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ührerreich : 총통의 제국 [19] - 하인츠 구데리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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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ührerreich : 총통의 제국 [19] - 하인츠 구데리안 2.
" 군인이란 모름지기 독일이라는 나라가 어떤 체제 하에 있든 조국을 등지려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체제와 다르다고 해서 조국을 등지는 일은, 자신을 희생하며 봉사하는 독일-프로이센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다. "
- 카를 되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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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아침. 푹신한 침대에 누워있던 하인츠 구데리안은 부스스한 머리칼을 옆으로 쓸어넘기며 아침을 맞이했다. 어제밤 늦은 시간까지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즐겁게 마셔댔던 맥주가, 지금은 약간의 속쓰림을 선물한듯 속이 거북해보였다.
그는 침대 옆에 올려져있던 물통으로 목마름을 달랬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방의 분위기.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선 군복으로 빠르게 갈아입던 평소와는 다르게, 지금의 시계는 8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 으흐음. 8시인가, 총통 각하께서 12시에 보자고 하셨었으니··· 슬슬 준비를 할 필요가 있겠군. “
하인츠 구데리안은 방을 나서, 화장실로 향했다. 가볍게 세수를 하고, 머리를 정리하고. 입은채로 잤던 군복의 구겨짐도 손으로 쭉 펴내기 시작했다. 그러한 준비를 하는 와중에, 문을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구데리안! 가기 전에 가볍게 아침이라도 먹고 가시게. 내 부인이 가볍게 식사를 준비했어. “
“ 아, 정말 고맙네. 지금 나가겠네. “
화장실을 나서자, 에리히 폰 만슈타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슈타인은 구데리안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러곤 반대편 손을 내밀어, 주방으로 그를 안내했다.
“ 오늘은 꽤 중요한 날이니 말이야. 약속 시간이 12시던가? 그럼 점심식사를 함께하겠군. “
“ 그렇지. 아마 그럴거야. 식사를 함께하자는 내용이 있었기도 했고. “
“ 그런데, 왜 불렀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했던가? “
어느샌가 식탁에 도착한 둘. 에리히 폰 만슈타인의 부인 주타 시빌레 폰 루에슈가 그들에게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식탁에 음식을 올려두고 있었다. 하인츠 구데리안은 그녀를 바라보고, 감사하다는듯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 감사합니다, 부인. 덕분에 든든히 먹을 수 있겠군요. “
“ 뭘요. 제 남편의 절친한 친구분이 오셨는데 더 해드리지 못해서 미안하죠. 그럼 두분, 이야기를 마저 나누시도록 자리를 비워드릴게요. “
주타 폰 루에슈는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둘을 위해 자리를 떠났다. 식탁은 간소한듯 푸짐했다. 가볍게 먹기 좋은 계란 프라이와 소시지, 간단한 샐러드 등이 올려있었다.
“ 이렇게 환대를 받다니. 앞으로 자주 와야겠구만. “
“ 친구가 온다면 언제든지! 그정도 쯤이야. 근데, 너무 자주오지는 말게. 부인의 눈치가 보이겠어. “
“ 하하하! 어차피 멀어서 엄청 자주는 못 와. 그래, 혹시 괜찮다면 총통 관저까지 태워다줄 수 있겠나? 이곳에서 거기까지 어떻게 가는지 잘 모르겠어서 말이야. “
달그락 거리는 식기의 소리와 함께 둘은 천천히 음식을 입안에 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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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이는 차의 안. 베를린은 매년 비슷한듯,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하인츠 구데리안은 점점 늘어나는 나치당기들을 창을 통해 바라보고 있었다. 점점 총통관저에 가까워지는듯, 크고 낡아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 자, 다왔네 구데리안. 대충 한 5시쯤 다시 돌아오면 될 것 같은데. “
에리히 폰 만슈타인은 총통관저의 바로 앞에 차를 멈춰세웠다. 하인츠 구데리안은 에리히 폰 만슈타인의 말에 조금 의문이 드는듯, 바로 내리지 않았다.
