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키다츠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을 죽이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팅글탱글
작품등록일 :
2021.04.24 23:45
최근연재일 :
2021.05.09 08: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21
추천수 :
0
글자수 :
79,405

작성
21.05.08 23:37
조회
18
추천
0
글자
10쪽

12화.

DUMMY

15회


시안은 전의 공방으로 먼치킨을 죽이는 방법을 알아내었다고 확신했다.


먼치킨은 단단한 갑옷에 끊임없이 재생하는 능력까지 있지만 어쨌든 '핵' 이란 것을 제거한다면 결국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를 작은 조각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 소멸시키면 될 일이다.


물론 시안이 생각한 방법이 진정 먼치킨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한건 지금까지의 방법들 중에선 제일 가능성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시안은 경기장을 뒤덮을 수준의 거대한 황금빛 오오라를 잘 갈무리하여 오른쪽 주먹에 집중시켰다.


이내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오오라는 시안의 주먹이라는 작은 점에 모여 강렬하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럼..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남길 말은 없소?"


먼치킨은 아무 미련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알겠소. 이 노인네 금방 따라 갈터이니 귀인은 황천에서 기다리고 있으시오. 그리고 그곳에서는 한번 제대로 실력을 겨뤄보구려.."


시안은 겨우 만난 강자와 제대로 대련조차 해보지 못한 채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밀려왔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죄 없는 이를 구하고자 하는 고귀한 의지를 방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시안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먼치킨에게 다가가 그에게 자신의 모든 오라를 담은 정권을 있는 힘껏 꽂아넣었다.


그저 인간의 주먹이 인간에게 맞았을 뿐이었지만 일대의 환경은 소스라치게 변화하고 있었다.


삐...


처음 그의 정권이 먼치킨에게 적중했을때 경기장 근처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이 동시에 이명증상을 호소했다.


그리고 그 이명 증상도 잠시.


쨍그랑 쨍그랑 쨍그랑 쨍그랑!!


그 일대의 모든 유리로 된 물건들이 진동을 견디지 못하고 깨지기 시작했으며.


슈욱..


공기의 흐름이 바뀌어 순간 바람이 멈추는 가 싶더니..


콰과과과과과과광!!!!!!!!!!


엄청난 황금빛 충격파와 함께 주변의 건물들이 흔들리거나 심하면 부서지는 등 어마어마한 충격이 온 도시에 전해졌다!


그리고 시안과 먼치킨이 있던 경기장은 그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허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시안은 폐허가 되버린 경기장의 먼지 구름 속에서 먼치킨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결국 소멸하였나 보군.. 아쉽구나.. 이렇게 허무하게 강자와의 시간이 끝나다니.. 하다 못해 대련이라도 했더라면 조금은 나앗을 것을..'


시안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갑자기 등줄기가 얼어붙을 정도의 소름이 느껴졌다.


그는 위험을 감지하고 재빨리 그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그것은 인간이 피할 수 있는 재앙이 아니었다.


콰광!!!!


하늘에서 내려친 날벼락은 마치 노리고 있었다는 듯 시안에게 정확히 적중했다.


모든 오라를 소모한 시안은 일반인이나 다름 없었고 벼락을 이겨낼 힘 따위는 남아 있지 않았다.


시안의 의식이 점점 흐려져 가는 동안 그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고 말았다.


은발의 긴 머리에 붉은 눈을 가진 소녀.. 온 몸에서 전류가 흐르는 그녀는 자신을 주체하지 못한채 눈물 짓고 있었다.


분명 사람 하나 없을 이 경기장에 저 소녀는 대체..


시안은 좀 더 자세히 그녀를 보고 싶었지만 무자비하게 떨어지는 두 번째 벼락에 맞아 완전히 의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3일 뒤)


시안은 3일이나 지나고 나서야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


그리고 병상의 옆에는 덩치에 전혀 맞지 않는 아담한 손수건으로 그의 이마를 닦아 주고 있는 먼치킨의 모습이 보였다.


