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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에 소환되어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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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6.08.07 00:00
최근연재일 :
2016.09.15 10:21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42,011
추천수 :
403
글자수 :
492,600

작성
16.08.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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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레미디르어 - 1

DUMMY

"여기서 할 건 별로 없어. 애초에 여기가 있는 곳이 들판 지역이다 보니 주변에서는 물길을 파서 농사를 짓기도 하고, 딱히 흥미로운 일은 없다랄까? 아무튼 여기를 돌아다녀봤자 볼 건 없으니까 그냥 가자."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농사를 지으면 몬스터들이 나타날 거 아냐?"


농사를 지으면 그곳에 곡식 등의 먹을 음식이 생기므로 몬스터들이 많이 습격한다.

물론 사람도 먹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먹을 것이 더 많지 않은가.

곡물과 사람을 포함해서 똑같은 양이라고 생각했을 때 사람이 많고 곡물이 적으면 힘들지 몰라도, 그 양의 대부분이 곡물이고 사람 수가 적다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결국 어떤 놈이건 간에 자신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것은 최대한 피하기 마련이다.


"몬스터가 나타나긴 하지만···. 마탑 덕분에 별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데? 뭘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마탑 주위의 일정 지역은 몬스터들이 별로 안 나타난다나 뭐라나···. 아무튼, 그래서 정말로 볼 게 없어."


"그러네. 어휴, 여긴 정말로 관광할 곳이 아닌 것 같다. 차라리 다른 마탑들은 이것저것 볼거리라도 있었지···. 아니, 땅의 마탑은 아니던가. 아무튼, 이제 그냥 가자."


어쨌든 잠시의 대화를 끝마치고 둘은 마지막으로 들를 마탑인 번개의 마탑으로 향했다.

마탑 순례의 끝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잡, 불, 물, 바람, 땅, 빛, 무의 마탑들을 거쳐 마지막으로, 드디어 마지막으로 번개의 마탑으로 향하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번개의 마탑이 아니라 전기의 마탑이지만.

왠지 속성 하나가 빠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정확하다.

공간 속성이 빠졌는데, 그것은 누누이 말해왔듯이 아이시스가 공간 속성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전기의 마탑은 어느 쪽에 있어? 음, 왠지 전기의 마탑이라고 하니 입에 별로 안 붙네. 역시 번개의 마탑이 입에 딱딱 붙는다."


번개의 마탑이 아니라 전기의 마탑임을 상기하면서 말했지만 역시 번개의 마탑이 더 말하기 편했다.

뭐랄까, '전기의 마탑'이라는 단어는 '번개의 마탑'이라는 단어보다 어색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어쨌든 그렇게 아이시스에 의해 전기의 마탑은 번개의 마탑으로 불리게 되었다.


"대륙 중앙 부분에 있네. 그러니까, 맨 처음에 들렀던 마탑 있지? 시라니움에 있던. 아무튼 그 마탑의 서쪽에 위치해 있네. 그 잡 속성 마탑으로부터 한 2주일 거리 정도?"


"그렇단 말이지···. 그럼 여기서는 조금 머네?"


"그렇지."


"그런데 왜 제국에서 나왔을 때 안 들렀어?"


잠시 침묵하던 앨리아스는 적당한 변명을 생각해내어 적절하게 거짓을 섞어서 답변했다.


"그야 물론 돌아갈 때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돌아가면 재미없으니까. 이렇게 중간에 마탑이 하나 남아있다면 차라리 덜 지겹지 않겠어?"


아이시스는 뭔가 처음부터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자의 감이랄까?

물론 그 감은 별로 나타난 적은 없었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자자, 그만 째려보고. 이제 할 일도 없으니까 그냥 바로 전기의 마탑으로 가자. 전기의 마탑은 신기하게 생겼다고 하니 그것도 나름 궁금하고 말이야. 아니면 가는 길에 할 일을 더 찾아볼 수도 있고. 왜, 예전처럼 오크 킹 같은 놈을 하나 찾아내서 잡아 족칠···이 아니라 물건들을 좀 가져갈 수 있잖아."


