지?”


“응 전화로.”


“...”


하연이는 아직 아카데미의 중학 과정이지만 배울 것이 산더미처럼 많았다.

국어 영어 수학 갖가지 사회과목과 과학 과목을 포함해서 각성자들에 관한 공부.

그리고 마나에 대한 이해와 활용을 알아야만 했다.


현재 국가의 산업 대부분이 마나를 품은 마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렇기에 마나 관련된 과목은 다른 과목 이상으로 중요시 여겨진다.


물론 비 각성자가 마나에 대해서 이해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는 있었다.

예준이 지옥 같은 이세계의 전장에서 마나의 흐름을 터득하는 데에만 1년이 넘게 걸렸다.


“가서 공부 잘하고.”


“오빠는?”


“나는··· 일단 보류.”


하연이의 질문에 예준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카데미의 교육과정이 많이 밀려 있었지만, 그것은 나중에 해결할 수 있었다.


‘지금 먼저 생각해야 할 건 돈이니깐.’


돈,

참말이지 얄궂은 존재였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물건.

그리고 무언가를 하는 데 있어서 없으면 안 되는 물건.

전쟁을 치를 때에도 무지막지한 돈이 들었다.


“지금 우리 가족이 살아가기에는 빠듯하니.”


예준은 혼잣말을 내뱉으며 하연이를 마중 보냈다.

그리고는 골똘히 돈을 벌 만한 수단에 대해서 생각했다.


“지금 시대에는 역시 헌터인가.”


생명 수당을 포함한 고수익 직업.

그리고 헌터로서 모을 수 있는 명성과 부.

그 점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매력적인 직업이었다.


괜히 모든 아카데미에서 헌터를 육성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만큼 그 직업에 대한 수요가 높았고, 그만한 지원자가 따라왔다.


“하지만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하지 않으면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으니.”


일단 헌터가 되는 것은 보류였다.

헌터가 되는 최소조건은 아카데미를 전부 수료하고 견습 과정을 거쳐야지만 헌터의 자격이 주어졌다.


절대로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고, 그렇기에 헌터가 되지 못한 각성자가 더러 있었다.


‘나까지 아카데미를 다니게 된다면 아버지 등골이 휘어지지, 그건 내가 못 보겠어.’


그토록 고생한 아버지를 생각하면 잠시 헌터로 일하는 것은 접어두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예준은 자신이 이세계에서 가지고 온 배낭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빈 포션 병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자신이 귀환했을 당시에 헌터에게 건네주었던 포션의 남은 병이었다.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지?’


분명히 자신이 가져온 것은 응급처치용 포션이었는데,

이상하리만큼 효과가 잘 먹어들어갔다.


빈사 상태의 사람을 순식간에 안정에 취하게 할 만큼,

응급용 포션치고는 효력이 장난이 아니게 뛰어났었다.


“포션에 대한 레시피는 머리 안에 있어. 어차피 주변에 마나를 이용해 만드는 거니깐.”


마나를 사용하는 종족, 혹은 사람에게 사용되는 포션은 마나의 응집체를 몸속에다가 욱여넣는 방식의 치료기구였다.


강제로 마나를 체내에 집어넣어 생명체가 가진 자연치유를 빠르게 함과 동시에

급격한 마나 소비로 인한 쇠약사를 막아주었다.


이것은 원래 세계에서도 통했는지 그 방패 헌터에게는 충분히 효과가 있었다.

다만 이 포션이 비 각성자들에게 괜찮을지는 의문이었다.

애초에 원래 세계에서 만든 포션 역시 비 각성자가 복용해서는 안 되는 물건이었다.


안 그래도 마나에 취약한 비 각성자가 마나의 응집체를 체내에 집어넣게 된다면

마나 중독으로 금세 죽어버릴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헌터에게는 충분히 수요가 있겠어.”


그때 효과를 보면 예준이 만들 수 있는 포션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리고 판매원은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잖아?”


판매원은 게이트 내부에 들어가 자신들의 물건을 판매할 수 있었다.

빠른 재보급을 원하는 헌터들이 많아지면서 그런 문화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예준은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더더욱 노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잃어버린 마력의 출력.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원래 세계의 마나를 알아볼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프리토가 변장 능력이 있으니 포션 판매를 맡기고, 나는 게이트 안에서 마력을 조사하고 수련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예준은 빈 포션 병을 손에 쥐며 그곳에 생수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가 새롭게 시작한 그 날.

그날을 기점으로 한국의 헌터 업계는 많은 것이 변화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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