먼치킨은 자기 잘못이라고 자책하며 3일 밤낮을 그의 병상에 있었지만 마치 전혀 걱정 안했다는 듯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을 걸었다.


"정신이 들었나?"


"귀인이.. 나를 간호한 것이오?"


먼치킨은 민망한지 들고 있던 손수건을 등 뒤로 휙 집어던지며 말했다.


"간호는 무슨. 그저 사과해야 할 것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먼치킨은 그간 보여주었던 오만하고 건방진 태도와는 다르게 제대로 허리를 굽혀 그에게 사과했다.


"미안하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오미너스 클라우드'라는 마물의 방어 기재를 깜박하고 있었다. 그 녀석은 소멸에 이르는 큰 충격을 받으면 온 몸을 전기로 변환한채 치사하게 벼락만 날리는 방어기재를 사용했었지..이렇게 중요한 이야기를 미리 해주지 못하다니.. 정말 면목이 없다."


오미너스 클라우드. 한때 유럽 대륙을 지배하던 그 마물은 방어력은 매우 부족했지만 자신의 몸을 전기로 변환하여 그 어떤 공격도 흘려버리는 방어 기재를 가졌었다.


즉 소멸에 이르는 공격을 받게 되더라도 오미너스의 방어기재가 발동해버리면 먼치킨의 핵은 아무런 상처조차 입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시안은 사과는 괜찮다는 듯 가볍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괜찮소이다. 오히려 소인이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오. 극락왕생의 기회는 다른 이에게 찾아야 겠구려."


"그건 아쉽지만.. 그래도 어쨌든 무사해서 다행이다."


"귀인은 겉보기엔 세상 무섭지만 마음은 따뜻한 분이시구려. 그럼 소인은 조금 쉬고 싶으니 자리를 비켜주시겠소?"


먼치킨은 고개를 끄덕인 뒤 검은 연기와 함께 자리에서 사라졌다.


시안은 그가 사라진걸 확인하자 자기도 모르게 한쪽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흘러 내려왔다.


"허허.. 가만히 있는 상대조차 이기지 못한 것인가.. 분하구나.. 분해.."


시안은 30세 이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패배의 분함에 조용히 눈물을 삼켰다.


심지어 그냥 패배도 아닌 가만히 있는 자를 이기지 못해 제 풀에 나가 떨어지다니..


시안은 제자 소딘이 겪었을 심정이 어땠을지 공감하며 그날 하루 종일 우울감에 빠져있었다.


(3일 후)


한편 시안과 먼치킨의 대결은 3일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인들에게 최고의 화재거리였다.


경기장에 아무도 없어서 목격자가 없을 거라 생각했겠지만 찰스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인간이 아니었다.


그는 시안과 먼치킨이 도착하기 전에 경기장 곳곳에 시안의 무기를 대신 배치해 주면서 무인카메라를 함께 설치했고 이 대결을 생중계로 전 세계에 송출시켰다.


덕분에 전 세계 평균 80%, 시안의 고국인 파이어 얼라이언스는 무려 95%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달성하며 찰스는 어마어마한 광고 수익을 거둬들였다.


다만 막판에 경기장이 무너지고 도시가 파괴 되는 바람에 광고 수익은 전부 경기장 재건과 도시 복구에 쓰였고 찰스는 땅을 치고 통곡했다고 한다.


뭐 그의 사정이 어쨌든 경기장이 무너지면서 카메라가 망가진 덕분에 전세계 인들은 시안이 의문의 은발 소녀에게 벼락을 맞고 쓰러지는 것은 보지 못한 채 서로 무승부로 끝났다고 알고 있었다.