“ 어째서 5시인가? 식사와 대화면 2시간에서 3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
“ 자네는 총통 각하를 잘 모르는구만. 그분과 식사를 해본 주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3시간은 족히 식사자리에서 대화를 나눈다고 하네. “
“ 그런가. 그렇다면 5시쯤이 적정하겠네. 그럼, 다녀옴세. “
아돌프 히틀러는 꽤나 수다쟁이였던 모양이다. 실제로 청년 장교들과 아돌프 히틀러의 식사가 여러차례 있어왔었는데, 혼자서 서너시간 자기만의 이야기를 떠드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돌프 히틀러를 지지하는 청년장교들이 앞다퉈 식사자리에 참여하고자 했으나, 그것을 경험한 이후로는 그 자리를 기피했다고.
하인츠 구데리안은 저 멀찍이 사라져가는 에리히 폰 만슈타인의 차에 대고 손을 흔들었다. 그러곤 뒤돌아서, 아돌프 히틀러가 기다리는 총통관저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 하인츠 구데리안 대령님이십니까? “
관저로 들어가던 하인츠 구데리안을 어떤 이가 그를 잠시 멈춰세웠다.
“ 그렇습니다. “
“ 총통 각하께서 식당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쪽으로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
그렇게 하인츠 구데리안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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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히틀러는 식당에서 하인츠 구데리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따금 시계를 바라보기도 하고, 괜히 벽쪽 테이블에 올려진 화분의 꽃을 빤히 바라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시간을 태우던 그에게, 비서 한명이 천천히 다가왔다.
“ 총통 각하, 하인츠 구데리안 대령이 도착했습니다. 바로 안으로 들여보낼까요? “
“ 아아, 그러시게. 식사의 준비는 어느정도 이루어졌는가? “
“ 전부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총통 각하의 음식은 평소에 드시던 대로 준비했고, 하인츠 구데리안 대령의 것은 따로 준비했습니다. “
아돌프 히틀러는 흡족한듯, 가벼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 훌륭하네. 손님이 멀리서 왔으니, 제대로 대접해야지. 어서 안으로 모시게. “
“ 예, 그럼 모셔오겠습니다. “
비서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잠시 문밖으로 나섰다. 이윽고, 군복을 깔끔하게 정돈한 하인츠 구데리안이 뚜벅뚜벅 걸어오기 시작했다. 아돌프 히틀러는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서는, 손을 내밀었다.
“ 하인츠 구데리안 대령! 자네가 와주길 기다리고 있었네. “
“ 제가 너무 늦은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하인츠 구데리안은 아돌프 히틀러의 손을 가볍게 쥐었다.
“ 자. 손님을 너무 오래 세워둬선 안될 일이니, 자리에 앉도록 하시게. “
아돌프 히틀러는 평소에 자신이 앉던 중앙의 자리가 아닌, 상대방과 마주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아서는 자신의 맞은편 좌석에 대고 손바닥을 펴서 가르켰다.
하인츠 구데리안은 조금 당황한듯 머뭇거렸다. 대령대 총통. 사회적 지위랄 것이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 사이에서 이렇게 자리를 앉는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 그럼에도, 그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 내, 오늘 오는 귀중한 손님을 위해 요리사에게 융숭한 대접을 요청했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군. 나름, 꽤 실력있는 요리사라 기대해도 좋을 것이야. “
“ 총통 각하께서 이렇게 환대해주시니,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감추기 어렵군요. “
하인츠 구데리안은 웃음기를 머금었다. 실은, 감사한 마음이 없던건 아니지만 아돌프 히틀러가 왜 자신을 이곳에 불렀는지··· 그 궁금증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리.
“ 음음. 앞에 있는 샐러드부터 먹도록 하세. 요즘 들어오는 채소들이 꽤나 싱싱해서, 맛이 좋단 말이지. “
아돌프 히틀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돌프 히틀러는 샐러드를 포크로 쿡쿡 찔러서 입안에 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샐러드를 먹으며 하인츠 구데리안은 ‘ 개는 좋아하는가? ‘ ‘ 동물은 좋아하는가? ‘ 와 같은 그에게 쓸데없는 질문들을 들었다.
점차 샐러드가 줄어들자, 하인츠 구데리안의 앞에는 따끈따끈하게 갓 만든 두툼한 미디움 레어 스테이크가 올라왔다. 그러나, 아돌프 히틀러의 앞에는 뜬금없이 큰 케이크가 올라왔다.