"그래, 그래. 말은 청산유수다.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내가 뭐라고 더 하겠니. 방향은 네가 알 테니까 너가 앞장서."


물건들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몬스터들을 잡아 족쳐서 뜯어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어차피 상대는 몬스터다.

굳이 신경 쓰지 말도록 하자.

그런데, 몬스터도 생명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이쪽으로 가면 돼. 이쪽으로 가면 전기의 마탑이 있는 서쪽, 그러니까 음, 일루나드로 갈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말해봤자 어딘지 모르니까 그냥 알아서 가."


"······."


틀린 말도 아니니 뭐라고 할 말이 없는 앨리아스는 몸을 돌리고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빨리 좀 가자."


"······."


천천히 걷던 발걸음은 순식간에 빨라졌다고 한다.

그나저나, 굳이 이렇게까지 빨리 갈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


"왜 이렇게 계속 들판만 나오냐. 전에는 산이 좀 많이 나오더니 여기는 또 들판밖에 없네?"


"모르지. 그래도 들판이라면 농사짓는데 좋으니까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을까? 내가 보기에는 나름 흙도 상태가 괜찮은 것 같은데. 척박하지도 않고."


"그런데 왜 사람은 없냐···? 농사짓기 좋으면 사람들이 많이 있어야 할 거 아니야. 농사짓고 있는 땅도 보여야 하고. 왠지 옛날에 농사지었던 흔적만 보이는데?"


아이시스의 말대로 현재 둘이 있는 지역은 농사에 좋을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사람들이 없었다.

간혹 몇몇 사람들이 뭉쳐서 다니는 것은 보였지만 그 외에는 거의 사람들이 없었다.

어째서 이런 땅을 그냥 내버려둔 것일까?


"여기서 농사를 지으면 몬스터들이 나타난다고 했던가? 아무튼 농사만 지으면 수확기에 단체로 나타나서 싹 쓸어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몇 번 그런 일이 있고 수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안 되니까 포기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

도대체 그런 정보는 어디서 나오는 거냐···. 신기하기도 해라."


"이 정도는 상식인데?"


사실 앨리아스가 슬쩍 슬쩍 정령들을 불러서 물어보는 거지만 아이시스가 그런 것을 알 턱이 없었다.

그렇게 정령들에게 정보를 물어서 이곳의 상황을 알아내는 앨리아스의 노고는 전부터 쭉 이어져 왔다.

역시 정령들은 웬만한 분야에서 모두 좋은 듯하다.

정보길드에서 정령사들을 이런 분야에서 활용하면 참 효과적이겠지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니 가능할리가 없다.


"···아무튼. 수가 얼마나 많으면 나라에서 포기하는 건지···. 그런데 몬스터들이 그렇게 많이 나타난다는 건 여기가 몬스터 랜드라는 소리?"


"대충 경계 안이랑 바깥쪽에 속해 있다는데?"


"뭔 소리야. 그러니까 몬스터 랜드에 걸쳐 있다고?"


"그렇지. 아무튼 그래서 농사지으면 몬스터 랜드 외각에 있던 몬스터들이랑 원래 바깥쪽에 살았던 몬스터들이 같이 들어와서 약탈해서 자기들이 약탈한 만큼씩 가져가나 봐. 서로 돕는 거지."


비록 몬스터 랜드의 외각에는 몬스터들의 수가 몬스터 랜드 내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훨씬 적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은 것만은 아니다.

사실 사람들이 알아낸 바에 의하면 외각 지역의 몬스터 수가 적은 이유는 외각 쪽으로 갈수록 면적이 넓어진다는 이유도 속해 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그 주변의 외각에서 몬스터들이 몰려온다고 생각했을 때 그리 적지만은 않을 것이다.


"한 번 보고는 싶지만··· 몬스터 랜드는 우리가 가는 방향에 있어?"


"음··· 살짝 빗겨나 있어. 돌아서 간다면 그쪽으로 갈 수 있기는 한데, 이 정도 속도로 간다면··· 시간이 4일에서 1주일은 더 걸릴 거야. 어떻게 할래?"