파이어 얼라이언스의 대통령 타키온은 그나마 소딘처럼 꼴사납게 지지 않고 무승부로 마무리 되서 다행이라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무승부였다 해도 파이어 얼라이언스의 전설인 마스터 시안이 고작 무저항의 먼치킨을 죽이지 못했다는건 국가적인 망신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병실에 누워 있는 시안 또한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일주일 뒤 타키온의 집무실)


시안은 몸을 회복하자마자 바로 파이어 얼라이언스로 귀국하여 타키온을 찾아갔다.


타키온은 속으로 시안이 엄청 반가웠지만 겉으로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시안에게 말했다.


"하.. 노인네 진짜.. 늙었으면 곱게 사시다 가시지 왜 나서서 나라 망신을 시킵니까.. 쯧."


"허허.. 미안허이 우리 강아지."


타키온은 책상을 쾅 내리치며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하~ 거참! 나이 60 먹은 사람한테 강아지가 뭐요! 애 취급 좀 그만하소! 쯧!!"


"알았다 우리 강아지. 이제 다 컷으니 개라고 불러야.."


"개는 더 심하잖소! 하 거 노인네 참..! 허허허허.."


타키온은 자기가 생각해도 시안의 말이 조금 웃겼는지 호탕하게 웃어버렸다.


그 모습에 시안도 함께 웃으며 서로 묵었던 그리움과 야속함을 조금 털어내었다.


타키온과 시안은 일부로 먼치킨의 이야기는 뒤로 미룬채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물어보며 술잔을 비워 갔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미뤄둘 말은 아니었다.


"타키야.. 이제 할애비 말 잘 들어두거라."


시안은 자신이 생각한 나름의 해결책을 타키온에게 전해주었다.


하지만 타키온은 절대 안된다는 듯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안되오! 그건 그냥 회담에서 아무 것도 안한다 할 수는 없으니 명목상으로 말한 거란 말이오! 나이 135살 먹은 노인네가 '마왕'을 찾으러 간다는게 가당키나 한 말이오?"


"하지만 내 섣부른 행동으로 나라의 명예가 실추된 것도 사실 아니더냐. 다시 명예를 회복하기엔 마왕 토벌이 적당하지 않겠느냐."


타키온은 시안의 확고한 태도에 짜증난다는 듯 머리를 거칠게 긁으며 말했다.


"하.. 노인네 한번 고집 부리면 끝도 없으니.. 알겠소. 대신 이글 유나이티드 놈들도 같이 하기로 했으니 그놈들 지원 나오면 같이 가소. 쯧."


시안과 타키온은 그렇게 공식적인 대화는 마쳤다.


하지만 타키온이 정말 궁금했던 사적인 질문이 남아있었다.


그는 시안이 술이 얼큰하게 취한 것을 보고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노인네.. 뭐 기분 나쁘면 말 안해도 되긴 하는데.. 그 먼치킨이란 놈.. 그렇게 강했소?"


시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했지.. 엄청나게 강했단다.. 게다가 요상한 능력도 많았고.. 하지만.."


잠시 뜸을 들이던 시안은 술을 한잔 비우며 말했다.


"아주 죽일 방법이 없지는 않더구나. 다음번엔.."



먼치킨이 폭주하기 까지 남은 시간 - 1055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먼치킨을 죽이는 방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13화 21.05.09 19 0 19쪽
» 12화. 21.05.08 19 0 10쪽
12 11회 21.05.07 19 0 16쪽
11 10화 21.05.07 20 0 13쪽
10 9화 21.05.06 21 0 7쪽
9 8화 21.05.06 22 0 9쪽
8 7화 21.05.05 22 0 11쪽
7 6화 21.05.04 22 0 13쪽
6 5화 21.05.02 27 0 9쪽
5 4화 21.05.01 28 0 18쪽
4 3회 21.04.29 33 0 18쪽
3 2화. +1 21.04.27 44 0 14쪽
2 1화. 21.04.25 52 0 14쪽
1 프롤로그 21.04.24 74 0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