“ 케이크를 좋아하시는 모양입니다. “
“ 매우 좋아하지! 개인적으로, 고기를 잘 먹지 않아서 말일세. 아참. 자네를 부른 본론을 슬슬 꺼낼 시간이 되었군. 자네는 지금 기갑사단의 사단장이지 않은가? “
하인츠 구데리안은 침을 꿀꺽 삼켰다. 드디어, 시시콜콜한 내용에서 벗어나 제대로된 대화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니, 긴장할 수 밖에 없었으리. 그러나 하인츠 구데리안은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했다. 그는 포크로 고기를 콕 찝었다.
“ 예, 총통 각하. 뷔르츠부르크에 주둔중인 제 2기갑사단을 지휘중에 있습니다. “
“ 전차는 중요하지. 나는 미래의 전장에서 전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네. “
순간 멈칫, 하인츠 구데리안은 고기를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돌프 히틀러와 눈이 마주치고, 아돌프 히틀러는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였다.
“ 그리고 그 전차의 가장 중요한 무기는 엔진이지 않은가? 그렇지않나, 구데리안. “
“ ··· “
아돌프 히틀러는 능청스레, 하인츠 구데리안이 2차대전기에 내뱉었던 명언을 그대로 인용했다. 하인츠 구데리안은 머리가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평소 자신이 생각하던 것을 정확하게 꿰어내다니?
“ 아, 예. 맞습니다. 총통 각하. 전차에 대한 식견이 대단하십니다. “
“ 그래서 나는 한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네. 전차의 개발과 설계··· 그리고, 운용 경험을 쌓고 그것을 운용하는 방법에 대한.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에 대한 것을 말이야. “
“ 운용 경험, 말씀이십니까? “
전략과 전술, 개발과 설계. 기갑전력에 대한 아돌프 히틀러의 지지의사가 엿보이자, 하인츠 구데리안은 조금은 긴장이 풀린듯 했다.
“ 그렇네. 구데리안. 자네는 국제 정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고 있는가. “
“ 미약한 수준으로나마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군인의 몫을 다하기 위해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
아돌프 히틀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본 하인츠 구데리안의 머리속은 복잡했다. 설마, 영국에 군사행동을 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스페인인가? 혹은, 오스트리아 합병 시도를 다시금 하려는 것인가?
“ 스페인의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그곳에 개입해야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네. “
하인츠 구데리안은 스테이크를 입에 넣지도 못했지만, 아돌프 히틀러는 별거 아니라는듯 케이크를 입에 넣고 오물오물 거리고 있었다.
“ 그렇다면 내전의 가능성을 보고 계시는 것 입니까? “
“ 일어날걸세. 내, 장담하지. 늦어도 9월까지. 예상하는 시기는 7월정도야. “
하인츠 구데리안은 그제서야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기 시작했다. 큼직한 두께의 스테이크가 나이프에 사르르 녹듯 썰렸고, 포크로 찝어서는 입에 밀어넣기 시작했다.
큼직한 스테이크를 씹어내고는, 천천히 넘기려는 순간 아돌프 히틀러의 충격적인 한마디가 그의 스테이크를 멈춰세웠다.
“ 만일 내전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그곳에 군을 파병해야 하네. 그리고, 자네도 그곳으로 가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 “
“ ···! “
하인츠 구데리안은 겨우겨우 스테이크를 식도로 넘겼다. 내전에 파병이라니? 그것도 자신을? 도저히 목이 막히지 않고서는 못 배길 상황이었지만 그는 다행스럽게도 그 위기를 넘겼다.
“ 항공대와 함께, 사단들을. 보병사단 둘 정도와 자네의 기갑사단정도. 물론 개인적인 사견은 이정도고, 실제로는 더욱 논의를 거쳐야겠지. “
아돌프 히틀러는 여전히 태평한 모습만을 보였다. 하인츠 구데리안을 믿고 있었던 것··· 그리고, 스페인 내전에서 결국 승리한다는 미래를 알고 있었기 때문일지. 그러나, 하인츠 구데리안은 아무것도 알고있지 못했다.
하인츠 구데리안은 더이상 스테이크를 썰지 못했다. 무언가, 더 먹게되면 체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 작가의말
하인츠 구데리안 편은 한편 더 나갑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아돌프 히틀러와 하인츠 구데리안의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실제로 아돌프 히틀러는 케이크를 엄청 좋아했다고 합니다. 초콜릿도 엄청 먹었다고 하네요. 그가 채식주의자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적어도 말년에 들었을 때는 케이크를 엄청 먹었다는 증언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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