앨리아스는 아이시스에게 선택권을 맡겼다.

어차피 자기야 어디로 가든 그리 상관은 없기 때문이다.

몬스터 랜드로 간다면 돌아서 가니 귀찮기도 하지만, 사실 1주일은 살 수 있는 기간을 생각했을 때 정말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다.

아무리 시간이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고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것이라지만, 100년도 대부분 다 채우지 못하는 인간들의 수명의 몇 배를 살 수 있는 엘프야 그리 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나야 뭐, 이런 저런 경험을 해보면 좋은 거지. 몬스터 랜드 쪽으로 가자."


"그래? 그러면 그쪽으로 가도록 할게. 남쪽으로 방향을 조금 틀면 되겠다."


아무래도 몬스터랜드는 이 들판 지역의 남쪽 또는 남서쪽에 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그렇게 둘의 목적지는 전기의 마탑으로 변함이 없지만, 거쳐 가는 곳은 달라졌다.

들판에서 몬스터 랜드로.



"그쪽 몬스터 랜드에는 뭐가 있어?"


이틀 후에 아이시스가 앨리아스한테 물어본 내용이었다.

어떤 몬스터들이 살고 있는지 사전에 알 수 있다면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아, 원래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던가?

아무튼, 그런 이유로 물어본 질문에는 이러한 대답이 날아왔다.


"그건 직접 가서 알아보는 게 어때? 나도 모르거든. 그런 거까지 내가 다 어떻게 일일이 알고 있어?"


물론 앨리아스야 굳이 알아내려고 한다면 알아낼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귀찮은 일이다.

정령들을 부르면 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부른 그 정령이 모든 정보를 다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령들을 여럿 부르다 보면 꼭 하나 씩은 정보를 알고 있는 정령이 나와 주는 것이다.

그런데 나올 때까지 소환했다 역소환했다 소환했다 역소환했다를 반복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노가다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데, 앨리아스 역시 다수에 속해있는 사람, 아니 엘프였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직접 부딪혀보면 알겠지. 그나저나, 얼마쯤 남았어?"


"뭐가?"


"뭐긴 뭐야. 몬스터 랜드까지의 거리 말하는 거지. 그럼 뭘 물어보는 거겠어?"


"이미 들어와 있는데?"


"엥? 뭐, 뭐라고?"


"몬스터 랜드의 경계를 지난 지 최소 2시간 정도는 됐는데? 이제 와서 무슨."


돌아온 대답은 어이가 없었다.

몬스터 랜드의 경계를 지났으면서 말도 해주지 않다니, 정말 불친절한 가이드(?)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그걸 왜 이제야 말해!"


"그야 물론 네가 지금 물어봤잖아?"


"······."


도저히 반박할 수 없는 대답이었다고 한다.


작가의말

즐감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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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제국의 뒤통수를 치자 - 3 16.08.31 13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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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다시 제국으로 - 3 16.08.30 219 2 9쪽
75 다시 제국으로 - 2 16.08.29 134 2 10쪽
74 다시 제국으로 - 1 16.08.28 140 3 9쪽
73 마탑 털이의 종점 16.08.28 140 2 10쪽
72 레미디르어 - 4 16.08.28 214 3 9쪽
71 레미디르어 - 3 16.08.27 139 3 10쪽
70 레미디르어 - 2 16.08.27 344 3 10쪽
» 레미디르어 - 1 16.08.26 156 2 10쪽
68 마탑을 털러다니자 - 4 16.08.26 161 2 10쪽
67 마탑을 털러다니자 - 3 16.08.26 161 2 9쪽
66 마탑을 털러다니자 - 2 16.08.26 152 2 10쪽
65 마탑을 털러다니자 - 1 16.08.25 163 2 10쪽
64 코르시아 제국 - 4 16.08.25 166 2 9쪽
63 코르시아 제국 - 3 16.08.25 170 2 10쪽
62 코르시아 제국 - 2 16.08.25 17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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